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산계곡 참게의 미스테리
대천호수를 넘어 바다로 오갈 수 있나?
5년 전 송정천에서 참게를 한 마리 잡았다. 그 크기가 대단했으며 기운도 아주 넘쳤다. 집으로 모셔와 수족관에서 키워보니 낮에는 거의 움직임 없이 지내다 밤에 활동하는 것으로 보였다. 참게는 보기보다 활달하고 움직임도 재빨랐다. 그런데 아쉽게도 약 2주 정도 지나 작은 수족관으로 옮겨놓자 이틀 만에 죽어 버렸다. 아마 좁은 곳이라 스트레스로 죽은 것이리라.
이런 참게가 최근 장산계곡에 등장했다는 소식에 깜짝 놀랐다. 장산계곡은 송정천과 달리 대천호수라는 인공댐이 가로막고 있어 대천호수 아래와 장산계곡이 단절되어 있는 상태다. 그래서 바다로 오가는 참게가 장산계곡에 서식한다는 사실 자체가 의심스러웠다.
참게가 대천호수 수문벽을 타고 오르내린다고 하기에는 수문벽이 너무 높아 보인다. 그러나 최근 장산계곡에서 참게가 통발에 잡힌 적이 있고 대천호수 준설 시 참게를 봤다는 목격담에 비추어 볼 때 장산계곡과 대천호수에 참게가 서식한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여전히 의문이 남는 건 바로 참게도 산란을 위해 바다로 간다는 사실이다. 바다와 민물을 오가는 참게가 어찌 대천호수에 서식할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여기에 대해서 일본의 학자들이 새롭게 발표한 논문이 있다. 바로 회귀성 어류에 대한 연구다. 이 연구에 따르면 회귀성 어종이 댐 등에 막혀 바다로 가지 못하면 댐을 바다로 생각하고 댐을 기점으로 계곡으로 회귀한다는 사실이다. 이 같은 결과는 청도 운문댐 위에서 은어를 잡아 본 경험으로 설명된다. 운문댐 상류인 경주 산내의 하천에서 은어를 잡은 적이 있었다. 그 뒤 일본학자의 연구 결과를 접하곤 댐을 바다로 생각하는 어종이 생겨났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어쩌면 장산계곡의 참게도 이 같은 사실을 뒷받침하는 결과가 아닐까? 참게가 대천호수와 바다 사이를 왕래한다는 사실은 좀처럼 믿기가 힘들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장산계곡에 참게가 서식한다는 사실이다. 이를 어찌어찌 알고 몰래 통발로 잡고자 한 사례도 적발되었으며 불법통발에서 구사일생으로 살아남은 참게는 생태체험장 연못에 방류되었다. 위 사실이 의심스러우면 생태체험장에서 참게를 찾아보시길…. 혹 운이 좋으면 만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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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전 송정천에서 발견된 참게
![](https://t1.daumcdn.net/cfile/cafe/267B3D3B583E6BE11F)
참게가 타고 오르내리기엔 대천호수 인공수문벽이 너무 높아 보인다.
참게
참게는 길이 6㎝, 갑각 너비 7㎝ 정도의 크기로 자란다. 갑각은 둥근 사각형이며, 이마에는 4개의 삼각 이빨 모양의 돌기가 있다. 갑각의 등 부분은 약간 볼록하고 H자 모양의 홈이 나 있다. 또한 갑각의 모서리마다 촘촘한 알갱이가 있고, 양쪽의 집게 다리에는 가시가 나 있다. 집게 다리는 서로 대칭이며 억세다. 집게에는 털이 나 있으며, 걷는 다리는 가늘고 길다. 배는 암수 모두 7개의 마디로 구성되어 있다. 참게는 10개의 가슴다리를 가진 십각목(十脚目)에 속한다.
바다와 가까운 하천 유역에 많이 서식하며, 개울 또는 논둑에 구멍을 파고 살기도 한다. 산란기는 대개 날씨가 추워지기 시작하는 11~12월이며, 바다로 내려가서 알을 낳는다. 이듬해 1~4월 초에 유생이 부화된다. 알에서 부화한 유생은 다시 민물로 올라와 자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어린 참게는 5~6년 동안의 성장기를 거쳐 완전한 성어가 된다. 수명은 약 7~10년이며, 식성은 잡식성이다.
<출처 : 네이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