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五(오)월
이제 오월도 이틀 남았습니다
이틀 후면
5월이 끝납니다.
5월이 끝나가면서
찬란했던 봄도 서서히 꼬리를
감추려 하고 있습니다.
봄날이 가는 소리 저편에서
여름이 오는 소리가 들립니다.
가는 봄은 어쩌지 못하고
떠나보내야 합니다.
소월도 그의 시에서 가는 봄이 아쉽지만
잡을 수 없다고 했습니다.
실버들을 천만사 늘여놓고도
가는 봄을 잡지도 못한단 말인가?
이 내 몸이 아무리
아쉽다기로
돌아 서는 님이야 어이 잡으랴’
대중가요로도 익숙한
실버들’입니다.
가는 봄이 아쉽지만
봄이 가도 봄보다 더 좋은
여름이 오고 있다고 약간 삐죽거리는 듯한
노래도 있습니다.
소리꾼 김준수가 부르는
우리 단가 ‘사철가’에서 들었던 노랫말입니다.
‘봄 아! 가려거든 가거라
니가 가도 여름이 되면
녹음방초승화시 (綠陰芳草勝花時)라!’
‘나뭇잎이 푸르게
우거진 그늘과
향기로운 풀이 더 좋다.’는 의미입니다.
어찌 향기로운 풀만 있는 여름이겠습니까?
봄꽃이 지거나 지고 있는 한편에서 여름꽃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습니다.
엉겅퀴와 지칭개가 벌써
붉은색을 띤 짙은 보라색
꽃을 매달고 여름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떠나가는 5월의 흰 꽃들을
대신해 샤스타데이지가
꽃잎을 열기 시작했습니다.
금계국, 천인국, 원추리,
비비추, 옥잠화, 수레국화 등 여름꽃들이 꽃망울을 매달아 가고 있습니다.
들판을 가득 채운 망초와
벌개미취, 돌담 사이를 채운
한련화도 다음 차례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지는 봄꽃을 대신할
여름꽃들이 줄줄이 기다리고
있지만 그래도 가는 봄을
여전히 아쉽게, 허전하게 느끼는 사람들이
적지 않은 것 같습니다.
흔히들 ‘인생의 봄날’이라는
말을 씁니다.
추운 겨울 뒤에 온 봄날이
사람들에게 화려한 계절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입니다.
아름답고 행복한 시간을
의미하는 화양연화(花樣年華)
같은 때가 바로 봄날입니다.
그래서 가는 봄을
화려한 것의 몰락으로 보는 사람들에게는 가는 봄이
더 허무하게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자연의 순리에 따라
흘러가는 봄날입니다.
그 속에는 우리의 삶이
들어 있는 봄날입니다.
올해 봄날은 어땠는지
돌아보면 거기에 각자 나름의
의미 있는 봄날이 있을 겁니다.
연분홍 치마 끝자락에서
가는 봄날을 불러와서 지나간 봄을 둘러볼 때가
된 것 같습니다.
국민가요처럼 우리네 정서속에
들어와 있는 ‘봄날은 간다’입니다.
시인 100명이 가장 좋은
노랫말을 지닌 대중가요로 꼽은 ‘봄날은 간다.’입니다.
그만큼 우리의 정서가 녹아있는
노래라는 의미입니다.
3절까지 된 노래에 4절, 5절의 가사를 써본
시인들도 꽤 됩니다.
노래 좀 한다는 가수치고 이 노래를 불러보지 않은
가수는 별로 없을 듯합니다.
그만큼 대중 가요사에
중요한 의미가 있습니다.
부산에 살던 기인 작사가
손로원이 쓴 노랫말에 박시춘이 곡을 붙여
백설희가 1953년, 꼭 70년
전에 불렀던 노래입니다.
전쟁이 채 끝나지 않은
1953년 부산역 대화재 때 손로원은 판잣집 단칸방에
고이 간직했던 연분홍 치마저고리를 입은
어머니의 사진을 잃었습니다.
손로원이 방랑 생활하는 동안
남편을 일찍 떠나보낸 어머니는
고향 철원에서 농사지으며
살았습니다.
아들이 장가가면 시집올 때
입고 온 연분홍색 치마저고리를
입는다는 얘기를 입버릇처럼 해왔던 어머니였습니다.
1945년 해방되던 해
어머니가 돌아가신 뒤 고이 간직해온 사진마저 잃은
손로원은 참담한 겨울을 보내며 불효를 자책했습니다.
그래서 봄 속을 걸어오는
어머니를 떠올리며 쓴
사실상의 사모곡(思母曲)이
바로 ‘봄날은 간다’입니다.
가는 봄에 열아홉 어머니의
처녀 시절을 그려 넣었지만
어머니의 얘기처럼 들리지 않습니다.
그래서 봄날이 어머니일 수도
사랑하는 연인일 수도 있습니다.
사모곡(思母曲)일 수도,
사모곡(思慕曲)일 수도 있게
폭을 넓혀놓은 가사가 과거 정다웠던 사람을
노래의 선율 위에 올려놓게
만들어줍니다.
오랫동안 사랑받는 노래가 된
이유 가운데 하나입니다.
부산 근처 기장 출신이지만
사실상 ‘부산 사나이’나 다름없는
최백호에게 이 노래는
남다르게 다가올 수 있습니다.
부산에서 재수하던 시절 최백호는
남편 잃고 홀로 살아오신 어머니를 병으로 떠나보냅니다.
그때 심정을 적었던 글이
데뷔 노래 가사가 된
‘내 마음 갈 곳을 잃어’ 입니다.
10월에 어머니가 떠나면서
만들어진 사모곡(思母曲)입니다.
그래서 같은 부산 사나이
손로원이 쓴 ‘봄날은 간다’의 노랫말이 최백호에게는
남다르게 다가올 수 있습니다.
출처 :카톡으로 받은글 편집했습니다
💕
마지막 남은 오월도
하는일
하시고자 하는일 모두 모두
즐겁고 행복하게 마무리 하시기 바랍니다.
(펌)영상입니다
첫댓글 장 글 끝까지 수견해 봤습니다..
깜찍하고 감사하고 옛 날을 회상하는 멋진
봄날의 글!
그옛날 봄엔 봄의 향연도 있었겠지만..
봄만되면 완지 나른한 봄이였던 기억이 나네요..
긴 치마 저고리를 입고 철쭉 피여 만발하즈음
산에 올라가 살랑살랑 부는 바람 따라 가며
노래 부르고 했던 기억이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