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WE의 성장으로 인해 몰락하던 JCP는 방송국 TBS의 사장이던 테드 터너에게 매수됩니다.
이렇게 WCW가 탄생하자 테드 터너는 대리인을 부사장으로 앉혀 단체를 통솔하게 합니다.
피자헛의 매장 관리인이었던 짐 허드는 인맥을 통해 TBS에 입사했고 WCW의 부사장으로 취임합니다.
당시 WCW가 NWA 가맹단체 중에서 가장 막강한 단체였던 덕분에 짐 허드가 NWA 회장으로 선출됩니다.
짐 허드가 프로레슬링에는 문외한이었던 관계로 더스티 로즈를 중심으로 뭉친 위원회가 곁에서 돕습니다.
초대 WCW 부사장으로서 짐 허드는 TBS에서 대주는 예산으로 영입에 힘씁니다.
훗날 이름을 알릴 마크 캘러웨이와 스티브 오스틴, 에릭 비숍이 이때 영입됩니다.
또한 렉스 루거, 시드 비셔스, 그레이트 무타, 스팅처럼 젊은 선수들을 키워주려고 합니다.
당시 릭 플레어가 각본진 수장을 겸하고 있었는데 짐 허드와는 사사건건 충돌합니다.
결국 평판을 빌미로 릭 플레어에게 권한을 내려놓게 한 짐 허드는 올레 앤더슨에게 각본을 맡깁니다.
짐 허드는 릭 플레어를 비롯한 선수들은 물론 팬들에게도 혹평이 자자했습니다.
다들 짐 허드가 프로레슬링에 대해 잘 모르고 알려고도 하지 않았다고 평가합니다.
짐 허드가 이끄는 WCW에서는 온갖 해괴망측한 기믹과 각본이 나오기 일쑤였습니다.
종을 의인화한 태그 팀인 '딩 동즈'나 곰을 사육하는 나무꾼 '빅 조쉬' 등이 실패작으로 손꼽힙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어깨가 바닥에 닿지 않아 3 카운트를 당할 일 없는 꼽추 태그 팀을 구상하지만 실현되지는 않습니다.
릭 플레어는 각본진에서 내려왔지만 여전히 세계 헤비급 챔피언으로서 WCW의 인기 스타였습니다.
평소 릭 플레어와 사이가 좋지 않던 짐 허드는 젊은 선수를 키운다는 핑계로 그를 푸대접합니다.
머리를 깎으라고 지시하기도 했고 재계약이 다가오자 형편없는 조건을 내밀어 굴욕을 주기도 합니다.
결국 갈등이 지속되던 끝에 릭 플레어가 휴가를 내서 불참하자 짐 허드는 그를 해고해버립니다.
한 단체의 세계 챔피언이 방출됐다는 사상 초유의 사태에 온갖 언론이 이를 보도합니다.
WCW에서 방출된 릭 플레어는 곧바로 빈스 맥맨과 접촉했고 WWE에 입단합니다.
NWA와 WCW의 세계 챔피언이 차던 빅 골드 벨트를 그대로 차고 WWE에 출연합니다.
공석이 생기자 WCW에서는 렉스 루거가 배리 윈덤을 꺾고 새로 세계 헤비급 챔피언이 됩니다.
하지만 관중들은 렉스 루거를 축하해주기는커녕 입을 모아 릭 플레어를 다시 데려오라고 외칩니다.
팬들이 등을 돌리는 지경에 이르자 결국 WCW에서는 방법을 써서라도 릭 플레어를 데려오려고 합니다.
사실 짐 허드는 자기가 고용한 젊은 선수들도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습니다.
특히 마크 캘러웨이는 올레 앤더슨으로부터 쓸모없다는 말을 듣는 굴욕까지 겪습니다.
WCW에서 작가 겸 매니저로 근무하던 짐 코르네트도 짐 허드와의 마찰 끝에 떠납니다.
짐 허드 때문에 여러 문제가 벌어지고 팬들도 등을 돌리자 테드 터너도 보고만 있지 않습니다.
결국 짐 허드는 그렇게 WCW에서 해고됐고 때마침 WWE에서 자리가 없어지던 릭 플레어를 다시 데려올 수 있습니다.
세월이 흘러 노년기에 접어든 릭 플레어는 짐 허드 때문에 겪은 수치를 잊지 않습니다.
인터뷰를 통해 자기뿐만 아니라 여러 사람 인생 망칠 뻔한 작자라며 짐 허드를 비난합니다.
한편 WCW에서 퇴출당한 이후 다시는 프로레슬링계에 발을 들이지 않던 짐 허드도 입을 엽니다.
릭 플레어를 친구라고 생각했지만 이렇게 미움받으니 안타깝고 후회스러운 마음이라고 밝힙니다.
하지만 경영인으로서 어쩔 수 없었다며 자기 역시 돈과 사람 사이에 놓인 피해자였다고 주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