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가루 알레르기 비염 정승규 성균관의과대학
봄철 하얀 솜처럼 날아다니는 것들은 사실 꽃가루가 아니라 버드나무, 은사시나무, 포플러 등의 꽃씨이다. 그래서 풍매화라고 불리기도 하는데, 이 꽃씨들은 진짜 알레르기는 별로 일으키지 않는다. 단지 아토피 피부염 환자나 건조 피부염 환자, 또는 평소에 피부가 건조하고 약한 사람들에게는 가끔 가려움증을 일으키거나 눈에 결막염을 일으키는 정도이다.
봄철에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주범은 누런 먼지처럼 날리는 소나무 꽃가루인 송화가루와 삼나무 꽃가루 등이다. 이런 꽃가루들은 너무 작아서 보통 눈에 잘 안 보이고, 많이 날릴 때 먼지처럼 보이기도 한다. 꽃가루에 의한 병은 첫째 꽃가루가 피부에 닿아서 생기는 알레르기 피부염, 둘째 꽃가루 자체의 자극에 의해 생기는 자극피부염, 셋째 화분병(花粉病)이라 부르는 알레르기 비염이나 알레르기 천식이 있다.
원인에 관계없이 알레르기성 비염의 경우 재채기, 코안의 가려움증, 맑은 콧물과 코막힘이 주증상이 된다. 물론 눈이 가려운 알레르기성 결막염이 동반되는 경우도 많이 있다. 증상을 감소시키기 위한 일반적인 방법으로는 원인이 되는 알레르기 항원을 차단하는 것이다. 꽃가루가 공기 중에 떠다니는 계절에는 집안이나 차안으로 꽃가루가 들어오지 못하도록 창문을 열지 않으며, 외출해서 돌아오면 옷에 묻어있는 꽃가루를 잘 털어 집안에 꽃가루가 들어오지 못하도록 한다. 또한 바로 세수와 양치를 하고 코를 풀어 몸에 붙어있는 꽃가루도 최대한 줄이는 것이 필요하다.
치료방법으로는 단기간 증상이 나타나는 것이므로 증상을 줄여주는 항히스타민제를 복용하는 것이 우선적이다. 항히스타민제란 감기에 걸렸을 때 콧물을 줄이기 위하여 주로 사용하는 약으로 복용 시 졸립고 나른해지는 단점을 가지고 있다. 최근에는 먹어도 덜 졸리는 약제가 개발되어 많이 시판되고 있다. 그래도 증상이 조절되지 않을 경우는 코에 뿌리는 스테로이드제를 사용할 수 있다. 대개 2가지의 약제로 증상 조절이 가능하다. 눈에 증상이 있는 경우에는 눈에 넣는 약제도 있다. 꽃가루가 사라지면 2~3주 이내에 언제 증상이 있었냐는 듯 증상이 사라지게 된다. 참고로 많은 알레르기성 환자의 경우 원인은 일년내내 증상을 유발하는 집먼지 진드기, 가을철에 증상을 악화시키는 잡초 화분 등이 주된 원인이다. 원인에 따라서 일년내내 증상을 가지고 사는 환자도 많이 있으며, 봄과 가을에 증상이 심해지는 경우도 있다. 어느 경우나 초기의 치료 원칙은 약제를 사용한 증상의 억제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