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는 유천본당 두 교우와 함께 주택을 방문했는데 그 교우들은 이웃집 아주머니를 보고 "여태껏 함께 이웃에 살아도 인사 한 번 제대로 나누지도 못하고 혼자 성당에 나간 것이 죄송스럽습니다. 오늘 대구에서 여기로 선교하러 온 분과 같이 용기를 내어 찾아왔습니다." 하고 인사했습니다. 그 아주머니는 참으로 고맙다고 하면서 책을 받고 자기소개서도 써주고 시간나는 대로 입교하기로 했습니다. 또 어느 집을 방문하니 주인 아저씨가 맞아주었는데 그분이 아주 놀랍다는 듯이 말했습니다. "여러분은 사이비 종교단체 같은데요. 실제 천주교회에서는 이같은 선교를 결코 하지 않습니다. 지금까지 어디 한 번이라도 이렇게 선교합디까?" 그래서 우리 신분을 밝히고 데레사 수녀님의 모습이 있는 표지의 선교책을 보이며 설명했습니다. 그래도 우리를 불신했습니다. 그래서 며칠 후 예비신자 환영의 날이 있으니 가까이 있는 유천천주교회로 오시면 사실 여부를 알 수 있고 이분들이 맞이하겠다고 하니, 그제서야 겨우 믿는 듯 했습니다. 어느 가정 집을 또 방문하니, 그 아주머니는 우리가 「여호와의 증인」의 신자인줄 알고 거절했습니다만, 같이 간 교우가 이 지역의 구역 반장이라고 소개하니 그제야 안심하고 자기는 원래 불교였으나 천주교에 더 마음이 있었다고 했습니다. 저는 "이 분이 구역 책임자고 열심한 신자이니 잘 인도할 것입니다." 이렇게 또 소개하고 안내해 주도록 전화번호도 서로 알려주며 친분을 나눴습니다. 그 후 또 어느 집을 방문하여 한 청년을 만났는데, 퍽 천주교에 관심이 있던 중이라면서 며칠 후 입교하겠다고 다짐받고 자기 소개서도 받았습니다. 그리고 길에서 만난 또 한 아주머니는 같이 간 분과 잘 아는 사이인데 남편은 개신교이지만 자기는 성당에 가고싶다고 하면서 기쁘게 책을 받고 인도해 주도록 원했습니다. 이렇게 만나는 모든 사람들이 반갑게 신앙에 관심을 가져주기에 저는 많이 걸어도 고단한 줄 모르고 신명이 났습니다. 함께 간 교우들은 저를 앞세워 그간 한 동네에 살면서 불편했던 집을 모두 방문하고 「예수님의 일」을 위해 헌신하게 된 것을 무척 만족하게 여겼습니다. 모두 6개 빌라를 오르고 내리면서 50여 분을 만났습니다. 이같이 함께 간 교우들이 자기네들의 이웃 주민들이 천주교에 너무나 많은 관심을 가진 것에 놀랐습니다. 마침내 유천동 성당은 그 다음 주일에 더욱 많은 교우들이 가두선교에 참가하기 위해 2천권의 책을 주문해 갔습니다. 이같은 사실을 보니 바울로 사도에게 주님께서 나타나셔서 하신 말씀이 더욱 실감됩니다. "겁내지 말라. 잠자코 있지 말고 말을 하여라. 사실 이 도시에는 내 백성이 많다."(사도 18, 10) (98. 1. 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