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이 미국 영어다] (20) How would you like your steak?
이름은 밝히지 않겠지만 한국에서 알아 주는 어느 영문학 교수께서 처음으로 미국여행을 하는 길에 로스앤젤레스에 들렀다. 그 교수님은 한 제자의 안내를 받아 저녁 식사를 하러 레스토랑에 들어갔다. 웨이트리스가 오자 두 사람 똑같이 비프스테이크를 주문했다. 그런데 웨이트리스가 먼저 그 교수님의 제자인 재미 교포를 보고 How would you like your steak, sir? (하우 우쥴 라이크 유어 스테이크, 써어)라고 물으니까, 그는 Medium, please. (미디움 플리이즈)라고 대답했다. 웨이트리스가 이번엔 한국서 오신 교수님을 보고 같은 질문을 했다.
그러자 교수님은 Large! (을라아지)라고 힘차게 대답했다. 미국 웨이트리스 아가씨가 웃음을 터뜨린 것은 물론이고 그녀는 아마 속으로 "참 농담도 잘하셔"라고 생각했는지도 모른다. 교수님의 제자인 교포의 얼굴은 홍당무가 되었다. 그도 그럴 것이 웨이트리스 아가씨가 물은 말은 "비프슽테이크를 어떻게 구워 드릴까요?"란 뜻이었고 교포가 대답한 말 Medium 은 "중간 정도로 구워 달라"는 뜻이었는데 한국서 온 교수님은 느닷없이 Laarge! (큰놈으로!)라고 대답했으니 웃을 수밖에.
교수님께서는 자기 제자가 말한 Medium을 비프스테이크의 양이 '중간 정도'란뜻인 줄로 오해하고 자기는 배가 고팠던 김에 큰놈을 달라고 했던것이다. 저명한 영문학 교수의 체면이 미국 방문 첫날부터 말이 아니었다. 세익스피어를 논하고 헤밍웨이 소설은 강의해도 미국 식당에서 쓰이는 간단한 영어를 몰랐기 때문에 생긴 에피소드이다. 스테이크를 굽는 정도는 rare (레어), medium (미디움), well-done (웰다안) 등 세 가지인데, rare는 쇠고기를 약하게 살짝 익힌 것으로 한국 사람이 보기엔 설익은 고기같이 보이는 것이다. 그리고 well-done은 물론 충분히 잘 익힌 것이고, rare와 well-done사이의 중간 정도 로 익힌 것이 medium이다. 까다로운 사람은 rare에 가까운 medium rare (미디움 레어)와 well-done에 가까운 medium well-done (미디움 웰다안)으로 나누기도 한다.
steak가 나오기 전에 먼저 salad (쎌러드) 즉 '야채샐러드'가 나오게 마련인데, salad에 치는 sauce (쏘오스)를 어떤 종류로 하겠느냐고 웨이트리스가 보통 What kind of dressing would you like? (왓 카인 돕 드레씽 우쥴라이크)라고 묻는다. 여기서 dressing 은 물론 '옷'이나 '붕대'를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salad sauce (쌜러드 쏘오스)를 뜻한다. dressing 에는 French (후렌취), Italian (이탤리언), Russian (러시언), Thousand Island (따우전드 아일랜드), Caesar (씨어저) 등 여러 종류가 있는데, 이 중 자기가 좋아하는 것 한가지만 말하면 된다. 사람마다 식성이 다르겠지만 우리 한국 사람들에게는 엷은 분홍 색깔의 Thousand Island가 무난하다.
Waitress : What would you like, sir?
Mr. Kim : Sirloin steak, please.
Mrs. Kim : Same here.
Waitress : How would you like your steak?
Mr. Kim : Medium.
Mrs. Kim : Well-done.
Waitress : What kind of dressing would you like, ma'am?
Mrs. Kim : French, please.
Mr. Kim : Thousand Island.
웨이트리스 : 무엇을 드시겠습니까?
미스터 김 : 등심 스테이크를 먹겠어요.
미시즈 김 : 나도 같은 걸 줘요.
웨이트리스 : 스테이크는 어떻게 구워 드릴까요?
미스터 김 : 중간 정도로 구워 줘요.
미시즈 김 : 나는 잘 익혀 줘요.
웨이트리스 : 드레싱 (샐러드 소오스)은 어떤 걸로 드릴까요?
미시즈 김 : 프렌치요.
미스터 김 : 난 사우전드 아일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