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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 쇼핑 공유해요 스크랩 나의 유럽 쇼핑 이야기
BlueDevil 추천 0 조회 61 12.07.25 21:15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나의 유럽 쇼핑 이야기

  • 입력 : 2009.03.20 14:09

사악교주의 횡설수설 여행이야기

쇼핑을 싫어하는 사람이 있을까?
남자건, 여자건 어린아이건 할아버지, 할머니건 쇼핑을 싫어하는 사람은 없으리라. 단지, 사고 싶어하는 물건이 다를 뿐 아닐까 싶다.

여행은 쇼핑과 매우 밀접한 관계에 있다.
낯선 여행지에는 국내에서 보기 힘든 색다른 물건들이 있어서 쇼핑하게 만들고, 설령 우리나라에 수입되고 있더라도 훨씬 저렴한 현지 가격이 쇼핑하게 만든다. 어디 그뿐이랴. 패키지 여행을 간 경우라면 가이드의 현란한 말솜씨에 계획에 없던 쇼핑을 하고 후회도 한다.

물론 쇼핑을 위해 여행을 가는 경우도 많아지는 추세라지만, 해외여행을 가서 쇼핑을 하게 되는 가장 큰 이유는 선물 때문일 것이다.

요즘이야 해외여행자가 많아져서 여행 후 선물을 하거나, 받아야 한다는 생각이 서로서로 없어진 편이지만, 비싼 것, 귀한 것은 아니더라도 작은 기념품 하나라도 주고 받으면 기분 좋은 건 어쩔 수 없는 인지상정이리라. 문제는 그 인지상정이 여행자에겐 은근히 스트레스가 되기도 한다는 것.

고기도 먹어본 놈이 잘 넘는다고 했던가. 쇼핑도 마찬가지여서 평소에 즐겨 하던 사람이야 여행을 가서도 잘 하기 마련인데, 평소에도 쇼핑과는 친하지 않았던 사람이라면 여행을 가서도 어렵기는 마찬가지. 나 또한 후자에 가까운 편이라 여행을 갔다가 귀국일이 다가오면 제법 스트레스를 받곤 했다. 그러나 서당개 삼 년이면 풍월을 읊는다고, 같은 여행지를 반복적으로 다니다 보니 이제는 선물 쇼핑의 스트레스에서는 벗어난 듯 하다. 여전히 익숙하지는 않지만 말이다.

재미 삼아 지난해 유럽 여행에서 나의 쇼핑에 대해 이야기해 본다. 물론 개인적인 취향과 주변 환경(선물 해야 할 사람 등), 그리고 지갑 사정에 따라 차이가 크고, 여전히 쇼핑에는 재주가 없는 탓에 쇼핑 노하우(Know-how)와는 거리가 먼 이야기임을 전제한다.

첫 번째 쇼핑.

해외 여행 시 쇼핑의 시작은 면세점에서부터 시작된다. 시내 면세점은 공항 면세점에 비해 물건이 다양하고, 재고 여유가 있어서 고가의 명품을 구입하려는 여행자에게 인기가 있다. 그러나 나의 쇼핑은 공항 면세점부터 시작된다. 출발 전 반드시 구입하는 것은 담배. 흡연자라면 당연할 테고, 비흡연자라도 유럽의 살인적인 담배 가격 탓에 현지의 지인들에게 선물용으로 꼭 챙겨간다. 불법이지만, 유럽의 일부 한인 민박은 숙박요금 대신 담배를 받기도 한다. 환율이 오르던 시기라 신용카드 대신 현금으로 담배를 샀다.

비행기 안에서의 면세품 쇼핑. 계획에 없었던 쇼핑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두 번째 쇼핑.

계획에 없던 쇼핑을 하게 되었다. 비행기가 이륙한 후 기내 잡지를 통해 영화 편성 내용을 살펴보다가 문득 스쳐 지나가는 생각 하나. 아침에 서둘러 짐을 챙겨 나오다 보니 세면 후 바를 로션을 챙기지 못했다는 것이다. 별 수 없지. 기내 면세품 안내 책자를 펼쳐 들었다. 예전에 써본 적이 있었던 클라란스 여행용 세트를 선택했다. 단품으로 로션만 사고 싶었지만, 기내에서는 세트로만 판매 중이다. 어쩔 수 없는 낭비. 그래도 국내에서 사는 것보다는 훨씬 저렴하다는 것으로 위안을 삼았다.

로마의 대표적인 백화점 리나센테.

세 번째 쇼핑.

여행의 시작은 로마에서였다. 역시나 쇼핑 계획은 전무. 화려한 명품 숍이 즐비한 거리를 무덤덤하게 지나치다가, 이태리의 대표적인 백화점인 리나센테에 잠시 들렸다. 화장실을 가려고.

로마는 유럽의 다른 나라, 다른 도시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물가가 저렴한 편이다. 때문에 같은 물건이면 로마가 조금이라도 저렴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그건 어디까지나 상대적으로 저렴하다는 것일 뿐.

타짜도로. 로마에선 유명한 카페이자 커피 브랜드.

이태리에서의 쇼핑 역시 계획하지 않은 곳에서 일어났다. 커피를 좋아하는 탓에 로마의 유명한 카페인 타짜도로(TAZZA D’ORO)에서 커피도 한 잔 마시고 원두를 좀 사려고 했지만, 일요일이었던 탓에 문이 닫혀 있었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거리를 헤매다가 물 한 병 사러 들어간 가게에서 마음에 쏙 드는 선물용품을 발견했다. 품목은 각종 파스타. 파스타의 종류마다 이름이 있다고는 하지만 하트 모양의 파스타엔 무슨 이름이 붙여졌을지. 다양한 모양과 색깔의 파스타들이 바로 선물해도 좋을 만큼 적당히 포장되어서 진열되어 있었다. 가장 마음에 드는 것으로 두 봉지. 일리(illy)커피 등 원두 커피도 팔고 있었지만 국내에서도 어렵잖게 구할 수 있는 것이어서 패스. 로마에서 기대 밖의 수확을 했다.

형형색색, 모양도 다양한 파스타. 선물용으로 제격.
파스타를 비롯해 다양한 식자재를 팔던 로마의 한 가게 내부.

네 번째 쇼핑은 윈도우 쇼핑으로.

로마를 떠나 도착한 피렌체에서의 계획은 유명한 맛 집 한 두 곳을 가보는 것과 피렌체 근교에 있다는 명품 아울렛을 가보는 것이었다. 파스타로 전세계에 명성이 자자하다는 레스토랑에서 식사 한 번. 피렌체를 포함해 토스카니 지방의 명물이라는 고깃덩어리(스테이크라고 하기엔 좀 다른) 요리 한 번. 가보려고 했던 아울렛은 두 곳으로 한 곳은 다양한 명품 브랜드들이 입점해 있는 더몰(The Mall) 아울렛이었고, 또 한 곳은 프라다에서 운영하는 공장형 아울렛 이었다.

피렌체 근교의 명품 아울렛 더 몰.

명품과는 어울리지 않는 경제력과 외모를 가진 탓에 그냥 구경만 할 계획이었지만 내심 ‘마음에 쏙 들고 가격이 시장 보다 싸면 하나쯤 살수도 있지’라는 생각이 없었다면 거짓말. 그러나 썩어도 준치라고 했던가. 일반 매장에 비해서는 엄청나게 싼 가격이라지만 시장보다는 엄청나게 비싼 가격 탓에 애초 계획대로 구경만 하고 끝냈다. 속으로는 ‘역시 난 계획적이야. 충동구매 따위는 안해’ 뭐 이렇게 스스로를 위로하면서 말이다.

피렌체 인근의 프라다 팩토리 아울렛.


다섯 번째 쇼핑.



베네치아와 밀라노를 거치면서 아무것도 사지 않았다. 베네치아는 유리공예품과 전통 가면 등제법 훌륭한 기념품을 가진 도시였지만, 지난 여행에서 구매해 본 경험상 두 번 살만한 것은 아닌 듯 했다. 밀라노를 패션의 도시라고 했던가? 밀라노의 상징인 두오모 바로 옆에 위치한 비토리오 엠

베네치아의 전통 가면. 기념품으로 좋다. 가격은 제품에 따라 천차만별.

마누엘레 2세 갤러리아는 지붕이 있는 일종의 쇼핑 아케이드다. 그 안에는 각종 유명 브랜드 숍들이 즐비하다. 명품 매장들이 밀집되어 있어서 일까? 이곳에선 맥도널드 매장도 럭셔리한 인테리어로 꾸며져 있다. 이곳뿐 아니라 밀라노의 주요 거리에는 명품 브랜드 숍들이 즐비하다. 명품이었으므로 당연히 패스.

밀라노 비토리오 엠마누엘레 2세 갤러리아

 


밀라노를 거쳐 스위스 인터라켄에 도착해서야 다시 선물용품 쇼핑을 시작했다.
인터라켄에서는 이미 구입할 물건을 정해 놓고 온 터였다.

바로 초콜릿.

스위스가 밀크 초콜릿으로 유명하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 전세계적인 브랜드 네슬레의 고향이기도 하다. 그러나 오늘 내가 사려고 하는 것은 인터라켄의 유명 레스토랑인 슈(Schuh)레스토랑의 수제 초콜릿. 이곳의 상징인 구두 모양의 초콜릿을 비롯해 선물용으로 잘 포장해 놓은 초콜릿 몇 개를 서둘러 집어 들었다. 물론 이런 선물은 약간의 해설을 곁들여 전달해야 그 효과가 제대로 나온다. 슈 레스토랑에 대한 설명 없이 불쑥 내민다면 받는 사람에겐 흔한 초콜릿 선물일 뿐.

비단 인터라켄의 슈 레스토랑 초콜릿이 아니어도 스위스 곳곳에는 다양한 수제 초콜릿 매장들이 있다. 특히 판형 초콜릿이 유명한데, 이름 그대로 넙적한 판 모양이어서 그 유명함에도 불구하고 선물하기엔 애로사항이 있다.

슈 레스토랑에서도 독특한 디자인의 선물용 초콜릿이 많았지만 남은 여정과 가방 상태를 감안해서 모양이 망가질 수 있는 제품은 피했다. 그러다 보니 역시나 네모난 포장 제품만 고르게 되었지만.

인터라켄 슈 레스토랑의 수제 초콜릿


여섯 번째 쇼핑.

마지막 여행지인 파리에서는 쇼핑을 좀 하기로 마음먹고 있었다.
가격이 저렴하거나 살게 많아서라기 보다는 귀국을 앞두고 있었기 때문이다.
흔히들 파리에서의 쇼핑은 샹젤리제 거리의 명품 숍들이나 프렝땅, 라파예뜨 같은 백화점, 그리고 오페라 거리 주변에 많은 면세점을 떠올리기 쉽다.

파리의 백화점과 면세점들.

 우선 명품 숍. 이태리에서도 그랬지만 가격을 생각하면 언감생심. 샹젤리제 거리의 루이뷔통 본점 매장에는 우리나라 사람들도 앞다퉈 방문한다고 하고, 백화점이나 면세점에는 패키지 여행 온 분들이 가이드에 친절한 안내에 따라 1시간 동안 쇼핑하느라 정신이 없는 경우도 있지만 나와는 무관한 얘기.

파리 샹젤리제 거리의 숍들


파리에서의 첫 쇼핑은 윈도우 쇼핑 중에 저질러 졌다.
그냥 구경만 하려다가 적당한 가격과 예쁜 모양에 다분히 충동적으로 구매했다.
노틀담 성당이 있는 시테섬과 연결된 생 루이 섬은 파리의 중산층 거주지로도 유명한 지역으로 작은 거리엔 레스토랑들이 늘어서 있다.

생 루이 섬 산책 중 처음 쇼핑을 시작한 곳은 필론즈(PYLONES). 컬러풀한 색상과 개성 넘치는 디자인의 생활 소품들을 판매하는 곳으로 각종 실내 인테리어용품, 사무용품, 그리고 주방용품까지 다양한 물건들이 구비되어 있다. 독특한 디자인에 반짝이는 아이디어가 가미된 소품들은 가벼운 주머니 걱정 없이 선물 받을 사람을 떠올리며 하나 둘 물건을 사기에 좋다. 필론즈는 이미 유명한 브랜드로 생 루이 섬 외에 파리 곳곳에 매장이 있고, 프렝땅이나 라파예뜨 같은 대형 백화점 내에도 매장이 있다.

디자인과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소품들로 가득한 필론즈


생 루이 섬에서 두 번째 쇼핑은 초콜릿 가게에서.
카카오 에 쇼콜라 CACAO ET CHOCOLAT는 프랑스에선 제법 잘 알려진 초콜릿 전문점. 깔끔한 인테리어의 매장 안에는 그 어떤 제품도 바로 선물할 수 있을 정도로 보기 좋은 초콜릿 제품들이 즐비하다. 특히 이곳의 대표적인 제품인 아즈텍 문양이 초콜릿은 그 문양에 따라 맛도 다르고 깔끔한 박스 포장이 되어 있어서 말 그대로 선물용으로 제격인 듯.

카카오 에 쇼콜라. 아즈텍 문양의 초콜릿은 선물용으로 좋다.


생 루이 섬에서의 충동구매 다음날.
오늘도 윈도우 쇼핑을 위해 파리 근교의 라발레(La Vallee Village) 명품 아울렛으로.
피렌체 인근의 명품 아울렛에서 그랬듯이 여기서도 윈도우 쇼핑으로 끝. 어린 딸의 선물을 위해 몇몇 매장에서는 제법 진지하게 물건을 살펴보기도 했지만, 제법 비싼 가격 탓에 사 가봐야 아내에게 욕만 먹을 것이 뻔하므로 포기.

파리 근교 명품 아울렛 라발레


라발레를 나와서 곧장 달려간 곳은 라데팡스에 위치한 꺄트르떵 쇼핑몰. 파리 서편의 신도시인 라데팡스는 파리 시내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현대식 고층빌딩이 즐비한 지역으로 이곳의 꺄트르 떵은 우리나라의 코엑스 몰과 같은 복합 쇼핑몰.

언제부터인가 파리를 방문할 때마다 이곳을 찾곤 하는데, 그 이유는 이곳에 위치한 토이즈러스(Toys R’us) 매장 때문이다. 작년쯤 우리나라에도 매장을 연 토이즈러스는 미국 브랜드로 유아동용품 전문매장. 쉽게 말하면 대형 장난감 매장이다. 이곳을 즐겨 찾게 된 이유는 조카들과 어린 딸 때문. 처음에는 파리에 있는 지인의 소개로 갓 태어난 조카의 유아용품을 사러 왔었고, 그 후 한동안은 조카들 장난감 선물을 사기 위해. 그리고 그 후엔 딸의 유아용품과 아동복 등을 사러 오고 있다. 토이즈러스의 본고장인 미국에 비해서는 매장도 작고 제품도 적다고는 하지만, 즐비한 명품 숍 사이에선 찾기 힘든 유아동 용품과 장난감이 많아서 파리를 찾으면 빼놓지 않고 방문하게 되어 버렸다. 물론 가격도 저렴하고.

아이와 조카들을 위해 꼭 들리는 라데팡스의 토이즈러스


몇 해전 새롭게 단장한 후로는 유아용품이나 아동복 매장이 확연히 줄어들고 장난감 중심이 되어 마음에 드는 물건을 많이 고르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제법 마음에 드는 딸 아이 옷을 두어 벌 살 수 있었다.

파리에서의 마지막 쇼핑.
생각보다 많이 남은 여비를 만지작거리다가 우연하게 들어간 오샹이라는 프랑스 슈퍼마켓. 여기서 의외로 저렴하고 예쁜 아이 옷을 하나 건졌다. 가끔 방문했던 까르푸가 규모 면에서 더욱 컸지만, 시 외곽에 주로 위치한 탓에 갈 생각을 못하고 있다가 의외의 슈퍼마켓에서 마음에 드는 선물을 하나 더 챙긴 셈이다.

대개의 여행자들은 마지막 쇼핑을 공항에서 하곤 하지만, 귀국길의 파리 드 골 공항은 살만한 물건도 없을뿐더러 가격도 너무 비싸서 남은 동전은 고스란히 가지고 귀국했다. 잘 보관했다가 다음에 다시 오면 사용하는 게 훨씬 유용하다는 것이 내 경험의 결과였다.

집에 돌아와 여행 가방을 여니 웃음이 난다. 열흘 남짓 유럽을 돌아다니며 이것저것 사온 것들을 보니 뭐하나 제대로 된 것이 없어 보인다. 작은 초콜릿 상자들. 리본 대신 테이프로 붙여져 내용물도 기억하기 어려운 기념품들. 그나마 많이 산다고 샀던 아이 옷도 별로 없다.
그래도 하나하나 선물 할 때마다 이런저런 설명을 덧붙이니 반응이 나쁘지 않다.
무엇보다 만족스러운 점은 아무리 생각해도 큰 돈 쓰지 않았다는 것이다.

쇼핑에는 영 재주가 없던 터였지만, 내 마음에 드는 선물을, 받을 사람을 생각하며 하나하나 사는 재미는 분명 쏠쏠했다. 그때가 즐거웠던 탓일까? 여행가는 주변 사람들에게 그때 그 가게들을 잊지 않고 하나씩 추천하곤 한다.
명품 사지 않더라도, 면세점 가지 않더라도, 돈 많이 쓰지 않더라도.
그래도 여행지에서의 쇼핑을 즐거울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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