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연극방 번개 참석은 두 번째다.
연극 보는 것을 워낙 좋아해서 지난 연말에 국립극장에서 <고도를 기다리며>도 봤고 평소에 틈틈히 볼 만한 연극이 없나 공연 정보를 기웃거리는 편이다.
그때 본 고도를 기다리며는 신구, 박근형, 박정자, 김학철 등 이름 자체가 한국 연극사인 쟁쟁한 배우들이라서 무대 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벅찼다.
연극이 끝나고 배우들이 인사를 할 때 아내는 박수를 치다 감동이 복받쳤는지 눈물을 글썽이기까지 했다.
연극방이 그동안 방장도 없고 거의 활동이 멈춰 있어 썰렁하기만 했는데 얼마전부터 파송님이 혜성처럼 나타나서 나도 이런 행운을 누리게 되었다.
이번에 본 연극 <옥탑방 고양이>는 거의 15년째 롱런을 하고 있는 작품이다. 옥탑방 하면 주거 시설로는 별로라서 권장하는 주거지가 아니다.
내가 찢어지게 가난한 집에서 태어났기에 주로 달동네를 전전하며 살았어도 옥탑방에서는 살아보지 못했다. 한때 반지하에서는 살았다.
20대 초반 아현동 옥탑방에서 내 친구가 살았기에 옥탑방의 열악한 주거 환경을 잘 알고 있다.
여름에는 삶아 죽일 듯이 덥고 겨울에는 방안 웃풍이 어찌나 심한지 냉장고가 따로 없는 곳이 옥탑방이다.
그래도 여름이면 그 옥탑방에서 비 오는 풍경을 바라보며 친구와 막걸리 마시던 추억은 있다.
오늘 본 연극 줄거리를 대충 쓸려고 했더니 며칠 후에 같은 작품을 보는 번개가 있어 최대한 우회해서 말하겠다.
보통 연극은 하루 1회 공연이 있거나 일주일에 하루 정도는 쉬는데 이 연극은 하루 2회 공연에 연중무휴로 무대가 펼쳐진다.
같은 역을 여러 명의 배우가 날짜 별로 돌아가면서 출연하기에 가능할 것이다. 작품 배경은 서울 창신동 옥탑방이다.
지금도 옥탑방이 자리하기에 좋은 동네가 창신동이다.
나는 이 동네가 좋아서 가끔 동대문에서 시작해 창신동 골목을 거쳐 낙산까지 오르는 산책을 즐긴다.
낙산 공원에 올라 혜화동으로 내려오거나 반대편인 삼선교로 내려와 시장통 중국집에서 짜장면을 먹고 올 때도 있다.
창신동은 여전히 봉제 공장이 곳곳에 자리 하고 있고 사람 냄새 가득한 골목에는 옛 향수가 묻어나서 좋다.
이 동네 주거 시설이 저렴한데다 연극의 배경인 옥탑방이니 더욱 싼 값에 입주할 수가 있다.
풍운의 꿈을 안고 대구에서 올라온 젊은 여성은 작가 지망생이다. 옥탑방에 짐을 푼 다음날 한 남자가 이 옥탑방으로 이사를 온다.
집주인의 부주의로 이중 계약이 된 것이다. 서로 자기에게 입주 자격이 있다고 우기는 와중에 이미 이 옥탑에는 길고양이 커플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야옹, 야옹,, 저 인간들이 내 서식지를 침범해서 뭐하는 짓들? 과연 앞으로 이 옥탑방에는 무슨 일이 벌어질 것인가.
스포일러 때문에 더 이상 밝힐 수는 없지만 이 연극의 묘미는 사람 흉내를 내는 고양이 커플이 진정한 재미를 제공한다.
고양이 역할뿐 아니라 여러 배역을 소화하는 1인 다역을 고양이 커플 배우는 천연덕스럽게 해냈다.
나는 러닝 타임 100분이 언제 지났는지 모를 정도로 재미에 푹 빠졌다.
옥탑방 고양이는 재미 90%, 진정한 사랑의 의미 10%가 잘 조합된 킬링 타임용 연극으로 손색이 없다.
연극 번개는 참 어렵다. 예매를 미리 해서 좌석을 확보해야 하고 몇 명이 올지도 감을 잡을 수 없기에 숫자 확정도 쉽지가 않다.
그러기에 착한 가격에 연극을 볼 수 있게 해주는 파송님이 어찌 고맙지 않겠는가.
혼자서 번개 추진하기도 힘든데 그동안 후기까지 쓰면서 북치고 장구치고 하는 것이 미안했다.
연극 보고 나서 댓글 곱게 달아주는 것도 괜찮은 일이겠으나 이번엔 나라도 나서 이런 후기로 고마움에 보답하고 싶었다.
집결 장소인 혜화역 2번 출구에서 찍은 기념 사진이다. 마스코트, 토시리, 남궁성, 유현덕, 공교롭게도 넷 다 범띠였다.ㅎ
오늘의 연극 옥탑방 고양이를 상연하는 소극장 틴틴홀 전경이다.
공연장 정문에서 찍은 단체 기념 사진이다. 오늘 참석자가 전부 열 명인데 세 명은 어디로 갔을까.
이모님 팔순 잔치에 모인 가족뿐 아니라 카페 친목 번개도 모두를 사진에 담기는 이렇게 어렵다.
마스크를 쓰고 찍었다며 마스크 벗고 다시 찍었다. 유현덕, 마스코트, 남궁성, 토시리, 파송, 춘수, 나나소울, (존칭 생략),
여기뿐 아니라 다른 방에서도 님자 안 붙였다고 삐지는 사람이 있다면 쪼잔한 사람,,^^
공연장에 입장해서 몇 장 찍었다. 유현덕, 마스코트
맨 뒷자리에 앉은 성균, 남궁성, 토시리, 파송
나나소울, 마스코트, 두 분이 객석에서 자매처럼 앉아 연극 공연을 기다렸다. 모두 이날 처음 만난 사이다.
열정적인 공연이 끝나고 무대 인사 시간에 몇 컷 찍었다. 에너지 넘치는 젊은 배우들의 연기에 저절로 박수가 쏟아졌다.
벙주 파송님 인솔 하에 밥배 술배를 채우기 위해 식당으로 이동했다.
연극방의 제1 덕목인 가성비 좋은 식당 입구에서 한 컷, 멋진 모델은 춘수님과 마스코트님이다.
밥 나오기 전에 담은 풍경이다. 나나소울, 방랑자, 춘수 세 분 선배님이 나란히 앉아 오늘의 분위기를 살렸다.
일부러 하나 둘 구호를 부르며 찍은 기념 컷, 남궁성, 토시리, 나나소울, 방랑자님이다.
연극 좋아하는 사람들답게 모두 소녀처럼 맑은 모습이다.
오늘의 벙주, 파송님, 남궁성, 토시리님을 한꺼번에 담았다. 파송님은 여전히 얼굴 전체 보이기를 부끄러워한다.ㅎ
성균, 마스코트, 유현덕, 셋 다 동갑내기 62범이다. 성균님은 오늘 처음 봤으나 소주로 집중 공략을 해서 친구로 만들었다.
무뚝뚝하지만 성의를 다해 맛있는 음식을 제공한 식당 사장이 찍어준 단체 사진이다. 오늘 번개에서 열 명을 전부 담은 유일한 사진이다.
벽 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유현덕, 여름이, 파송, 남궁성, 토시리, 나나소울, 방랑자, 춘수, 성균, 마스코트,,
3명이 먼저 집으로 가고 7명이 2차로 맥주집에서 소맥과 커피로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나이도 살아온 배경도 모두 달랐지만 연극을 좋아한다는 이유 하나로 뭉친 멋진 날이었다.
앞으로도 주말 연극단의 만남은 계속될 것이다. 오늘 함께한 모든 님들에게 감사의 말씀 전한다.
첫댓글 갑자기 하늘에서 떨어졌나
땅에서 솟았나
파송신이 강림하사
연극방은 창세기를 다시 쓰고 있다~
특히 2차에 같이 한 분들과 나누었던 시간과 장소 그리고 그 대화들 내 기억에 영원하리라~
파송님 자주 번개를 내려주소서~
춘수 형님, 오늘 연극방 번개 중심을 잡아주셔서 감사했습니다.
벙주 파송님에게 가장 큰 힘이 되는 것은 춘수 선배님이 참석하는 것이랍니다.
앞으로도 연극방 활성화를 위해 형님과 함께하는 날이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마지막까지 분위기 맞추고 자리 지키시느라 고생하셨습니다.ㅎ
춘수님 제가무슨 교주도아니고 잼있내요ㅋ
괜찮은거 보이면 자주 올려볼게요 ^^
별똥별같은 파송님 덕분에 오늘도 연극보면서 행복한 하루를 보냈습니다. 10여분 늦은 저를 기다려주신 9분께 죄송함.미안한맘 가득했으나 편히 반겨주신 님들께 감사드립니다.ㅎ
어쩜 이렇게 멋지게 맛있게 잘쓰시나요. 유현덕님의 진면목에 다시한번 감탄입니다. 만날수록 친근함이 느껴집니다. 이렇게 모두들 좋은분들과 함께하는것도 삶의 큰 행복입니다. 모든님께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만나서 반가웠습니다.
나나소울님 어제 잘 들어가셨는지요.
먼 곳에서 여러 번 갈아타면서 왕복 족히 4시간은 걸릴 텐데 그 열정이 놀랍습니다.
인상도 좋고 말씀도 예쁘게 하시고 예술까지 사랑하는 맑은 영혼의 소유자를 만나 좋았습니다.
우리 다음에 또 반갑게 만나자구요.ㅎ
벙주 파송님
글쟁이유현덕님
그외 모든님들 오늘함께여서
고맙고
감사했습니다(꾸벅)
항상 건강하고 행복하세요 ~
내 친구 마스코트님을 연극방에서 만나니 더욱 반가웠습니다.
젊은 관객들과 웃다 보니 100분이 금방 지나갔지요.
인생 후반전을 알뜰하게 즐기는 모습이 무지 좋아 보였습니다.
늘 건강 잘 챙기시기를,,ㅎ
재미있는 후기네요.
연극, 경쟁이 치열해서 끼기 어렵네요. ㅎ
뽀삐맘님 연극방이 갈수록 경쟁이 치열합니다.
저도 이번 연극 하마터면 못볼 뻔했는데 막차로 합류했지요.
자주 들어와야 기회를 잡을 수 있겠더라구요.
다음엔 꼭 당첨되셔서 좋은 추억 쌓기를 바랍니다.ㅎ
파송님 앞으로도 좋은연극 부탁 드려요
유현덕님 후기 글 잘보구 갑니다
어제 뵌님들 만나서 반가웠서요
여름이 선배님 어제 반가웠습니다.
처음 만나서 어제처럼 많은 대화를 나누기도 쉽지 않지요.ㅋ
여름이님이 카페 연륜이 있으셔서 더욱 유용하고 즐거운 대화였습니다.
늘 좋은 날 되세요.
후암,, 후기 엄청길고 잘쓰시내용,,
반은 아꼈다가 나중에 읽어야지ㅋ
어제는 연극도 잼있었고 식사타임도 즐거웠어요
단체 사진도 여러장 찍어주시고 활동적인모습 보기좋왔고요,
근데 다들 뒷자리 앉게해서 미얀요,, 공연시작 무렵에
저랑 쏠님만 빈자리 앞자리로 옮겨앉잤내요,,ㅡㅜ
잘들지내시고 담에도 함께 합시당~*
ㅎ 이런 후기를 쓰게 만든 것도 전부 파송님 덕분입니다.
어제는 착한 분들만 모셔서 재밌는 연극에다 뒷풀이까지 모두 순조로웠지요.
좌석은 공연장이 소극장이라 뒷자리도 관람하는데 큰 지장은 없었습니다.
오히려 앞자리의 젊은 사람들 배꼽 잡고 웃는 모습도 연극의 일부였네요.ㅋ
저부터 차려둔 밥상에 숟가락만 갖고 끼어드는데 파송님의 희생과 노고에 깊은 감사드립니다.
이거라도 해야 나중 덜 미안할 것 같아서,,ㅎ
후기글잘보고갑니다
넵, 방랑자님 어제 늦게까지 자리를 지키셨지요.
연극방에서 자주 뵙기를 바랍니다.
파송님
그리고 함께 하신
선배님 범띠 친구분들 반갑고
즐거운 시간이었어요
식사만하고 먼저와서
죄송하고요
현덕님 멋진 후기 잘 보고갑니다
감사합니다~^^!
남궁성님 함께여서 즐거운 날이었습니다.
뒷풀이 참석은 저도 못하고 먼저 올 때가 자주 있지요.
연극방이니 연극 관람이 우선이고 뒷풀이는 여견이 되는 사람만,,ㅎ
조용한 성격인 남궁성님 다음에 또 뵐 수 있기를 바랍니다.
유현덕님도 연극 좋아 하시는군요.
저도 연극 매우 좋아하는 사람들 중 1인입니다.
언제 연극 관람시 유현덕님과 반갑게 악수 나눌 기회가 주어 지겠습니다. ^^~
햐~ 수피님이 연극을 좋아하신다니 더욱 정감이 갑니다.
객석에 앉아 배우들의 호흡이 들리는 무대를 보면 가슴이 떨리는 사랍입니다.
80년대 초, 삼일로 창고극장에서부터 제 연극사랑은 시작되었지요.
저도 수피님을 연극 번개에서 뵐 날을 기대합니다.ㅎ
글 잘 썼구려...화이팅 ~ !!
학교 다닐때 연극동아리를 하면서
지금껏 그들과 모임을 하고 있는 나....
인생은 연극이요. 우리는 모두 배우들이지 ~ ㅎ
ㅎ 멋진 적토마,,^^
형은 지금 연극 무대에 서도 될 정도로 외모 체력 팔팔하지요.
내가 태어나서 처음 본 연극이 친구가 다니던 학교인 중앙대 재학생들 작품이었다는,,
적토마 형 만나면 연극 이야기로도 대화거리가 무궁무진할 듯합니다.
인생은 연극무대, 나는 먹고 살려고 발버둥치는 광대,,ㅎ
@유현덕
ㅎㅎ~
나는 광대앞에 둘러리...광운대가 아니라 광대~
한 여자의 이중성이 너무도 싫어서 그걸 표현
해보고자 연극이라는 동아리를 선택했는데
그새 세월은 반세기가 조금 못되게 흘렀네...
이제는 나 자신의 살아온 길을 글과 연극과
노래로 표현해야 하겠는데, 술 한잔하면서
같이 표현해보자고라 ~(^_*)
유비현덕과 관운장의 적토마가 술 한잔하면서...
화이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