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세상에서 가장 슬픈 음악'이라는 별칭이 붙은 이탈리아 작곡가 비탈리 (Tomaso Vitali, 1663~1745)의 '샤콘느'를 들어보겠습니다 '샤콘느'는 원래 남미에서 발원해 17~18C 스페인과 프랑스에서 3/4 박자의 춤곡으로 유행하다가, 독일과 이탈리아로 건너오면서 기악곡으로 발전했지요
'샤콘느'(佛 chaconne 伊 ciaconna) 라고 하면 유명한 두 곡이 있습니다 바흐의 무반주 바이올린 파르티타 2번 중 다섯 번째 곡 샤콘느, 그리고 피아노 혹은 오케스트라 반주로 연주되는 비탈리의 샤콘느, 익숙치 않으시면 반주가 있느냐 없느냐로 누구의 샤콘느인지 구분하시는 것도 방법입니다
바흐의 샤콘느가 이성적이고 사색적이면서 냉철한 느낌이라면, 비탈리의 사콘느는 지극히 감성적이고 강렬하면서도 비장한 느낌을 줍니다 비탈리의 샤콘느는 1705~1745 사이 작곡된 것으로 추정되는데, 생전에는 발표되지 않아 묻혀있다가 멘델스존 바이올린 협주곡을 초연했던 당시 최고의 독일 바이올리니스트 페르디난트 다비트에 의해 1867년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바로크 시대 작곡가의 작품이지만 전혀 바로크 음악 같지 않다는 점 때문에,이게 정말 비탈리 곡이 맞느냐 하는 논란도 있는 곡이지요 흐느끼는 듯 강렬한 바이올린 선율 때문에 '세상에서 가장 슬픈 음악'이라는 타이틀을 얻은 비탈리의 샤콘느, 연주 시간은 10분 가량 됩니다
Vitali, Chaconne in G Minor
먼저 (오래된 레코딩이지만) 클래식 매니아들이 압권으로 꼽는 유대계 러시아ㆍ미국인 바이올리니스트 '야샤 하이페츠'(1901~1987)의 연주로 들어봅니다
https://youtu.be/5rQ8Jn_K0sw
바이올린에 관한 한, 19세기가 파가니니의 시대라면 20세기는 하이페츠의 시대였다고들 평하지요
상트 페테르부르크 음악원에서 하이페츠를 가르쳤던 거장 레오폴드 아우어에게 뛰어난 제자들 이름을 거명하는데 하이페츠 이름을 뺀 까닭을 묻자 '하이페츠는 내 제자가 아니라 하나님의 제자이기 때문'이라고 답했답니다
이어서 아끼는 친구의 딸이자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 사라 장(장영주) 연주로도 들려드립니다
https://youtu.be/Qh3fi66_fHo
p.s. 사라 장의 바이올린은 '과르네리 델 제수'라는 명품 바이올린입니다
스트라디바리우스와 더불어 바이올린의 쌍벽을 이루는 과르네리 가문의 바이올린 중에서도 가장 최상으로 치는 주세페 과르네리(1698~1744)의 작품이지요
지금은 전세계에 120대 가량만 남아있는데,과르네리 델 제수 Guarneri del Gesu (예수님의 과르네리)라고 불리는 이유는
주세페는 자기가 제작한 바이올린 안에 십자가와 함께 구세주 예수의 약자 'IHS'를 새겨놓았기 때문입니다
과거 전설의 바이올리니스트로 불렸던 파가니니도 과르네리 델 제수로 연주했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