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김소진을 아시나요?. 이분의 소설들을 저는 참 좋아합니다. 63년생이신데 97년도에 작고하셨으니..마흔둘인 지금의 제나이보다도 한참 젊은 서른다섯 나이에 요절하신 안타까운 분이죠..
그 분의 소설중에서도 특히 도시 주변부 서민들의 삶을 그린 작품들 속에 녹아있는 민중들의 해학과 인간미는 그 시대를 어린시절로 보낸 사람으로서 많은부분을 공감하고 추억하게 합니다.
작가는 강원도 철원태생이나 다섯살때 미아리 산동네로 아사와 결혼전까지 26년을 사셨다지요...그래서인지 그 소설속에 등장하는 도시 민초들의 삶이란 제가 어릴때 숱하게 보고 듣고 느꼈던 우리 옆집 앞집 이야기였으니까요... 제가 지금도 살고있는 미아리..라는동네는..ㅎ 지금이야 아파트숲이 울창한...서울의 여느 동네 못지않지만..저 어릴때만해도 빈민촌의 대명사격이었지요.. 김소진 작가님은 저랑 십여년 차이가 나지만 동시대에 같은 공간에서 숨쉬고 있었을거란 생각을 하면서 그의 소설을 한줄한줄 읽어내려가다보면 내 어릴적 풍경이 파노라마처럼 눈앞에 쫙 펄쳐지는 느낌이 나곤 합니다. 아홉살 무렵..다섯식구가 용달차 하나에 보잘것없는 세간살이를 싣고 미아리로 이사오던 날은 삼십년이 훌쩍 넘은 지금도 생생하네요~.
(장석조네 사람들) 에서 장석조네 집의 위치는 대충 길음동, 미아리 언저리쯤의 달동네 였을테니.. 기차처럼 늘어선 아홉칸의 단칸방중 한칸에 짐을 풀었을 내 아홉살 시절 우리가족의 모습과 겹쳐지면서 묘한..감정이 들더군요..
남루한 도시의 한구석..돌산에서 별이 총총한밤에 아프게 나누는 대화.. 지금은 내 아이들이 다니는 초등학교가 들어서있는 그 돌산은..나 어릴적 참 많이 올라다녔던 곳이네요.
아홉살때부터 지금까지..중간에 결혼해서 2년간 동대문구에서 잠깐 외도? 한적을 빼면 딱 삼십년째 살고있는곳이죠... 달동네 게딱지처럼 다닥다닥 붙어있던 집들사이 좁은 골목길에서 고무줄하고 연탄재 던지며 놀던시절이 아직도 눈감으면 선합니다..우리가 세들어살던 집자리에는 p 아파트 106동이 들어서 있어요..ㅎㅎ
저도 30년 살았던 강서지역을 떠나서 이제 15년째 다른 동네 살지만.. 부모님은 아직 그쪽에 살지요. 명절 때 가게 되면 옛 기억의 동네를 곧잘 산책하면서 회상에 빠지곤 해요. 많이 변하기도 했지만 그래도 추억이 어린 곳이고.. 아직도 옛 흔적이 남은 곳을 보면 참 좋더라구요.. ^^
첫댓글 그렇군요..요절하섰네오..한번검색해 볼께요
네...아까운 나이에 요절하셨죠...
김소진 첨 듣는 작가인데 무지 궁금하네요
한번 읽어보세요..^^
박완서님도 성북구,길음,돈암,혜화 쪽에서 지내셨데서
그분 책에 나와있던 길을 밟으며 술을 마셨던 적이 있었죠^^
작가의 흔적을 밟고 글을 읽으며 사색하는것 아주 멋져보입니다^^
고1때..(그대 아직도 꿈꾸고 있는가) 라는 박완서님의 작품을 처음 읽었던 기억이납니다..그분의 작품들도 아주많이 좋아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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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아리는..90년대 이후 2000년쯔음이 되어서야 개발이 이뤄졌죠..ㅋ
우리 가족이 강남역삼동 에서 살다가 70년대 변화의 바람을 제대로 맞고 옮겨온곳이 미아리였는데 아직까지 둥지를 틀고있다는요~ㅋ
무엇보다 북한산,도봉산 가기에도 가깝고 좋아요^^
제 집뒤가..등산로이건만..일년에 한번도 안가지네요..;;;;;;;
자랐던 동네에 계속 살고있다니 부럽네요.
고향이 없는 서울토박이에겐 오래 살았던 어린시절 동네에
고향의 향수를 느끼는데... 나 자랐던 곳은 아예 종적을 감췄더라구요.
아홉살때부터 지금까지..중간에 결혼해서 2년간 동대문구에서 잠깐 외도? 한적을 빼면 딱 삼십년째 살고있는곳이죠...
달동네 게딱지처럼 다닥다닥 붙어있던 집들사이 좁은 골목길에서 고무줄하고 연탄재 던지며 놀던시절이 아직도 눈감으면 선합니다..우리가 세들어살던 집자리에는 p 아파트 106동이 들어서 있어요..ㅎㅎ
저도 처음 접하네요. 이철환님 같은 글을 남기셨나봐요. 자극적이고 급하지 않게 사람을 녹이는....
네...저도 이철환작가의 글을 읽어봐야겠네요~^^
@미나리 좋네요. 이런 공간 서로 좋았던 작가와 작품을 나누는.....아 따뜻해~^^
저도 30년 살았던 강서지역을 떠나서 이제 15년째 다른 동네 살지만.. 부모님은 아직 그쪽에 살지요.
명절 때 가게 되면 옛 기억의 동네를 곧잘 산책하면서 회상에 빠지곤 해요. 많이 변하기도 했지만 그래도
추억이 어린 곳이고.. 아직도 옛 흔적이 남은 곳을 보면 참 좋더라구요.. ^^
제가 다녔던 초등학교앞을 거의 매일 지나다닙니다..교문앞 문방구와 슈퍼가 그 상호 그대로 아직도 그 자리에 있어요..어릴때 그리도 넓고 커보였던길은 참 아늑해보이네요.^^
@미나리 저도 학교 앞 문방구 어르신들이 어머님 친구분이셨는 데.. 지금은 아들이 물려받아서 아직도
그 앞에서 장사를 하고 계시더라구요.. 그 문방구에서 만화책 공짜로 보던 생각이 나더라구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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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시군요^^
철원은..아직 한번도 못가본곳이네요..,,
미아리 한창 재개발 할때 매일 같던동네 어릴땐 산동네라 올라가면 동네 형들에게 맞을까봐 못갔던 동네 지금은 아파트촌으로 탈바꿈해서 흔적을 많이는 찾을수 없지만요 ^^
지금도 꿈을꾸면 옛날 살던집이 나와요...집에 들어가면 숨이 턱에 닿을듯 헉헉대던 산동네 중턱 그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