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스바덴: 나는 자네가 사라지기 전 데이모스를 만났다는 사실을 듣고 그를 찾아가 자네의 행방을 물었네. 나는 다른 주신 들과는 달리 데이모스의 환생이론을 믿고 있었기 때문에 자네가 언젠가 다시 태어나리라는 것을 믿고 지금까지 기다려 왔네.
루시퍼: 그걸 왜 진작 이야기하지 않았죠? 또, 왜 그런 일을 벌여서 수많은 사람들을 희생시킨 겁니까?
비스바덴: 모든 것은 자네를 각성시키기 위해서 였네.
루시퍼: 나를 각성시키기 위해서 였다구요? 단지 그것을 위해 이런 소동을 일으켰던 겁니까?
비스바덴: 처음에 프라이오스와 베라모드가 죽었을 때에는 나는 이제 곧 자네가 환생할 수 있을 거라고 기뻐했네.우리가 이세계를 위해 다른 신들을 배반했던 것은 우리가 이 세계를 사랑했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언젠가는 환생할 자네를 맞아주기 위해서 이기도 했었네.
비스바덴: 하지만, 뭔가 이상했네. 지난번에 베라모드가 일으킨 전쟁은 신들이 연합하여 우리의 고향, 아르케를 구하려는 목적이었지만 결과는 어떠했나? 결국, 주신들은 무려 아홉 명이나 몰살당했지만 암흑신은 베라모드 본인 한명만이 희생했을 뿐이네. 암흑신은 본래 열세 명이었는데 베라모드가 반란을 일으킬 때 데이모스를 따르던 이스킨데룬과 라만, 그리고 유가네아가 희생되었지만 데이모스와 베라모드를 제외한 아홉명의 행방이 묘연했네, 더구나, 당시 베라모드를 따르던 유스타시아와 디아블로는 오딧세이호에 타지도 않았네. 결국, 살아남은 우리 세 명의 주신과 데이모스는 나머지 암흑신들의 정보를 수소문하기 시작했지. 그러던 중, 유스타시아와 디아블로를 탐색하던 데이모스가 실종되었고 팬드래건의 황태자를 구한다는 구실로 동방대륙을 탐사하던 나는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되었네. 그것은 사라진 암흑신의 대부분이 동방대륙에 살아있을 뿐더러 그들이 뭔가를 만들어내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내게 되었지.
앙그라마이뉴. 우리 주신들이 암흑신과 파괴신들을 상대하기 위해 만들어낸 비장의 병기가 자네의 세라프와 아모데우스라면 암흑신들이 특히 베라모드가 주축이 되어 오래전부터 만들어 왔던 그리마가 바로 앙그라마이뉴네. 하지만, 앙그라마이뉴 역시 세라프와 아모데우스와 마찬가지로 강력한 초능력을 가진 영혼이 아니면 제어할 수 없었기 때문에 지금까지 나타나지 않았었지. 본래 베라모드는 자신의 벨제부르와 데이모스의 리리스를 결합시켜 앙그라마이뉴를 제어할 존재를 탄생시킬 계획이었지만 전생의 자네때문에 무산되었던 것이네. 그렇게 되자 모든 것이 명확해 졌네. 베라모드는 처음부터 우리의 고향 아르케로 돌아갈 마음은 없었던 것이지. 단지, 우리 주신들을 몰살시키고 자신의 육체를 포기하는 대신 스스로의 영혼을 앙그라마이뉴로 옮기기 위해 모든 일을 꾸몄던 것이지.
루시퍼:그렇지만, 베라모드는 환생의 존재를 부정하지 않았습니까!
비스바덴: 모두들 그렇게 알고 있었지만 예전부터 베라모드는 데이모스의 연구에 관심이 많았다네. 그는 데이모스로부터 얻은 카오스큐브를 이용해서 자신의 영혼을 옮길 생각이었던 거야, 결국, 주신들도 인간들도 베라모드의 음모에 이용되었을 뿐이지. 베라모드는 주신이 사라진 세계에 궁극의 마신으로 부활하여 모든 것을 손에 넣을 생각이었던 것으로, 신의 지위를 포기하고 아르케에 돌아가, 평범한 인간이 되는 것 따위에는 안 중에도 없었던 것이네.
루시퍼: 그렇다면, 아직까지 그는 왜 나타나지 않은 겁니까!
비스바덴: 궁극의 그리마 앙그라마이뉴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는 게 아니야, 그를 제어할 영혼이 깃든다 하더라도 적어도 오십년은 성장을 해야 파멸의 마신 으로 탄생할 수 있는거야. 그동안 그의 수하인 나머지 암흑신들은 그들의 제국인 투르를 움직여 왕국을 침공하고 제국령을 손에 넣기위해 체사레보르자를 움직였던 것이지, 물론, 베라모드가 파괴신 앙그라마이뉴로 부활하면 어차피 모든 일이 끝날 것이긴 하지만 베라모드의 부활 이전 나름대로의 공을 세우고 싶었겠지.
루시퍼: 그런데, 왜 나와 리리스를 끌어들인 겁니까?
비스바덴: 그것은 앙그라마이뉴를 상대할 수 있는 것은 주신들이 만들었던 아모데우스 뿐인데, 이를 제어할 수 있었던 유일한 인물인 흑태자는 이미 세상을 떠났네. 물론 우리 셋이 이렇게 힘을 합하면 어떻게 잠시 움직일 수 있지만 본래의 아모데우스의 힘에는 크게 못 미칠 뿐더러 그나마 움직일 수 있는 시간은 길어야 한시간 정도, 더구나 가동 후 우리는 모든 에너지를 빼앗겨 죽을 수밖에 없네.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프라이오스가 바로 자네 루시퍼를 위한 초차원 마장기 세라프 일세.
루시퍼: 이것을 나를 위해 프라이오스님이 만드셨다고요?
비스바덴: 프라이오스님은 겉 모습과는 달리 매우 정이 많은 분이었네. 특히 어려서부터 손수 키우다시피한 자네를 아꼈기 때문에 제어할 수 있는 강력한 병기를 손수 개발한 것이지. 아모데우스가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지만 그것을 제어하기 위해선 그만큼 강한 정신력을 가진 사람이 필요하다면, 세라프는 자네와 함께 선장하는 마장기일세. 세라프의 조직 하나하나는 자네의 유전자를 모태로 제작한 살아있는 마장기이기 때문에 자네가 강하면 강할수록 세라프 역시 강해지네,프라이오스님은 자네가 죽은 후에도 결국 그것을 완성하여 묭자의 무덤에 봉인해두었네.
그래서, 우리는 앙그라마이뉴의 탄생 이전에 하루라도 빨리 각성시킬 필요가 있었지. 하지만, 문제가 생겼네. 본래 내가 처음 어린 자네를 발견한 것은 지긐부터 30여년전일세. 그는 팬드래건의 젊은 황태자로 어린 나이에 용자의 무덤에 도전해왔지. 나는 첫눈에 그가 루시퍼가 환생한 것을 알아보았지만, 그는 내가 그를 각성 시킬 틈도 없이 전쟁에 말려들어 실종되고 말았네, 내가 먼 동방대륙을 탐색하여, 그를 발견했을 땐 그는 이미 다른 여인과 결혼하여 아이를 낳았더군. 그는 루시퍼로써의 각성에 실패한 삶을 살았던 것이네. 나는 무척 실망하였지만 또한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되었지. 그것은 자네가 그 왕자의 아들로 또다시 환생하였다는 사실일세. 하나의 시공간에 두개 이상의 같은 영혼이 존재한다는 것은 정말 믿을 수 없는 일이긴 하지만 리리스를 만나기 위한 자네의 영혼의 힘이 그만큼 강했다 고나 할까? 하지만, 자네를 다시 만나기는 했었지만 시간이 매우 부족하였네. 그래서, 자네도 알다시피 어려서부터 여러가지 필요한 교육에 힘썼지만 결정적으로 자네의 각성을 위해서는 리리스가 필요했네. 자네가 환생한 것으로 보아 이 세계에는 리리스가 존재한다고 생각했지만 우리는 리리스를 직접 본적조차 없었기 때문에 그녀를 찾아 낸다는 것은 무척 어려운 일이었네. 우린 결국 아홉명의 가능성을 지닌 여자아이를 찾아 우연을 가장한 여러 사건들을 통해 자네와 연결시켜 주었네.
루시퍼: 결국 지금까지 우리는 당신들에게 철저히 이용당해 온 것이군요. 그 모든 것이 당신이 꾸민 일들이다니, 하지만,어떻게 내가 진짜 리리스를 찾아 낼 수 있으리라고 생각하셨습니까?
비스바덴: 분명히 설명할 수는 없지만 자네라면 운명적으로 그녀들 중에 진짜 리리스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네, 아니, 어쩌면 그들 모두가 리리스 였는지도 모르겠네.리리스도 언젠가 자네를 다시 만날 때까지 몇 번이고 다른 인생을 살아왔을 것이고, 그들은 다른 시대뿐 아니라 동 시대에 여러 명이 존재할 가능성도 있었으니까. 어쩌면, 자네 역시 내가 자네를 발견하였기 때문에 루시퍼로써 자각할 수 있었고 자네 역시 그녀를 선택했기 때문에 그녀가 리리스로 각성했는지도 모르겠네. 분명한 것은 리리스만이 자네를 각성시킬 수 있다는 것이지.
루시퍼: 하지만, 당신들의 목적이 리리스를 통해 저를 각성시키는 것이라면 왜 아모데우스를 부활시켰습니까? 더구나, 당신들 능력으로 아모데우스를 조종하는 것은 거의 자살에 가까운 일 일텐데요.
비스바덴: 후후, 그것은 자네가 비록 루시퍼로 각성하여 세라프의 주인이 되더라도 현재 자네의 힘으론 앙그라미아뉴를 상대 할 수 없기 때문일세. 하지만, 세라프는 다른 마장기와는 달이,성장하는 존재, 우리의 아모데우스를 이길 수 있다면 자네의 세라프는 한단계 성장할 수 있을 것이네, 물론, 그렇다 고해도 앙그라마이뉴를 막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지만 어쨌든 지금보다는 확률이 높아질 것이네.
루시퍼: 비스바덴!
비스바덴: 자! 어서 너의 한계를 보여 다오. 루시퍼!자네가 좀더 강해지지 않는다면 우리의 모든 일은 허사로 돌아간다. 어차피 아모데우스를 가동한 이상, 우리들은 끝이나 마찬가지네! 어서와 우리를 초월한 좀더 강한 존재로 다시 태어나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