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Daum
  • |
  • 카페
  • |
  • 테이블
  • |
  • 메일
  • |
  • 카페앱 설치
 
카페정보
카페 프로필 이미지
천안정도산악회
카페 가입하기
 
 
 
카페 게시글
검색이 허용된 게시물입니다.
◈............산행공지&접수 스크랩 지리산 中(연하천산장~장터목산장)
소리새 추천 0 조회 172 06.05.06 08:59 댓글 3
게시글 본문내용

ㅇ 연하천산장에서 점심 후

 

 어느 선답자의 산행기에서 본 기억은 종주산행에서 가장 큰 싸움은 배낭의 무게를 줄이는 것이라 했습니다.

 나는 지리를 품에 담고자 근교산행에서는 일부러 배낭에 짐을 넣었습니다.

 다리의 힘도 기르고 가까운 근교의 산들은 쉬지않고 서너시간을 걷기도 했습니다.

 작년부터 지리산을 위해 준비한 일정표와 그리고 준비물을 가지고 하루전에 배낭을 대충꾸려보니 몸을 제외한 품목이 무려 50가지가 넘었습니다.

 그래도 꼭 필요한 품목이므로 빠지지 않고 비상대기 해놓은 물품들을 어렵지 않게 꾸려놓으니 거의 15키로는 넘을 듯 합니다.

 청사내 헬쓰장에서 체력단련도 했으므로 내심 자신있게 배낭을 맸습니다.

 원래 지리산 종주용으로 45리터를 준비했으나 날씨가 좋으므로 38리터 배낭을 꾸렸습니다.

 그래도 장난이 아닙니다.

 정 힘들면 중간에 대피소에서 1박을 더하더라도 필요한 물품은 빠짐없이 준비하는 것이 좋을것으로 생각되었습니다.

 판쵸우의도 준비하고 바지도 비옷을 하나 더 배낭에 넣었으나 출발전 기상청싸이트에서 지리산 일기예보를 보고 빼내고 삼계절용 고어자켓만 넣었습니다.

 

 지나고 나니 준비는 잘 하였는데 절대 필요치 않는 것까지 너무 많이 넣어간것이 고생을 사서 한것 같습니다.

 ㅇ 종주산행의 공식을 꼭 기억해야만 합니다.

     ? kg * 25km = ? kcal

 

 집에 오니 배낭에 남은 것이 아직도 많습니다.

 후기에 기록하는 이유는 다음에 기회를 봐 다시 한번 종주할 수 도 있기 때문에 참조하기 위함입니다.

 

연하천 산장에서 식사 후 삼각고지- 형제봉을 향해 발걸음을 옮겨놓습니다.

연하천 산장 바로 지나 보호 주목군락지대입니다.

 

어느곳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지리산의 고사목과 능선 모습입니다.

 

 

 

 

 

 

끝없이 이어지는 산! 산! 산!

 

벽소령대피소가 3키로 앞에 있습니다.

 

멀리 보이는 주능선의 모습입니다. 아직도 가야할 길이 까마득합니다.

 

 

곳곳의 바위의 모습도 그림입니다. 먼저 줌으로 당겨봅니다.

 

 

멀리서 본 바위 모습입니다.

그러나 세석을 지나고 나니 이건 바위도 아니었습니다.

길가에 돌맹이나 다름 없었습니다.

지리의 능선만 맴돌았지 아직 지리의 속은 하나도 모릅니다.

괞히 아는체만 하는 우를 범하고 있습니다.

검은별(Black Star)이라는 닉네임을 가진 어느 여자분은 지리에 반해 무려 70여회도 넘게 다녔다니...

나는 비실비실 한번 종주에....

그냥 부끄러울 따름입니다.

 

장엄한 지리산의 능선과 협곡들

 

나름대로 자태를 뽐내며 앙상한 가지를 하늘을 향해 뻗쳐봅니다.

딱! 걸렸습니다.

 

능선에 보이는 것만이 지리는 아닐것입니다.

지리의 터럭만 스쳐가는 것입니다.

바위위의 나무 분재 위로 벽소령의 모습이 잡히고 그 뒤로 덕평봉(1,513m)이 보입니다.

 

어깨를 짓누르는 배낭의 무게,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끌리는 다리!

가기 힘드니 피사체만 가까이 끌어당깁니다.

 

지리의 어느곳에서나 쉽게 볼수 있는 바위와 그 위에 도도히 버티고 있는 소나무입니다.

 

겹겹이 놓인 산과 사면의 모습

나무가 잔디라면 마구 뛰어 한걸음에 아래로 내달리고 싶은 충동입니다.

 

바위가 있던 뒤돌아본 형제봉입니다.

 

밤에 달의 모습이 아름답다는 벽소령 대피소입니다.

지리는 두세시간 간격으로 대피소가 있습니다.

시간적 여유만 있다면 얼마든지 찾을수 있는 편의성도 갖추어져 있습니다.

 

모처럼 지나는 산님에게 도움을 청했습니다.

지리산 능선의 빨간 우체통이 정겹지 않습니까?

지리의 아름다운 모습과 푸근한 마음을 담아 우체통에 넣어보세요

수신처요?

"마음이 고운사람 앞"으로 해서요 ^*^

- 산행시간 누계 : 9시간 4분

 

벽소령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다시 세석을 향해 발길을 돌립니다.

 

이정표가 있는 칠선봉(1,576m) 바위입니다.

칠선봉의 아기자기한 모습입니다.

선녀 7명의 모습이 보이나요?

 

벽소령을 출발한지 3시간이 지나가고 성삼재를 출발한지 12시간 23분이 지났습니다.

집으로 전화했습니다.

같이 오지 않길 참 잘했다고....

고생(?)은 나 혼자서만 하면 되었지 님까지 고생해서는 안되기에...

그래도 계속 걷다보니 영신봉에 도착하였습니다.

힘차게 뻗어 있는 뒤돌아본 마루금

 

 

 지리를 가슴에 품고 오자고 맹세하며 떠난 산행이었습니다.

 12시간이 넘게 걷다보니 정말 힘이 듭니다.

 시간이 지날 수록 배낭의 무게를 지탱하기 힘이 듭니다.

 노쇠한 증거겠지요.

 

 정확히 17시 30분(휴대폰 시간)에 세석산장에 도착했습니다.

 앞서가던 젊은 청년을 보니 발에 부상을 당한듯 신발을 벗고 친구에 의지하여 세석산장으로 들어갑니다.

 나도 따라서 아래쪽의 세석산장을 향해 가고 싶은 마음이 솟구쳐옵니다.

 가서 식사를 하고 쉬면서 힘을 내 내일 다시 가고 싶습니다.

 그러나 예약한 곳은 장터목대피소였습니다.

 여기서 나약해질 수 없지 하는 앙칼진 마음이 필요한 때입니다.

 

 세석을 사진도 찍지 않고 일단 지나쳐봅니다.

 사진을 찍지 않은것은 그만큼 세석에 머물고 싶은 마음이 도사리고 있는 것입니다.

 여기서 숙박을 하게되면 그때 기념사진을 찍어도 충분하리라 하는 마음이 숨어 있습니다.

 

 산장의 모습은 아름답기 그지없습니다.

 앞으로는 확 티어 조망이 일품이고 뒤로는 능선길이 있어 아늑하기만 합니다.

 

 주변은 잔잔하고 고원의 평전에 피지않은 철쭉이 지천으로 깔려 있습니다.

 철쭉이 다 피면 철쭉에 취해 죽어도 모를것입니다. 

 

 장터목산장에 전화를 겁니다.

 전화는 계속 통화중이라 쉽지가 않습니다.

 일단 산장에 전화를 하고 예약된 자리가 없으면 세석에서 쉬는것이 육체에 덕이 될것으로 보입니다.

 대피소 직원은 자리가 충분하다 합니다.

 차라리 자리가 없기를 바랬는데...

 그곳은 지리에서도 가장 예약이 어려운 곳인데 말입니다.

 

 세석산장에서 촛대봉까지 가는데 쉬며 걸으며를 반복합니다.

 이대로 갈 수 있을지 장담을 못합니다.

 자꾸만 아침의 반야봉이 미워집니다.

 거기에 소진한 땀만 아니었으면 벌써 장터목에 도착하여 목을 축이고 있을 시간인데...

 

뒤돌아본 세석의 모습은 눈에만 담고 갑니다.

아마 조금 늦게 5월 20일경 이곳에 왔다면 거의 환상적이었을 겁니다.

철쭉으로 물든 저 고원의 평전을 걷는다면 신선의 세계에 왔음으로 착각했을 겁니다.

 

 

지친몸을 이끌고 장터목으로 향합니다.

바람은 솔솔 시원하게 불어줍니다.

세석에서 장터목 가는 길목이 지리산의 백미입니다.

그냥 지나칠곳이 없습니다.

지리의 비경이라면 세석- 장터목 - 천왕봉 구간일 것입니다.

불어오는 바람에 몸을 추스리고 비경을 담아 갑니다.

저 멀리 천왕봉의 봉우리 모습이 보입니다.

그 밑이 장터목인것 같은데 보이지 않습니다.

장터목이 아니면 좋겠습니다.

그 앞 한참 앞에 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앉은김에 쉬어간다!

아닙니다.

힘든김에 볼것 다 보고 갑니다.

자주 올 수 있는 곳도 아니기 때문입니다.

일몰전에는 가야 안전할 것 같은데 시간은 아랑곳 하지 않고 비경감상에 빠져 듭니다.

 

태고의 신비가 그대로 남아 있는 고사목의 잔해입니다.

 

 

바람에 쓸려 나무도 휘고 바위도 휘어졌습니다.

얼마나 많은 바람을 맞아야 나무도 휘고 바위도 휠까요?

장터목 가기전의 고사목지대입니다.

아직도 천왕봉은 멀기만 합니다.

 

드디어 장터목 대피소에 도착하였습니다.

성삼재를 출발한지 14시간 20분만입니다.

장터목에 도착하니 석양이 물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곧바로 어둠이 몰려옵니다.

 

 

우선 방배정을 받고

참치캔을 하나 사고 복숭아 통조림도 한통 샀습니다.

밥을 해서 먹고 사가지고 간 캔맥주 하나에 목을 축이고 팩소주 하나로 마음을 다스립니다.

국을 만들려고 준비했으나 옆에 산녀(이분은 산을 날라다녔습니다. 배낭도 내것보다 훨씬 큰 배낭을 메고 뒤에서 따라오더니 벌써 장터목에 와 있었습니다. 혼자산행하는 전문등산가의 자태가 풍겨오는 멋진 산녀였습니다)한분이 돼지고기 볶음이 많다며 권합니다.

고맙다는 인사를 하자마자 배고픔에 마파람에 게눈 감추듯 안주삼아 해치웠습니다. 먹고 나니 국 끓이는 것이 귀찮아 집니다. 한잔 술에 얼얼하기도 하고 집에서 가져온 반찬에 밥만 배불리 먹고 맙니다.

 

집에 안부전화를 하려하니 휴대폰의 배터리는 가물가물 합니다. 간단히 한마디만 하고 얼른 꺼버렸습니다.

산에서 산벗과 대작을 할때 마시려 준비해간 아주 작은 병에 담은 포도증류주는 옆에서 식사하는 두분께 천안의 특산물이라며 선물로 주었습니다.

 

낭만을 그리고 별을 보며 꿈을 꾸어왔던 장터목의 향연은

맥주로 갈증을 채우고

허기진 배를 채우고 나니

어두움과 적막에 감싸입니다.

 

나만의 깊고 깊은 꿈의 세계에 빠져듭니다.

 

그렇게 그리고 그리던 지리의 밤은 깊어만 갔습니다.

하늘의 별은 가슴에 담아놓고

자꾸만 깊은 꿈의 세계로 접어듭니다.

...

.

.

.

 
다음검색
댓글
  • 작성자 06.05.06 09:32

    첫댓글 이곳부터 우리가 가야할 코스인것 같은데요. 잘~참고하셔야 될것 같네요.

  • 06.05.06 18:49

    지리산에서 별을보며 주무셨다니 부럽습니다~~

  • 06.05.07 21:57

    소리새님 알콩달콩님 읽어주시어 감사합니다.

최신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