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내음이 나는 책, 박상률의 “봄바람”, “나는 아름답다”
남편이 머리 좀 식히고 싶다며 읽을 만한 책 한 권 달라고 했다. 박상률님의 “봄바람”을 권했다.
주말 한 나절, 비스듬히 누워 단숨에 읽어낸 남편은 같은 작가의 다른 책이 있느냐 묻는다. 다행히 “나는 아름답다”가 있었다. 다 읽더니 자기는 “나는 아름답다가” 더 맘에 든단다. 어? 나는 “봄바람”인데 싶었다.
일주일간의 봄방학이 시작됐다. 일요일 온종일 창가에 앉아 다시읽기를 했다. 첫읽기에서는 스토리 전개에 대한 궁금증에 밀려 다른 부분에 대해서는 놓치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난 다시읽기를 즐긴다. 첫읽기에선 깨닫지 못 했던 다양한 향기를 즐길 수 있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두 권의 책을 다시 읽고 어떤 것의 손을 번쩍 올려야 할 지 잘 모르겠다. 음…난 다 좋았다.
두 권 모두 성장소설이다.
“봄바람”은 열세살 소년 훈필이의, “나는 아름답다”는 고등학생인 선우의 성장통을 이야기한다.
두 아이의 나이가 다른 만큼 그들이 겪는 성장통의 무게 또한 다르다.
훈필이의 그것이 진한 풋내가 난다면 선우의 성장통은 그 나이에 감당하기 제법 버거워 보인다.
훈필이의 경우는 주변과의 갈등이라기 보다 훈필이 내면의 성장에서 비롯된 통증이다.
반면 선우의 경우는 주변 인물과의 진솔할 수 없는 소통의 문제가 시인을 꿈꾸는 선우의 감성과 불협화음을 낸다.
아직까지 훈필이가 머무는 공간은 안전해 보인다. 제 말처럼 “웃자란” 훈필이는 이미 사흘간의 외도로 살짝 세상맞을 보고 돌아왔으므로 이제 또 다른 외도를 어설프게 감행하진 않겠지 싶지만 모를 일이다.
걱정은 선우다. 선우는 훈필이보다 훨씬 더 많이 삶에 대해 책임져야 할 나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두 아이 모두 믿음이 간다. 변화무쌍한 봄날씨같은 아이들이지만 정신이 참으로 건강한 아이들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건강한 아이들은 꽃샘추위도 너끈히 이겨내리라 마구 믿어진다.
첫댓글 청소년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남편과 사는 여자, 읽을 책을 골라주는 아내와 사는 남자... 음
애들 말로는 뭐 환상의 커플이라 하던가?
그러게요 함께 책을 읽고 권하고 주고받는 이야기가 있는 이부부 정말 환상입니다.
제겐 절대 찾아오지 않는 봄같은 이야기이네요 ㅡ.ㅜ;;;
절대로 비교안했습니다. ㅋㅋㅋ 어쨌든 시간되면 읽어볼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