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한 저녁 시간, 쿠션에 기대 리모컨으로 케이블 TV 채널을 ‘톡톡’ 넘기다 낯익은 장면을 목격한다. ‘앗, 저게 뭐였지?’ 산만한 덩치의 사내가 손끝에 정신을 집중한 채 날렵하게 다트를 던진다. 손끝을 떠난 다트는 정확하게 과녁의 중심에 꽂히고 관중은 일제히 환호성을 지른다. 세계다트대회에서 챔피언이 탄생하는 순간이다. 평범한 놀이인 줄만 알았던 다트가 저렇게 인기 있는 종목이었나? 그러고 보니 얼마 전 홍대 앞을 지나다 새로 생긴 ‘다트바’를 보고 신기해하기도 했더랬다. 어릴 적부터 자주 보던 다트, 곰곰 생각하니 보기만 했을 뿐 어떻게 게임을 하는지 전혀 모르고 있었다. 어디 다트 한번 배워볼까.
단순한 오락이 아니다. 민첩성과 집중력을 길러주고 다이어트 효능까지 있는 매력 넘치는 레포츠 다트게임. 그 미지의 영역을 완전 정복한다.
알고보면 세계대회 열리는 당당한 스포츠다트는 외국 영화나 드라마에 종종 등장하긴 하지만 실제로 다트게임 방법을 정확히 알고 있는 사람들은 드물다. 작은 화살을 손으로 던져 과녁에 맞히는 게임으로 알려진 다트는 단순한 시간 때우기 놀이가 아니라 세계 연맹의 지휘 아래 월드리그까지 펼쳐지는 당당한 스포츠. 손끝에 정신을 집중하고 과녁을 향해 화살을 날려 명중하는 순간, 짜릿한 쾌감을 맛볼 수 있는 다트게임은 집중력과 두뇌 회전력, 근력 조절 등을 요한다.
다트는 언제부터 시작된 스포츠일까? 다양한 설이 있지만 그중에서도 영국의 헨리 6세의 왕위 계승 문제를 둘러싸고 30년간 전쟁이 계속되던 때, 전투에 지친 병사들이 빈 술통 뚜껑을 표적 삼아 부러진 화살촉을 던지며 즐기던 것이 발전한 것이라는 설이 가장 유력하다. 또 17~18세기 영국의 오락 중심지인 펍(pub)에서 맥주통 밑바닥을 과녁으로 삼고 깃털 달린 창을 던지며 놀던 게임에서 유래했다는 얘기도 있다. 어쨌든 중요한 것은 그 발상지가 영국이라는 것. 영국은 다트의 종주국으로 세계 최초로 프로 선수가 탄생했고, 세계다트연맹(WDF)이 창시된 곳이기도 하다.
그러나 다트가 가장 대중화한 곳은 놀랍게도 일본이다. 일본에서는 다트가 프로 경기로 활성화했을 뿐 아니라 곳곳에 다트바가 성업 중이고, 가족 모두 함께 즐길 수 있는 놀이, 노인을 위한 복지 오락 프로그램 등으로 적극 활용되고 있다. 이에 반해 우리나라는 다트의 불모지나 마찬가지다. 현재 세계다트연맹에는 65개국이 가입해 있는데 우리나라는 64번째 가입국이란 사실로 현 상황을 잘 알 수 있다. 그동안 우리는 다트판을 실내 인테리어 소품 정도로만 활용해 왔을 뿐 다트를 게임으로 즐기는 데는 무지했다.
자, 이제 때가 되었다. 다트게임, 그 미지의 영역에 도전해보는 것이다. 한번 빠져들면 헤어나올 수 없는 매력을 가졌다는 다트. 재미도 재미거니와 집중력과 지구력을 키워주고 몇 게임만 하고 나면 땀범벅이 될 정도로 활동량이 풍부해 운동으로도 효과적인 놀이다. 재미도 있고, 부가 효과도 있는 일석이조의 레포츠 다트. 이제 마음을 비우고 즐기기만 하면 된다.
다트의 명칭
다트는 기본적으로 포인트(팁), 배럴, 샤프트, 플라이트의 네 부분으로 구분된다. 플라이트는 모양에 따라서 깃이 넓은 스탠더드, 중간 사이즈의 슬립, 월계수 잎 모양의 페어로 나뉘는데 순서대로 포물선 운동의 각도가 줄어드는데, 자신의 취향에 따라 선택하면 된다. 초보에게는 스탠더드가 가장 무난한 편이다.
Chapter 1, 다트게임, 점수 매기는 법
숫자와 점수 영역이 다소 복잡하다 해서 지레 겁먹고 포기할 필요는 없다. 초등학교 저학년 수준의 연산법만 알면 게임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계산법도 이미 지난 말이다. 요즘 소프트 다트 머신을 사용. 전자 시스템이 알아서 척척 점수를 매겨주니 높은 점수를 낼 수 있는 존(Zone)을 잘 파악해 던지기만 하면 끝!
다트보드의 원 주변에는 1에서 20까지 숫자가 쓰여 있다. 그 숫자를 기준으로 해서 어떤 영역에 맞히느냐가 얼마나 높은 점수를 낼 수 있느냐를 판가름한다. 보드 제일 바깥쪽의 빨간색과 초록색이 교대로 있는 원주는 더블 존(Double Zone). 말 그대로 숫자의 두 배 점수를 획득할 수 있는 영역이다.
보드의 안쪽에 있는 원주는 트리플 존(Triple Zone)으로, 해당하는 숫자의 세 배에 해당하는 점수를 얻을 수 있다. 보드의 중심은 불(Bull)이라고 하는데, 이 곳도 두 영역으로 나뉜다. 불을 맞혔을 때는 숫자에 상관없이 기본으로 무조건 25점을 획득한다. 중앙의 점을 맞혔을 때는 더블 불(Double Bull)이라 하여 50점을 획득할 수 있고, 더블 불을 둘러싼 지역은 싱글 불(Single Bull)로 25점을 획득하게 되는 것. 불과 트리플 존, 더블 존 사이에 샌드위치처럼 끼여 있는 지역은 싱글 존으로 숫자만큼의 점수를 얻게 된다.
자, 여기서 풀어보는 응용 문제. 다트보드에서 가장 점수가 높은 존은? 정중앙을 맞히면 왠지 최고의 점수를 획득할 것처럼 느껴지겠지만, 정답은 아니다. 가장 높은 숫자인 20라인의 트리플 존이 60점으로 가장 높은 점수를 획득하는 지점. 중앙의 더블 불을 맞히면 어깨가 으쓱하겠지만, 그보다는 트리플 존 20, 트리플 존 19, 트리플 존 17 등을 공략하는 것이 다트게임에서 이길 수 있는 노하우.
다트보드 점수 보는 법 ① 더블 존(Double Zone): 점수x2 (20에 맞혔을 경우 40점) ② 싱글 존(Single Zone): 점수x1 (20에 맞혔을 경우 20점) ③ 더블 불(Double Bull): 25x2 (맞히면 무조건 50점) ④ 싱글 불(Single Bull): 25x1 (맞히면 무조건 25점) ⑤ 트리플 존(Triple Zone): 점수x3 (20에 맞혔을 경우 60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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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2, 어떤 종류의 게임이 있을까?
다트게임은 총 21가지나 되는 방법으로 진행할 수 있다. 이 중 가장 보편화된 경기 방식은 301게임과 501게임. 당구처럼 301점이나 501점 등 일정한 점수를 정해놓고 다트를 던져 얻은 점수를 총점에서 빼 나가다 먼저 0점을 만드는 사람이 이기는 방식이다. 초보자가 즐기기에 가장 무난한 게임은 301게임. 총 10라운드로 진행되며 라운드마다 다트를 세 번씩 교대로 던져 자신의 점수를 감점해 간다. 10라운드가 지났는데도 아무도 0점에 도달하지 못했을 경우에는 남은 점수가 낮은 사람이 승리.
카운트 업(Count Up)도 초보자에게 잘 어울리는 방식의 게임이다. 총 8라운드로 진행되며, 라운드마다 다트를 세 번씩 교대로 던진 후 모든 라운드의 점수를 합산하여 최고 높은 점수를 득점한 선수가 승리하는 방식이다. 이때 참가 인원은 싱글전은 최대 8명, 팀전은 몇 팀이 참가하든지 총 참가인원이 최대 16명까지 가능하다.
다트의 종류 스틸 다트 & 소프트 다트 벽에 보드를 걸어두고 끝이 날카로운 쇠로 된 다트를 던지는 방식이 스틸 다트. 위험하기도 하고 점수를 일일이 심판이 나서서 매겨야 하기 때문에 요즘은 잘 사용하지 않는다. 현재는 디지털화한 소프트 다트 머신을 이용하는 것이 보통. 다트의 끝이 고무라 위험도 줄어들었고, 점수를 기계가 매겨주기 때문에 게임을 더 스피디하게 진행할 수 있다. 스틸 다트는 다트가 보드를 맞고 떨어지면 점수가 매겨지지 않지만, 소프트 다트는 진동으로 점수를 매기기 때문에 보드에 꽂히지 않더라도 점수를 획득할 수 있어 덜 억울한 경기 결과를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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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3, 순서와 에티켓을 익히자!
1 참가자는 각각 다트를 세 개씩 준비한다.
2 경기를 시작하기 전에 경기 종류와 던질 순서를 정한다. 경기가 시작되면 상대방과 가볍게 인사한다. 악수 혹은 주먹을 가볍게 부딪치는 것이 예의.
3 스로 라인(Throw Line, 다트 던지는 라인, 과녁에서 244cm 떨어진것이 국제규격이다)에 서서 다트보드를 향해 다트를 던진다. 라인을 넘어가면 당연히 무효! 다트를 던지는 선수에게는 같은 편이라도 방해되는 말을 해서는 안 된다. 반드시 선수 뒤에 서 있어야 하며, 상대방이 좋은 점수를 올렸을 때는 주먹을 부딪친다든지 ‘나이스!’ 하고 축하해주는 것이 에티켓이다.
4 던진 다트는 다음 선수를 위해 직접 뽑아야 한다. 다음 선수가 똑같이 3회 다트를 던지면 1라운드가 된다. 경기에 따라 8라운드, 10라운드 등으로 진행하며 승부를 결정짓는다.
Bonus Tip
다트 올바르게 잡는 법
중지와 검지를 붙여 그 위에 다트의 배럴, 즉 몸체를 수평으로 올려놓고 엄지손가락으로 잡는다. 세 손가락으로 다트를 잡는 것이 가장 안정적이지만, 초보자라면 무리해서 세 손가락을 사용하는 것보다는 검지와 엄지만 사용하는 것이 더 편하다. 다트를 던진 후에는 접었던 손가락을 다 펴진 상태여야 다트가 멋진 포물선을 그리며 목표 지점으로 날아가니 손 모양에도 신경을 쓸 것.
Chapter 4, 법칙만큼 중요한 자세 마스터하기
Step 1
조준 스로 라인에 오른발을 앞으로 왼발은 뒤로 두고 허리를 곧게 편 후 선다. 팔꿈치가 직각이 되도록 하여 목표한 지점을 겨냥한다. 팔을 쭉 펴고 조준할 경우에는 목표 지점을 겨냥한다. 초보자라면 목표 지점을 맞히는 것보다는 보드에 꽂히게 하는 것이 우선. 욕심을 버리고 일단 맞혀보자는 마음으로 시작할 것.
Step 2
끌어당기기 조준한 자세에서 팔꿈치와 어깨는 고정한 상태로 자연스럽게 손만 뒤로 끌어당긴다. 이때 손목을 뒤로 젖혀 목표로 한 과녁과 다트의 끝이 직선이 되도록 일치시킬 것. 팔꿈치를 움직이지 않는 것과 시선을 놓치지 않는 것이 포인트.
Step 3
던지기 팔꿈치의 위치는 고정한 채 끌어당긴 반동으로 팔을 앞으로 밀어 다트를 던진다. 처음 조준한 위치에서 다트를 던질 수 있도록 플라잉 지점을 잘 기억하고 있어야 하고, 팔의 움직임이 포물선을 그리도록 동작에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좋다.
Step 4
팔 곧게 펴기 다트를 던진 후에는 팔이 다트보드를 향하도록 곧게 펴야 한다. 다트를 날리는 순간 손끝이 좌우로 흔들리면 다트도 좌우로 흔들리며 날아간다. 곧게 편 손끝이 목표 지점 바로 아래에 오는 것이 좋다. 다트게임을 잘 하려면, 끝까지 자세를 흐트러지지 않게 유지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