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씩 듣게 되는 그런 말, 즉 녹용을 먹고 나서 머리가 둔해졌다는 이야기는 과연 맞는 말일까?
조선시대에는 일반 서민이 녹용을 먹으면 처벌을 받을 만큼, 소량 한정 생산되는 귀한 약재였다. 그 당시 생산되는 녹용은 모두 다 궁으로 상납하기 마련이었고, 상납할 녹용을 마련하는 것만으로도 부족했다. 이 귀한 약재를 궁에서도 서로 자신의 아이에게 먹이려고 쟁탈전이 벌어지기 일수여서 녹용을 지나치게 먹이면 바보가 된다는 속설이 만들어졌다고 한다. 오히려 요즘 연구 논문들을 보면, 뇌세포를 활성화해 뇌의 기능을 좋게 하고 기억력과 집중력을 길러주는 데 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보고됐다.
녹용은 성질이 따뜻하고 맛이 달며 주로 폐와 대장으로 그 기운이 많이 들어가 사람의 근본 기운을 굳세게 하고 기혈을 잘 보해주며 근골을 튼튼하게 하는 효능이 있다. 따라서 몸의 허약함으로 인해 생기는 수척함, 쇠약감, 현기증, 귀울림, 눈앞이 캄캄해지는 것, 허리와 무릎이 쑤시는 증세 등에 많이 사용한다.
따라서 원기부족이나 중병 후의 건강회복에 효과가 있는 약이 되며, 특히 허약한 어린이를 건강하게 만드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인체의 정혈(精血)을 보강하는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녹용은 돌 이후의 소아보약에 자주 사용되어 주로 면역력이 저하되어 있는 소아의 성장과 두뇌발달을 촉진시킨다. 또한 녹용 성분 중 아미노산 25종, 여러 종류의 비타민 및 미량의 원소들은 세포의 성장인자를 촉진시키고 피부 표피의 생장요소를 증강하여 신체의 기력을 증강할 뿐만 아니라 피부노화를 막아주기도 한다.
더욱 모든 어린이에게 녹용을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아니며, 한의사의 진단에 따라 녹용이 필요한 정혈(精血) 부족의 허약증 환아에게 사용하게 되므로, 한의원에 내원해 진료 후 사용하는 녹용약에 대해 불신을 가질 필요는 없다.
<감수 = 강동경희대학교병원 한방소아과 장규태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