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오후 고양종합운동장에서 U-20 대표팀의 오픈트레이닝데이가 열렸다. 사전에 선정된 20명의 팬들이 선수들과 단체사진을 찍고 있다.
‘비바람이 쳐도, 우리 지금 만나요!’
대한민국 U-20 대표팀이 팬들과 즐거운 만남을 가졌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U-20 대표팀은 13일 오후 3시 고양종합운동장에서 ‘파워에이드 오픈 트레이닝 데이’를 갖고 100여 명의 축구 팬들을 만났다. 이들은 약 1시간 반 동안 U-20 대표팀 선수들의 일거수일투족을 놓치지 않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100여 명의 팬들 중 사전 신청 후 선발된 20명의 팬들은 U-20 대표팀 선수들과 함께 단체 사진을 찍는 추억을 남기기도 했다.
김형기 씨는 축구를 하는 아들 김도형 군을 데리고 오픈트레이닝데이를 찾았다.
‘우리가 오픈 트레이닝 데이에 왜 왔냐면요...’ 행사 시작 전 갑작스럽게 강풍을 동반한 폭우가 쏟아졌음에도 팬들은 자리를 뜨지 않고 선수들을 기다렸다. 다행히 훈련 시간인 오후 3시 경 비가 멈췄고, 그라운드 위에 선수들이 등장했다. 일찍부터 경기장에 와서 기다린 팬들은 선수들의 얼굴을 보자 웃음꽃이 활짝 폈다.
경기장에 가장 먼저 도착해 선수들을 기다린 의정부 광동고등학교 1학년 이효진 양은 홍명보 자선축구경기 당시 이승우가 착용했던 유니폼을 입고 나타났다. 그녀는 이승우의 열혈 팬이었다. “오전 9시 30분에 경기장에 도착했는데 사람이 아무도 없어서 당황했어요. 그런데 이승우를 보니 행복해요. 비 맞고 추워서 힘들었지만 이승우랑 하이파이브하고 손도 잡아서 행복해요.”
아들의 어깨를 감싸고 훈련을 보던 김형기 씨는 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시종일관 그라운드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갑자기 비가 와서 춥네요. 날씨가 이렇게 추울지 모르고 반팔만 입고 왔어요. 감기도 걸린 것 같고요.” 아들을 위해서라면 추운 날씨쯤이야 견딜 수 있다. “우리 아들이 5학년이네 축구를 해요. 국가대표가 꿈이죠. 평소 직장 때문에 뒷바라지를 못해줘 오늘 같이 왔어요.” 김형기 씨의 아들 김도형 군도 한 마디 거든다. “형들이 훈련을 하는 걸 보니까 저도 같이 운동하고 싶어요. 반찬을 골고루 먹고 운동도 열심히 해서 나중에 꼭 국가대표가 될 거예요.”
서울이랜드FC 유니폼을 입은 한 팬이 눈에 띄었다. 박민규 씨였다. “선수들이 훈련하는 모습을 보고 싶어서 왔어요. 날씨가 안 좋아서 아쉽긴 하지만 선수들을 만났다는 자체로 만족해요.” 그는 20일에 개막하는 U-20 월드컵에도 높은 관심을 보였다. “큰 대회인 만큼 부담되겠지만 마음 편하게 즐기는 자세로 임했으면 좋겠어요.”
박민규 씨 옆에 있던 친구 김기철 씨는 집이 부산이라고 했다. 아침 일찍 머나 먼 고양까지 찾아왔다. “오늘 오전 7시 40분 차를 타고 올라왔죠. 오늘 바로 내려가야 해서 내일 세네갈 전은 못 보지만, 오픈 트레이닝 데이를 통해 선수들의 훈련을 볼 수 있어서 소중한 경험이 됐네요.”
미소가 아름다운 여자 고등학생 3인방도 만났다. 여주에서 올라온 정보경, 길예은, 김근영 양이다. 이들의 표정에 설렘이 묻어나왔다. “SNS에서 오픈 트레이닝 데이 공지를 보고 바로 신청했어요. 고양까지 오는 데 오래 걸리긴 했지만 선수들을 보니 기분이 너무 좋아요. 모두 다치지 말고 U-20 월드컵에서 좋은 성적 거뒀으면 좋겠어요.”
팬과 셀카를 찍고 있는 조영욱. 손에 들린 엄청난 선물이 눈에 띈다.
결전 앞둔 U-20 대표팀, 팬들의 기운 받다 U-20 대표팀의 팬 사랑은 이미 소문이 자자하다. 선수들은 평소에도 SNS와 경기장에서 팬들과 자주 소통한다. 이 날도 선수들은 훈련이 끝난 후 자연스레 팬들에게 다가갔다. 궂은 날씨에도 끝까지 자리를 지켜준 팬들에게 먼저 다가가 한 명 한 명 직접 사인을 해주고 사진을 찍는 등 정성을 다했다.
비와 땀으로 흠뻑 젖은 백승호(FC바르셀로나)는 “훈련 시작 전에 비가 와서 당황했지만 팬들과의 약속이니까 비 맞으면서라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많은 사랑을 보내주는 팬들 덕분에 힘이 된다. 일주일 뒤면 U-20 월드컵이 시작되니 많은 응원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쏟아지는 사인과 사진 요청에 쉴 틈이 없었던 이승우(FC바르셀로나)도 팬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그는 “오늘 팬 분들이 많이 찾아와주셔서 너무 감사하다. 내일 세네갈과의 평가전도 많이 찾아와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팬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진행된 훈련이었지만 전혀 부담스럽지 않았다. 이승우는 “이 정도로는 긴장이 안 되죠”라며 여유롭게 웃었다.
송범근(고려대)은 처음 경험해보는 오픈 트레이닝 데이가 어땠을까? 그는 “오늘 첫 오픈 트레이닝 데이였는데 팬들과 함께 해서 그런지 훈련이 재미있었다. 선물도 많이 주시고 사인 요청도 많은데 이게 힘이 된다”고 말했다. “많은 국민 여러분들이 U-20 월드컵을 응원해주시면 감사하겠다”는 말도 덧붙였다.
처음으로 열리는 U-20 대표팀의 오픈 트레이닝 데이는 결전을 앞둔 팀에 활력소를 불어넣기에 충분했다. U-20 대표팀은 14일 같은 장소에서 세네갈 U-20 대표팀과 월드컵 개막 전 마지막 평가전을 치른다. 대망의 본선 첫 경기(20일 기니전, 전주월드컵경기장)까지는 이제 일주일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