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드라마·인도 사리‐ 신흥국 문화 자본 뜬다
세탁기가 거실 벽에 달려 있다. 차 없이 어디든 15분 안에 걸어갈 수 있는 '미니 도시'가 등장한다. 스마트폰이 내 통화내용을 분석해 레스토랑·영화관 같은 필요한 정보를 자동으로 화면에 띄워준다.글로벌 소비자 트렌드 조사 전문 기업인 '트렌드워칭 닷컴(trendwatching.com)'이 이달 20일 발간한 '2013년 트렌드 리포트'에서 제시한 다가올 생활상이다. 영국 런던에 본부를 둔 이 회사는 세계 1200여개 기업에 '트렌드 리포트'를 유료로 제공한다. Weekly BIZ는 이번 발간된 리포트의 11개 트렌드 중 몇개를 정리해 소개한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는 전기 스쿠터 '호퍼(hopper)'<사진>가 택시를 대체하고 있다. 온라인 예약만 하면 2.5유로(약 3500원)로 시내 곳곳에서 탈 수 있다. 대우일렉트로닉스가 내놓은 벽걸이형 미니 세탁기는 세탁시간이 짧고 에너지 소모량도 훨씬 적다. 스페인에선 와이파이와 블루투스가 자동으로 되는 보도(步道)가 등장해 걸어 다니며 인터넷을 즐긴다. 호텔처럼 아침 뷔페를 주는 아파트(SK리더스뷰)도 인기를 끈다.
②글로벌 중급(Tier 2) 도시
2025년에는 글로벌 600대 도시가 세계 GDP의 65%를 차지한다. 600개 도시 중 메가시티(인구 1000만명 이상)는 20여개이며, 400개 이상은 인구 15만~1000만명의 중급 도시다. 올 7월 루이뷔통이 점포를 연 인도 첸나이가 대표적이다. 중국 최고 부자 마을인 장쑤(江蘇)성 화시(華西)촌은 부자 농민들이 헬리콥터를 타고 초고층 빌딩을 구경하는 호화 생활을 즐긴다.
③'나'를 위한 '자동 맞춤 정보'
범람하는 정보는 사절이다. '나'만을 위한 실시간(實時間) 맞춤형 정보 제공 시대가 열린다. '사가'(SAGA)라는 앱은 스마트폰 사용자가 방문한 장소와 머무른 시간 등을 자동 기록했다가 사용자가 좋아할 만한 곳을 추천한다. 내년에 출시될 '마인드멜드'(MindMeld) 앱은 사용자의 통화 내용을 분석해 필요할 만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화면에 띄운다.
④팽창하는 ‘생애 첫 소비’
2020년에는 1인당 연간 소득 3만달러가 넘는 신흥국 소비자들이 1억4900만명으로 지금의 두 배가 된다. 이들은 최고 상품을 좇아 ‘생애 첫 소비’에 나선다. 브라질 크루즈 회사 MSC는 가상 크루즈 여행을 경험할 수 있는 온라인 게임을 개발해 우승자에게 크루즈 여행을 제공한다.
⑤이머징 스퀘어(이머징²)
신흥국 소비가 급팽창해 아시아국들의 세계 소비 비중은 14%에서 2030년 40%로 치솟는다. 콜롬비아의 저가 태블릿 PC인 ‘컴퓨맥스’는 남미에서 큰 인기이다. 브라질의 얼린 요거트 체인 ‘요고베리’는 중동에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프랑스 럭셔리 백화점 프렝탕, 미국 렌터카 업체 허츠, 디즈니랜드는 최근 브라질 관광객을 위해 포르투갈어를 구사하는 직원들을 대거 채용했다.
⑥신흥국 문화자본 재발견
신흥국의 고유 전통이나 국가 유산·역사·문화가 상품성 높은 문화자본으로 뜬다. 오스만 제국의 황제였던 슐레이만 부부에 관한 터키의 TV 드라마 ‘아름다운 세기’는 북아프리카와 중동, 동유럽에서 인기다. 인도의 유명 디자이너 마사바는 전통의상 사리(sari)에 현대적 문양을 넣어 재창조했다.
⑦도시 문제 제로(zero)
차 없이 생활이 가능한 인구 8만명의 미니 도시가 중국 청두(成都)에 2020년 탄생한다. 외곽에서 중심부까지 걸어서 15분 안에 이동할 수 있다. 싱가포르에는 밭을 쪼개 층층으로 배치한 수직형 농장이 문을 열었다. 도시의 ‘골칫거리’들이 소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