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혈액순환 장애로 망막혈관 출혈… 비문증·실명까지 ‘응급질환’
분류 ㆍ효과적 치료법 없고 예측
어려워… 눈뿐 아니라 전신질환 관리 필요
뇌혈관이나 심혈관이 막히듯 눈의
필름에 해당하는 망막의 혈관이 막히는 안과질환을 ‘망막혈관폐쇄’(일명 눈중풍)라고 한다. 황반변성, 녹내장, 당뇨망막병증과 함께 실명을 일으키는
주요 망막질환 중 하나다. 막히는 혈관이 동맥인지 정맥인지에 따라 망막동맥폐쇄, 망막정맥폐쇄로 나눈다.
망막혈관폐쇄가 나타나면
혈액순환 장애로 망막이 붓고 출혈로 인해 시력이 갑자기 떨어진다. 시야 일부가 어둡게 보이고, 수명이 다된 형광등이 깜빡거리는 것처럼 앞이
보였다 안 보였다 하는 증상이 반복된다. 눈앞에 날파리가 날아다니는 것 같은 비문증이 생기고, 눈이 침침해지면서 선명하던 물체가 뿌옇게 보이기
시작한다.
안과전문병원 검사실에서 망막혈관폐쇄 진단을 위한 안저촬영을 하고 있다. | 김안과병원 제공
한국망막학회에 따르면 전국 5개 병원 망막센터에서 2008~2012년 망막혈관폐쇄로 새롭게 진단받은 환자가 26.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남자 환자는 3.8% 늘어난 반면 여자는 55.6% 급증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보면 2012년 망막혈관폐쇄로 진료를 받은
인원(새 환자와 재진 환자 포함)은 10만명을 넘어섰다.
발병 연령대도 낮아지고 있다. 건양대 의대 김안과병원이 2014년
망막혈관폐쇄 환자 통계를 분석한 결과, 50·60대의 망막혈관폐쇄 환자 비율이 57.2%다. 70·80대 환자보다 약 2.2배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다른 계절보다 겨울철에 환자가 더 많았다. 망막동맥폐쇄는 응급질환으로 분류된다. 효과적인 치료법이 없고 병의 경과를 예측하기가
어렵다. 망막의 중심혈관에 문제가 생기면 급격히 시력이 나빠져 실명에 이르는 경우가 생겨난다. 발병 후 2시간 이내에 병원으로 가서 치료를
받아야 한다. 뇌졸중이나 심근경색처럼 화급을 다툰다.
망막정맥폐쇄의 경우 망막정맥의 중심부가 막히면 주위에 있는 모든 망막정맥이
심하게 확장되어 혈관이 터지고 망막 전체에 출혈이 발생된다. 이렇게 되면 손상 부분이 광범위해지기 때문에 치료를 받아도 시력이 잘 회복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특히 합병증으로 대부분에서 망막의 중심부인 황반이 부어 시력이 나빠지며,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으면 녹내장까지 발생할 수
있다.
김안과병원 이동원 교수는 “망막혈관폐쇄증의 치료를 위해서는 안과 치료뿐만 아니라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 심장질환 등과
같은 폐쇄증을 일으키는 전신질환들에 대한 정기적인 종합검사로 관리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망막혈관폐쇄증은 특별한 증상이 없다가 예고없이 찾아오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40대 이후에는
정기적으로 안과검진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망막질환의 가족력이 있거나 당뇨·고혈압 환자 등은 평상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추위로 인해
혈압이 급상승하면 망막혈관의 손상 위험이 높아진다. <헬스경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