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봄 여성복은 클래식하지만 더욱 즐겁고 사랑스럽다. 또 미래에 대한 가능성을 표현함과 동시에 실용적이고, 상업적인 측면을 담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복고열풍이 계속되면서 지난해부터 인기를 끌던 클래식이 유행하지만 지속적인 불황 때문인지 현실도피적이기까지 한 재미있는 패턴과 다양한 팝 컬처 패턴이 클래식과 조화를 이룬 경쾌한 룩이 눈길을 끌 전망이다.
미래에 대한 가능성은 정교하고 고급스러운 디테일로 표현되며, 상업적인 측면은 심플한 스타일로 제안되고 있다. 이러한 대조적인 성향은 컬러, 소재, 실루엣, 디테일 등의 모든 요소에서도 대립과 공존의 구도로 나타난다.
쿠아
●클래식이 펀을 입다?…팝컬처 패턴
컬러풀한 레이디 룩에 그런지한 아이템을 함께 레이어드하거나 패미닌한 재킷에 루즈 한 팬츠가함께 코디 되는 등 개성 있는 믹스매치와 레이어드가 시도된다. 패턴은 스트라이프 도트, 플라워와 함께 재미있는 동물이나 특정 도형이 다른 칼라로 반복돼 아트적으로 재해석된 팝컬처 패턴과 과감한 그래피티 패턴이 인기를 끈다.
전체적인 실루엣은 피곤한 현실에서 도피하고자 하는 성향을 반영하듯 루즈하면서 자연스러운 실루엣이 강조된다. 다양한 레이어드가 편안하게 보여질 수 있도록 한층 여유롭게 표현되며, 칼라는 퓨어화이트, 서니 옐로우, 빈티지 핑크, 스프링 스카이, 리프레시 그레이 등 봄을 상징하는 칼라가 더 밝고 부드럽게 강조된 내추럴 톤이 인기를 끈다.
쿠아 디자인실 김은정 실장은 "클래식은 따분하다고 말하지만 올 봄 클래식은 재미있는 패턴과 기하학적인 문양으로 한층 재미있게 표현된다"고 말했다. 말끔한 프레피 스타일에 기하학적인 패턴이 프린트된 블라우스와 베스트 등이 함께 코디되면서 소녀적인 감성이 강조되는가 하면, 몸에 피트되는 상의보다는 마치 남자친구의 옷을 빌려 입은 듯한 루즈한 핏의 상의에 짧은 하의 매치는 다소 과장되면서도 재미있는 이미지를 연출한다.
하지만 이러한 스타일에 베이직톤으로 라이트한 아이보리, 베이지 등 크리미한 컬러들이 분위기를 가볍고 부드럽게 강조한다. 'Geeky Girl Look'은 다소 괴짜스러워 보이기까지 하는 걸리시룩으로 여성스럽고 소녀적인 옷과 보이쉬한 아이템이 함께 레이어드 되면서 자유롭고 개성 있는 룩을 연출한다. 와일드 숄더 재킷과 숏팬츠, 롱 테일러드 재킷에 미니스커트와 프린트 레깅스 매치는 멋스럽고 사랑스럽다.
데님의 화려한 부활도 기대된다. 전형적인 80년대 스트리트 패션이 트렌드의 한 축을 이루면서 다시 인기를 끌 전망. 데님도 일반 데님이 아닌 다양한 워싱을 통해 빈티지스러움을 더욱 강조한 스타일이 유행할 것으로 보이며, 데님의 인기에 따라 컨버스화와 하이탑 슈즈 등은 지속적으로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
베스띠벨르
●실용적인 스타일…파스텔풍 컬러에 옐로·오렌지로 포인트
베스띠벨리 디자인실 이은미 실장은 "2009년 패션은 전체적으로 심플하고 가벼운 느낌으로 표현됐다. 낙천적인 컬러가 증가했으며 전체적으로 실용적인 아이템들이 대거 등장했다"고 설명한다.
컬러는 봄의 컬러도 대표되는 다양한 파스텔 풍의 컬러들이 등장했다. 포인트 컬러는 에스닉 스타일의 영향으로 옐로우에서 오렌지까지 전개되고 있다. 소재는 섬세하고 가벼운 소재를 통해 자연스러운 실루엣을 연출하며, 가공하지 않은 구김을 표현한 듯한 면과 린넨 소재가 중요시됐다.
전체적인 실루엣은 부드러운 볼륨감과 박시한 느낌의 이지 레이어드 스타일이 중심을 이루고 있다. 가늘고 긴 실루엣을 연출하는 롱앤린 스타일은 여전히 지속될 전망이다. 클래식하고 베이직한 스타일이 새로운 디자인과 접목되어 재구성됐으며 지퍼나 스터드와 같은 스포티한 디테일이 부각됐다. 계절의 모호함으로 인해 비트윈 아이템이 대두됐다. 샤넬 재킷풍의 클래식한 아이템은 좀 더 젊은 감각으로 표현됐으며, 워싱 처리가 많이 들어간 느낌의 데님은 80년대 스타일로 표현됐다. <도움말=FnC코오롱, 신원>
■여성복 브랜드별 컨셉
●레오나드 레오나드는 이번 봄 시즌에도 '화려함의 극치'라고 해도 좋을 만큼 다양한 프린트와 밝은 원색 계열을 활용하는 한편, 소재나 패턴 등에서는 명품다운 고급스러움을 추구한다. 이번 시즌의 테마는 '다양한 꽃 프린트의 향연'으로 봄의 화창함, 밝음, 달콤한 바람을 머금은 듯한 로맨틱하고 이국적인 느낌의 프린트들을 레오나드 특유의 수공업을 통해 승화시켰다.
특히, 가볍고 구김이 없는 레오나드의 대표적인 소재인 100% 실크저지는 매혹스러움을 보여주듯 몸의 곡선을 따라 흐르며 최고급 스타일의 우아함을 보여주는 이번 시즌 레오나드의 주요 아이템이다.
●산드로…'락앤롤' 감성의 스타일리쉬룩 코오롱패션이 작년 가을부터 국내에 선보인 프랑스 브랜드 '산드로'는 올 봄 '페미닌 락앤롤'의 컨셉의 스타일리시한 룩을 선보인다. 산드로는 프렌치 컨템포러리 여성캐주얼 브랜드로, 1987년 디자이너 '에블린 체트리트'에 의해 탄생했다. 심프하면서도 쉬크하고 페미닌한 느낌을 강조한 디자인은 프랑스 여성들의 패션 감도를 생생히 전달해 준다.
이번 S/S의 컨셉인 '페미닌 락앤롤'은 산드로의 기본 정신인 '여성스러운 감성'을 기본으로, '편하고, 단순한 그리고 쉬크하지만 부담없는' 디자인을 여성스러운 실루엣을 통해 다양하게 선보인다. '산드로'가 올 봄 주력으로 선보이는 소재는 '데님'과 '저지'다. '데님'은 다양한 핏의 데님팬츠와 셔츠, 베스트 등에 다양한 컬러로 출시된다. 특히 구제 진이나 표면을 탈색하거나 핑크 컬러나 광택을 적용한 개성있는 데님라인도 만나볼 수 있다.
'저지'는 카우보이 팬츠나 프린트 티셔츠, 다양한 레깅스에 적용된다. 흑표범 또는 반다나(홀치기 염색) 무늬를 티셔츠, 스카프 등에 프린트해 '락앤롤' 스타일을 강조하기도 했다. 다양한 길이와 핏의 '베스트'는 산드로의 락앤롤 스타일링을 완성하는 핫 아이템이다.
●이자벨마랑
2009년 봄 여름, 이자벨 마랑은 꽃무늬 프린트와 아일렛 기법으로 목가적인 분위기가 가득한 09SS 컬렉션을 선보였다. 면 소재를 중심으로 했으나 전혀 평범하지 않은, 변형된 체크 프린트, 누빔과 패치 등을 응용한 실험적인 디자인을 강조했다. 밝은 블루를 레드, 블랙 등의 뉴트럴 컬러와 믹스해 이자벨 마랑만의 믹스매치를 표현했다. 또한, 계절감을 살린 아사면, 실크, 린넨을 선보여 특유의 부드러운 느낌을 강조하는 한편, 가벼운 터치감으로 한층 더 자연스러운 실루엣을 연출했다.
이번 이자벨 마랑 컬렉션의 특징은 빈티지한 레이스, 여러 겹의 러플과 섬세한 주름 장식이 가미된 디테일이다. 한편, 다양하게 연출할 수 있는 베스트류는 벨벳, 면, 실크 등으로 표현하여 트렌드에 맞춰 레이어드해서 입을 수 있으며 이번 시즌 트렌드인 에스닉 무드를 액세서리 라인에 접목한 과감한 시도가 돋보인다.
●모그
이번 시즌, 모그는 전체적으로 차분하고 평온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과장되고 현란한 디테일을 배제하고 부드러운 소재를 활용해 차분하고 우아한 느낌을 강조한다. 동양과 서양의 문화에서 모두 영감을 받은 듯한 디자인은 심플하면서도 영생적인 느낌을 보여준다.
'낙관주의' 테마에 걸맞게 컬러는 화이트와 베이지 그리고 실버 컬러 등 맑은 계열의 컬러가 주로 사용되었으며 천연 소재를 활용해 서정적이고 은은한 테마를 효과적으로 표현했다. 아이템면에서는 올 봄 트렌드를 반영하듯 어깨 부분이 부각된 남성적인 느낌이 강한 수트 형태 재킷이 주된 아이템이며 패턴면에서는 변형된 식물들의 프린트 등 '자연'을 표현하는 패턴이 주를 이룬다.
●쿠아 바이 정윤기 라인 코오롱패션 쿠아는 최고의 패션 스타일리스트 정윤기와 콜레보레이션한 'QUA by JUNG YUN KI'라인을 런칭 했다. 정윤기가 제안하는 디자인과 코디네이션이 접목된 'QUA by JUNG YUN KI' 라인은 중성적인 톰보이룩과 여성스러운 로맨틱함이 절묘하게 믹스 매치된 스타일로, 기존 쿠아에 비해 한층 개성 있고 시크한 룩을 강조한다.
이번 SS시즌에는 최신 유행 경향을 반영, 80년대 스트리트 패션을 연상케 하는 데님 자켓과 팬츠를 비롯 루즈 핏의 티셔츠와 핫핑크 원피스 등 총 23개의 의류와 소품을 선보이며, 매 시즌 12가지 컨셉의 의류를 지속적으로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단순 의류뿐 아니라 액세서리와 소품까지 토털룩을 제안함으로써 한층 개성 있는 프리미엄 룩으로 전개될 전망이다.
●갭 클래식과 캐주얼을 상징하는 전형적인 아메리칸 에티튜드를 컨셉으로 한 이번 2009년 갭(Gap)의 스프링 컬렉션은 다채로운 컬러 팔레트를 선보인다. 빛 바랜 데님의 블루나 뉴트럴 톤을 바탕으로 한 다양한 파스텔 계열의 레이어드 룩에서 갭만의 캐쥬얼하면서도 신선한 매력이 돋보인다.
또한, 이번 시즌은 여성스러운 실루엣과 스트라이프, 활용성을 추구한 디테일, 오픈 네크라인, 그리고 크루즈에서 영감을 얻은 랜턴 소매를 비롯해 모자나 캔버스 소재 빅 백 등의 액세서리가 더해져 입체적인 룩을 자랑한다. 대체로 가볍고 신선하고 낙천적인 요소들과 이번 시즌 빼놓을 수 없는 데님 컨셉을 포함한 다양한 파스텔 톤의 부드럽고 얇은 소재들이 어우러져 매력적인 비율의 실루엣으로 런웨이를 장식했다.
●조르지오 알마니 우먼스 웨어 이번 컬렉션은 패션의 변화된 면모를 확인 할 수 있으며 아름다운 옷들로 이루어진 매혹적인 의상에서 순수한 우아함으로 변형시켜 일상 생활의 필요성과 접합돼 디자인됐다. 옷을 입는 기쁨을 환기시키는 놀라운 특징을 가진 단편적인 범위까지 포함되고 있으며 가벼운 패브릭을 통해서 유동성 있는 감각이 담긴 패브릭과 긴 브러시의 붓질과 닮은 맑은 컬러 효과를 쇼에 담고 있다.
움직임의 일반적인 느낌을 강조하며, 스커트의 둥글게 부푼 단은 무릎 위로 고정돼 있다. 턱이 잡힌 밑단으로 된 드레스들은 갑자기 바람을 불러 일으킨다. 이번 컬렉션의 주된 테마인 스커트의 독특함을 보여주고 또한 정확하게 재단 된 슬림하고 좁은 팬츠들은 이번 시즌 베스트 아이템인 재킷과 어우러져 추가적으로 보여지고 있다. 재킷은 오간자 또는 쉬폰으로 된 패브릭 안감을 사용한 이중 구조로 대 힙라인을 충분히 덮을 만큼 길며, 옆쪽은 플레어로 되어 유연하고 가벼워 보인다.
그만큼 여성성을 가미한 화려하고 부드러운 스타일이 인기를 모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가을ㆍ겨울 시즌 남성복의 화두였던 `클래식(전통적인)`에 현대적인 감각이 가미된 양상이다. 정장은 디테일이 한층 강조된다. 정장의 라펠(접힌 옷깃)이나 앞 주머니 부위에 새틴 가죽 소재를 덧대는 식이다. 정장 앞판에 현란한 절개가 들어간 드레스 셔츠처럼 실루엣이나 패턴면에서 보다 화려해졌다.
프레피룩(미국 사립학교 교복에서 유래된 옷 스타일)이 인기를 끌면서 스트라이프, 킹엄체크 패턴을 비롯한 기하학적 패턴이 남성복에서도 새롭게 시도되는 경향이다. 크고 분명한 패턴보다는 작은 패턴 혹은 표면 질감을 활용해 서정적인 느낌을 극대화한 셔츠가 많이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색상은 노란색이 대세다. 일반적인 노란색이 아니라 베이지와 갈색 등 다양한 톤으로 나타난다. 소재는 울이나 면 등 무게감 없는 소재가 주류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
네이비 계열 재킷과 옐로 계열의 카디건, 조끼 등이 인기 아이템으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페도라(중절모)와 행커치프 등의 아이템이 포인트 아이템으로 쓰인다. 남성복 디자이너 최혜경 씨는 "이번 시즌에는 지금껏 남성복에서 보여졌던 정형화된 느낌에서 벗어나 부드러운 곡선미와 과감한 디테일 등 여성복의 요소가 남성복에 본격적으로 접목될 것"이라며 "실크 소재나 화려한 패턴의 셔츠는 물론 숄더백이나 스카프 등 그동안 여성 소품으로만 인식되었던 아이템이 남성 패션 아이템으로 새롭게 부각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 봄ㆍ여름 시즌에는 1980년대풍의 복고 바람이 여성복 시장에 강하게 불 것으로 예상된다.
전 세계적으로 극심한 경기침체 분위기를 반영해 장기 호황을 누렸던 80년대에 대한 동경에서 출발한 것으로 풀이되는 80년대식 복고패션 열풍의 핵심은 `과장된 디테일`이다.
기존에는 촌스러운 것으로 여겨졌던 어깨 패드를 부착한 재킷이 이번 시즌 파리ㆍ뉴욕 컬렉션에서 우후죽순 선보였다. 엉덩이 라인을 강조한다거나 허리 부분의 핏(fit)을 역삼각이나 X라인으로 잡는 등 과장된 실루엣이 이번 시즌에 큰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2009년식 복고패션은 80년대 패션의 부분적인 실루엣만 차용했을 뿐 슬림한 핏과 가죽, 트위드, 니트 등의 다양한 소재의 활용을 통해 보다 세련된 느낌으로 재탄생된 것이 특징이다.
답답한 현실에서 벗어나고픈 대중들의 욕망을 반영하듯 지난 시즌까지 불었던 모노톤 배색 대신 옐로 등 밝고 화사한 컬러가 주류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여러 디자이너 브랜드에서 메인 테마로 선보인 `트라이벌 룩(인디언 부족에서 볼 수 있는 디테일을 사용한 스타일)`의 주 문양으로 사용되는 표범무늬를 비롯한 에스닉하고 기하학적인 패턴이 강세를 띨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복고패션 열풍과 함께 골드 액세서리와 큰 사이즈의 선글라스, 그리고 화려한 프린트가 배색된 스카프 등이 포인트 아이템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모그` 정혜영 디자인실장은 "어깨 패드를 부착한 재킷이나 어깨를 풍성하게 살린 블라우스 등은 잘못 입으면 몸이 커 보일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며 "상의에 포인트가 들어간 만큼 하의는 솔리드패턴의 넉넉한 팬츠 등으로 최대한 심플하게 코디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