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도하는 다윗
[삼하 1장]
[내용개요]
본장은 사울 일가의 죽음을 알게 된 다윗의 반응을 소개하고 있다. 아말렉을 진멸하고 시글락으로 돌아온 다윗은 이틀 후에 사울을 자신이 죽였다고 자처하는 아말렉 소년으로부터 사울 일가의 죽음을 듣게 되었다(1-10절). 이에 다윗은 자신의 옷을 찢고 심히 슬퍼하며 아말렉 소년을 죽였다(11-16절). 비록 정직이었던 사울이지만 그의 죽음을 진정으로 슬퍼하는 모습은 다윗의 인격을 잘 드러내 준다. 그리고 다윗은 비록 하나님께 버림을 받았으나 용사였던 사울과 믿음의 친구 요나단을 찬양하는 노래를 직접 지어 책에 기록하고 후세에 남기도록 하였다(17-27절).
[강 해]
사무엘하는 다윗을 중심으로 전개되는데, 본장은 사울 왕의 죽음에 대한 보고와 관련된 다윗의 태도가 소개되고 있습니다. 여호와의 은혜로 이스라엘의 왕이 된 사울은 40년 간 왕 노릇을 하였으나 비참한 최후를 맞이하였습니다. 이러한 사울의 죽음은 다윗에게 큰 슬픔을 가져다 주었던 것입니다.
1. 사울과 요나단의 사망 비보
1) 시글락에 전해진 비보
다윗은 망명 생활의 말기에 블레셋의 지배하에 있던 시글락을 중심으로 활동하였습니다. 시글락은 그가 사울 왕을 퍼해 아기스에게 망명했을 때 아기스가 다윗에게 준 성읍이었습니다. 그런데 다윗이 시글락을 잠시 비운 사이에 아살렉 족속이 시글락에 침입하여 성읍을 불사르고 여인들을 포로로 잡아갔습니다. 이를 안 다윗 일행은 즉시 추격해서 그들을 도륙하고 빼앗겼던 재물을 찾고 여인들을 데리고 시글락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시글락으로 돌아온 지 3일째 되는 날 아말렉 소년을 통해 사울과 요나단이 죽었다는 비보를 듣게 되었습니다.
a. 다윗이 아기스에게서 얻은 성읍(삼상27:6)
b. 사울 왕의 죽음을 전한 자(삼하4:10)
2) 위조된 소년의 보고
아말렉 소년으로부터 사울과 요나단의 사망 비보를 접한 다윗은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좀더 자세한 설명을 요하였습니다. 다윗의 물음에 아말렉 소년은 길보아 전투를 설명하면서 중상을 입은 사울 왕의 요청으로 자기가 사울 왕을 죽였다고 거짓으로 진술하였습니다. 그러나 사실 사울 왕은 적군의 활에 맞아 중상을 입고 자기 칼로 자살했습니다(참조, 삼상31:1-6). 이처럼 아말렉 소년이 이 같은 허위 보고를 한 것은 다윗으로부터 어떠한 상급을 받을 것으로 기대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아말렉 소년의 말을 분석해 보면 그의 말이 거짓임을 곧 알 수가 있습니다. 사울이 죽은 장소가 길보아 산인데 그는 병거와 기병이 사울을 따른다고 한 것입니다. 왜냐하면 병거는 평지에서나 사용 가능한 군사 도구이지 산에서는 그 사용이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사실 이스라엘 군은 블레셋 군을 피해 길보아 산으로 좇아오지 못하도록 도망 친 것입니다. 왜냐하면 그들은 병거를 타고서 이동하였기 때문입니다.
a. 시글락으로 개선한 다윗(삼하1:1)
b. 사울 왕의 죽음을 전한 자(삼하4:10)
c. 불의에서 떠냐야 함(딤후2:19)
d. 그릇되게 행하기를 삼가야 함(삼상31:4)
3) 슬퍼하는 다윗
사울과 요나단이 죽고 동족 이스라엘이 블레셋에게 패한 것을 확인한 다윗은 그의 옷을 찢으며 비통해 하였습니다. 여기서도 우리는 다윗의 위대한 신앙 인격을 엿볼 수 있습니다. 즉 그는 지금껏 자신을 박해하였던 사울 왕이 죽었다는 소식을 접하고서 기뻐하기는커녕 오히려 이스라엘의 지도자와 그 아들이 전사한 데 대한 충격과 당혹감을 표하였습니다. 사울 왕가의 몰락을 애도하는 다윗의 슬픔 속에는 그의 고결한 신앙 인격이 나타나 있습니다. 그는 사적인 원한을 초월하여 이스라엘 왕의 죽음을 진심으로 슬퍼하며 애도했습니다.
a. 비탄과 슬픔의 표시(수7:6)
b. 자기 옷을 찢은 요시야(대하34:19)
2. 저주받은 공적
1) 외국인의 아들
다윗에게 사울과 요나단의 죽음과 전투 상황을 보고했던 소년은 아말렉 사람 곧 외국인의 아들이었습니다. 외국인의 아들이란 말은 이스라엘 땅에 살면서 히브리 사람들의 보호를 받고 있는 사람들을 포괄하는 말입니다. 이들은 권리 면에 있어서는 차등이 있었으나 여러 가지 이득과 특권을 부여받고 있었습니다. 사울의 죽음에 대한 아말렉 고년의 위증은 그가 지닌 기회주의적인 속성을 여실히 드러내 줍니다. 한 때 그는 사울에게 충성을 맹세하던 군사였으나 이제 새로이 다윗이 권세를 잡자 그 앞에서 사울 왕을 죽였다고 떠벌이며 충성을 다짐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처럼 그는 자신의 영달을 위해 배신과 아부를 서슴지 않는 기회주의자였습니다.
a. 진영을 나타내는 진(삼상17:20)
b. 세상에 속한 자(요15:19)
2) 다윗의 책망
아말렉 소년은 거짓으로 다윗에게 보고하고 아첨하였는데 다윗은 오히려 그 소년에게 하나님의 기름부음받은 자를 함부로 죽였느냐고 책망하였습니다. 아말렉 소년을 책망한 다윗의 행위는 하나님의 절대 권위를 두려워하며 존중하는 믿음의 표현이 라고 볼 수 있습니다. 다윗은 성별되지 않은 이방 민족의 자손으로서 하나님께 기름 부음받은 자를 살해하여 하나님의 거룩성을 훼손하고 그 권위에 도전한 아말렉인의 죄과를 엄히 추궁하고 문책한 것입니다.
a. 통치자를 존경해야 함(롬13:1)
b. 본분에 합당한 행동을 해야 할 성도(엡4:1)
3) 아말렉 소년을 죽임
다윗은 아멜렉 소년에게 하나님께서 기름부어 세우신 자를 살해한 죄를 묻고 책망 한 후에 곧 이 소년을 죽이라고 하였습니다. 다윗은 아멜렉 소년의 죽음이 그가 저지른 범죄의 대가임을 분명히 밝혔습니다. 아말렉 소년은 다윗에게 불려가서 자기의 공을 내세웠으나 그는 불행하게도 저주스럽게 죽음을 당하였습니다.
a. 멸망이 선포된 아말렉(출17:14)
b. 가차없이 죽일 것(신13:8-9)
3. 다윗의 애가
1) 책으로 기록된 다윗의 애가
사울 왕가에 대한 비보를 듣고 옷을 찢으며 애통해 하던 다윗은 사울 왕과 자신의 친구 요나단의 죽음을 슬퍼하는 애가를 지었습니다. 다윗의 이 활 노래는 '야살의 책'에 기록되어 영원히 기억될 애가가 되었습니다. 야살의 책은 문자적으로 의로운 자의 책이란 뜻입니다. 이 책은 오늘날 전래되지는 않으나 위대한 인물이나 사건들이 오래도록 기념될 수 있도록 시적으로 적힌 이스라엘의 전쟁사이며 고대 영웅록의 수집입니다.
a. 사랑하는 자를 위한 애가(삼하3:33)
b. 애곡과 재앙에 대한 애가(겔2:10)
2) 애가의 내용
다윗은 애가를 통해 크게 두 가지 사실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먼저 사울 왕과 요나단의 죽음으로 인한 자신의 슬픔을 나타내었습니다. 그리고 두번째로 사울과 요나단의 미덕에 대한 칭송을 담았습니다. 애가에 나타난 전임자 사울에 대한 다윗의 최선의 예우와 요나단을 향한 지고한 사랑을 통하여 우리는 다윗의 탁월한 인간미를 찾아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스라엘의 새로운 지도자로서의 덕망을 발견하게 됩니다.
a. 경건한 왕을 위한 애가(대하35:25)
b. 공동체 의식을 가져야 할 성도(고전12:27)
결론
사울과 요나단의 죽음에 대한 다윗의 진실한 슬픔과 사랑을 통해 우리는 많은 것을 배울 수가 있습니다. 사실 사울의 죽음은 고달픈 망명 생활을 하던 다윗에게는 기쁜 소식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다윗은 기뻐하기는커녕 오히려 슬퍼하였습니다. 바로 여기에 하나님의 마음에 합한 다윗의 빛나는 신앙 인격이 있습니다. 우리는 다윗의 이러한 신앙과 삶을 본받아 사적인 이해 관계나 원한 등을 초월하여 하나님의 뜻을 따라 살고자 노력해야 하겠습니다.
[단어해설]
1절. 도륙하고. '모두 무찔러 죽여 버림'을 뜻. 전쟁에서 하나도 남김 없이 살상하는 것을 나타냄. 시글락. 시므온 지파에게 속한 성읍의 이름. 다윗은 사울에게 쫓길 때 이곳을 발판으로 세력을 확장함.
2절. 진. 여행하는 사람들이나 군사들이 들판에서 지내기 위하여 만든 거처. 또는 군대를 나타내기도 함. 옷은 찢어졌고. 고대에서 유행하던 슬픔의 표시. 옷을 찢는 것은 극도의 고통이나 번뇌에 있을 때 참을 수 없는 슬픔을 나타내는 것.
8절. 아말렉 사람. 이스라엘 군대에 참가한 한 용병. 아말렉은 팔레스타인 남방 광야에서 시내 반도에 이르는 지역에 살았던 민족.
13절. 외국인. 원어 <rGE:게르>는 '이방인, 타국인'을 의미. 임시로 머무는 사람이 아닌 그 땅에 완전히 동화되어 시민처럼 살아가는 사람.
16절. 피. 구약에서 '피'는 개인의 영혼, 생명의 고귀함을 상징. 본문에서는 가증한 범죄를 가리킴.
18절. 야살의 책. '의로운 자의 책'을 뜻. 즉 이스라엘에서 일어난 전쟁들과 영웅들의 전기를 기록하여 모아 놓은 책.
24절. 붉은 옷. 사울이 전리품으로 가져 온 것으로 사울 통치 시대에 이스라엘 백성들이 누렸던 번영을 뜻.
26절. 기이. 원어 <al;P;:팔라>는 '경이롭다, 불가사의하다'를 뜻.
[신학주제]
아말렉 소년과 다윗. 본장에서 다윗은 사울을 자신이 죽였노라고 자처하며 사울의 죽음 소식을 가져온 아말렉 소년을 죽였다. 당시로서는 적장의 목숨을 취한 자에게는 큰 상을 내리는 것이 일반적인 관례였다. 물론 아말렉 소년도 이러한 상급을 기대하고 자신이 사울을 죽였다고 거짓말을 한 것이다. 그러나 다윗은 오히려 하나님께 기름부음받은 자를 죽였다는 이유로 그 소년을 죽인 것이다. 이 사건은 다윗의 관용과 믿음을 잘 보여 준다. 사울이 비록 자신의 정적으로 오랜 세월 자신을 죽이려고 하였으나 다윗은 끝까지 그에 대한 애정을 포기하지 않고 죽음을 진심으로 슬퍼하였다. 또한 다윗은 사울의 죽음을 일개 정적의 죽음이 아닌 하나님이 세우신 자의 죽음으로 파악하였다. 이와 같이 다윗은 적에게까지 사랑을 베푸는 관용과 하나님의 섭리에 대한 경외심을 소유한 사람이었다.
[영적교훈]
사울의 죽음을 이용하여 큰 상급을 받으려던 아말렉 소년은 오히려 죽음을 당하고 말았다. 이 사건은 남의 불행을 이용하여 자신의 이익을 취하려는 악한 자의 말로를 잘 보여 주고 있다. 인간의 악한 본성은 남이 잘되는 것을 시기하고 남의 불행을 기뻐하며 오히려 그 불행을 기회로 서로 이익을 차지하려고 노력한다. 그러나 공의로우신 하나님은 이러한 자를 결코 그냥 두시지 않고 심판하실 것이다. 그러므로 성도들은 다윗과 같이 타인의 불행을 자신의 불행처럼 슬퍼하고 고난에서 빠져 나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도와야 할 것이다.
출처: 주님의 시선 글쓴이: 카페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