報恩千里 - 12 [ 장맛비에 살아난 용의 전설, 계룡산 용추계곡! ] 2007년 7월 27일 (금요일)
코스 : 신원사종점~용화사~용천령~숫용추~머리봉~천황봉~쌀개봉우회~삭도~산신각~암용추~1번국도 날씨 : 점차 흐려져 짙은 구름 후 개임
거리 : 도상거리 16.2km. (실거리 km / 보 . 보은천리 누계 : 171.7km / 400km)
시간 : 8시간 30분 (산행 6시간 11분 + 휴식 및 기타 2시간 19분) 동행 : 샹하이 박, 남상 < 주요 지점 경유 기록 > 신원사주차장(10:22~30)~용화사(10:43~50)~상도리 마애불(10:58)~용천령(11:19~20)~숫용추(12:10~25)~조망바위(12:50~13:10)~조망바위(13:20~25)~머리봉(13:56~14:26)~문다래미(14:30)~범바위(14:35)~천단(15:00~10)~홍수통제소 컨테이너(15:30)~삭도갈림길(15:56)~삭도(15:58)~음부바위(16:07~15)~삼신각(16:47~50)~암용추 위 계곡(16:56)~다리(17:10)~암용추(17:20~55)~용동교(18:03~08)~1번국도(19:00)
용이 승천했다는 암용추와 숫용추 못과 소가 있는 곳마다 용이나 이무기 어룡(魚龍)등과 관련된 전설이 있기 마련이다. 아홉 마리의 용이 살고 있다는 계룡산 역시 신도안에 들어서서 서문다리로 빠지는 산고랑에 숫용추가 있고 용화사 앞산 고랑에 암용추가 있어 이들 두 못에도 전설이 서려있다. 옛날 계룡산의 땅 속에는 암용과 숫용 두 마리가 의좋게 살고 있었는데 그들이 하늘로 올라갈 때가 되자 각기 부지런히 굴을 뚫고 나와 마침내 승천하게 되었다. 암용이 빠져나간 자리에 생긴 큰 못을 암용추, 숫용이 빠져나간 큰 못을 숫용추라 부르는데 지금도 암용추와 숫용추 사이는 서로 통해져 있어 암용추에 절구대 같은 것을 넣으면 숫용추로 나온다고 한다. 그런데 숫용추는 생김새가 마치 남자의 성기를 닮았고 암용추는 여자의 성기를 닮았다 해서 이야기꺼리가 되기도 하는데 이 두 곳 모두 영험이 있다 하여 푸닥거리가 펼쳐지기도 하는 곳이다. 특히 숫용추는 폭포에서 떨어져 시원스레 부서지는 물소리와 함께 주의에 어루러진 바위벽과 숲이 만들어낸 분위기는 신비스런 기운마저 느끼게 한다.
보은천리 12번째 발걸음은 본래 시경계 제 3구간을 진행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시작부터 끝까지 전 구간을 함께 하기로 약속했던 일행의 절반인 3명이나 개인적인 일로 할 수 없다고 하니 고민이 생긴다. 1차 진행했던 경험으로 졸지에 시경계종주팀의 리더를 맡은 입장에서 절룸발이 진행을 하자니 영 마음이 내키지 않는다. "어찌할까? 기왕에 정해진 날짜니 가까운 곳을 골라 하루를 때우자." "오늘 산행할 수 있는 두 사람 모두 계룡산의 숨은 비경인 용추를 못보았으니 기왕이면 용추계곡으로 가자.“ 용추계곡을 비롯한 오늘 계획한 모든 코스는 비지정등로인 탓에 휴일에는 공단직원의 눈이 무섭다. 따라서 오늘같은 평일을 택한다면 99% 그들의 단속을 피할 수 있다는 것과 장마가 끝난 이 시기가 용추의 활기찬 모습을 볼 절호의 기회라는 계산이 깔렸다. 계획은 지하철 대전역에서 08:56분 지하철에 승차하면 구 유성파출소 앞에서 신원사행 버스를 여유롭게 탈 수 있다. 조금 일찍 교대를 하고 지하철 입구에 08:50분까지 나오라 통보해 주었다. 그런데.... 10여분을 기다려도 상햐이 박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8:56분 차는 이미 지나갔다. 다음 차는 09:06분, 조금 바쁘지만 버스시간은 가까스로 맞출 수 있다. 남상이 전화를 하자 멀리 샹하이 박의 모습이 보이고 빨리 오라 소리 지르고 먼저 에스컬레이터를 탄다. 승강장에 도착하기도 전에 열차가 들어오는 소리.... 유성온천역에 도착하니 9시 28분. 조급함에 에스컬레이터에서도 뛴다. 그러나 충대 앞에서 09:30분, 파출소까지 오는 시간을 감안하니 09:32분인 것을... "휴~~" 4~5명의 등산객과 노인 몇 분을 실은 버스가 신원사행 버스종점에 우리를 내려 놓는다.(10:22) ▼신원사발 버스시각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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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상과 나는 점심으로 김밥을 사왔지만 샹하이 박은 이것조차 준비해 오지 못했다고 한다. 가게에서 점심 대용으로 빵과 기타 간식을 사는 동안 의자에 앉아 신발끈을 조이는 등, 산행준비를 마치고 이곳 시간표도 카메라에 담아둔다. 일행들도 산행준비가 끝나고 논산으로 향하는 우측 도로를 따라간다.(10:30)
6분가량 도로를 따라가면 제법 큰 규모의 시튼수양원이 도로 좌측에 있다. ▼주차장에서 용화사로 향하는 길에서 바라본 계룡산 ![]()
정문을 지나자마자 곧 바로 "미륵정토사 시설도량 단군성전 100m" "용화사 미륵당입구"란 안내판이 있는 삼거리가 나오고 용화사 가는 길은 좌측으로 난 좁은 시멘트도로를 가리킨다. 여기서부터 용화사까지는 시멘트 길로 이어진다.
▼시멘트 길로 2~3분정도 진행하면 사진과 같은 용화사 안내표지와 돌탑이 나타난다. ![]()
무속적 냄새가 강하게 풍기는 용화사에 도착해 식수를 받아 넣고 잠시 주변을 들러본다.(10:43) 2년 전에 비해 더욱 더 무속적으로 변했고 증, 개축한 건물도 많이 보인다. 이어갈 들머리는 산신각과 칠성각(?) 사이의 시멘트 계단인데 이 길 또한 전과 달라졌다.(10:50) 잠시 이어진 계단, 그 뒤의 산길은 완만하고 뚜렷한 길로 7~8분 정도 뒤에는 상도리 마애불에 닿는데 흰 옷을 입은 여자 두 분이 마애불 주변의 풀을 뽑고 있다. ▼망태버섯 (마애불 가는 길에서) ![]()
마애불은 무속신앙 내지는 토속신앙의 산물로 추정되고 주변 암벽을 살피면 괴이한 형상을 바위에 그린 것을 볼 수 있다. 용화사가 굿당이니 이 마애불과 주변 그림, 그리고 주변의 풀을 뽑는 소복한 두 여인,... 이 모두 용화사와 무관하지는 않을 것이다.(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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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치된지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은 해설판 ![]()
마애불을 지나면 오르막은 좀 가팔라진다. 하지만 코를 땅에 박을 정도는 아니고 길 또한 아주 뚜렷하다. 용천령이 가까워지자 산길은 온통 불개미 왕국으로 변하고 이 불개미지대는 용천령까지 약 5분간이나 이어진다. 오늘따라 더욱 더 극성을 떠는 불개미들.... 곧 비가 내릴 것 같다. ▼용천령 주변은 불개미 왕국이다. 불개미집-1 ![]()
▼불개미집-2 ![]()
바지를 타고 오른 녀석들은 손으로 털어내고 신발에 붙은 녀석들은 땅바닥에 쿵쿵.... 이런 행동은 서너걸음 옮길 때마다 반복된다. 정말 지독한 개미떼들이다. 옹달샘을 지나면 곧 출입(제한)금지구역임을 알리는 경고판이 있는 용천령에 올라선다.(11:19. 3,653보) ▼무시무시한 경고표지 . 벌금과 과태료의 합이 25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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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천령은 평펑한 능선안부로 묘지와 작은 바윗돌 하나가 있는 사거리 갈림길이 특징이고 우측은 향적산, 좌측은 머리봉 또는 천황봉으로 이어진다. ▼용천령(바위와 묘지 1기가 있는 공터다.) ![]()
잠깐이나마 후미를 기다리는 사이, 여기서도 불개미의 공격은 이어진다. 후미가 머리를 용천령 위에 올려놓는 순간 잽싸게 숲으로 들어가니 이제야 불개미 공격도 끝이다.
2분가량 숲길을 내려오면 넓은 와폭이 나타나고 좌측에 머리봉으로 이어진 산줄기가 보인다. ▼첫 와폭 ![]()
▼그곳에서 바라본 머리봉 방향 ![]()
숫용추계곡의 청류는 2년만에 찾은 나그네를 향해 풍요로운 계곡을 흘러 내려가며 아름다운 자태를 마음껏 뽐내고 있다. 계룡산은 다른 국립공원에 비해 산의 규모나 높이가 빈약한 편, 따라서 능선과 계곡도 짧고 깊이 또한 깊지 않아 수량이 풍부하지 못하다는 불만이 있었다. 계룡산에 동학사계곡의 은선폭포와 갑사계곡의 용문폭포 외에는 이렇다 할 폭포가 없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고 이런 사실을 잘 아는 나는 오늘처럼 장맛철이나 큰비가 온 뒤 지체없이 이곳을 찾곤 한다. 이제부터 숫용추위의 경고문이 선 곳까지는 계류를 건너기도 하면서 줄곧 계류 옆을 따라간다. 곳곳의 자리한 멋진 담과 소.... 천천히 30분가량을 내려오면 흰 돌을 판판하게 깔아놓은 곳이 나온다.(12:00) 이곳이 "숫용추계곡은 수심이 깊으니 수영을 금한다."는 백색 경고판이 서있는 숫용추폭포 위다. 이곳까지는 아래 사진으로 대신한다. ▼숫용추계곡의 풍경-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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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고판 설치지점의 10m정도 아래 계곡을 내려다보면 숫용추폭포의 일부 모습이 보이지만 완벽하지는 않다. 여기서 숫용추폭포를 향해 내려가도 되지만 숫용추폭포를 제대로 보는 방법은 군장성용으로 설치한 녹색 간이휴양소가 있는 폭포 맨 하단의 담부터 거슬러 올라가는 것이 좋고 미끄러질 위험성도 적어 나는 항상 이 방법을 택한다. 2분가량 내려가면 백색의 환경보존 표지판 뒷면이 보이고 용추폭로로 가는 길은 이곳에서 비스듬히 우측으로 난 길이다. ▼이 표지판에서 게곡을 향해 우측의 비스듬히 내려가는 길로 내려가면 곧 계류가 나타난다. ![]()
1분가량 뒤, 계류로 내려오고 계류를 건너면 산비탈 쪽에서 내려온 계단 길과 만난다.(이 길은 금남정맥상의 헬기장에서 우측의 군시설물을 거쳐 내려오는 길이다.) 이후 넓어진 길을 따라 오르면 용추하단부의 소 옆에 녹색 천막의 간이휴양소가 나오고 그 아래는 60여평 가량의 넓은 소가 나타난다. 여기서 바라보는 3단의 숫용추 전경! 감춰진 계룡의 비경이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절로 난다.(12:05) ▼숫용추전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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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분가량 조심스럽게 바위면을 거슬러 상단부에 올라섰다.(12:10. 4,150보)) ▼숫용추폭포 위에서 바라본 숫용추, 아래 초록색 군 휴양소가 보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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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화사 출발 이후 처음 맞는 휴식,... 산길이 그만큼 부드럽고 유순한 내리막이었다는 증거다. 뇌성벽력에 거센 물보라를 일으키는 물줄기가 마치 승천을 위한 용틀임으로 보인다. 한참을 쉬고 머리봉으로 향한다.(12:25)
용추폭포에서 우측으로 10m가량 오르면 내려갈 때 보았던 그 수영금지 경고판이 있는 곳, 여기서 우측으로 10m가량 내려가다 좌측 암반지대를 올려다보면 비석(박동건지묘)이 보인다. 이 비석은 머리봉으로 향하는 중요 표식이다. 비석을 지나면 곧 "밀양박씨 영진지묘"가 나타나고 묘지의 좌측으로 돌아 오르면 좀 희미한 산길이 보인다. 5분가량 좀 가파르게 치올리면 산길은 한결 완만한 오르막으로 바뀐다. 하지만 머리봉까지는 내리막이 거의 없는 오르막의 연속이라 만만치 않은 길을 걸어가야 한다. 작은 바위가 있는 첫 조망지에서 숨 고를 겸 뒤편 향적봉 방향을 돌아본다.(12:36) ▼멀리 향적봉을 서서히 구름이 덮고있다.
잡목이 좀 성가시게 하는 길을 오르면 조망이 탁 트이는 조망바위에 올라서는데 여기서 휴식을 취한다.(12:50) ▼조망바위, 그리고 조망바위에서의 조망 ![]()
▼ 황적봉과 금남정맥 마루금, 아래는 숫용추계곡 ![]()
▼시경계 능선과 계룡대 골프장 ![]()
대전지방 오늘 날씨가 30도를 넘는다는 예보였으나 5분가량 지나자 시원함을 넘어 서늘하게까지 느껴진다. 주변 산경은 희뿌연 운무에 가려 통쾌한 조망을 선물하지는 않지만 청량한 바람에 심신을 내맡기며 간식으로 준비한 떡도 막는다. 그런데 한 접시를 다 비우고도 일행들은 일어날 생각도 않는다. "자 이제 갑시다."(13:10) ▼영지버섯-1 ![]()
▼영지버섯-2 ![]()
다음 조망지에서도 5분가량이나 휴식을 갖는데 이 모든 것이 귀로걱정이 적은 근교산행의 이점이다. ▼지나온 능선과 숫용추계곡 그리고 금남정맥 마루금의 헬기장봉 ![]()
▼이어갈 머리봉 방향 ![]()
바윗길이 자주 나타나고.... 용천령에서 올라온 길과 만난다.(13:46) ▼머리봉까지는 이런 암릉이 자주 나타난다. ![]()
▼원추리 ![]()
▼구름속의 머리봉 ![]() 머리봉에 올라서니 캄캄..... 오리무중이 아닌 오보무중이다.(13:56. 4,049보) ▼머리봉 정상부는 25m가량의 긴 암릉으로 이뤄졌다. ![]()
▼머리봉 정상부의 바위옷과 이끼, 흡사 공동묘지를 보는 것 같다. ![]()
▼캄캄한 천황봉 ![]()
▼머리봉에서 바라본 천황봉 (2004년 7월 2일) ![]()
여기서 바라본 천왕봉 일대가 환상적이라고 미리 귀뜸해 줬는데 오늘은 영~~ 김밥과 떡 그리고 빵까지 이것저것.... 대충 점심을 때우고 천황봉으로 향하는 일행들의 발걸음이 웬지 무거워 보이는 것은 실망이 컷기 때문? (14:26)
이어갈 길은 머리봉 좌측 바위면으로 돌아 내려가게 된다.(머리봉 맨 끝에서 좀 턱이 높은 바위면을 내려갈 수도 있지만 조금은 위험한 편....) 숲길을 잠깐 이어가다 이번에는 머리봉 우측 바위비탈을 조심스레 내려가게 된다.(이 부근의 바위면은 푸석푸석한 석질이고 경사도가 가팔라 일기불순한 날에는 특히 조심해야 하는 곳이다.) 바위면을 내려오면 암릉으로 이어진 능선 100m정도 앞에 문다래미가 보인다. ▼뒤돌아본 머리봉 불과 10m가량의 모습도 잘 보이지 않을 정도로 구름이 짙었다 . ![]()
문다래미! 바위 석문을 연상하는 모습 속으로 두 사람의 아쉬움마저 함께 카메라에 담아주고.... ▼문다래미 ![]()
▼문다래미 (2004년 7월 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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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다래미의 석문 사이를 지나 비스듬히 바위면을 거슬러 오르다보면 우측으로 사람 옆얼굴, 스핑크스, 사자, 범.... 이런 여러가지 형상을 연상시키는 바위가 보인다.(이 바위의 특별한 이름이 없어 나무 범바위라 부른다.) ▼범바위 ![]()
▼범바위 상단부(여기서 보면 계룡대 일원이 아주 잘 보인다.) ![]()
▼범바위에서 바라본 지나온 바위능선 ![]()
범바위부터 능선을 따라 10분정도 가면 철조망이 앞을 막는다.(14:47) ▼이 칼날바윗길을 지나면 철조망이 앞을 막는다. ![]()
▼철조망 옆의 원츄리 ![]() 철조망을 넘고 이제부터 좌측으로 이어지는 철조망 밑의 희미한 길을 따라야 한다. 무릎 높이의 풀을 헤쳐가야 하므로 발걸음은 조심스럽지만 머리 위의 철조망과 평행선을 그으며 길을 이어가기 때문에 그리 헤까리는 곳은 아니다. 3~4분가량 뒤, 제법 넓어 보이는 공터에 닿는데 우측에 바로 위에 군부대와 철조망이 있다. 전에는 이 군부대 철조망 옆을 잡고 올라가면 공터가 나타나고 바로 앞에는 산제단표석이 있었으나 그 철조망 옆으로 이어진 샛길은 둥그런 원형 철조망이 막고 있다. ▼천단 아래 바위 밑의 산제단, 본래 정상에 있었지만 천단 표석을 세우면서 이 아래로 옮겨 놓았다. ![]()
달리 올라 갈 방법을 찾기 위해 이곳저곳을 헤메지만 10여m 앞도 보이지 않으니 길 찾기가 쉽지 않다. 결국 다시 원위치...., 조심스레 철조망을 넘고 20여m가량 오르니 공터 우측에 산제단이 있다. 산제단을 확인하고 바위를 돌아오르면 제법 넓은 공터가 깔끔하게 펼쳐지는 계룡산 상봉, “천단”이라 새긴 멋진 표석이 우리를 맞아준다.(15:03. 2,190보 + 길찾기 약 1,000보) ▼상봉의 천단 ![]()
▼상봉에서 ![]() 계룡산 최고봉! "ㄷ"자 모양으로 동학사를 감싼 주능선과 연천봉, 그리고 갑하산과 우산봉, 금수봉과 도덕봉 일원 그리고 대둔산과 서대산 등.... 대전지역 인근의 산들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곳이다.
그런데 처음으로 상봉에 오른 두 사람이 복이 없는 것일까? 안개만이.... 다음을 기약하고 상봉에서 내려와 넓은 산길을 돌아가면 천단 유래비가 있다. ▼천단 유래비 ![]()
천황봉에 대한 유감. 나는 일제의 민족정기 말살정책의 하나로 붙여진 이름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산 이름 중 "皇"이란 이름이 붙은 산 이름은 대개 일제에 의해 바뀌거나 지어진 이름이라는 설이 힘을 얻고 있다. 계룡산은 금란포계형의 산줄기가 동학사를 감싸는 형상이라고 한다. 주능선인 관음봉~장군봉 구간은 개방된 구간이지만 그 건너편 황적봉~천왕봉~쌀개봉구간은 비지정 등로로 출입금지구간이다. 이 비지정등로의 중간에 바위봉인 해발 600급 천왕봉이 있다. 천왕봉에서 천황봉을 올려다보면 일인들이 왜 “皇”과 “王” 비슷한 명칭의 두 봉우리를 한 산줄기에 붙였는지에 대한 추론을 종종 하곤 하였다. 누가 봐도 천왕봉에서 천황봉을 바라보면 다음과 같은 생각을 할 수 있다. “王(우리 민족이 임금을 지칭한 말)이 皇(일인들이 임금을 지칭한 말)을 향해 엎드려 머리를 굽힌 그런 형상이야....” 참으로 기가 막힐 일.... 그래서 나는 계룡산에서 가장 높은 이곳을 상봉이라 부른다.
천단에서 암용추로 이어 갈 길의 중요 포인트는 군부대를 지나 이동통신 기지국 바로 밑의 헬기장이다. 그런데 "젠장 뭐가 보여야지" 몇 번을 다닌 코스지만 오늘따라 방향감각이 서지 않고 기억을 더듬어 보지만 재작년 왔을 때와 달리 상봉 주변은 계단을 비롯한 시설물에 변화가 있었던 것 같다. 여기저기, 5분가량 기웃거려 기지국 정문으로 이어지는 계단을 찾았고 계단을 따라 2~3분을 가니 이번에는 정문으로 이어진 길을 철문이 막는다. "전에는 철문이 없었는데.... 이곳 역시 통제가 심한가 보다. 그렇다면 쌀개봉을 거쳐 삭도로 내려서자." 철문 앞에서 뒤로 돌아 몇 걸음 "back"하면 바위 벽면과 쇠파이프 사이로 내려가는 족적이 보인다. 틈새로 내려와 사면을 돌아나가면 금남정맥 우회로와 만나는 삼거리(작은 방공호가 있음)가 나오고 길도 확실해진다. 조망 좋은 능선을 따라가면 금강홍수통제소의 컨테이너 시설물이 나타나고 너덜비탈을 우회하면서 작은 봉우리를 돌아나간다. 안부로 나오니 바로 위가 쌀개봉, 위험하니 바위면을 직접 올라가지 말라는 경고문이 보인다. 우측 우회로를 따르다 천황석문을 가리키며 "저곳으로 오르면 쌀개봉인데 오늘은 조망을 볼 수 없으니 그냥 우회하기로 하고 다음에 기회가 만들어지면 다시 오자"고 했다. 우회로를 따라 갈림길에 당도하고 10분가량 내려가면 좌측 동학사 계곡으로 떨어지는 갈림길이 있는 안부를 지난다.(15:49) 완만한 내리막을 이어가면 다시 좌, 우로 희미한 길이 갈리는 갈림길이 나타나는데 주변에 뚜렷한 표식물이 없어 자칫 그냥 지나치기 쉬운 곳이다.(15:56) 갈림길에서 우측 희미한 길로 2분가량 내려오면 "아차트선 96번"이란 표찰의 전주가 서있는 포장삭도, 삭도는 2차로에 가까울 정도로 넓다.(15:58) 삭도따라 내려가는 길은 그리 유쾌하지는 않다. 10분 뒤, 그냥 지나치기 쉬운 구경거리가 있는 곳, 79번 전주 뒤의 거무죽죽한 바위면을 바라보면 자연 웃음이 날 수 밖에....(16:07) 밑에서 망설이는 샹하이 박을 기어코 불러 올려 함께 웃어본다. 기묘한 모습의 실폭포, 그 실폭포 사이의 작은 구멍! 꼭 여성의 은밀한 곳을 옯겨 놓은 것 같다.(16:15분 출발) ▼으~~음 ![]()
▼상상은 각자의 몫 ![]()
지루한 내리막으로 이어지던 삭도가 고도를 서서히 높여 산등성이 돌아 넘자 우측에 약간의 공터가 있고 공터 쪽으로 이어진 낮은 산줄기에 제법 뚜렷한 산길이 보인다.(16:33) 전에는 그냥 지나쳐 발견하지 못한 길, "어디로 통하는 길일까?" 지도를 펼쳐 현위치를 가름하니 이 길은 암용추 근처로 이어질 것 같다. 시멘트 길이 지루했는지 샹하이 박도 산길을 원한다. "가다가 막히면 다시 돌아오자." 산길은 생각보다 뚜렷하고 완만했다. 많은 사람이 다니지는 않았으나 오랫동안 인적이 끊긴 그런 길도 아니니 자연 의구심은 더해진다. 산길을 택한 10여분 뒤, 묘지가 나타나고 길이 왼쪽으로 꺾여 내려간다(16:45) 그리고 좌측으로 보이는 기와건물, "저건 대체 뭐지? 계룡대가 들어서면서 폐쇄한 암자겠지." 건물로 내려오니 삼신당! 닫힌 문틈새 사이로 진한 향내가 풍기니 폐쇄한 곳이 아니라는 결론. ▼삼신당 (짙은 향내가 풍겼다) ![]()
삼신당을 살피고 마당으로 내려서니 주변 거물들에 대한 의문이 풀렸다. ▼민속자료로 보존한다는 안내판 ![]()
▼벽면에 "天"이란 글씨가 보인다. 그리고 빨래까지 걸린 것을 보면 관리인이 기거하는 것 같았다. ![]()
▼삼신당 주변은 울창한 송림에 둘러 쌓여있다. ![]()
▼山神任膳(반찬선), 올라가지 말라는 글귀가 보인다. ![]()
삼신임선을 지나면 길이 아주 희미해진다. 감각에 의존해 희미한 족적을 따라 내려오니 비지정등로인 뚜렷한 산길과 만나고 그 바로 밑은 암용추계곡의 계류가 흐른다.(16:56) 이곳은 분명 암용추 부근일 것이라는 추측을 하지만 획신이 서지 않았다. 확인을 위해 우선 산길을 따라 1분정도 계류를 거슬러 올라가니 이곳을 지날 때마다 "기도터 같다."고 생각했던 큰 바위가 나타난다. "맞다. 그렇다면 암용추는 저 아래 2~3분 거리에 있다." 오랜만에 찾은 암용추계곡은 장마로 인해 한결 풍부해진 수량으로 요란한 물소리와 함께 싱그런 모습으로 다가선다. 분위기에 취했음이지 무의식적으로 발길이 계곡을 거슬러 오른다. ▼다리까지 거슬러 올라가면서 바라본 암용추계곡-1![]()
▼암용추계곡-2 ![]()
▼암용추계곡-3 ![]()
▼암용추계곡-4 ![]()
▼암용추계곡-5 ![]()
▼암용추계곡-6 ![]()
▼암용추계곡-7 (바로 위에 오래된 작은 시멘트다리가 있다.)
편안한 산길은 아주 미미하게 고도를 낮춘다. 계곡 바로 위에 두 사람이 팔을 벌려야 겨우 감쌀 정도의 큰 나무가 보인다.(이 나무는 암용추를 찾는 포인트다.) 거목 옆을 지나 계곡으로 10m가량 나가면 시퍼런 소가 맞아주는 암용추다.(17:20 . 7,0000보 + 다리까지 왕복 약 1,600보) ![]()
▼옆에서 본 모습 ![]()
▼밑에서 본 모습 ![]()
▼용굴 (사람 모습과 비교하면 제법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
▼내부에는 "李龍 "이란 글귀가 선명한데.... 이룡이란 이무기를 뜻하지 않나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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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 청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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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용추 부근은 낮지만 4개의 폭포가 연이어져 있다. (3단까지 모습) ![]()
▼맨 마지막 소 ![]()
▼맨 마지막 소에서 바라본 암용추 전경
▼이제부터는 또 다른 계곡미를 느낀다. ![]()
쉬고 땀도 닦고.... 암용추를 떠난다.(17:55)
암용추에서 올라와 편안한 산길을 이어가면 임도로 나오고 잠시 뒤 용동교에 도착한다. (18:03)▼암용추 이후의 멋진 쌍폭 ![]()
▼담과 소 ![]()
용동교를 지나 넓은 포장길을 따라가면 계룡대 군인이 관리하는 구룡관사 철문이 나오는데 전에는 이 철문 옆을 지나 구룡관사로 나갈 수 있었다.(1번국도까지 지루한 아스팔트길로 1시간 가까이 걸어야 한다.) 하지만 그곳을 지나가는 것이 예전과 다르다는 선답자의 말을 들었던 터라 오늘은 용동저수지 옆길을 따르기로 한다. 용동저수지를 우측에 두고 임도처럼 넓은 길이 이어진다. 생각외로 길이 좋았는데 이 길은 산책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같은 느낌이 들었으나 이용하는 사람이 없는지 거미줄이 꽤나 성가시게 한다. 철조망이 앞을 막는다. 우측은 용동제수지 제방 길, 이어갈 길은 좌측 산으로 몇 걸음 돌아내려 다시 산길을 따라가야 한다.(18:29) 임도가 나타나고 임도따라 걷는다.(18:33) 임도를 따른지 10분가량 뒤, 4차로 아스팔트 도로로 내려서고 도로따라 왼쪽으로 5분가량 이어가면 1번 국도와 만나는 삼거리, 오늘 산행은 여기까지. 위치는 가목정에서 약 400m가량 밑이다.(19:00) 문제는 이곳을 지나는 버스가 없다는 것, 아내에게 “차를 가져오라”고 할 목적으로 20여분 전부터 집으로 전화를 했으나 받지를 않는다. 아내 핸드폰은 전원이 꺼져 있다는 말만 되풀이 되고..... 대중교통이 없으니 102번 버스를 탈 수 있는 곳, 즉 동학사 길과 만나는 삼거리까지 히치가 최선이다. 3~4번의 히치 실패.... 광주의 집에 간다는 40대 초반의 군인이 설듯말듯 하다 멈춰준다. 그분의 차로 박정자 삼거리까지... 버스 정류장에서 하차한다.(19:20) 그리고 도착 10분 뒤, 102번 버스에 승차 현충원역에서 지하철로.... 집에 도착하니 20:10분. ▼오늘의 수확량은 약 10리터(버릴 만한 곳이 없어 집까지 ...) ![]()
끝없는 사람의 욕심! 오늘의 주된 목적은 장맛비로 기지개를 편 용추계곡에서 힘차게 비상하는 용의 모습을 보고자 한 것이었다. 그 욕망은 이뤄졌으나 마음 한쪽의 불만은 여전하다. “날씨가 조금 일찍 들었더라면 머리봉 주변의 비경도 보여줄 수 있었는데..” “아냐 다음에 또 오라고 그랬겠지?” |
첫댓글 잘 보았습니다...또한 정보 고맙습니다...
부족한 산행기에 대한 격려의 답글, 감사합니다. 늘 안산 즐산하시길 기원합니다.
잘보구갑니다~~저두 기회사 되면 꼭함 가야 겠습니다~~
작지만 많은 것이 숨겨진 곳이 계룡산이라 생각됩니다. 혹 이 구간 탐사계획이 있으시다면 비지정등로임을 감아하시어 휴일은 피해주셨으면 합니다. 격려 감사드리면서 늘 행복하시길...
계룡산에 용추계곡, 아주장관입니다, 상세한글과함께 새소리도 좋구요, 감사합니다,
경춘선이라고 하시니 혹? 직업 때문일까요? 더욱 닉이 정겹습니다. 격려를 채찍으로 알고 더 좋은 후기를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하시는 일 그리고 가정에 늘 건강과 행우니 함께 하시길 기원합니다.
잘보고...잘듣고..잘배우고(자연보호)갑니다.감사하나이다.
보은천리란 말은 제가 1차 목포로 삼았던 1~9정맥을 마치고 천지신명께 그간 무사무탈하게 마칠 수 있도록 도와주신 은덕의 보답으로 시작한 일이지요. 더욱 잘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감사 ^*^
공주시 반포면이 난듀의 고향이며 현재 부모님께서 거주하고 계시기에 한달에 2~3번은 간답니다, 이렇게 고향산행기를 보니 또 가고싶네요,지난 일요일에 다녀왔는데...
어이쿠~~ 방갑습니다. 다른 분보다 더 감회가 새로우셨겠습니다. 그 지역의산은 그 지역 사람이 젤 잘 아은 것은 당연하겠지요? 계룡산에 대한 산행기로 자주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늘 건강하시길....
계룡산 용추계곡 산행사진 속 불개미집이며 용추 주변의 맑고 아름다운 신비스런 풍경은 두고두고 생각나지 싶습니다 늘 안전한 산행 행복한 산행되십시오.
일상의 산길을 떠난 조용한 곳은 대부분 비지정등로라 아쉬움이 더 큰 곳이 바로 계룡산입니다. 곳곳에 산재한 예길.... 그 비경과 신비함은 제 숙제.... 자주 인사드릴께요. 늘 행복 가득한 나날들 이어지시길 기원합니다.
맑은 계곡의 시원한 물줄기에 발 담그고 싶네요. 새소리 정겨워 계곡에 휴양온 느낌입니다.
즐겁게 보아 주셨다니 보람을 느낍니다. 기웃거리기만 하다 용기를 내어 미뤄두었던 산행일기였는데 이토록 좋은 호응을 받을 줄 몰랐네요. 감사합니다. 늘 즐거운 나날 이어지시길 기원합니다.
ㅎㅎ덕분에 즐감 혔구먼유~*^^*
ㅎㅎ 격려에 큰 힘을 얻었습니다.다음에는 더욱 알찬 산행기로 인사드릴께요. 청명한 가을 하늘 만큼이나 좋은 일만 가득하시길....
와![~](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8.g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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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상에나 ![~](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8.g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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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도 대단하십니다 ![~](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8.g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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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보통사람은 아니듯하네요 휴 ![~](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8.g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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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능력은 무한정이네요 ![ㅎㅎ](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70.gif)
고생하셨습니다
과찬에 몸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제 좁은 소견으로는 누구든 자연에 접근하려는 생각만 조금 더 한다면 풀한포기 나무 한그루를 보는 관점이 틀려지리라 생각하거든요. 열심히 그 흉내를 내려고 노력하겠습니다. 감사^*^ 행복하세요~~
사진 잘 보았습니다.천황봉은 올라 봤지만 이렇듯 계곡을 자세하게 보긴 첨이네요.좋은 자료 고맙습니다.
부끄럽습니다. 좋은 그림으로 인사드렸어야 했는데.... 잘 아시다시피 계룡산은 명산임에도 불구하고 계곡이 빈약한 단점이 있지요. 그나마 대부분의 계곡들은 비지정등로로 출입이 제한되어 있으니.... 격려 감사드리면서 안산 즐산 이어가시길 기원합니다.
상상의xx 폭포가 인상적이네요![ㅎㅎ](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70.gif)
사진 잘 봤습니다..
경사도 70도 정도에 높이 50m가량의 암반에 있거든요. 평소에는 이런 모습을 볼 수 없는 곳이지요. 감사드리면서 즐거운 날만 가득하세염~~
용추계곡의 사진을 잘 구경해습니다.환상적인 비경에 마음도 설레이네요...좋은 하루 보내세요....
아쉬운 것은 전설이 사라지고 있다는 것이지요. 개방된 산길이었다면 버젓히 안내문이라도 서있어야 할 곳이지만... 대전 인근 사람들마저 이제 잊혀진 산길로 변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암용추와 숫용추의 전설도 ..... 항상 건강하시길 ..
편히![~](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8.gif)
산행을 한거 같아여...진주는여![~](https://t1.daumcdn.net/cafe_image/pie2/texticon/ttc/texticon28.gif)
^^
멋진계곡과 여러곳 사진을 보니 기회가 주어지면 한번 가보고 싶어지네요. 즐감하고감니다.
아!! 그저 감탄일 밖에--언제나 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