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여는 음악 6월 26일(월)*
▲막오른 여름 음악 축제
◾Glastonbury 2023①
◀Whatever
◼ADG7(악단광칠)
◀Body Paint
◼Arctic Monkeys
◀Sweet Child O’mine
(달콤한 나의 연인)
◼Guns N’ Roses
*2022 Dublin
◀Never Gonna Give You Up
(절대 너를 포기하지 않아)
◼Rick Astley
◉무더위를 식히는
빗소리가 요란한
아침입니다.
그런데 어제까지는
초여름 더위가
만만치 않았던
주말이었습니다.
30도가 넘는
낮 최고기온에
햇살마저 강렬했습니다.
하지 감자 캐는 일도
뒤로 마루고
그늘에서 쉬어야만 했던
무더위였습니다.
이 더운 여름에
아예 그늘을 찾아
피는 꽃도 있습니다.
바로 까치수염입니다.
그 친구와 함께
월요일 아침을 시작합니다.
◉까치에게 무슨 수염이
있다고 야생 풀꽃에
그런 이름이 붙었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길게 꼬부라져 뻗은
꽃차례 모양이 긴 수염이나
강아지 꼬리를 닮았습니다.
게다가 촘촘히 박혀있는
흰색의 별꽃에서 까치를
연상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는 합니다.
그래도 얼른
수긍이 되지는 않습니다.
◉꽃을 매단 연약한 줄기와
잎에서 묘한 향기가 납니다.
향기 나는 풀이라고 해서
영향초(靈香草)라고 불렀다는
기록이 나옵니다.
그 향이 벽사(辟邪)의 기능을
하는 약초의 역할을
했다고 합니다.
벽사(辟邪)란 요란스러운
귀신을 물리치는 것을 말합니다.
그러면 까치라는 이름이
붙은 이유를 알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동양에서 까치와 호랑이는
벽사의 영물로 여겨져 왔기
때문입니다.
◉이 풀의 속명 Lysimachia는
알렉산더대왕의 부하로
나중에 마케도니아 왕이 되는
라이스마쿠스왕과 연결됩니다.
그가 성난 황소를 이 풀을
흔들어서 진정시켰다는
얘기는 영향초 이야기와도
통하는 듯합니다.
잘 여문 이삭을 뜻하는
수영(秀潁)이 잘못 기재돼
수염이 됐다는 주장도
일리가 있어 보입니다.
◉그늘지고 습한 곳을
좋아하는 이 까치수염이
낙엽송과 잣나무 그늘에
며칠 전부터 무리 지어
나타났습니다.
야생에서 그리 흔한 친구가
아니라 때맞춰 같은 자리에
나타나 줘서 무척 반갑습니다.
특히 지난해보다 훨씬
넓은 지역에 자리 잡았습니다.
◉작은 흰 꽃들이 다닥다닥
붙어서 날씬한 몸매를
보여주는 까치수염입니다.
5장의 꽃잎에 그어놓은
선이 인상적입니다.
흰색 꽃이 줄기 꼭대기에서
꼬리처럼 옆으로 굽은
총상꽃차례로 밀집해서 핍니다.
이 모양에서 호미초(虎尾草),
낭미화(狼尾花), 개 꼬리풀
같은 이름을 얻기도 했습니다.
열매 모양에서 온
진주채(珍珠菜)까지
이름이 부자인 친구입니다.
특히 여성에게 좋은
귀한 한약재로 대접받습니다.
◉이 친구는 ‘잠든 별’이라는
특이한 꽃말을 가졌습니다.
수많은 별이 붙어
편안하고 사이좋게 지내는
모습에서 온 것 같습니다.
S 라인을 가진 멋진 몸매의
숲의 요정, 까치수염입니다.
여름을 함께할 친구가
곁에 있어 좋습니다.
◉뜨거운 하지와 함께
뜨거운 여름 음악 축제가
막이 올랐습니다.
공연의 뜨거운 열기는
인구가 채 만 명도 되지 않는
영국 남서부의 조그마한 마을
글래스톤베리(Glastonbury)의
서머싯 필튼 농장에서
번지기 시작했습니다.
◉하짓날인 21일에 시작해
일요일인 25일까지 이어지는
축제는 오늘도 진행형입니다.
한국이 영국보다 20시간
앞서가기 때문에
한국이 오늘 오전 7시면
영국은 전날인 25일
오전 11시입니다.
그러니까 축제의 마지막
공연이 현지에서 진행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오늘 공연의 헤드라이너는
엘튼 존(Elton John)입니다.
마지막 투어를 진행 중인
일흔여섯 살의 노장은
투어의 마지막 공연을 오늘
글래스톤베리에서 마무리합니다.
팬과의 마지막 인사를 하기에는
글래스톤베리 피라미드
스테이지가 적당할 것 같다는 게
엘튼 존의 이야기입니다.
그의 오늘 공연은
아직 시작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뒤로 남겨둡니다.
◉먼저 올해 공연에
태극기와 함께 등장했던
한국 공연팀의 무대부터
만나봅니다.
‘ADG7’, ‘악단 광칠’입니다.
광복(光) 70년(七)을 기념해
구성된 한국 전통
음악 밴드입니다.
한국의 서도소리와 굿.
신내림, 작두타기 등
전통 음악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특히 해외 공연으로
우리 음악을 알리고 있습니다.
지난해 뉴욕타임스가
‘케이팝과 전통 음악의 결합이
아찔한 쇼밴드’라고
미국공연을 칭찬하기도 했습니다.
글래스톤베리 축제 주관방송사인
BBC는 6명의 한국 전통음악가와
세 명의 여성 보컬로 구성된
한국 전통 음악 그룹으로
여러 차례 상을 받는 등
관록을 인정받고 있다고
소개했습니다.
◉이들이 들고나온 노래는
영어 제목 ‘Whatever’입니다.
‘와대버’라는 한국말로
제목을 소개하는 이 노래는
반복되는 우리말로 중독성이
강한 재미있는 노래입니다.
굳이 해석하자면 ‘뭐든지’ 정도의
제목을 붙여도 될 듯합니다.
‘엄마가 운다 엄마가 운다
내 성적표 보고 엄마가 운다
엄마 나 꼴등했어. 엄마가 운다’
이런 식의 가사가
흥겨운 국악 리듬에 실려
흥을 돋웁니다.
지난주 금요일 23일에 있었던
글래스톤베리 웨스튼 홀츠
스테이지에서 있었던
ADG7, 악단광칠의 무대입니다.
https://youtu.be/vr02zU9R1Cs
◉글래스턴베리 축제를
즐기기 위한 티켓 가격은
335파운드, 50만 원 이상의
적지 않은 비용이 듭니다.
그런데도 입장권은 지난해 11월
예매가 마감됐습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2년 쉰 뒤
지난해 재개된 축제에는
무려 20만 명 이상이 찾았습니다.
이곳 인구의 스무 배가 넘는
사람들이 북새통을 이뤘습니다.
올해도 그 이상의 관람객들이
몰린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조그마한 시골 마을이
세계적인 음악 축제장이 된 것은
한 농부의 아이디어에서
출발했습니다.
◉53년 전인 1970년에
이 지역 농부 마이클 이비스
(Michael Eavis)가
150에이커에 달하는
거대한 농장을 개방했습니다.
여기에 팝과 포크 가수들을 불러
공연을 열면서 1파운드만 내면
주말 내내 음악을 즐길 수
있도록 했습니다.
첫해에 찾은 사람은
천 5백 명 정도였습니다.
이후 처칠의 손녀 등
몇몇 인사들이 가금을 내면서
규모가 커지고 공연도
다양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음악뿐 아니라 서커스와 코미디,
전시회, 춤 공연 등이 열리면서
종합예술 축제장이 됐습니다.
물론 찾는 사람도 자연적으로
늘어나면서 세계에서 가장 큰
음악과 공연예술의 축제장으로
자리를 잡았습니다.
◉올해의 헤드라이너는
오늘 공연할 엘튼 존과 함께
영국 록그룹 Arctic Monkeys와
미국 록 밴드 Guns N’ Roses가
선정됐습니다.
이들은 주 무대인
피라미드 스테이지에서
장시간의 화려한 공연으로
팬들을 열광시켰습니다.
먼저 악팀 몽키즈의 무대를
만나봅니다.
◉2002년 결성돼 2005년 데뷔한
악틱 몽키즈는 오아시스와
콜드플레이를 잇는
차세대 4인조 밴드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파워풀한 리듬과 독특한 비트
랩하는 듯한 보컬이
이 팀의 특징입니다.
브릿 어워즈에서 최우수 앨범상과
최우수 그룹상을 세 번이나
수상한 유일한 밴드라는 경력이
헤드라이너로 선정될 만한 ‘
자격을 보여줍니다
이번이 세 번째 헤드라이너입니다.
◉이 밴드의 지난해 7집에 담긴
최신곡 공연을 골랐습니다.
‘Body Paint’라는 노래는
잔잔한 블루스 흐름으로
악틱 몽키스에게는 다소
실험적인 음악이기도 합니다.
여기서 바디 페인트는
여인의 몸에 남은 다른 사람과
사랑을 나눈 흔적을 말합니다.
속임수와 술수에 능한 연인에게
당한 사랑의 배신과 상처를
그려내고 있습니다.
파워풀한 밴드가 힘을 빼고
부르는 노래가 새로운
느낌을 줍니다
이틀 전 공연입니다.
https://youtu.be/hrEBkuZNkMQ
◉올해 글래스톤베리의
또 다른 헤드라이너
‘Guns N’ Roses’는
1980년대 가장 성공한 미국밴드로
아메리칸 하드록의 자존심으로
꼽히는 밴드입니다.
권총과 장미를 떠올리는
밴드 이름이지만
사실은 보컬 엑슬 로즈와
기타리스트 트레이시 건즈의
성을 따서 지은 밴드 이름입니다.
지금은 건즈가 탈퇴하고 없지만
팀 이름은 그대로 유지하고
있습니다.
◉말도 많고 탈도 많고
구설수도 많고 멤버교체도
많았던 그룹이지만
충분히 글로스베리
헤드라이너로 꼽힐만합니다.
거대한 팬덤이
가장 큰 자랑거리입니다.
결성된 지 38년이 지난 지금도
신규 팬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1988년의 성공적인 앨범
‘Sweet Child O’mine’은
빌보드 200 앨범 차트 1위와
Hot100 1위에 오르면서
이들에게 전성기를 안겨줬습니다.
이 앨범에 담긴 음악들은
지금도 공연의 단골
레퍼토리가 되고 있습니다.
◉그 가운데 타이틀곡
’Sweet Child O’mine’은
‘달콤한 내 연인’이라는 뜻의
연인을 부르는 애칭을 말합니다.
록 음악 역사상 가장 유명한
곡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이 노래는 80년대를 대표하는
메가 히트곡이기도 합니다.
노래 내용에 어울리게
느리면서 부드럽고
구성도 깔끔해서 아직도
이 밴드의 넘버원 싱글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믈론 어제 공연에서
건즈 엔 로지스가
이 노래를 블렀지만
풀샷 영상에 오디오만 제공돼
아쉬웠습니다.
그래서 지난해 여름
건즈 엔 로지스의
더블린 라이브 공연을
가져옵니다.
https://youtu.be/23LT0E89m1s
◉글래스톤베라 무대에 오른
빌보드 Hot 100 1위 곡을
한 곡 더 들어 봅니다.
‘Never Gonna Give You Up’
(절대 너를 포기하지 않을거야)는
1980년대 한국 팬들에게도
익숙한 노래입니다.
‘굿모닝 팝스’와
‘배철수의 음악 캠프’에도
심심찮게 등장했던 노래입니다.
한국 광고에 삽입되면서
익숙해진 노래이기도 합니다.
이 노래의 주인공
영국의 싱어송라이터
릭 에스틀리(Rick Astley)가
이번 글래스톤베리 무대에
등장했습니다.
◉노래는 1988년 당시
빌보드 hot 100 1위는 물론
25개 나라에서 1위에 올라
세계적으로 초대형
히트곡이 됐습니다.
브랏 어워드애서는 1988년
‘올해의 노래’로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결혼 후 가정에 충실하겠다며
1993년에 은퇴했던 릭은
2002년 복귀하면서
다시 유명 인사가 됐습니다.
앞서 말한 그의 노래 뮤직비디오가
낚시용 밈으로 히트했기 때문입니다.
인터넷 밈, 릭홀링이라는
말까지 만들어낸
그의 노래입니다.
관객들과 함께하는
그의 이틀 전 무대를 만나봅니다.
https://youtu.be/nsCIeklgp1M
◉올해 글래스톤베라 무대에는
라나 델 레이, 리조,
루이스 카팔디, 닐 나스 엑스 등
백 명 이상의 아티스트들과
수십 개의 팀이
다양한 무대에 올라
관객들과 함께 즐기는
축제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등장한 노래와 음악만
수백 곡 이상,
관객들이 취향대로
골라 가며 음악을 즐길 수
있습니다.
◉글래스톤베리 축제의
수익금 대부분은 자선단체에
기부합니다.
기술 보안 요원을 제외하고는
거의 자원봉사자로 운영됩니다.
비영리 페스티벌의 원칙을
잘 지켜가고 있습니다.
이 축제를 출범시킨
농부 이비스는 1999년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지금은 자녀들이
아버지 뜻을 받들어
축제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친환경적으로
축제를 운영합니다.
5년에 한 번 정도
축제 없이 쉬어가는 해를
갖습니다.
땅도 숨을 쉬고 쉬어가야
하기 때문입니다.
요란한 축제 속에서
삶의 지혜를 담은
소중한 배려가 여러 곳에서
느껴지는 축제입니다. (배석규)
옮겨온 글
첫댓글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