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개인 오피스빌딩 거래 증가, 현금 보유량 늘리려는 움직임

[LJYeon]

기업, 개인 오피스빌딩 거래 증가, 현금 보유량 늘리려는 움직임
지난해 4분기에만 33건 거래… 금액도 2조5000억원 육박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 높아지며 개인자산가들도 매수 나서

경기 불확실성 확대 등으로 기업들이 현금 보유량을 늘리려는 움직임이 뚜렷하다. 이런 흐름에 따라 기업들이 속속 부동산 자산을 내다 팔면서 오피스빌딩 거래량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매물 증가를 계기로 법인 투자자에 이어 개인 자산가까지 오피스빌딩 투자에 큰 관심을 나타내면서 거래시장은 활발한 모습이다.

 17일 부동산 업계와 한화63시티에 따르면 작년 4분기 중 서울 내에서 총 33건의 오피스빌딩 거래가 이뤄졌다. 이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총 2조4575억원이다. 분기 기준 거래건수와 거래 총액 모두 국내 오피스빌딩 매매 현황을 공식적으로 집계하기 시작한 지난 2010년 1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아울러 분기별 거래건수가 30건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거래 총액이 2조원을 돌파한 것은 지난 2016년 3분기(2조931억원)와 작년 2분기(2조432억원) 이후 세 번째다.

 시장 전문가들은 현금 확보를 목표로 한 기업들의 자산 매각이 활발해지면서 이 같은 결과가 나온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남수 신한금융투자 부동산팀장은 “오피스빌딩 투자 수익률이 예전 같지 않고, 부동산 자산보다는 현금을 손에 쥐려는 성향이 강해지면서 기업들의 보유 자산이 속속 매물로 나오고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 작년 4분기 중 MG손해보험과 하이트진로 등이 현금 마련을 위해 사옥 처분을 완료했다. MG손해보험은 서울 역삼동에 위치한 MG손해보험빌딩을 엔지니어링공제조합에 팔아 760억원을 마련했으며, 하이트진로는 서초동 사옥을 부동산 개발사에 매각해 910억원을 확보했다. 이어 삼성생명과 교보생명도 각각 서울 미아동 사옥과 서울 강동 사옥을 처분해 100억원 이상을 손에 쥐었다.

 공급 증가와 함께 오피스빌딩에 대한 수요 확대도 거래가 활발했던 또 다른 배경으로 꼽힌다. 오피스빌딩 거래시장의 오랜 손님인 리츠(부동산투자회사)와 부동산펀드가 꾸준히 매물을 거둬들인 데 이어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개인 투자자들이 최근 이 시장에 참여해 큰손 역할을 하고 있다. 개인 자산가들은 최대 300억원 이상까지 써가며 중소형 오피스빌딩을 사들이는 모습이다.

 섬유가공업체인 한국합섬이 매물로 내놓은 서울 논현동 소재 HS빌딩에 한 자산가는 310억원을 투자했다. 3.3㎡당 1억1200만원을 쓴 셈이다. 아울러 또 다른 개인 투자자는 서울 삼성동 승유빌딩을 260억원에 매입했다.

 이남수 팀장은 “개인 자산가들이 중소형 오피스빌딩을 매수하고 있다는 것은 불안한 모습이 여전한 부동산 투자시장에서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도를 높이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남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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