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라
저 기막힌 몸짓들
시퍼런 바닷물이
밀물과 썰물의 난장무리 숭어떼처럼
파닥이며 밀려오다
그 허리께 쯤에서 기진맥진해 멈춘다
날숨과 들숨의 클라이막스 지점에서의
거대 강물과의 세몰이 동침이다
혼몽한 일체의 몸 썪음이다
한 때 내게도 이들 초기 인생의
그런 억척 도면이 있었다
오랜시간 누군가와
극적인 만남과 승리를 연출한
저 파도처럼
거대의 무게와 평수를
높은 산마루 양팔로 모두
붙들어 세우는
그 절정(감동)의 순간을 누가 감히
쉬 붙들어 세울 수 있을까
울진 영덕방면 바다 산 1번지
칠포를 지나고 월포도 지나
다시 화진포 해수욕장
온몸 달빛에 휘감은 바닷길을 거쳐
일출봉, 그 어느 山 정상봉(峯)
눈앞에
반야의 높푸른 구경각 文 하나
마중나와 있다
오오. 이쯤 오면 나도
세상 무엇이 더 부러우랴
그들이 늘 품고 하늘과 함께 사는 이곳이
곧 내가 그리는 해변이다
바다 한 복판에서 다시
바다 위의 수만 바다를 찾아
헤매이는 곳
바다.
농익은 온갖 감이
제 무게를 이기지 못해 철버덕
맨 땅으로까지 옮겨가
산산히 흩어지는 곳
초로의 적막이
물푸레나무 회초리로
자신의 종아리 퍼렇게 후려치는 그곳이
동해의 마지막 항구바다
서포항
바로 그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