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img1.daumcdn.net/relay/cafe/original/?fname=http%3A%2F%2Fphoto-book.daum-img.net%2Fimages%2Fnbook%2Flarge%2F119%2Fl9788957363119.jpg) |
|
저자 |
토머스 볼핀치 지음 | 이광진 옮김 |
출판사 |
가나출판사 펴냄 | 2004.12.02 발간 |
카테고리 |
아동 |
책소개 |
어린이용 그리스ㆍ로마 신화 베스트셀러. 아름다운 여신과 뛰어난 영웅, 그리고 신비로운 일들을 만화... |
|
그리스 로마 신화의 최대 하이라이트가 바로 트로이 전쟁 관련 이야기이다. 호메로스의 일리아스와 오디세우스의 서사시를 보면 그 분량이 어마어마 하다. 구체적인 전쟁 장면의 묘사와 등장 인물들의 심리묘사에 이르기 까지 호메로스는 마치 그 현장에 있는 것 같은 묘사를 하였다. 그리고 트로이 전쟁은 지중해의 패권을 어느 쪽이 차지 하느냐에 따라 역사적 향방이 결정되는 서양사에 있어 중요한 위치를 차지 하고 있는 전쟁이다. 더욱이 트로이 전쟁이후 로마 건국으로 이어지는 부분은 서서히 신화중심에서 역사중심으로 옮아가는 과정이기도 하다.
그래서 이 이야기의 중요성 만큼이나 올림포스의 신들 또한 가만히 있지 못했던 것이다. 파리스에게 치욕을 당한 헤라와 아테나 그리고 그리스가 바다를 숭배했기 때문에 바다의 신인 포세이돈이 그리스 연합군을 적극 지원하게 되고, 파리스로 인해 최대 미의 영예를 안은 아프로디테는 자신의 아들 아이네이아스가 가담한 트로이를 응원하게 된다. 아프로디테외에 파리스의 누나인 카산드라(트로이 멸망을 예언)와 염문을 뿌린 아폴론과 아프로디테를 짝사랑한 아레스, 그리고 그리스군의 총사령관 아가멤논이 자신의 사슴을 죽인 이유로 트로이를 응원한 아르테미스. 트로이 전쟁은 이처럼 더 이상 지상의 전쟁이 아니였다. 신들의 개입으로 인해 대리전쟁의 양상을 띄면서 성과없이 세월만 흘러 보내게 된다.
신들의 제왕 제우스는 한마디로 좌불안석에 놓인다. 신들이 패를 나누워 인간들의 전쟁에 개입함으로서 신들에 대한 존엄성 훼손을 염려하게 되고 결국 관망하는 자세를 보이게 된다. 헤라와 아프로디테, 테티스(아킬레우스의 어머니)의 간청에도 불구하고 제우스는 중립을 지키게 된다. 제우스의 중립은 적극적인 중립이기 보다는 방관자적인 입장이다. 그래서 각 신들은 트로이 전쟁을 주도적으로 전개해 나간다.
트로이 전쟁은 다른 신화와는 다른 격을 가지고 있다. 그동안 신들에게 직접적인 반항이나 대항을 한 이는 시시포스와 탄탈로스외는 없었다. 하지만 시시포스와 탄탈로스 역시 순간적인 재치와 지혜로 신을 잠시 속일 뿐이었지 신에 대놓고 저항하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제 신들이 전쟁에 개입되면서 그야말로 신들 입장에서 보면 하극상이 일어나게 된다. 급기야 아프로디테와 아레스가 그리스의 명장 디오메데스의 창에 화를 당하게 된다. 물론 신들은 죽지 않지만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지게 되는 것이다. 그동안 신이라는 절대성이 훼손되는 순간이 온 것이다.
이 처럼 트로이 전쟁 이야기는 많은 점에서 그동안의 신화와는 격이 다르다고 할 수 있다. 비록 헤라와 아프로디테의 아름다움의 싸움에서 출발하였지만 그 내막은 아주 현실적인 이야기이다. 지중해의 해양권을 둘러싼 그리스 도시국가와 트로이의 한판 대결은 그래서 더욱 흥미로운 것이다. 헬레네라는 미인을 둘러싼 파리스와 메넬라오스의 싸움은 해양세력에 대한 도전으로 간주되어 결국 전쟁의 빌미를 제공하게 된 것이다.
트로이 전쟁 이야기는 신과 인간이 어우러진 신화의 결정판 같은 이야기이다. 전쟁동기에 대한 각 신들의 입장도 재미있고 인간들의 사연도 구구절절하다. 마치 이 전쟁은 원래부터 정해져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게 하는 대목들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