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카노 케이코는 세 번의 도전 끝에 AJW에 입단해서 15살이 나이에 프로레슬러로 데뷔합니다.
1년 만에 주니어 챔피언에 오르며 승승장구했지만 동기들과 사이가 좋지 않고 선배들에게 미움받습니다.
이런 나카노 케이코에게 선배인 덤프 마츠모토가 찾아와서 함께 태그 팀을 결성하자고 손을 내밉니다.
이때 머리를 모히칸 스타일로 깎고 얼굴에는 페이스페인팅을 한 뒤 '불 나카노'라는 이름의 악당으로 변신합니다.
덤프 마츠모토와 함께 '극악동맹'을 결성한 불 나카노는 태그 팀 디비전을 휩쓸며 AJW와 제휴 관계였던 WWE에도 출전합니다.
스승이자 파트너인 덤프 마츠모토가 은퇴하자 극악동맹은 해체되고 불 나카노는 타이틀을 반납합니다.
사실 나카노 케이코는 강제로 기믹을 변신한 만큼 처음에는 '불 나카노'로서의 모습을 마음에 들어 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여자가 아닌 프로레슬러로 살아가겠다며 마음을 굳히자 외모를 포기하고 덩치도 우락부락하게 키워 나갑니다.
극악동맹이 해체된 뒤에도 여전히 악역으로 활동하던 불 나카노는 '옥문당'을 결성해서 악역 선수들을 끌어모읍니다.
불 나카노는 단순히 외모만 강해 보일 뿐만 아니라 뛰어난 실력으로 AJW의 정상에 오르며 '여제'라는 별명으로 불립니다.
불 나카노는 1,057일 동안 WWWA 세계 싱글 챔피언으로 군림하며 AJW의 정상의 자리를 지킵니다.
옥문당의 멤버였던 아자 콩이 바이슨 키무라와 함께 '정글 잭'을 결성해서 불 나카노에게 도전장을 던집니다.
아자 콩과 일대일로 맞붙어 결국 타이틀을 내준 불 나카노는 일본을 떠나 멕시코에서 활동하기 시작합니다.
CMLL에 등장해서 12인 배틀 로열에서 우승하며 세계 여성 챔피언의 자리에 도전할 기회를 얻게 됩니다.
마침내 챔피언의 자리에 오른 불 나카노는 멕시코뿐만 아니라 일본에서도 타이틀을 방어합니다.
WWE에서 제안이 오자 불 나카노는 일본과 미국을 잇는 다리가 되어보자는 생각으로 미국행 비행기에 오릅니다.
일본에서 보여줬던 무시무시하고 광기 넘치는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며 얼런드라 블레이즈와 대립합니다.
고국 일본에서 마침내 얼런드라 블레이즈를 꺾은 불 나카노는 WWE 여성 챔피언의 자리를 차지합니다.
134일 동안 방어하던 불 나카노는 타이틀을 뺏긴 뒤 120kg의 괴물이라 불린 버사 페이와 대립할 예정이었습니다.
하지만 코카인을 소지했다는 혐의 때문에 결국 WWE에서 방출됐고 버사 페이와의 대립은 얼런드라 블레이즈가 대신 진행합니다.
오래지 않아 다시 미국 원정에 나선 불 나카노는 이번에는 WCW에 출연합니다.
WCW가 NJPW와 함께 평양에서 흥행을 개최하자 불 나카노 역시 출전해서 경기를 뜁니다.
이날 불 나카노는 15만 명이 보는 가운데 호쿠토 아키라와 태그 팀으로서 호흡을 맞춥니다.
본격적으로 WCW에 합류한 뒤에는 WWE에서 얼런드라 블레이즈로 활동하던 마두사와 또 한 번 대립합니다.
사람들이 모두 열기에 가득 차 있었다며 WCW 생활 역시 만족하던 불 나카노였지만 부상 때문에 오래 머무를 수는 없었습니다.
불 나카노는 링 위에서의 거친 모습과는 달리 따뜻한 성격으로 알려졌기에 후배들이 그녀를 따릅니다.
링 위에서 여러 차례 맞붙었던 호쿠토 아키라 역시 실생활에서는 불 나카노를 좋아하며 따랐다고 합니다.
프로레슬링계를 떠난 불 나카노는 골프에 도전하면서 체중을 50kg나 감량하고 동료들과도 연락을 끊습니다.
골프선수로서 미국행에 도전하지만 끝내 실패하고 몇억 엔을 날리자 인터뷰를 통해 자기처럼 살지 말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골프에서 좌절한 뒤 다시는 사람 앞에 나서기도 싫었다고 했지만 결혼하며 마음을 고쳐먹고 팬들 앞에 모습을 드러냅니다.
불 나카노는 WWE뿐만 아니라 미국 프로레슬링에서도 이름을 남겨 여러 차례 언급되곤 합니다.
WWE에서 활동하던 페이지 역시 불 나카노의 팬이었으며 그녀와 한 팀으로서 경기를 뛰고 싶다고 밝힙니다.
불 나카노는 WWE에서 챔피언이 됐으니 명예의 전당에도 오르면 완벽할 거라며 자기 헌액을 기대해왔습니다.
세월이 흘러 가능성이 없다고 생각하던 찰나 WWE로부터 연락이 오자 감격한 나머지 눈물이 났다고 밝힙니다.
불 나카노는 WWE에서의 활약이 여전히 기억되고 있어 기쁘며 자기 뒤를 따른 후배들이 자랑스럽다는 소감을 남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