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암물질에 노출된 교실 2007-08-20 16:16 |
- 교실 15%가 벤젠 기준치 초과 |
유치원과 초등학교의 15%가 발암 물질인 벤젠의 위험에 노출돼 있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교육부가 연세대 환경공해연구소에 의뢰해, 지난 1년간 무작위로 정한 전국의 유치원과 초등학교 교실 104곳을 대상으로 공기오염을 측정했습니다. 측정 결과 15곳에서 벤젠이 기준치를 초과했습니다. 벤젠은 혈액암을 유발시킬 수 있는 발암물질입니다. 환경의 유해성을 다루는 내용이지만, 대부분의 언론에서는 이런 내용을 다루지 않았습니다. 지난 금요일 교육부와 연세대에서 제공한 보도자료를 보면 그 이유를 잘 알 수 있습니다. 보도자료 전체를 다 인용하기는 어렵지만, 제목과 주요 내용을 인용해볼까요? "교실 공기와 아토피 질환과의 연관성 조사 결과 발표" - (제목) "...이번 보고의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건강 설문조사 결과 환경성 질환중 천식보다는 아토피 환자가 크게 증가하고, 새집에 거주한 경험이 있는 경유 유병율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조사 대상 536개교 중 중점조사 대상 104개교에 대해 실내 공기질을 측정한 결과, 그 오염도는 우려할 만한 수준이 아니며, 학교 실내물질 농도 차이로 천식과 아토피에 대한 통계적인 유의한 결과는 없었다." 위 보도 자료를 보면, 학교 실내공기와 천식, 아토피의 상관관계는 거의 없으며, 교실 공기질도 우려할 만한 수준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얼핏보면 기사가 안 되는 내용이지요. 그러나 17쪽에 달하는 보도자료를 보면, 심각한 교실 공기오염에 대한 문제가 제기됩니다. 제가 주목한 보도자료 내용을 인용해볼까요? "현재 학교보건법상 기준이 없는 휘발성 유기화합물류인 톨루엔과 에틸벤젠, 자일렌 등도 전체적으로 높지 않은 수준이나, 벤젠이 조사대상 학교의 15.3%에서 공동주택의 권고기준인(30마이크로그램)을 초과하고, 그 원인이 외부요인(자동차 매연 등)으로 밝혀져 오염원에 대한 추적 관리 필요" 휘발성유기화합물을 많이 사용하지 않는 교실에서 벤젠이 기준치를 초과해 측정됐다면 큰 문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공동주택의 기준치가 성인을 기준으로 한 것이어서, 아이들에게는 더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문제 의식을 갖고 연구를 진행한 연세대를 찾아가봤습니다. 연구진은 취재진에게 벤젠이 초과 측정된 지역은 주로 주변에 교통량이 많거나 공단에 인접한 지역의 학교들이라고 털어놨습니다. 당초 교육부측에서는 벤젠이 초과 측정된 학교들의 위치나 이름을 밝히지 않았습니다. 학부모와 학교측의 반발이 우려된다는 이유에서였습니다. 학생들의 건강을 위협하는 오염물질을 줄이려는 노력을 하기보다 문제 있는 학교가 노출되는 것을 더 우려하는 교육당국의 태도가 한심해보였습니다. 제가 8시 뉴스에 담지 못한 내용을 취재 파일에 덧붙이려고 합니다. 실내에서 벤젠이 기준치를 초과해 측정된 학교가 위치한 곳입니다. 참고로 이 지역은 복도와 실외 공기에서 측정된 벤젠량이 거의 비슷하게 나왔습니다. 연구진이 강조한 것처럼 교실로 유입되는 실외공기에 대한 관리도 병행해야 할 것입니다. 교육당국에서 이들 학교의 벤젠 측정량이 기준치 이내로 줄어들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해주길 바랍니다. <초등학교> 서울 동대문구 답십리 4동 - 38.67(벤젠 실내농도, 단위 3제곱미터당 마이크로그램) 서울 마포구 상수동 - 51.18 서울 중구 신당 4동 - 40.60 서울 강서구 내발산동 - 63.07 서울 강서구 방화3동 - 59. 29 서울 광진구 자양2동 - 31.56 대구 동구 지묘동 - 59.87 경기 안산시 단원구 초지동 - 30.54 경기 고양시 일산구 백석동 - 44.19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정발산동 - 69.20 경기 고양시 일산구 대화동 - 96.64 충북 충주시 앙성면 용대리 - 42.88 서울 성북구 장위3동 - 36.36 <유치원> 대구 북구 서변동 - 46.16 대구 달서구 본동 - 47.47 -> 이상 전국 유치원과 초등학교 무작위 추출 조사기간: 2006.8-2007.8 위의 벤젠 실내농도는 특히 이렇게 주변에 교통량이 많거나 공단이 인접한 지역의 학교에서 높게 측정됐습니다. 교실안과 복도, 학교 밖에서 각각 공기오염도를 측정했지만 결과는 안과 밖이 비슷하게 나왔습니다. 연세대 환경공해연구소 임영옥 부소장은 규제기준은 건강한 성인 기준이기 때문에 어린이 몸에 오염물질이 축적될 가능성과 장기에 미치는 영향이 커서 동일 농도라도 더 큰 영향을 미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밖에 미세먼지와 이산화탄소 농도의 경우, 초등학교의 각각 1/3과 1/2이 기준치를 넘었습니다. 학교 공기와 아토피의 관련성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유치원과 초등학생 10명중 3명이 아토피 환자로 조사됐습니다. 공기오염을 줄이려면 녹지공간을 늘리고 방호벽을 설치해야 한다고 연구진은 강조했습니다. 심각한 곳에는 공기청정기를 갖추는 게 낫지만, 재정여건상 어려울 경우 기계적 환기시설을 갖추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습니다. |
유희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