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116 덕유산 종주

[와룡산(이인구)]

지난해 덕유산종주와 덕유산환종주를 무박으로 해볼 계획을 가졌지만 덕유산종주는 시간만들기가 어려웠고 덕유산환종주는 시도는 몇번 해봤지만 중도포기를 하고 말았다.

올해는 지난해의 실패를 다신 되풀이 하지 않을 것이라 다짐해 본다.

덕유산종주라고 하면 보통 육구(육십령~구천동)종주나 영각사에서 남덕유를 거쳐 구천동까지를 말하는데, 이번 종주는 겨울 심설산행의 맛을 충분히 느끼기 위해

육십령에서 출발하되 하산길은 설천봉에서 곤돌라 슬로프 밑의 다져지지 않는 심설을 헤쳐 나아가는 것으로 계획했다.

특히 덕유산 주능의 중간부분인 동엽령에서 오전 10시 안성에서 올라오는 일행을 만나기로 약속했기에 서둘로 진행할 필요도 없고 쉬엄쉬엄 갈 계획이라 여유가 넘친다.

전남이나 경남에서 육십령으로 접근할 수 있는 좋은 방법 중의 하나가 있는데 진주시외버스터미널에서 산청, 함양(18시40분경 출발), 수동, 안의, 서상을 거쳐

육십령으로 넘어가는 시외버스(천일고속)가 하루에 몇대 밖에 없는데 막차가 진주시외버스터미널에서 17시 25분에 출발한다.(근데 이번에 출발할 때는 17시 24분에 출발했음. ^.^)

특히 운전기사에게 물어보니 육십령에 눈이 많이 쌓여있으면 서상터미널에서 버스가 육십령으로 오르지 않고 서상IC를 빠져나와 장계까지 고속도로를 이용한단다.

(함양터미널에서 운전기사에게 육십령에 꼭 좀 내려야하니 -차표는 장계까지 끊고-  꼭 좀 내려달라고 부탁을 드렸다)

 [덕유산 개념도]이번 덕유산종주는 육십령에서 향적봉, 설천봉을 찍고 곤돌라슬로프밑의 심설을 헤쳐나간다.

 [경남도립문예회관 옆] 일몰이 아름답다. 진주시외버스터미널로 향하는 버스 속에서

 [육십령]아마도 19시30분 전후에 육십령에 도착한 것 같다. 육십령휴게소에 들어가니 주인 내외분과 가깝게 사시는 몇 분이 삼겹살에 소주 한잔 나누고 있었다.

육십령휴게소(장계방향)에서 된장찌게를 시키고 밥은 세공기 달라꼬 했다. 한공기 반은 먹고 한공기 반은 미리 준비해간 보온밥통에 반찬과 된장찌게와 함께 담는다.

또 600ml 보온병에 커피와 설탕을 많이 넣어가서 이 곳에서 정수기 따뜻한 물을 담는다.  버스요금은 진주에서 10,700원, 내일 아침식사까지 7천원이 들었다. 

내일(16일(토)) 오전 10시에 동엽령에서 만나기로 한 일행이 있기에 빨리 가봐야 할 일이 없고 벌벌 떨기밖엔 할 것이 없어, 조그마한 휴게소에서 휴게소에서 빈둥빈둥대다

오신 손님들이 다 가버리자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냥 앉아있기가 무척 쑥스럽다. 너무 일찍 출발하는 감이 있지만 그만 일어선다.(15일 21:00)

 [남덕유산 등산 안내도]

 [육십령에서 할미봉 방향의 출발 입구계단]계단을 올라가서 스패츠와 아이젠을 착용한다.

 [표지목]21:29

 [할미봉 정상]21:57 사람이 지나간 흔적이 드문드문 보인다. 바람이 불어 등로에 눈을 덮어놓아서 생각보다 걸음이 지체된다. 할미봉 오름까지 조금 가파르다.

눈길에 조심조심... 백두대간을 넘나드는 바람이 얼굴을 톡톡 쏘는데 겨울 단독 덕유산 종주의 기분이 들게한다.

할미봉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면서 보온병에 넣어간 커피를 한잔 하고 폰카로 집사람에게 찍어 보내니 조심조심 다녀오라고 한다.

 [표지목]할미봉의 표지목

 [표지목]10:41 할미봉에서 내려오는데 억수로 가파르다. 밧줄이 있지만 많이 낡았다. 평소 산에 가면 왠만하면 밧줄을 잡지 않는다. 썩은 로프에 생명을 거는 것만큼,

무모한 것은 없기 때문이다. 급할 것이 없어서 이리저리 삐대며 천천히... 아주 천천히 내려간다.

 [표지목]22:49 육십령에서 진행해 나가는데 오른쪽의 덕유교육원의 불빛이 계속 보였다. 첨에는 헤드랜턴 불빛 보고 올라오면 어쩌나 걱정하기도. 첫 덕유교육원 표지목이다.

덕유주능 능선을 걸으면서 양쪽으로 보이는 불빛들이 손에 잡힐 듯 가까이 보였다.

 [표지목]22:10 두번째 덕유교육원 내려가는 표지목, 삼거리이다. 보통 남덕유 산행할 때는 영각사에서 출발해 남덕유, 서봉을 찍고 이리로 와서 덕유교육원 쪽으로 하산하는 코스를 많이 잡는다.  

여기서 간식을 먹고, 따뜻한 커피도 2잔 먹고... 느긋하게 휴식을 취한다.

 [표지목]10년 1월 16일(토) 00:18  1월 15일 저녁과 새벽은 덕유 주능의 대간길에서 보내고...

 [서봉 아래 바람이 만들어 놓은 눈언덕]00:40 서봉이 거의 다와가는 지점에 바람이 어마어마하게 큰 눈언덕을 만들어 두었다.

 [서봉 정상석]00:46 셀카질을 해본다. 못난 얼굴을 덮고 있는 것이 나루 5밴드인데 구멍이 술술 뚫여있어 안경을 쓰고 있는 내게 안성맞춤이다.

나루 아이스에이지 9밴드도 배낭에 넣어갔는데 너무 두터워서 오늘보다 훨씬 더 추울 때 필요할 듯 하다.

 [남덕유 정상석]01:31 바람이 장난 아니다. 서봉에서 남덕유 정상까지 오는 등로는 바람이 눈을 모아두어 홀로 러셀하면서 지나온다.

겨울철 눈쌓인 산길을 걸을 때는 제일 먼저 나무를 쳐다보면 사람이 다닌 길은 키높이(눈이 쌓여 있을 때는 대충 추정)에 가지가 없는 곳으로 가야 길을 잃지 않는다.

혹시 그런 길로 가더라도 더 이상의 등로가 없을 때는 다시 되돌아 나와서 다시 찾아야 한다. 특히 지리산 칠선계곡 같은 경우는 워낙 많은 산꾼들이 길을

잘못 들어서 위와 같은 경우가 더러 있어서 조심조심 산행해야 조난을 당하지 않는다. 자신이 있더라도 전문가와 늘 함께하는 것이 좋다.

예전에 대설경보를 듣지 못하고 유평에서 치밭목, 치밭목에서 천왕봉 쪽으로 진행하다가 중봉 오름길 바로 밑에서 그야말로 눈의 바다에 빠져 헤엄친 일이 있는데...

이 쪽의 평소 등로는 좌측으로 붙어서 가다가 오른쪽으로 꺽여서 올라가는데... 나무가 없기에 무작정 헤엄쳐서.... 천왕봉에서 국공에게 잡혀서 중산리로 하산을... ㅠㅠ

 [남덕유 정상 아래의 표지목]춥고.. 바람 많이 불고.... 그라고 심심하고... 담번엔 함께 와야겠다. ㅠㅠ

 [나무]01:39

 [표지목]01:41  갈림길 - 예전엔 남덕유에서 여기까지 왔다가 서봉으로 가곤했는데 요즘은 남덕유 정상 조금 아래의 헬기장으로 바로 치고 오르내리는 등로가 생겨났다.

올해 남덕유산(서봉)을 2번 다녀가지만 지금 이 길이 좋은 듯 하다.

 [표지목]01:53

 [월성재 표지판]02:02 여기서 바람을 피해 휴식을 취한다. 사과 1개를 꺼내 먹는데 사과 과즙이 손에 떨어져 금방 털어냈는데 너무 추워 손이 아려온다.

입으로 몇번이나 호호하고 불어도 좋아질 기미가 없고, 너무 아리고 아프다. 할 수 없이 얼음장 같은 손을 옷 안으로 넣어 맨살에 계속 비비니 서서히 회복된다.

날씨가 이럴 때는 함부로 장갑을 벗지 말아야겠다. 새벽 4시 이후 삿갓재골대피소에 도착하여 하나둘 떠나면 그기서 조금 몸을 녹이다가 오전8시쯤 떠날 계획이었다. 그런데...ㅠㅠ

 [월성재의 표지목]02:02 삿갓골재 대피소까지는 2.9km

[표지목]02:45 월성재에서 한참 쉬다오다 보니 시간이 많이 지나갔다.

 [삿갓봉 정상석]03:37 삿갓봉 정상을 향해 치고 올라가는데 가파르다. 이제 900미터 정도 삿갓재대피소가 남았는데... 야간산행한다고 걸리지만 않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먹고 조심조심 내려간다.

그런데... 우려하는 일이 벌어졌다. 대피소 30m 전방에서 헤드랜턴이 마주쳐 버렸다. 대낮같이 밝은 큰 후레쉬를 들고 쫒아온다.

헤드랜턴을 끄고 삿갓봉 쪽으로 올라가다가 비트를 파고 짱 박힌다. 이렇게 눈 속에 쳐박혀서 한참 쪼그려 앉아있다보니... 참으로 한심하다.

얼추 새벽 5시가 다되어 헤드랜턴 켜지않고 살짜기 내려가 대피소 뒷편의 식당을 통해 대피소에 잠입하고... 안으로 들어가서 빈자리에 모포를 펴고 누워본다.

잠은 오지 않고 얼었던 몸이 녹기 시작한다. 잠시 눈을 붙이고 일어나니 7시30분이 넘었다. 얼릉 배낭을 메고 식당으로 가서 육십령에서 넣어온 밥으로 아침을 먹는다.

[좌로부터 기백산.. 푹꺼진 수망령, 월봉산, 거망산, 황석산... 뒤에 괘관산] 멀리 지리 주능이 선명하다.

 [푹꺼진 남령재]앞의 월봉산 라인, 가운데의 괘관산 뒤로 멀리 지리주능이 보이는데 천왕봉에서 반야봉까지 확실하게 보인다.

 [땡겨본 지리주능]중봉, 천왕봉... 지난에 덕유환종주 한답시고 야간에 칼날능선 올라탔던 느낌이... ㅠㅠ 아찔하다.

 [줌]왼쪽으로 멀리 날카로운 황석산과 밋밋한 거망산, 바로 앞의 월봉산... 그리고 칼날봉.. 저멀리 지리산 천왕봉이 보인다.

 [삿갓골재대피소]

 [거리표시]08:01 헉 벌써 이렇게 시간이 되었나! 중간에 사진을 찍어야해 동엽령에 약속했던 10시에 도착할 수는 있을까 걱정된다. 6.2km네...

 [눈쌓인 등로]

 [삿갓봉]오름길에서 새벽녘에 내려온 삿갓봉을 되돌아본다.

 [표지목]08:09

 [무룡산]08:12 좌측 높은 곳이 무룡산이다.

 [남덕유산]08:12 되돌아보며 남덕유를 땡겨본다.

 [서봉-장수덕유]08:12

 [눈속의 덕유주능]삿갓재에서 앞서가는 세분이 있었는데 여기서 따라잡는다. 08:14

 [무룡산 계단 오르기전]08:16

 [남덕유, 서봉, 삿갓봉]08:33

 [지리주능]

 [반야봉]

 [무룡산 오르는 계단]08:38

 [무룡산 정상]08:56

 [무룡산 정상 표지목]08:56 덕유주능 북쪽방향의 산들에 눈이 많이 쌓여 있다.

 [무룡산 정상에서]지금부터 아래 사진은 삥 한바퀴 돌아본다. 가운데 능선이 구봉산,복두봉,운장산이 있는 호남알파스 구간인가...

 [적상산 방향]저멀리 보이는 산은 충남에서 가장 높다는 서대산인가.

 [향적봉 방향]활홀한 광경에 사진 찍으면서 약속시간은 잊어버리고...ㅠㅠ

 [향적봉 방향]백암봉에서 대간 갈리는 부분을 조망

 [횡경재 대봉 못봉 갈미봉, 뒤로 빼재 방향]

 [갈미봉에서 칡목재 방향]찍사의 마음은 덕유환종주... 멀리 수도산 단지봉 가야산.... 그 뒤론 비슬지맥인가.

 [칡목재]아래 칡목재, 저멀리 가야산.... 수도산 뒤로는 금오지맥길인가.

 [칡목재 지나 덕유환종주 날머리인 호음산 능선]멀리 가야산이 조망된다.

 [수승대는 보이질 않고] 덕유 환종주길... 성령산 필봉 방향 조망(가운데), 뒤는 합천호 방향 수도지맥길

 [오른쪽 금원산 기백산 조망]가운데는 합천호 방향... 오른쪽은 진양기맥길

 [남령재와 큰목재, 월봉산 일부 조망]

 [월봉산과 칼날봉, 남령재]

 [남령에서 남덕유 방향 조망]

 [남령에서 남덕유, 서봉 방향 조망]

 [무룡산에서 동엽령 가는길]09:21 이크 사진찍다가 시간가는 줄 모르고...

 [09:21]내려온 길을 돌아보고

 [표지목]09:38 헉 2km가 남았는데...ㅠㅠ  10시가 약속인데... 시간이 없어 마음은 촉박한데 쓸데없는 전화가 삐리리 울려온다. ㅠㅠ

 [향적봉 방향]09:38  신고안내목이 이렇게 파묻혔다.

 [무룡산과 남덕유, 서봉]09:39

 [동엽령 도착]10:11  일행을 만났다. 안성에서 올라온 일행이 발렌타인 17년산을 양주잔에다 연거푸 3잔 준다. 안주도 없이.. ㅠㅠ 차가운 몸에 알콜이 들어가서 그런지... 몸이 스르르 녹고 기운이 확 빠지는 듯 하다.

 [동엽령]10:18 다시 출발

 [백암봉]11:19 춘천의 육군병장님 일행을 만나고... 지난해 지리화대종주 중에 만나고... 또 올해 덕유종주 중에 만나고... 사람의 인연이란 바로 이런 것인가...

아마도 전생에 지독한 그 무엇이 연결되어 있지는 않을까... 속으로 생각해 본다.

 [중봉]11:49 덕유에서 이렇게 사람들이 많은 것은 첨 보는 것 같다. 아마도 곤돌라 때문에 향적봉, 중봉, 백암봉까지가 몸살을 앓고 있는것 같아 왠지 씁쓸해진다.

사람들이 너무 많아 밀려다니고... 사진 찍을 마음도 생겨나지 않는다. 향적봉엔 왠만하면 오지 않으리라... 이를 보고 천왕봉이 걱정된다.

 [향적봉 조망]11:49 사람들로 새까맣다.

 [중봉에서 향적봉 가는 길]11:55

 [향적봉]13:28 향적봉대피소에서 일행들과 맛있게 점심을 먹고 한참 놀다가 정상으로 올라온다. 우... 사람들이 넘 많다.

 [향적봉]13:28 표지목만 찍고 간다.

 [향적봉에서 설천봉 조망]13:28

 [설천봉]13:44 떠밀려서 내려오고...

 [설천봉에서 향적봉을 되돌아 보고]

 [설천봉에는 스키 타는 사람들로 가득하고]

 [설천봉... 휴게소... 화장실엔 사람이 가득가득]

 [곤돌라 슬로프 밑으로]13:53

 [13:55]

 [등산객 진입금지 플랭카드]13:55  뒤에서 호각소리가 나더만 걍 그냥 내려간다. 아마도 곤돌라에서 뭔가 떨어뜨리면 머리에 부상을 입기 때문에 출입을 하지 못하게 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곤돌라에서 조그만 물체라도 떨어지면 위험하기에 되도록 밑 부분은 피해서 하산한다.

 [내가 가는 것이 길이다]13:59

 [길은 만들면 되고] 내가 가는 곳이 바로 길이고...

 [하산완료]15:01 실제 완전 하산한 것이 아니고, 여기서부터 초급자용 스키코스가 있는데 코스내로 들어가지 않고 좌측을 붙어서 코스 옆을 타고 내려온다.

이렇게 내려오는 길은 썰매는 타는 식으로 내려오면 경사가 있기에 사고위험이 많다. 따라서 뚜벅뚜벅 걸어내려와야한다.

하산완료지점 주위는 겨우살이가 지천으로 살고 있다. 겨우살이를 한 곳에서 이렇게 많이 보는 것도 처음이다.

아뭏던 겨울 덕유종주를 마쳤지만 힘들다거나 그런 점은 전혀없다.

무주 설천에서는 거창으로 가는 버스가 없기에 교통편이 힘들다. 바로 인접 시군까지 연결하는 버스가 없으니 그만큼 국민통합도 되지 않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마운틴트레이너]

선배님 잘보고 갑니다, 수고하셨습니다^^

[한풀선사]

삿갓재 입구에서 뒤돌아 튀는 모습, 눈에 선합니다. 원캉 마이 댕기시니 치밭목에서 중봉, 천왕봉에 가시다가도 국공들께 잡혀 중산리로 압송당하시고...... 지도 국공을 엄청 겁내다 보이끼네 안주꺼정은 한 번도 맞딱뜨리지는 않었구먼유, 아매 지가 전생에 많은 복을 지었는 갚습니더. 지도 옌날(27,8년 전)에 영각사~무주구천동 한 바리 한적이 있는데. 그 때는 여름이었는데, 이 산행기를 읽어 본께 개울종줄 함 하고 싶어집니더. 암튼 존 귀갱 잘 허고 갑니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