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령인구 절벽 도미노…‘학생수 모자라 폐교’ 눈앞의 현실로
강원도민일보 2021.01.20.
박가영
[학령인구 급감 도내 대학 비상]
학령인구 10년간 6만여명 급감
대학 최저 경쟁률 3대 1 밑돌아
대학, 학과 통폐합 ‘몸집줄이기’
탄력정원제 시행 정원감축 예고
일반대학에 이어 전문대학까지 2021학년도 정시모집에서 처참한 성적표를 받아들면서 강원도내 대학들의 ‘폐교 도미노’가 현실화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최고조에 달했다.강원도내에서는 2018년 4년제 대학인 한중대가 폐교된 이후 대학들이 줄줄이 문을 닫게 될 것이라는 퇴출 공포가 커지는 상황이다.
■ 학령인구 감소의 늪에 빠진 강원교육
최근 학령인구 급감으로 인해 도내 대학들은 신입생 감소와 경쟁률 하락을 겪고 있다.도내 학령인구는 2010년 23만1055명에서 2015년 19만9640명,지난 해에는 16만6743명까지 10년간 6만4000여명이 급감했다.강원도교육청에 따르면 대입에 직접적으로 연관되는 도내 고등학생수는 2015년 5만4836명에서 지난해 3만9808명까지 급감,2025년까지 3만8142명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2021학년도 대입 지표를 보면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잇따라 진행된 수시·정시모집에서 도내 대학들의 경쟁률은 대부분 하락세를 기록했다.도내 일반대 8곳의 2021학년도 수시모집 최종 등록률은 가톨릭관동대 63.3%,강릉원주대 82%,강원대 88.3%,경동대 89.6%,상지대 53.6%,연세대(미래) 91.4%,춘천교대 74.4%,한라대 60%,한림대 94.2%로 나타났다.
수시모집에서 미충원 인원이 3000여명 이상 대거 발생하면서 도내 일반대의 정시 경쟁률도 대폭 하락했다.지난 11일 마감된 정시모집 경쟁률은 가톨릭관동대 1.85대 1,강릉원주대 2.88대 1,경동대 4.42대 1,상지대 2.66대 1,한림대 4.07대 1 등 도내 대학 9곳 중 6곳이 전년 대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으며,경쟁률이 1점대에 그친 한라대는 비공개 방침을 밝히기도 했다.2021학년도 정시모집 인원은 전년(6421명)보다 416명 늘어난 6837명을 기록했다.반면 지원인원은 같은 기간 4147명 줄어든 2만730명에 그치면서 경쟁률 하락을 더욱 부추겼다.도내 대학의 경쟁률이 미달을 막기 위한 최저 경쟁률인 3대1 수준을 밑돌면서 도내 대학들은 대규모 미달사태가 빚어지는것 아니냐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정시에서는 수험생이 가·나·다군에서 1곳씩 모두 3번 원서를 낼 수 있다.
이 상황에 올해는 3년 주기로 실시되는 대학기본역량진단이 예정돼 있어 존폐의 갈림길에 선 대학들의 운명을 결정지을 한 해가 될 전망이다.교육부는 오는 4월까지 재정지원제한대학을 우선 선정,기본역량 진단 대상에서 원천 배제할 방침이다.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재정위기를 겪은 대학들이 올해 학령인구 감소로 신입생 충원율까지 하락하게 될 경우 낙제점을 받은 대학들의 퇴출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다.
■ 학과 구조조정으로 ‘셀프 다이어트’ 나선 대학들
학령인구 감소 추이에 따라 최근 10년사이 도내 대학들은 학과 규모와 모집정원을 축소하며 몸집 줄이기에 나섰다.가톨릭관동대는 2017년 경제금융학과,중국문화관광학과 등 6개 학과를 폐지했다.강릉원주대는 지난해 6개 학과를 3개 학과(조형예술디자인학과,정밀기계공학과,컴퓨터공학과)로 통합해 운영하고 있다.강원대는 2022학년도 부터 2개 학과를 1개로 통폐합하고 전공 통폐합을 실시할 계획이다.
춘천교대를 제외한 도내 일반대학 8곳의 지난 10년간 학과 개설 현황(2011학년도~2021학년도)을 보면 지난해 상지영서대와 통합한 상지대,2013년 동호대와 통합한 경동대 등을 제외한 5개 대학에서 학과 수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강릉원주대는 54개에서 52개,강원대는 128개에서 95개,연세대(미래)는 32개에서 30개,한라대는 18개에서 14개,한림대는 32개에서 30개로 학과 수가 줄었다.8개 대학의 전체 모집정원도 같은 기간 1만7542명에서 1만6895명으로 3.68% 감소했다.
연합대학 출범을 준비하고 있는 강릉원주대와 강원대는 탄력정원제를 도입,대학내 학과 구조조정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정원이 미달된 학과의 정원을 지원자가 몰리는 학과에 배정하는 탄력정원제가 시행될 경우 경쟁률이 떨어지는 학과는 자연스럽게 도태될 확률이 높다.강원대는 탄력정원제 도입을 전제로 43개 학과의 정원 감축을 예고했으며,강릉원주대도 2022학년도부터 탄력정원제를 도입하기로 결정하고,이달부터 TF팀을 조직해 평가 기준 정량화 등을 위한 관련 연구에 착수했다.도내 대학 관계자는 “앞으로 한 해 한 해 대학들의 어려움은 가중 될 것”이라며 “대학의 위기는 곧 지역의 위기인만큼 강원도는 폐교 이후의 상황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박가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