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갈마@엔 이런 향기로 사는 분들이 많아요.
솔향 남성선 /수필가
우리는 주변에서 아름다운 꽃들을 많이 보고 있다. 꽃들은 아름다움에 향기까지 있는 것들이 많다. 그런가 하면 어떤 꽃은 향은 없어도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는 것도 있다. 또 독한 향으로 우리의 코를 씰룩거리게 하는 것도 있어 심심치 않다.
우리는 살면서 자신이 어떤 향기를 지녔는지 모르고 사는 사람이 많다.
어쨌든 향은 좋은 것임에 틀림없다. 그러기에 나는 아름다운 향을 지닌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아름다움과 향을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함에서이다.
꽃이 향기로운 냄새를 풍기듯, 사람도 인격의 향기를 지니고 있다.
어떤 이는 눈에서 묻어나는 진실로 향기에 매료되게 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혹자는 입에서 나오는 고운 말로 향기를 느끼게 하고 있다.
때로는 남을 포용 할 줄 아는 마음의 향기로 행복하게 만드는 사람도 있다.
사람에 따라서는 진실한 눈빛, 고운 말, 포용력으로, 자신의 향기에 취하게 하는 이도 있다. 때로는 따뜻한 가슴, 사랑, 자비심, 인정에서 묻어나는 향기로, 마음을 사로잡는 사람도 있다. 또 배려, 효심, 선한 마음, 참된 용기, 용서하는 마음이 향기가 되어 울컥하게 하는 기인도 있다. 이 모두가 그 사람이 지니는 향기의 위력이라 하겠다. 사람의 향기는 상대방을 행복감에 빠져들게 하는 마력이 있다 하겠다.
내가 사는 갈마@엔 위와 같은 다양한 인격의 향기를 지닌 분들이 살고 계시다.
우선 주민협의회 박한순 회장님은 우리아파트를 위해 시종일관 멸사봉공의 정신으로 일관하시는 분이시다. 갈마@ 주민의 복지 향상과 우리 아파트를 위한 일이라면 맨발 벗고 나서는 분이시다. 살다 보면 사적인 일도 있으련만 한결같이 선공후사의 입장에서 열정으로 일하는 여사님이시다. 서구청 서철모 청장과 담당자를 비롯한 시의회 의원을 찾아가 우리 아파트의 청사진을 제시하고 도와줄 것을 확답 받아 오는 열정으로 일을 하고 계시다.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박한순 회장님이 땀 흘린 족적이 결실로 가고 있다. 더불어 잘 사는 아파트 주민의 행복한 생활을 위해서 헌신과 봉사로 아름다운 향기를 풍기시는 분이심에 틀림없다.
또 전체 동대표 이준구 회장님, 동대표님들이 사심 없이 일하고 계시다.
동대표님들이 일심동체가 되다시피 한 마음 한 뜻으로 열정을 기울이신다. 타 아파트 주민들이 부러워하고, 와서 살고 싶어 하는 우리 아파트의 보금자리를 확고히 다지기 위해서이다.
우리 아파트엔 가슴 따뜻한 류제숙 여사님이 살고 계시다. 독거노인, 어렵게 사는 분들을 위해 일류 요리사 이상 가는 음식 솜씨로 향내 나는 일을 하고 계시다. 맛깔 나는 김치, 고추장, 된장, 상추, 호박잎 같은 야채를 함께 하는 베풂의 삶을 살고 계신 분이시다. 베푸는 삶의 향을 지니신 분임에 틀림없다. 역시 따뜻한 가슴으로 향을 느끼게 하는 존경스러운 분이라 하겠다.
며칠 전엔 산책 나갔다가 아파트 순시중인 양완석, 이현기, 동대표님을 만났다. 기존시설 망가진 것은 없는지, 손 볼 것은 없는지를 살피러 다니시는 거였다. 또 태풍경보 발령 후, 밤새 비바람이 극성을 부리던 날 아침 출근길에, 최갑석 관리소장님을 만났다. 몇 분쯤 걷다가 또 양완석 동대표님을 만났다. 두 분 모두가 간밤 태풍의 비바람으로 피해는 없는지 살피러 다니시는 중이었다. 두 분을 뵙는 순간 고개가 숙여졌다. 이런 책임감으로 사시는 분들이라면 믿고 사는 아파트가 되겠다는 생각에 든든하기까지 했다. 책임감에서 풍기는 훈훈함에 마냥 존경스러웠다.
또 갈마@ 205동엔 치매에 걸리신 할아버지를 손수레에 태우고 남편의 쾌유를 위해, 기분전환을 위해, 고생하시는 손명수 여사님이 계시다. 연세가 들어 당신의 몸도 어려우실 텐데, 할아버지를 위해 일부종사하시는 그 정성 사랑에 고개가 숙여진다. 안타까운 마음에 매일 새벽 청원기도를 드리고 있다. 기적 같은 은총의 쾌유를 기원함에서이다. 틀림없이 고진감래가 은총과 자비의 응답이 될 것이다.
20일 전에는 맨발걷기를 하려고 새벽 5시에 갈마@ 204동 건너편에 있는 놀이터로 갔다. 놀이터 마당이 마침 모래여서 맨발걷기가 안성맞춤이었다. 한참 걷노라니 머리가 허연 노파가 나타났다. 주변을 한 참 살피시더니 <다행히 선생님 밟지 않으셨네요.> 했다. 알고 봤더니 고양이가 배설물을 모래로 덮는 걸 보셨는데, 그게 마음에 걸려 일부러 오셨다는 거였다. 모래를 헤치고 고양이 배설물을 찾아 종이로 싸서 처리하시는 거였다. 별거 아닌 것 같지만 그 일거수일투족이 그렇게 아름다울 수 없었다. 천사가 따로 없었다. 바로 그 아름다운 배려심의 향기를 발산한 주인공이 갈마@ 204동에 살고계신 류차선 여사님이시다. 지상 천사의 미행에 재차 고개를 숙여 감사하고 있다.
갈마@에는 김복숙 여사님 같은 또 다른 지상 천사가 계시다. 사궁지수로 외롭게 사는 이 늙은이가 측은하게 보였던지 건강에 좋다는 수삼, 대추, 전복, 알밤을 넣고 끓인 삼계탕을 솥단지 채 들고 왔던 여사님이시다. 아직도 따뜻한 가슴의 향훈에 울컥했던 여운이 감돌고 있다.
오늘은 웬일인지 옆 라인 사시는 김종복 여사님의 사랑이 새록새록 생각난다. 문고리에 김 모락모락 나는 빵이며 만두, 영양 삼계탕, 김치, 부침개, 시금치 무친 거, 철 바뀔 때마다 맛깔 나는 과일을 비닐봉지에 담아 수시로 걸어 놓으셨던 여사님의 따뜻한 가슴이, 오늘도 날 울리고 있다. 여사님은 그뿐이 아니었다. 투철한 봉사 정신으로 수화를 해서 얻은 수익금을 장애인협회에 기꺼이 투척하시는가 하면, 미혼모의 남자 아이를 넷씩이나 키워 군데에 보냈다는 얘기도 들었다. 실로 지상의 또 다른 천사요, 부처님을 방불케 하시는 분이시라 하겠다.
갈마@ 단지 내에는 갈마@ 부녀회장 최경화 여사님이 계시다. 최 여사님은 아파트 주민들을 위하여 수시로 품질 좋은 곡물을 주문받아 주민의 건강 및 편리를 도모하고 있으며, 그로 인해 생긴 수익금으로 아파트 단지 내 식수를 하고, 꽃을 심어, 주민들의 정서 함양에 기여하고 계시다. 놀라운 발상에 찬사를 보내며, 그 향훈에 취해 본다.
우리 갈마@에는 성실하고 친절한 경비 아저씨들이 눈길을 끌고 있다. 수시로 자신들이 알아서 자발적으로 하는 청소며, 화단 물주기, 아침 출근 시간 교통지도에 솔선수범하고 계시다. 누구한테나 친절하고 인사를 잘 하여 호감이 절로 가게 하신다. 무슨 일이든 자신의 집안일처럼 능동적으로 대처하여 주민들의 마음을 편하게 해주고 계시다. 어쩌면 성실하고 친절하기가 모범이 되는 분들만 뽑아다 놓은 것 같은 느낌이다. 실로 사람의 향기는 가지가지란 생각이 든다.
갈마@ 302동 담 옆의 화단을 가보면 색다른 꽃들이 시선을 끌고 있다. 누가 시킨 것이 아니건만 아파트 주민들이 향수의 정취에 빠지게 하는 분꽃, 봉선화, 맨드라미꽃을 화단에 심어 놓은 것이다. 아름다움을 혼자만 즐기려는 것이 아니라, 주민과 더불어 즐기려는 아름다운 마음씨를 심어놓으신 것이다. 한 사람의 넉넉하고 아름다운 마음씨가 이리도 여러 사람의 마음을 밝고 즐겁게 해 주고 있는 것이다.
갈마 @엔 향기가 나는 인격의 종합백화점이라 해도 손색이 없을 만큼 훌륭한 분들이 살고 계시다. 모두가 아름다운 삶을 사시는 분들임에 틀림없다. 그야말로 남들을 행복하게 해 주시는 분들이시라 하겠다. 아니, 더불어 사는 삶을 따뜻한 가슴으로 실천하시는 분들이라 해도 이의가 없을 것 같다. 존경스러운 분들께 감사를 드리며 우리 갈마@의 승승장구 발전을 빌어 본다.
꽃이 향기로운 냄새를 풍기는 것이 매력이라면,
사람은 다양한 인격의 향기로 사람의 마음을 행복하게 해 주는 것이
그 위력이라 하겠다.
향기로운 사람이 주는 행복의 크기는 도량형으로 헤아릴 수가 없다.
‘여러분은 어떤 인격의 향기로 살고 계신가요?’
첫댓글 따뜻한 사람은 따뜻한 사람을 만나게 된다 는 어느 수녀님의 말씀이 떠 오릅니다,
따뜻한 선생님께서 사시는 갈마동은 정말 인간 향취가 물씬 풍기는
소박하고. 조용하고. 향기 넘치는 그런 동네 이군요.
겸손과 교양이 흐르는 갈마엔 남상선 선생님의 남을 향한 섬세한 배려까지.
그 다정함이 끊임없이 흐르는 마음 맑은 사람들이 사는 동네 인것 같습니다.
감동적인 갈마동이야기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