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여는 음악 7월 14일(금)*
▲지혜로운 몽골 왕비
◾만두하이-‘여성 칭기스칸’
◀바람결
*드라마 기황후 ost
◼박완규
◀지혜로운 만두하이 왕비
(Сэцэн Мандухай)
*영화 ‘만두하이’ ost
◼잔찬노로프 작곡
마두금 앙상블 연주
◀영화 ‘만두하이’
‘ *기타연주 ost
◀조국이여 영원하라
(The Homeland to Exist
for Eternity)
*만두하이 장례식
◼잔찬노로프 작곡
◀백탑-‘영원히’
(Цагаан суварга ‘Менхед’)
◼잔찬로프트 작곡
마두금 연주단 연주
◉몽골의 나담축제가
내일 막을 내립니다.
이 축제를 계기로 시작한
몽골 이야기도 오늘로
마무리합니다.
오늘 만날 사람은
생소하고 낯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오늘의 몽골을
이해하는데 이보다 더
좋은 인물은 없을 듯합니다.
‘여성 칭기스칸!!’
많은 몽골인이 부르는
그녀의 별칭입니다.
‘Queen Mandukhai The Wise’
(Сэцэн Мандухай)
‘지혜로운 만두하이 왕비’가
바로 오늘 음악과 함께 만나볼
몽골 역사 속 인물입니다.
◉몽골 인구는
지금 340만 명 전후입니다.
한반도의 일곱 배 되는 땅에
사는 인구치고는 아주 적습니다.
그들 가운데 80% 전후인
270만 명 전후가
할하(Khalkha)족입니다.
원래 몽골 동부 할하강과
보이르호수 주변에 살던
유목민들입니다.
이들을 지금 몽골의
주류가 되도록 만든
인물이 바로 만두하이입니다.
할하족 대부분은 자신들이
보르지긴씨족이라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이 가문은 칭기스칸의
원래 이름 보르지긴 테무진
(Боржигин Тэмужин)에서
출발합니다.
보르지긴 가문은 바로
칭기스칸의 가문으로
이를 황금 혈통이라 부릅니다.
◉중국 땅의 원나라가
명의 주원장에게 쫓겨나면서
초원으로 돌아온 몽골인들은
북원(北元) 시대를 시작합니다.
북원 초대 대칸은
‘아유시리다라’입니다.
원나라의 마지막 대칸
순제(順帝), 즉 토곤 테무르와
고려인 공녀 출신 기황후 사이에
태어난 인물입니다.
드라마 ‘기황후’을 본 사람은
지창욱과 하지원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이라면
이해가 쉽습니다.
드라마 속의 어린 아유시리다라를
‘기왕후’의 ost 속에서 만나보고
이야기를 이어갑니다.
박완규가 부르는 ‘바람결’입니다
https://youtu.be/cFL7l_Poppo
◉대칸 아유시리다라는
절반의 고려 피를 가졌지만
쿠빌라이의 후손으로 엄연한
보르지긴 황금 혈통의 인물입니다.
하지만 대칸이 된 지
8년 만에 세상을 떠납니다.
동생 투구스 테무르가 자리를
이어받았지만 그도 곧
같은 보르지긴 씨족의
인물에게 살해됩니다.
이후 칭기스칸 가계의 인물이
어렵게 칸의 자리를 이어가지만
겨우 명맥만 유지한 정도에
그쳤습니다.
이때 서몽골의 오이라트가
몽골초원을 장악하게 됩니다.
◉오이라트가 칭기스칸 가문의
부활을 막기 위해
대거 숙청작업을 진행하면서
보르지긴 씨족은 더 큰
수난을 겪었습니다.
오이라트인은 대칸의 자리에
오를 수 없었습니다.
오른다 해도 몽골인들이
칸으로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이것이 바로 ‘칭기스칸 통치원리’
(Chinggisid Principle)입니다.
나중에 오이라트는 서몽골로
물러나게 됩니다.
하지만 그 많았던 쿠빌라이
자손들이 사라져 버리고
황손의 씨가 귀한 상황이 됐습니다.
오이라트가 물러나고
동몽골이 권력다툼의 혼란 속에
빠져 있을 때 역사 속에
만두하이가 등장합니다.
물러났던 오이라트는
서쪽에서 세력을 넓히며
나중에 이틀 전 만났던
갈단의 최후의 유목제국,
준가르 제국으로
다시 등장합니다.
◉만두하이는 칭기스칸 가문의
만두굴칸의 후비였습니다.
이 만두굴칸은 같은 칭기스칸 가문의
볼후 진왕이란 조카와 전투 중에
사망합니다.
만두하이의 남편을 죽인 볼후 진황도
다른 사람에게 피살되면서
칸의 자리에 오르지 못합니다.
볼후 진왕이 죽으면서
여섯 살 난 아이를 남겨놓았습니다.
어머니조차 돌보지 않을 정도로
버려진 이 아이에게서
만두하이는 몽골의 희망을 찾습니다.
칭기스칸의 직계자손이
거의 사라지고 없는 상황에서
칸의 자리를 이을 만한 인물은
바로 바트 뭉흐 밖에
없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이 아이를 통해 칭기스칸 가문을
되살려내고 몽골을 부활시키자’
그 아이가 남편을 죽인 원수의
아들이라는 점은 황금 가문의
부활이라는 대명제 앞에서
별 의미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그 계획을 차근차근
실천에 옮겨갑니다.
◉그녀는 어린 칭기스칸 후손이
납치되거나 살해되지 않도록
보살피면서 동몽골인들의
충성을 끌어내는 작업에 ‘
공을 들입니다.
그 결과 드디어 1470년
7살의 바트 뭉흐가
칭기스칸의 가묘가 있는
나이만 차강 겔에서
대칸의 자리에 오릅니다.
그가 바로 몽골 역사에
족적을 남긴 다얀칸(大元)입니다.
대원이라는 이름 속에
칭기스칸 가문의 부활이라는
만두하이의 의지가 담겨 있습니다.
만두하이는 어란 다얀칸을
키워가면서 섭정으로
몽골을 다스렸습니다.
다얀칸이 성장하자 만두하이는
젊은 다얀칸과 재혼합니다.
마두하이가 마흔두 살,
다얀칸은 열일곱 살이었습니다.
◉재혼에 앞서 만두하이는
칭기스칸과 부르테를 모신
사당에 올라 맹세합니다.
‘권능하신 아버지 칭기스칸 폐하
자비의 어머니 황후 폐하
내가 입은 델의 속자락이여
일곱 명의 아들을 낳아라.
그 운이 허락된다면
일곱에게 볼로드라는 이름을 주마
칭기스칸 혈통의 불화로를 지키리.
폐하의 국토를 지키리’
그 맹세가 하늘에 닿았는지
만두하이는 일곱 명의
아들을 낳습니다.
40대의 만두하이가 막내 한 명을
제외하고는 줄줄이 쌍둥이를
낳았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몽골의 영화 ‘만두하이’는
몽골이 사회주의에서 벗어나기
직전인 1988년 만들어졌습니다.
몽골 러시아 일본의 합작품으로
6시간 길이의 대작입니다.
이 영화에 들어간 ost는
위대한 작곡가로 추앙받는
잔찬노로프(Jantsannorov)가
작곡했습니다.
연주에 앞서 나오는
영화는 첫 번째 쌍둥이를
낳을 때의 장면입니다.
만두하이는 나라를 새롭게
세우는 때이니만큼
두 아들의 이름을
토로 볼로드(Toro Bolod)와
울루스 볼로드(Ulus Bolod)로
지어주자고 말합니다.
‘강철 국가’, ‘강철 정부’의
의미입니다.
누가 토로이고 울루스인지 묻자
‘언니가 들고 있는 아이가
울루스로 빨간색 줄에 묶어요
토로에게는 청색 줄을 묶으세요‘
라고 답변하는 장면입니다.
◉이어 영화의 ost
’지혜로운 만두하이 왕비‘
(Сэцэн Мандухай)의
연주가 흐릅니다.
몽골 전통악기가 구현하는
연주가 애잔하고 아름다워서
몽골의 대자연 속을 거니는
느낌을 받습니다.
그러면서 후반부에서는
강한 힘이 느껴집니다.
몽골인들이 자랑스러워하며
으뜸으로 꼽는 교향곡을
잔차노르프가 지휘하는
모린 후르(마두금) 앙상블 팀의
연주로 듣습니다.
https://youtu.be/bIOGoBYpGgI
◉만두하이는 일곱 명의 아들과
다른 후비가 낳은 네 명을 합쳐
모두 열한 명의 다얀칸 아들로
새로운 몽골족을 탄생시키게 됩니다.
만두하이는 다얀칸을 앞세워
권력을 행사하지 않았습니다.
존경받는 군주로,
용감한 전사로,
강인한 남자로 길러내는 데
충실했습니다.
남편을 키워 몽골 역사에 남을
칸으로 만들고
자식들을 키워 칭기스칸 가문을
부활시킨 만두하이입니다.
그녀를 칭기스칸의 어머니
호엘룬에 견주는 사람도 있지만
국가 경영 측면에서
칭기스칸 보다 더 뛰어난
인물로 평가하는 학자도 있습니다.
그래서 ‘여성 칭기스칸’은
그녀에게 붙여진 자연스러운
이름이 됐습니다.
◉영화는 역사학자 나착도르지의
소설을 바탕으로 만들어졌습니다.
감독은 나중에 ‘칭기스칸’을
감독하게 되는 백진 바르지남이
맡았습니다.
만두하이 역은 당시 42살의
남시라이 숍드라는 여배우가
캐스팅됐습니다.
17세 다얀칸과 결혼할 당시
만두하이와 같은 나이의
여배우를 고른 듯합니다.
남시라이 숍드는 나중에
몽골 사절단으로 한국을
다녀가기도 했습니다.
영화 속 만두하이 모습과 함께
기타로 연주되는 잔찬노로프의
OST를 만나봅니다. https://youtu.be/rj9pPzUw3bA
◉만두하이는 35년 동안
수많은 전장을 누볐습니다.
임신했을 때도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전투에서 승리하고 돌아와
한 달 뒤에 쌍둥이를
낳기도 했습니다.
남편 다얀칸이 원정을 떠난 뒤
그녀는 천수를 다해
텡그리의 부름을 받습니다.
하지만 그녀가 부활시킨 제국은
죽지 않았습니다.
몽골 제국은 시베리아 툰드라와
고비 사막 넘어 황하까지
남부 오르도스까지
중앙아시아 스텝지역까지
영토가 확장됐습니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는
그녀를 떠나보내는 멘트가
나옵니다.
‘용감한 왕비!
당신은 국민의 마음속에
영원히 기억될 것입니다.
푸른 하늘에 영원히
계시게 될 것입니다.’
이어 장엄한 음악이 흐릅니다.
‘조국이여 영원하라!’
(The Homeland to Exist
for Eternity)입니다.
역시 잔차노로프의 작품입니다.
https://youtu.be/0G2-mkp0arA
◉만두하이의 구상에 따라
다얀칸이 몽골을 다스린 방법은
고려 태조 왕건을 떠올리게 합니다.
왕건은 호족의 딸들을 거두는
혼인 정책으로 호족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다얀칸은 반대로 11명의 아들을
大 부족장 딸들에게 장가보내
그 지역을 장악하도록 했습니다.
유목부족장들이 칸의 아들을
데릴사위 격으로 맞아
그 지역의 수장으로 모시는
형태였습니다.
그 아들들이 낳은 자손이
대대로 몽골 부족장이 돼
오늘날의 몽골족을 탄생시켰습니다.
◉투멘(Tumen)이라는 게
있습니다.
우리말로 하면 만인대(萬人隊)
정도로 부족을 통합한 단위를
부르는 말입니다.
다얀칸 시절에 6개의 투멘이
있었습니다.
그 가운데 가장 동북쪽
보이르 호수와 할하강
근처에 있었던 투멘이 바로
할하 투멘입니다.
지금은 중국과 국경이 맞닿은
지역으로 이곳을 찾아갈 당시
게르와 가축도 없는 황무지를
몇 시간 차로 달려갔던
기억이 나는 오지입니다.
◉하지만 몽골인들에게는
의미 있는 지역입니다.
칭기스칸이 테무진 시절
케레이트족에게 추격당하며
이 오지 까지 밀려와서
부하들과 함께
흙탕물을 나눠 마시며
재기를 다짐한 곳입니다.
그 결과는 몽골초원의 통일로
이어졌습니다.
우수한 군사 제도 천호제도
여기에서 탄생합니다.
◉이 지역에 가면
높이 솟은 전승 기념탑을
만날 수 있습니다.
1939년 일본과의 전투에서
승리한 것을 자랑스럽게
여기는 기념탑입니다.
일본은 731부대 생체실험으로
만든 약을 시험하려고 할하강에
뿌렸지만 효과를 보지 못한 채
몽골과 소련 연합군에게
참패하면서 다시는 몽골 쪽을
넘보지 않게 됩니다.
◉다얀칸은 이곳 할하 투맨에
두 명의 아들을 보내
수장이 되도록 했습니다.
다얀칸이 죽은 후 6개 투맨이
복잡한 변화 과정을 겪습니다.
그 덕을 가장 많이 본 투맨이
동쪽 끝에 있던 이 할하였습니다.
이들은 몽골초원 중앙은 물론
오이라트를 더 서쪽으로 밀어내고
항가이산맥까지 진출합니다.
이들은 몽골고원 중심부의
가장 넓은 목초지를 차지함으로써
현재 몽골인의 선조로서
입지를 다지게 됩니다.
할하인이 현재 몽골인의 80%를
차지하게 된 기반이
이때 마련된 것입니다.
현명한 만두하이의 원대한
구상이 만들어 낸 결과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투메드라는 투맨의 군주였던
알탄칸은 몽골에 티베트 불교를
들여옵니다.
티베트 불교의 수장을 부르는
‘달라이 라마’라는 명칭은
바로 알탄칸이 티벳 불교의
고승 소남 가초에게 준
이름입니다.
‘달라이 라마’는
‘바다처럼 넓은 지혜를 가진 스승’
이라는 의미의 몽골 말입니다.
몽골 역사의 전환기를 만든
그는 칸이 아니지만 칸으로
불릴 정도로 많은 업적을 남긴
만두하이와 다얀칸의 손자입니다.
이후 티벳 불교는 몽골의
정신세계에 엄청난 변화를
가져오게 됩니다.
◉몽골 마무리 음악이자
만두하이 헌정 음악으로
영화 ‘만두하이’ 음악의 작곡자
잔찬노로프의 ‘백탑-영원히’를
가져왔습니다.
차강 수바르가 (Цагаан суварга),
즉 하얀 탑은 티베트 불교의
상징입니다.
몽골인들의 숭배 대상으로
이미 텡그리의 부름을 받은
선인들을 추모하는 의미도
담겨 있습니다.
‘영원히’(Менхед)라는 제목이
붙은 곳을 보면
‘백탑’이란 음악의 한 부분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몽골인들은 잔차노로프의
이 음악을 들으며 편안함괴
안정감을 느낀다고 합니다.
잔차노로프의 마두금 연주단입니다.
https://youtu.be/Cru4ClW-ELE
◉복잡한 다른 나라의 역사를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려고 했지만
만만치 않습니다.
그래서 다소 길어졌습니다.
그래도 만두하이와의 만나이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만두하이라는 이름에는
‘올라간다’, ‘상승한다’는
의미가 들어 있다고 합니다.
몽골이 상승하고
부활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도전적으로 살았던
6백 년 전의 지혜로운
여인을 떠올려보면
지금의 몽골 모습이
다소 안타까운 몽골인들도
꽤 있을 것 같습니다.
●많이 내리고도
아직도 내릴 것이 많이 남은
여름비입니다.
주말까지 적실 모양 입니다.
몸도 마음도 주위도
챙겨봐야할 게
많은 장마철입니다. (배석규)
/ 옮겨온 글
첫댓글 시원하고 행복한 하루 보내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