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파견대 첩보보고서 제 20090704호

[A 387기 김기홍]

수신: 공군정보부대 전우회장

제목: 피츠버그 침투작전 보고

발신: 대한민국 공군 정보부대 뉴욕지구 예비역 파견대장 387기 김 기홍.

정보부대 선배님들께서는 편히 지내셨는지요.

그리고 정보부대 동료 및 후배 전우님들께서도 잘 지내고 계시리라 믿습니다.

우리 조국 대한민국은 8월 15일이 광복절이고, 10월3일이 단군께서 건국을 하셨다는 개천절인데, 미국에 와보니, 7월4일이 광복절겸 개천절이더군요.

독립기념일 휴가를 맞이하여, 펜실베니아주 피츠버그 교외에 있는 Falling Water라는 곳에 침투하여 첩보를 수집하고 왔습니다.

7월 2일 회사에서 퇴근해서 저녁식사를 마치고 야음을 틈타 야간 침투를 감행하였습니다.

오후 10시에 허드슨강에서 출발하여, 인터스테이트 고속도로를 타고 약 6시간 이동을 하여 새벽 4시에 목적지에 도착하였습니다.

일본에서 살적에는 자동차에 오토 크루즈 컨트롤 장치가 장착되어있어도, 우리나라와 거의 다름이 없거나 더 열악한 교통사정때문에 별로 쓸일도 없고, 있으나마나한 장비였는데, 이번에 달빛에 은은히 비쳐보이는 넓은 들판 사이로 뻗어있는 뉴욕에서 내륙을 잇는 고속도로를 혼자서 서너시간 달리면서 오토 크루즈 컨트롤를 셋팅해서 달려보니 참 편리했습니다.

시속 70마일로 주행하게끔 셋팅해두고 서너시간을 달리니 연비도 엄청나게 좋아져서, 여러가지로 쓸모가 있었습니다.

Falling Water는 20세기를 대표하는 위대한 건축가중 한사람인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 선생님의 작품으로, 1936년에 피츠버그에서 고급백화점을 경영하는 사람이 자기 가족과 직원들을 위하여 지은 별장입니다.

한국이나 일본등 한자문화권에서는 '낙수장'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옛날 제가 대학 건축학과에 입학해서 교과서에 실려있는 이 건물의 사진을 보고 뭐 이런게 다 있나 싶을정도로 충격을 받고, 도면을 몇번이나 베껴보기도 하고, 책에 실린 사진을 보고 스켓치를 해보기도 하면서 꼭 한번 가보고싶어 하던 건물입니다.

만약 제가 이 건축의 설계를 의뢰받았다면, 아름다운 폭포와 숲의 건너편에 건물을 앉히고 집에 앉아서 풍경을 즐길수 있도록 했을테인데, 거장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 선생님은 폭포 위에 두둥실 떠있는 건물을 디자인하여 실현 시켰다는데에 감동을 받고 충격을 받았는데, 직접 가 보니, 왜 라이트 선생님이 그렇게 했는지를 알수 있을것같습니다.

건물은 눈으로만 보는것이 아니라, 듣기도 하고 만지기도 하고, 또 냄새로도 느낄수 있다는것을 가르쳐주는 명작이었습니다.

건물이 폭포의 일부가 되어, 건물 안에서 폭포의 물소리를 듣고, 주변의 숲의 향기를 느낄수 있고, 또 주변의 돌을 이용하여 실내의 바닥과 벽을 만들어서 자연과 동화되는 유기적인 디자인이라는 말은 책에서 수없이 읽어왔지만, 이번에 직접 가보기 전까지는 그게 무슨소리인지 다 이해하지 못하였습다.

이번에 가서 그 건물 내외부의 공기를 느끼면서, 유기적인 디자인이라는 의미를 겨우 깨닫게 되었습니다.

저는 건축가 라는 직업을 가지고 있기에 찾아간것이지만, 건축과는 전혀 관계없는 일을 하는 사람들이 이 건물을 보러 미국 전역에서 모여드는것을 보면, 이곳 사람들의 건축문화에 대한 인식이 일본이나 우리나라보다 잘 정착되어있고, 건축이 부동산 투자의 대상만이 아닌 하나의 예술로 자리잡고 있다는걸 새삼 느낄수 있었습니다.

낙수장을 본 뒤 바로 뉴욕으로 떠나서, 맨해턴의 메이시스 백화점에서 출자하여 허드슨 강 위에서 펼쳐지는 불꽃놀이가 시작되기 전에 집에 도착하였습니다.

이번 여행동안 학생시절 그렇게 가보고싶던곳을 보러간다는 설레임에 불황의 그늘도 잊고, 즐겁게 지냈습니다.

이제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야합니다.

대한민국 공군 정보부대 전우회 선배님들과 동료 후배 전우님들께서 평안하시고, 행복하시기를 기원합니다.

대한민국 공군 정보부대 뉴욕지구 예비역 파견대장 항공병 387기 김 기홍.

[417기 김영근]

선배님 정말 멋지군요.. 건축이라는 것 참 오묘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참 뉴욕가면 쐬주한잔 사시나요..ㅋㅋ

[A 387기 김기홍]

쐬주 정도라면 뭐... 그런데, 내가 제대하기 전에 몇기까지 보고 제대했는지 가물가물 하군요. 영근 후배님이랑은 30기수차이가 나니까, 아마도 내가 제대휴가 나가고하느라 기지를 들락거릴때 영근후배가 오류동에 온것같으니까, 아마도 봤을수도 있겠군요. 오시면 연락이나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