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서울대 고교별 최종합격자수가 나왔다. 고입체제 개편 이후 학교유형의 경쟁력의 민낯을 그대로 보여주는 최초의 자료다. 2014 서울대 고교별 최종합격자수가 말해주는 가장 큰 의미는 선발효과의 시대가 가고 사정관제 중심의 수시체제의 시대가 도래한 원년이라는 점이다. 83%나 되는 수시비율로 인해 선발학교들 사이에서도 수시체제의 적응여부가 서울대 실적을 갈랐고 선발권이 없었던 일반고 자공고의 합격비율도 무려 60%에 육박했다. 특히 지방 일반고의 경우 대부분 수시최초에서 합격자를 냄으로써 일반고 교사들의 ‘압박’으로 정시가 확대된 2015 서울대 입시가 일반고의 자충수였음을 보여주었다. 올해 정시의 대부분은 선발학교와 교육특구에서 싹쓸이했기 때문이다. 2015 입시에서 25%로 늘어난 정시는 그대로 선발학교와 교육특구의 몫으로 돌아가면서 지방 일반고의 입지를 좁힐 것으로 우려되는 지점이다. 2014 고교별 서울대 최종합격자를 토대로 분석한 지역별/고교 유형별 실적은 고교 경쟁력을 드러내는 객관적인 잣대가 될 수 있다. 지난 2014학년 서울대 입학정원 중 83%가 사정관 중심의 수시모집 정원이었기 때문이다. 수능이라는 정량평가나 우수한 개인들의 실적이 아니라 학교 구성원 전체가 만들어낸 시스템이 만든 실적이라는 점에서 학교별 수시에 대한 대응력을 가늠할 수 있게 한다. ‘최종합격자수’는 고교가 배출한 중복합격자를 포함한 합격자 전체를 말한다. 일선 고교현장에서 추가합격자까지 포함해 ‘최종합격자’를 통상 실적으로 거론한다. 물론 최종 합격자수와 서울대의 ‘최종등록자수’는 다르다. 최종등록자(신입생) 자료는 서울대가 공개하지 않았다. (편집자주) 베리타스알파가 서울대로부터 입수한 2014 서울대 수시최초/수시추합/정시최초/정시추합 자료를 바탕으로 서울대 실적을 분석한 결과 전국 17개 시도 864개 고등학교에서 3609명의 합격자(검정고시, 외국고 소재 합격자 제외)가 나왔다. 수시최초 2649명, 수시추합 160명, 정시최초 655명, 정시추합 145명이었다. 수시합격자가 2809명(77.83%), 정시합격자가 800명(22.17%)로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서울이 1382명(38.29%)으로 가장 많았으며, 경기 676명(18.73%), 부산 181명(5.02%), 대구 162명(4.49%), 경남 149명(4.13%), 인천 139명(3.85%), 광주 122명(3.38%), 경북 115명(3.19%), 전북 113명(3.13%). 대전 111명(3.08%), 충남 107명(2.96%), 강원 96명(2.66%), 울산 85명(2.36%), 전남 77명(2.13%), 충북 66명(1.83%), 제주 25명(0.69%), 세종 3명(0.08%) 순이었다.
선발권이 없는 학교들의 실적도 처음 가늠해봤다. 전기 특목고와 자사고를 제외한 후기 일반고와 자공고(서울지역은 광역자사고 포함)에서는 전국 17개 시도 758개 고교에서 2051명의 합격자가 나왔다. 전체 합격자의 56.83%가 일반고/자공고에서 나왔다는 의미다. 수시최초 1418명, 수시추합 107명, 정시최초 408명, 정시추합 118명이었다. 선발권 없는 학교실적의 지역별 순위를 살펴보면 서울 765명(37.30%), 경기 329명(16.04%), 경남 117명(5.70%), 광주 102명(4.97%), 인천 95명(4.63%), 충남 92명(4.49%), 대구 88명(4.29%), 부산 77명(3.51%), 대전 72명(3.51%), 경북 64명(3.12%), 충북 62명(3.02%), 전남 55명(2.68%), 전북 42명(2.05%), 울산 34명(1.66%), 강원 32명(1.56%), 제주 22명(1.07%), 세종 3명(0.15%) 순이었다.
서울지역에서 광역 자사고를 포함한 이유는 2014 대입을 치른 2011학년 입학자들이 내신 상위 50% 학생을 대상으로 추첨전형을 실시했기 때문이다. 물론 2011 고입 당시 경기도를 제외한 모든 지역의 광역자사고들이 추첨전형으로 선발했다. 하지만 서울지역을 달리 봐야 하는 이유는 광역자사고의 수다. 2011 당시 서울지역에는 현재 지정취소된 동양고와 용문고를 포함해 26개의 자사고가 있었다. 나머지 지역의 경우 대구 4개교, 광주 3개교, 대전2개교, 부산 2개교, 전북 2개교, 경기도 1개교, 울산 1개교, 인천 1개교, 전남 1개교, 경북 1개교 등 18개교와 비교하면 서울에서만 8개나 많은 광역자사고가 있었다. 게다가 올해 2015 고입부터 1단계에서 성적과 관계 없이 추첨을 실시한 후 2단계에서 면접으로 합불을 판단하는 방식으로 바뀌기 때문에 온전한 선발권을 갖고 있다고 평가하기 어려워 일반고/자공고와 함께 선발권 없는 학교로 분류했다.
전기모집을 실시하는 전국 106개 고교에서는 전체 합격자의 43.17%에 해당하는 1558명의 합격자가 나왔다. 수시최초 1231명(79.01%), 수시추합 53명(3.40%), 정시최초 247명(15.85%), 정시추합27명(1.73%)이었다. 유형별로 살펴보면 외고가 384명(24.65%)로 가장 많았으며, 전국단위 자사고 324명(20.80%), 과고 259명(16.62%), 영재학교 241명(15.47%), 예고 164명(10.53%), 광역단위 자사고 127명(8.15%), 국제고 53명(3.40%), 특성화고 6명(0.39%) 순이었다.
<자사/특목고.. 수시체제 대응 관건>
특목고 자사고에서 선발권이 있는 학교도 수시중심의 서울대 체제에 기민히 대응한 학교들이 좋은 실적을 낸 것으로 분석된다. 2013학년부터 외부스펙을 배제하고 교내활동 중심으로 평가하면서 지원자의 학업능력을 검증했기에 교내 프로그램을 활용한 수시 중심의 기민한 대응을 하는 것이 관건이었다.
외고의 경우 합격자수가 가장 많다. 외고의 숫자는 물론 학생수가 많기 때문이다. 전국 31개 가운데 청주외고를 제외한 30개교에서 합격자를 냈고 30개교에서 2014 대입을 치른 고3 학생수는 7586명(학교알리미 2013년 3월 공시 기준)이나 됐다. 과고 20개교 1961명(2학년+3학년 학생수, 조기졸업자 고려), 국제고 6개교 934명, 전국단위 자사고 7개교 1841명과 비교하면 학생수가 최소 4배 이상 많은 셈이다.
외고는 선발권을 가진 고교 가운데 정시 합격 비중이 가장 높은 것도 특징이다. 전기고교 출신 정시합격자 274명(정시최초247명/정시추합27명) 가운데 48.18%인 132명(정시최초119명/정시추합 13명)이 외고출신이었다. 서울대 정시 합격자의 절반이 외고 출신인 셈이다. 특히 대구외고는 8명의 합격자 중 7명이, 경북외고는 3명의 합격자 중 2명이, 충남외고는 2명의 합격자 전원이 정시 합격자다. 2015 입시 역시 수시비중이 75%인 점을 고려하면 수시체제 대응이 시급한 학교로 분석된다.
외고 중 단연 돋보이는 학교는 대원외고. 96명의 합격자를 내면서 2위 한영외고와 명덕외고(각36명)보다 2.6배 이상의 합격자를 냈다. 정시합격자가 33명(정시최초31명/정시추합2명)으로 외고 가운데 가장 많았으나 수시합격자 역시 63명(수시최초62명/수시추합1명)으로 외고 가운데 가장 많았다. 영어내신 위주의 자기주도학습전형으로 선발한 1기를 배출한 대원외고가 예년 대비 자원의 상대적 불리함을 극복한 것은 수시체제로의 발빠른 전환이 결정적이었다. 사정관제 중심의 해외대학 진학지도가 풍부한데다 2012년부터 특성화프로그램을 더욱 정교화한 점이 좋은 실적을 이끌어낸 것으로 풀이된다.
과고/영재학교는 특성상 대부분의 합격자가 수시 합격자다. 과고는 259명의 합격자 중 254명(수시최초233명/수시추합21명)이, 영재학교는 241명 중 237명(수시최초227명/수시추합10명)이 수시 합격자다. 과고/영재학교 출신 합격자 중 98%가 수시로 합격한 셈이다. 과고/영재학교는 커리큘럼이 수능을 봐야하는 정시가 아니라 수시위주로 짜여있다. 전문교과 중심으로 교육과정을 이수하면서 R&E 등의 실험활동으로 사정관제 중심의 수시체제에 적응한 것으로 분석된다.
자사고 역시 수시 중심으로 실적을 낸 점이 특징이다. 전국단위 자사고의 경우 두 자리 수 합격자를 낸 학교들 모두 수시에서 많은 합격자를 냈다. 외대부고는 96명 중 61명(수시최초57명/수시추합4명), 하나고는 66명 중 58명(수시최초53명/수시추합5명), 상산고 58명 중 25명(수시최초24명/수시추합1명), 민사고 56명 중 49명(수시최초49명), 현대청운고 32명 중 18명(수시최초16명/수시추합2명) 등 4개교가 수시를 중심으로 많은 합격자를 냈다. 10명의 합격자를 낸 김천고도 9명, 6명의 합격자를 낸 북일고는 4명을 수시에서 합격시켰다. 현재 전국단위 자사고인 포철고 광철고 인천하늘고는 2014년 대입을 치른 학생이 입학한 2011학년 당시 광역모집을 실시했었다.
광역단위 자사고도 마찬가지다. 포철고는 28명 중 26명(수시최초25명/수시추합1명), 안산동산고 25명 중 24명(수시최초 21명/수시추합3명), 광철고 11명 중 10명(수시최초10명), 숭덕고 8명 중 7명(수시최초7명) 등이 수시 중심으로 실적을 냈다. 8명의 합격자를 낸 해운대고와 7명을 낸 인천하늘고는 수시에서만 모든 합격자를 배출했다.
다만 대구지역 자사고의 경우 경신고를 제외한 3개 자사고가 정시위주로 실적을 냈다. 계성고가 5명 중 3명, 경일여고 5명 중 4명, 대구대건고 4명 중 3명 등 10명이 정시합격자다. 지방소재 광역단위 자사고 정시합격자 20명의 절반이 대구 광역자사고 출신인 셈이다.
전북(군산중앙고, 익산남성고) 울산(성신고) 대전(서대전여고, 대전대성고) 지역 자사고의 경우 합격자가 1~3명으로 지역내 일반고와 비슷한 수준의 합격자를 내는 데 그쳐 아쉬움이 컸다. 세 지역 모두 광역단위 자사고 원년을 맞은 공통점이 있다.
<일반고, 교육특구 정시 싹쓸이.. 수시 대응 필요>
선발권이 없는 일반고/자공고의 경우 서울과 경기도, 즉 수도권에서 정시합격자가 집중됐다. 서울지역은 268명(정시최초213명/정시추합55명), 경기지역은 107명(정시최초83명/정시추합24명)이 정시합격자다. 전국 일반/자공고 출신 정시합격자 526명(정시최초408명/정시추합 118명)의 67.58%에 이른다.
특히 교육특구 소재 일반고/자공고는 정시 합격비중이 컸다. 서울에서 강남 서초 송파 양천 4개 구에서만 207명(정시최초165명/정시추합42명)의 합격자가 나왔다. 서울시 전체 정시합격자 중 77.24%가 서울 교육특구에서 나온 셈이다. 경기도에서 정시합격이 많은 지역은 성남분당이 대표적이다. 분당지역에서만 35명(정시최초28명/정시추합7명)의 합격자가 나왔다. 경기도 전체의 32.71%이며, 경기도 평준화지역 정시합격자 66명(정시최초50명/정시추합16명)의 53.03%에 해당한다. 대구의 경우 일반고/자공고 정시합격자가 20명(정시최초16명/정시추합4명)이었는데, 17명(정시최초14명/정시추합3명)이 수성구 출신이었다. 대구시내 일반고/자공고 출신 정시합격자의 85%가 수성구 소재 학교 출신이라는 뜻이다.
교육특구 소재 고교들이 정시합격자를 대거 배출한 점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고교에서는 수시 중심의 실적을 냈다. 수시체제에 대응하려는 노력을 보인 학교들이 실적을 낸 것으로 풀이된다. 지역별 서울대 합격자 수를 살펴보면 한두 명의 합격자를 낸 학교 대부분이 수시최초나 수시추합에서 실적을 낸 학교였다. 4명 이상의 합격자를 낸 일반고 역시 수시에서 최소 2명의 합격자를 내면서 수시 중심으로 실적을 내는 것이 특징이었다.
2015 서울대 수시의 비중이 75%로 여전히 높다는 점을 고려하면 수시 중심의 체제를 갖춘 학교들이 선전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정시의 비중이 25%로 지난 2014학년 17%보다 높아져 일반고 출신의 합격자수는 소폭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정시에 쿼터를 많이 둠에 따라 선발효과가 탁월한 전기 특목/자사고와 교육특구 일반고를 중심으로 실적을 낼 것이 자명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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