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신:9시 40분]
내일은 반드시 촛불이 시청광장을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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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문화제 2부에서 학생들이 몸짓을 선보이고 있다. |
ⓒ 김미정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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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서 경비과장이 알려드립니다. 여러분은 지금 촛불 문화제를 빙자하고 불법 집회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순수한 촛불 집회가 아닌 불법집회입니다. 자진해산을 요청합니다."
오후 9시경 청계광장을 둘러싼 차벽 너머에서 경찰의 자진해산 경고 방송이 울려퍼졌다.
하지만 시민들은 요지부동. 오후 8시 30분부터 시작된 2부 문화 행사가 평화롭게 계속되고 있다.
박원석 대책위 공동상황실장과의 전화 연결을 끝으로 1부 문을 닫고, 2부 문화 행사가 시작되자 다채로운 문화 공연이 이어졌다. 몸짓 선언의 공연과 기혼 여성들로 구성된 '아줌마'들의 공연이 진행됐다.
무대에 오른 대책위 관계자는 "이명박 정부의 공안탄압으로 이곳 청계광장으로 왔지만 이곳 청계광장은 촛불 대행진이 시작됐던 곳"이라고 청계광장의 의미를 설명했다.
그는 "진짜 대한민국의 위험물질은 이명박"이라며 "진정한 민의는 이명박을 교체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민주 씨의 공연을 끝으로 촛불 문화제는 막을 내렸다.
시민들은 "이명박은 물러가라. 어청수를 파면하라. 조중동을 폐간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자진 해산했다.
이들은 '님을 위한 행진곳'을 부르며 각자 자리에서 일어났다.
시민들은 '12일 저녁 7시, 시청 광장을 반드시 차지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민주노총도 이에 '함께하겠다'고 화답했다.
이날 마지막 공연을 한 지민주 씨는 "이렇게 아름답고 멋진 촛불은 본적이 없다"며 "이것이 우리의 길이라는 걸 배운다"고 밝혔다. 이어 "가슴에 촛불을 켜놓았지만 오늘 나오지 못한 사람들이 많은 걸로 알고 있다"며 "우리의 아이들을 위해 10년이고 20년이고 촛불을 켜자"고 독려했다.
- 송경동 시인이 바라본 촛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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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촛불문화제에는 기륭분회 공동대책위원장을 맡고 있는 송경동 시인이 무대에 올라 자신이 그동안 촛불을 보며 느꼈던 감정과 고뇌를 담은 시를 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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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에 대한 고민, 그리고 촛불에서 만난 기륭분회 조합원들에 대한 환희와 기쁨, 그리고 앞으로 촛불에서 자신이 해야 할 일 등에 대한 감정과 고민이 담겨 있었다.
다음은 시의 전문이다.
2008년 5월부터 7월까지
나는 내내 거리에 있었다.
낮과 밤도 잊었다
봄이 활짝 피는 소리도
여름이 무럭무럭 짙어가는 모습도 보지 못했다
사실 나는 갈 곳도 없었다
가고 싶은 곳도 없었다
전체의 해방을 통해 나의 해방이 있을거라던
젊은 날의 기백도 꿈도 가물해지고
나는 이제 그만 어느 노숙인 옆에라도 누워
함께 세월도 잊고 역사마저도 잊고
어느 거리에서 이름도 명예도 꽃도 없이
객사라도 하고 싶다는 서러운 마음 뿐이었다
이 세상은 그렇게 내 가슴에 허무라는 독을 주입했다
이 세상은 그렇게 내 가슴에 소외라는, 외로움이라는
견딜 수 없는 아픔을 새겼다
이 세상은 나에게 패배를 강요했고 좌절을 선사했다
그런데 내가 그렇게 실의에 빠져 있을때
300일, 500일, 800일 1000일째 싸우는 비정규여성 노동자들이 있었다
청계광장에서 프레스센터 앞에서
대한문에서 새벽까지 완강하게
촛불을 들고 있는 이들이 있었다
나는 그들에게 부끄러웠다.
나는 그들의 투명한 직관과 밝은 낙관이 부러웠다
그들의 반짝이는 투쟁이 눈부셨다
그들의 샘솟는 상상력이
구체적인 사안에 대한 구체적인 저항이 놀라웠다.
그래서 나도 따라 한 개의 촛불이 되어
2008년 늦봄과 한여름 내내 거리에 있었다
그것만이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이었다
하루 세끼 먹는 일이
목숨을 거는 일이어야 하는 광우병 세상
하루 하루의 삶이 생성이 아닌
부패와 타락이어야 하는 병든 사회에 맞서
신자유주의 자본의 가치만이 유일하게 살아남은
죽음과 통제와 억압과 소외의 사회에 맞서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내 가슴에 아직 살아 쿵쾅거리는
양심의 심장을 꺼내 환하게 밝히는 일 뿐이었다
단지 그 일뿐이었냐고 물어봐도
달리 할 말이 없다
가끔은 논리로 설명할 수도, 빛나는 전망으로도 이야기할 수 없는 거리의 일들이 있다
눈물과 환호와 연대와 승리의 일들이 있다
내가 마지막 촛불 하나가 되어서라도 지켜야만 하는 희망의 일이, 사랑의 일이 있다.
그길 앞에 물러나지 말자. 물러서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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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을 든 시민들. |
ⓒ 김미정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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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문화제에 참석한 시민이 든 선전물에 '값비싸고 질나쁜 2mb 리콜'이라고 적혀있다. |
ⓒ 김미정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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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신:8시]
"이명박의 모든 권력은 거짓으로부터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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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문화제에 참석한 시민. |
ⓒ 김미정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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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은 전과 14범이다. 이명박의 모든 권력은 거짓으로부터 나온다."
대한민국 헌법 1조를 개사한 노래를 비롯해 다양한 구호가 거침없이 쏟아졌다.
고환율 정책으로 물가를 올린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에 대한 규탄 구호와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 어청수 경찰청장에 대한 쓴소리도 구호로 이어졌다.
국민의 뜻을 거스르고 이명박 대통령을 따르는 이들에 대한 심판의 의미였다.
자유발언에서는 공안탄압을 규탄하는 발언이 이어졌다.
최상제 언론노조 위원장은 현재 진행중인 PD수첩 수사에 대해 "삼성 비자금 사건 때도 4명의 검사가 담당이었는데, 지금 방송프로그램 한 개 수사에 5명의 검사가 붙었다"며 "노는 검사들이 많은가 보다"고 비꼬았다.
그는 "현재 검찰과 조중동이 30초면 드러나는 거짓말을 하고 있다"며 "구글에 광우병을 검색어로 치면 첫번째 창에 vCJD 환자 어머니가 광우병 때문에 자신의 자식이 죽었을지도 모른다고 말한 비디오가 나온다. 하지만 검찰과 조중동은 그런 말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고 비난했다.
이어서 "언론은 객관적이어야 하고 사실만을 다뤄야 하지 이해나 이익을 위해서 기사를 써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최 위원장은 조중동 신문사를 지적하며 "그들은 이러한 기준에 단 하나도 부합하지 않는다"며 "앞으로 다른 신문사, 방송사를 언급할 때만 언론이라고 하고 그들은 언론이라고 해선 안된다"고 주장했다.
김민호 전국공무원노조 서울본부 수석부본부장은 10일 벌어진 전공노 대의원대회 원천봉쇄에 대해 규탄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노조의 내부 회의마저도 불법 운운하며 정권은 막았다"면서 "이것이 대통령으로서 헌법을 준수하는 자세인가. 헌법이 존중받기 위해서라도 그의 생각과 인생관이 바뀌지 않으면 대통령으로 있으면 안된다"고 밝혔다.
전국공무원노조는 대의원대회에서 이명박 대통령 불신임안건을 표결 처리하려 했으나 경찰이 이를 원천봉쇄한 바 있다. 김 본부장은 "부하직원에게도 신뢰받지 못하는 것을 알려내기 위해 회의를 하려 했으나 이명박 정권은 힘으로 이것을 막았다"며 "그는 국민들의 목소리를 들으려 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현재 청계광장에는 퇴근 후 촛불을 들고 문화제를 찾는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3천이 넘는 시민들이 손에 촛불을 들고 자리를 지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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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문화제에 참석한 시민들. |
ⓒ 김미정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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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문화제에 참석한 시민들. |
ⓒ 김미정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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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신:7시 30분]
"지친 촛불에게 힘을 주는 촛불 문화제"
65차 촛불 문화제가 어김없이 시작됐다.
민주노총에서 주최한 이번 촛불 문화제는 다시 촛불을 복원하자는 의미에서 처음 촛불 문화제가 열린 청계광장에서 열렸다.
그동안 촛불 문화제가 진행된 시청 광장은 오후 6시경 경찰 차벽으로 완전히 봉쇄됐다.
촛불 문화제 사회자는 "지친 촛불에게 힘을 주는 촛불 문화제"라며 민주노총이 꺼져가는 촛불에 힘을 불어넣고자 이렇게 촛불 문화제를 열게 됐다"고 밝혔다.
이날 촛불 문화제는 1부와 2부로 나눠서 진행된다.
1부는 민주노총이 주관하고 2부는 문화인 중심의 문화제가 진행될 예정이다.
민주노총에서 진행하는 촛불 문화제는 천여 명의 시민들이 참여한 가운데 '헌법 제1조'를 부르며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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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이 집회를 마치고 청계광장으로 행진해 들어오고 있다. |
ⓒ 김미정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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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신:오후 6시]
서울역 광장→청계광장 가두행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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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두행진 중인 민주노총 조합원들 |
ⓒ 노동과세계 이기태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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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
ⓒ 노동과세계 이기태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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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은 11일 전 간부가 상경, '미친소 수입 이명박 정권 규탄대회'를 열고 공안탄압에 맞선 강한 투쟁을 선언했다.
민주노총이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를 요구안으로 총파업을 선언한 이후 민주노총 지도부에 대한 탄압을 집중하고 있다.
이미 37명의 민주노총 지도부 및 간부에게 소환장을 발부했다.
앞서 10일 전국공무원노조 대의원대회는 원천봉쇄됐다.
경찰은 이날 오전 11시경부터 민주노총 충북본부에 5개 중대를 투입, 건물을 애워싸고 대의원들의 출입을 봉쇄했다.
전공노는 대통령불신임안을 표결처리하려 했으나 대의원대회가 원천봉쇄된 관계로 무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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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
ⓒ 노동과세계 이기태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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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은 이를 '공안탄압'이라고 보고, '더욱 강력한 투쟁을 전개한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11일 서울역 광장에서 1천명이 모인 가운데 결의대회를 열고 '이명박 정권 규탄을 위한 투쟁을 전개한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 참석한 이석행 민주노총 위원장은 "이명박 정부는 겉으로는 안하겠다고 하지만 속으로는 모든 것을 진행하고 있다"며 "민주노총이 나약해서 이를 제대로 막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촛불을 든 시민들을 방패와 몽둥이로 쳐대고 있다"며 "이것을 보고 분노하지 않는다면 삶을 포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공안탄압이 두렵지 않다. 국민을 탄압하면 민주노총에서 가만히 있을수 없다"며 "민주노총이 마음먹으면 그리 녹록한 조직이 아니다"라고 향후 강한 투쟁을 예고했다.
그는 "우리는 대한민국 주식회사 종업원이 아닌, 대한민국 주권을 가진 국민들"이라며 이를 지키기 위해 끝가지 투쟁해야 한다고 독려했다.
민주노총은 이날 결의대회를 마친 뒤 청계광장까지 가두행진을 진행한 뒤, 이후 7시부터 시민들과 함께 하는 촛불문화제를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