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충남 공주에 세거한 우리 일가의 할머님 이야기를 해드렸는데요.
총명하고 어여쁜데다 정절을 최고의 가치로 쳤던 당시 사회에 모범이 될만한 할머니였지요?
이번에는 좀 더 세신(?) 분입니다.
옛날의 족보가 그러하듯 이 할머님 성만 있습니다. 휘자는 알지 못합니다.
이야기는 1597년.
지지리도 못나고 아들에게도 열등감을 가지고 있던
최악의 군주인 선조가 재위 30년을 맞는 해
왜놈들은 다시한번 조선의 국토를 유린합니다.
이에 전국 각지에서 의병이 다시 창의하여 관군과 힘을 합세해 왜놈들을 물리칩니다.
이때 그 유명한 홍의장군 곽재우가 영남에서 맹활약을 하고,
호남에서는 우리 집안 홍자원자 할아버님이 가는 곳 마다 왜놈들을 쓸어버리십니다.
홍자원자 할아버님은 7년전 임진왜란이 발발하기 전 이미 문과에 급제하셔서
마땅히 전쟁에 나가셔야 했지만 할아버님의 치상과 아버님의 병세가 위중하셔 참전은 하지 못합니다.
다만, 의곡(의로운 일에 사용하라는 쌀) 100석을 권율장군에게 보냅니다.
이때 호남에서 모두 400석이 모였다는데 할아버님이 1/4을 내셨으니 규모를 알만 합니다.
7년 전에 전장에 출전하지 못한 것을 한으로 여기시던 할아버지는 정유재란이 발발하자 이번에는 전면에 나섭니다.
이때 뜻을 같이한 전우는 채홍국, 채홍조, 이탁, 승려 만세, 김영, 이시화, 이익성, 임추, 오몽서, 김귀복, 유희방 김경덕, 김경장, 권대붕 등입니다.
대부분의 전우들이 전쟁 발발 6개월만에 안타깝게 전사했지만 할아버님의 부대는 가는 곳마다 전승을 거두고 호남지역을 왜놈들의 침탈로부터 지켜내는데 큰 공을 세우십니다.
여러 장수와 군졸들의 힘으로 왜놈들이 물러가고 백척간두에 있던 이나라 조정이 다시 평온을 되찾자
나라에서는 할아버님께 선무원종1등공신을 내립니다.
이후 왜란에서 의병을 모아 나라를 구한 이는 영남의 홍의(곽재우)요, 호남의 해옹(김홍원)이라고 했답니다.
오늘 말씀드리려는 할머님은 바로 홍자원자 할아버님과 같은 항렬입니다.
할머님의 아버님은 수자 복자로 불과 14세의 나이에 증광생원시에 합격하여 이름을 전국에 날렸다고 합니다.
할머님은 이러한 천재 집안의 2남4녀중 맏딸로 태어나 넉넉한 가산으로 별 어려움 없이 성장을 하게 됩니다.
할머님은 당시의 관례대로 집안 어들들 사이의 결정에 따라 결혼을 하게 되는데 함풍이씨 유라는 분과 혼례를 올립니다.
현감의 딸로 집안의 장녀인 할머님은 모두의 축복속에 결혼을 하고 홍순이라는 아들을 하나 두게 됩니다.
그런데 정유재란이 발발하자 할머님의 부군인 이유공이 우리 홍자원자 할아버님과 함께 의병장으로 전투에 참전합니다.
이유공은 변산반도를 통해 부안으로 진격하는 적들을 맞아 대치에 나섭니다.
지금 부안에서 줄포에 이르는 길에 감교리라는 곳이 있습니다.
거기에 청등고개가 있는데 이유공은 다른 의병장들과 함께 의병을 이끌고 여기에 매복해 있다가 적군 수백 명의 머리를 베는 전과를 올립니다.
그러나 중과부적, 밀려 드는 적군을 감당하지 못하고 치열한 싸움 끝에 전사하고 맙니다.
이에 우리의 할머니가 여성의 몸으로 의병들을 지휘하게 됩니다.
임진왜란과 정유재란을 겪는 와중에 왜장을 끌어안고 죽은 논개의 충절은 잘 알려져 있지만
여성이 의병들을 지휘했다는 기록은 잘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이유공의 전사 소식을 들은 할머님은 앞 뒤를 가리지 않고 죽창을 들고 적의 진중에 뛰어 듭니다.
처음에는 여성이 죽창을 들고 나타나므로 왜놈들은 비웃었다가
덤비는 기세가 너무나 완강하고 등등하므로 당황을 합니다.
그러나 중무장한 왜놈들에게 죽창은 마치 엿가락과 같았겠지요.
결국 할머님은 왜놈의 칼에 절명을 하십니다. 소중한 아들 하나를 남겨 놓은 채 말이지요.
할머님이 싸우시던 곳에는 전적비가 세워져 있고 지금은 호벌치라는 이름으로 불리우고 있습니다.
기록에 따르면 할머님의 원수는 홍자원자 할아버님이 적의 토로를 끊고 수륙양면작전으로 적들을 제압해 되갚았다고 합니다.
역사 속의 부안김씨 할머니들 이야기....
다음에도 이어졌으면 합니다. ^^
첫댓글 어디서 이런 좋은글을 발굴했디야 ? 참말로 우리 대홍 총무 인재중에 인재여 !!!
자랑스런 우리 할머님 !!! 부김의 그정신 영원하라 ~~~
더많은 할아버님, 할머님 이야기 찾아봐야겠습니다.
우리가 아니면 누가 찾아주겠어요..
삭제된 댓글 입니다.
마음 흡족하시다니 힘이 됩니다.
형님 사시는 충주에도 좋은 이야기 있을 겁니다. 많이 올려주세요. ^^
부안김씨에 대한 자긍심이 더하기 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