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다'는 손가락이나 발가락 또는 기구 따위로 물건을 잡아서 들거나 어떤 것을 지적하여 가리킬 때 쓰고, '짚다'는 바닥이나 벽, 지팡이 따위에 몸을 의지하거나 손으로 이마나 머리를 가볍게 누르거나 여럿 중에 하나를 꼭 집어가리킬 때 쓴다. '짚다'의 뜻 중에서 '여럿 중에 하나를 꼭 집어 가리키기'에 '집다'가 들어 있는게 흥미롭다.
물건을 집어 올리거나 지팡이를 짚는 행위를 표현하면서 '집다'와 '짚다'를 헷갈일 일은 없겠지만, '시험에 나올만한 문제들을 짚어 주었다', '모자를 쓴 사람을 범인으로 집었다', '그렇게 꼭 집어 말하면 나도 할 말이 없다', '그는 나를 짚어서 궁금한 것들을 물었다', '문장 하나하나 짚어 가며 따졌다'와 같이 지적하고 가리키는 상황일 때는 가려 쓰기가 쉽지 않다. '짚고 넘어가자'이지 '집고 넘어가다'가 아닌 것도 마찬가지다.
뜻으로만 따지면, '여럿 중에 하나를 꼭 집어 가리킬 때'는 '짚다'를 쓰고 '지적하여 가리킬 때'는 '집다'를 쓴다.
참고 자료 《동사의 맛》 김정선 지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