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투데이 온라인뉴스팀] 5월에 눈이 내리고 이른 열대야가 찾아오는가 하면 예년보다 늦은 장마 등 올해도
'철모르는 날씨'로 한반도는 몸살을 앓았다.
28일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2월은 전국적으로 맑고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평균
기온은 2.5도로 평년보다 1.4도 높았다.
반면 동해안에는 6∼10일 닷새간 최고 122㎝에 달하는 폭설로 산간마을
고립·휴업·휴교 등 피해가 속출했다. 하루 24시간 동안 쌓인 눈이 속초에는 41.7㎝(9일), 북강릉은 45.9㎝(10일)에 달했다.
4월에는 기온이 큰 폭으로 올라 평균기온은 13.4도, 최저기온은 7.6도를 기록, 기상관측이 시작된 1973년 이후 각각 세
번째와 두 번째로 높았다.
◇ 5월에 눈·열대야 관측
'계절의 여왕'인 5월 대관령에는 눈이 내린 반면 제주도와
강릉에는 열대야가 관측됐다.
5월 초순에는 이상저온 현상을 보이면서 쌀쌀한 날씨가 이어졌다. 기온이 특히 큰 폭으로 떨어진 6일
대관령에는 눈이 날렸다. '5월의 눈'은 1981년 5월 17일 이후 33년 만이다.
반면 같은 달 27일에는 제주에서,
29일에는 강릉에서 열대야가 나타났다. 기상관측 이후 5월 중 한반도에 열대야가 관측된 것은 처음이다.
◇ 변덕스러운
6월…육지에서는 용오름도
6월에는 대기가 몹시 불안정해 변덕스러운 날씨가 이어졌다.
10일 경기도 일산에서 용오름
현상이 30여 분간 발생, 비닐하우스가 날아가고 주민이 다치는 등 피해가 발생했다. 이 용오름의 꼭대기는 지상 12㎞까지 올라가 대류권을 넘어
성층권 하부까지 도달한 것으로 관측됐다.
국내에서 용오름이 관측된 것은 여덟 번째로, 육지에서의 용오름은 이번이 처음이다.
과거에는 울릉도와 제주도 인근 해역 등 바다에서 관측됐다.
시시때때로 천둥·번개를 동반한 소나기와 우박이 떨어져 농작물 피해도
속출했다.
◇ 7월엔 마른장마·비 잦고 서늘했던 8월
올해에는 장마전선이 주로 남쪽에 머물면서 제주도에 영향을 주는
바람에 제주도를 제외한 육지에 평년의 절반 이하 수준의 비를 뿌린 '마른장마'가 기록됐다.
공식적인 장마 기간은
제주도(42일)를 제외하면 중부와 남부지방 모두 28일로 평년(32일)보다 짧았다.
7월 강수량은 152.7㎜로,
평년(289.7㎜) 대비 53% 수준이었다. 특히 경기 북동부, 강원 북부와 남부, 경북지방의 강수량은 평년의 40%도 채 되지
않았다.
반면 8월에는 비 오는 날이 잦았는데 한 달간 18.2일간 비가 내린 것으로 집계돼 1973년 이후 강수일수가 두 번째로
많았다. 상대습도는 82.8%였다.
평균 최저기온은 평년보다 2.1도 낮아 1973년 이후 네 번째로 낮았다.
◇
혹한의 12월·한해 기온은 높아
11월 말까지만 해도 포근한 날씨를 보였지만 12월 들어 초겨울부터 매서운 한파가 몰아닥쳤다.
12월 1∼16일 평균기온은 영하 0.3도로 평년(2.5도)보다 2.8도나 낮았다.
그러나 일찍 한파가 찾아온
12월을 제외하면 전반적으로 '더운' 해였다.
올해(∼12월 20일) 우리나라 평균기온은 14.4도로, 평년보다 0.6보다 높아
1973년 이후 두 번째로 높았다. 이는 봄·가을 이상고온 현상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 종잡을 수 없는 날씨…역시
주범은 지구온난화
이상고온과 폭우, 폭설 등 계절별로 이상기후를 보이고 있지만 그 원인은 모두 '지구온난화'에서 출발한다는 게
기상청의 설명이다.
지난 133년간(1880∼2012년) 지구 평균기온은 0.85도 올랐고, 증가 추세는 계속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이상기후 현상이 빈번해지면서 한반도 역시 피할 수 없게됐다. 날씨가 극한으로 치닫는 '양극화 현상'이 가속화되는
양상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이제는 '일상화'된 이런 이상기후 현상이 내년에도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