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늘, 의성마늘 값이...

[가을]

마늘사러 의성 갔다온 마누라가 마늘이 띈다고 해서 깜짝 놀랬지. 무슨 마늘이 토끼나 개구리도 아닌데 뛴다고 할까? 그래서 그게 아니고 마늘값이 토끼 오르막 뛰듯이 올라 간다고 하네. 아주 등다락같다고 하지. 같은 다마의 마늘이라도 작년의 서너배는 족히 된다고 하고.. 그러니 낸들 어떻게 하겠나. 오른들 또 내린들... 세상일이란게 그렇지. 뭐든 오르면 오르는대로 내리면 내리는대로 좋아 하는 사람, 괜히 옆에서 배아파 하는 사람과 죽을 쑤는 사람이 뒤썪여 있지. 그 중에 나는 비싸게 사먹어야 하니 후자에 속하겠지만.. 그래도 난 아무 생각없네. 마늘값은 마누라가 계산해야 하는거니.. 그래도 그런 생각은 하지. 할 일 없었던 작년 가을에 나도 의성가서 마늘 농사나 지을걸.. 그랬으면 이 여름은 아주 탱자탱자하고 좋은 세월 보낼수 있었을 것을.. 친구들 한테 대포같은것도 좀 사고.. 폼나게 보낼수 있지 않았나 아쉽지. 60년대 말인가? 70년대 초인가? 그때도 마늘값이 비싸서 모두들 마늘농사 많이 했지. 쟁기날 논바닥 깊숙이 찔러서 갈아엎고 거름 든든히 넣고 보리대신 마늘 심었지. 우리 마을에서도 마늘 농사 잘 지은 몇집은 한해 마늘농사로 평생 못이루던 상답 논마지기도 사서 살림 늘리고.. 동네에서도 부러움 많이 샀지. 그런데 농사짓는거는 참 지랄같았지. 여간 힘드는 일이 아니라 놔서.. 소쟁기 뒤따라 가면서 그 사이에 끼여 엎어지는 마늘 잡아서 바깥으로 던져 낼라면 이마에 땀이 비오듯 하고 허리는 끊어질듯 아프고 숨도 목에 턱턱 차는게 죽을 뻔 한거지. 그 생각하면 마늘값이 천금이래도 비싼것 아니지. 다만 사먹어야 하는 내가 돈이 없어서 그렇지. 지금 내가 무슨 일기를 쓰는것도 아니고.. 시시콜콜하게 시리... 사람사는게 다들 다를게 없겠지만 그래도 내사는 모습을 다 까발신다는건 어쨌든 좀은 부끄러우이.. 그래도 욕은 하지 마시게나.

[우하련]

올해 마늘값이 금값이예요.옛날엔 논에는 마늘심고 마늘 캐낸 논에는 모심으랴 .많이 바빴거든요.선배님은 고향에 대한 많은 걸 기억하고 계시더군요. 건강하게 잘게시지요?

[가을]

반가운 후배님 덕분에 잘 지내고 있지요. 더운 여름 나시느라 울 후배님도 고생이 막심하였으리라 짐작이 됩니다. 이제 여름 다 가고 있으니 힘 내시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