2003/09/12 철도여행기190 강릉53 |
오늘은 약간은 황당한 이유로 기차를 타게 되었습니다. 어제도 평소와 다름없이 기차여행기를 적는 사람들 까페에 접속을 하고 있었는데 어디서 많이 본 이름이 보이더군요. 황지현? 어디서 많이 들어본 이름인데. 곰곰이 생각을 해보니 작년 10월 태백 정모를 했을 때 돌아오는 #190 새마을호 열차에서 뵌 것 같군요.(유일하게 새마을호를 이용했던 정모였지요) 그 때 저녁식사를 위해 많은 도움을 주셨고......(그 때 박철순 선임 여객전무님이셨지요?) 정확하게 청량리열차승무사무소의 새마을호 승무원 황지현 주임입니다. 그냥 안부인사나 하고 잘 지내는지, 추석 때 바쁘시겠다는 등 여러 이야기를 하다가 내일 #9189-#9190열차를 승무 하신다는 말씀을 하시더군요. #9189 청량리(08:25)->강릉(15:11) 내일 #9189 열차를 타고 가시는데 무엇인가 하실 말씀이 있으신 것 같습니다. 그래서 다음 날 아침 #9189 열차를 탑승하기로 약속했습니다.(황지현 주임님의 초대라고 할까요?) 돌아오는 것은 버스 or 열차 상황을 보아서 결정하기로...... 다음 날 아침 07:00에 집을 나섭니다. 하늘은 흐린데다 비까지 내리고(정말 요새 날씨는 알 수 없습니다, 맑다가도 갑자기 비가 내리거나 비가 내리다가도 갑자기 맑아지기도 하고......) 청량리역에 도착하니 07:50분. 강릉행 #521 무궁화호 열차가 출발한 뒤, 개표 후 열차에 오릅니다. 새마을호 열차를 타보기는 오래간만이군요. 제가 99년 12월부터 무궁화, 통일호를 탄 것이 580회가 넘는 반면에, 새마을호 열차를 탄 것을 보면 대략 25회 미만이니까 새마을호를 거의 이용하지 않는 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손님을 맞이하시느라 바쁘신 박철순 여객전무님과 황지현 주임님께 인사를 드리고 객차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무궁화호만 이용을 하다가 새마을을 타서 그런지 분위기에 적응이 안되는군요. 타 새마을호 객차에 비해 노후된 것은 사실이지만 넓고 편안한 좌석과 천장에 달려 있는 LCD모니터, 자동문이 눈에 확 뜨이는군요. 그 외에 특이하다면 식당차가 없는데 객차는 8량이나 됩니다.(#189-#190열차가 8량 편성이 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하시더군요) 2량을 떼어 #521열차에 붙여서 갔으면 하고 말씀을 하시는 황지현 주임님......(재미있으시군요) 올라오는 열차를 승무 할 때 고생을 많이 할 것 같다고 말씀을 하시는군요.(분명히 좌석이 매진되어서 돌아올텐데......) 열차가 천천히 승강장을 벗어나면서 오늘의 기차여행이 시작됩니다. 비 내리는 흐린 날씨라 밖의 풍경을 제대로 볼 수 없다는 것이 아쉽지만...... 오늘 역시 혼자 가는 것이지만 그래도 황지현 주임님이나 박철순 선임여객전무님과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심심하지는 않을 듯 싶습니다.(갈 때는 손님이 거의 없는 관계로......, 돌아올 때는 손님이 많은데다 바쁘셔서 이야기 하기는 힘들겠지만......) 혹시나 했는데 황주임님이 손에 들고 있는 리스트를 잠깐 살펴보았더니 총 탑승인원이 50명이 채 못되는군요(언제인지는 정확히 기억을 못하지만 강릉에서 청량리로 돌아오는 열차의 손님이 약 20명이었는데 아마 그 중 14명이 저희 일행이었지요, 나머지 6명은 태백, 제천에서 다 내려버리고 청량리까지 저희 일행만 있었다는...... 유령열차가 따로 없었지요) 뭐! 항상 추석이나 설 때 발생하는 현상이지요.(연휴 초기에는 가는 열차는 손님이 꽉 차지만, 돌아오는 차는 텅텅 비고, 연휴가 끝날 때는 반대로 가는 열차는 손님이 없지만, 돌아오는 차는 꽉 차게 되지요) 황주임님과 이야기를 한 것은 간단히 이야기를 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새마을호를 좋아하는 조정현님 이야기(철도사진, 기차여행을 좋아하는 새마을호 매니아라고 부르지요), 그리고 조정현님과 같이 다니시거나 조정현님이 아시는 분들에 대해서...... 2. 기차여행기를 적는 사람들 까페 및 다음 정모 예정 지역 소개 3. 예전에 신청자가 없어서 아쉽게 취소되었던 단양 여행 정모 이야기(참석하시려고 했다는 말씀을 하시더군요) 4. 그 외에 황지현 주임님 개인 이야기(프라이버시라 좀 이야기하기는 곤란할 듯) 5. 제 이야기(기차여행을 좋아하는 이유, 까페와 홈페이지 운영, 영동, 태백선에 대한 애착 등) 박철순 선임 여객전무님과는 기차여행기를 적는 사람들 까페, 저의 기차여행 이야기, 청량리열차승무사무소 직원 이야기 정도? 이렇게 이야기를 하기도 하고, 창 밖을 바라보기도 하고, 앞으로 보이는 LCD화면에 나오는 프로그램을 구경하기도 하고요. 강릉까지 거의 6시간 50분이 소요되지만 이런 식으로 시간을 보내다 보니 지루한 것 하나 없이 시간이 잘 가더군요.(속도감은 무궁화호와는 거의 차이가 없지만 아무래도 정차역이 무궁화호보다 적은 것을 보면[청량리, 양평, 원주, 제천, 영월, 증산, 고한, 태백, 도계, 동해, 정동진, 강릉] 내가 정말 새마을호를 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참! 열차를 보면 식당차가 없군요(전에는 식당차가 편성되어 운행한 것 같은데, 전에는 홍익회 영업사원도 탑승하지 않았던 일도 있었답니다......) 제천을 지나 태백선 구간을 지나며 영월, 증산, 고한, 태백역에 정차하는데 계속 내리는 손님만 있을 뿐. 태백역을 출발할 때는 열차 안에 남아있는 손님이 5명이 채 안되는군요. 영동선 도계, 동해를 지나 시작되는 바다는 바람도 세고 파도가 꽤 높아 보입니다. 이제는 아예 타는 사람도 내리는 사람도 없으니...... 정동진을 지나 강릉역에 도착을 하였습니다.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버스를 탈까 기차를 탈까 고민을 하고 있었는데 마침 돌아오는 #9190열차표를 구할 수 있었습니다. 어제까지는 분명히 0이었는데 오늘은 좌석이 20-30장이 보이더군요(경부선이었다면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일 듯) 솔직히 강릉까지 왔다가 1시간 머물고 돌아가기는 너무 아깝지만 궂은 날씨도 그렇고, 버스나 다른 교통수단을 이용하면 더 많은 소요시간이 걸릴 것 같고, 그렇다고 밤 열차를 타고 새벽에 도착하기도 좀 그렇고요. 강릉역 대합실 홍익매점 앞의 테이블에 앉아 커피를 마시며 사람들을 바라보았습니다. 사람들이 제법 많은 편이지만 대부분 강릉역에서 동대구로 가는 #9545 무궁화호 열차, 청량리로 가는 #9530 무궁화호 열차에 탑승합니다. 이제 저도 다시 돌아가야 할 시간입니다. 열차에 올라 제 자리에 앉으니 벌써 50명은 넘는 손님이 탑승하신 듯(강릉역에서 벌써 #9189 열차의 총 탑승 손님의 수를 넘어버렸군요) 이제 아까 하고는 달리 승무원들은 약간의 긴장상태...... 또 동해역까지 바닷가를 바라보며 달린답니다. 계속 손님이 탑승하시고...... 어느새 태백역입니다. 엄청나게 많은 승객들이 탑승하여 이제 빈자리는 거의 보이지 않지만 아직도 빈자리가 듬성듬성 보이는 것을 보면 고한, 영월 등에서 타시는 손님도 상당수가 되는 것 같습니다. 제 옆에도 어떤 여자 분이 앉고(이내 잠이 들어버렸음......) 그냥 조용히 밖을 바라보기도 하고, LCD화면으로 보이는 프로그램을 바라보기도 하고(아까 하고 달리 승무원이 바쁘시기 때문에 자리에서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어야 하는데 프로그램 덕분에 심심하지는 않습니다) 영월을 지나 제천역에 도착해서 더 많은 손님이 탑승하지만 아직도 빈자리가? 더 놀라운 것은 8호차의 경우 원주, 양평역을 지나서도 계속 빈자리가 남아 있었다는 것입니다.(예약을 해 놓고 취소를 하였거나 표를 구입하고 반환을 하였다는 이야기) 청량리역까지 프로그램을 보며 나름대로 즐겁게 올 수 있었습니다. 도착해서 고생하신 두 승무원님에게 인사를 드리고, 잠깐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시려는 정광휘.COM님을 만난 후 집으로...... ps. 오늘은 그냥 새마을호 기차타기라고 할까요?(#189-#190 모두 강릉으로 종착역이 바뀌고는 처음 타보았으니......) 그리고 이 열차는 분위기로 보아서는 사라질 가능성이 많아 보입니다.(제 개인적인 생각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