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명차에 말을 걸다 ②] Benz 300SL - 1954년
'꿈의 명차', 전 세계 많은 사람들이 선호하는 자동차 중 하나인 '벤츠'가 만든 자동차에서도 손에 꼽을 수 있는 명차. 이미 명차의 고전의 반열에 등극한 자동차라고 해도 많은 분들이 동의할 자동차. 무려 55년 전에 탄생한 자동차. 그 차가 바로 메르세데스 벤츠(Mercedes Benz) 300SL. 이 차는 1954년 2월 세계인들에게 뉴욕 국제 모터쇼에 선보였다.
특히 벤츠 300SL은 미국인들에게 인기를 끌었으며, 최초의 '수퍼카'라고 할 수 있다. 혹자는 "20세기 자동차산업 발전의 원동력이 된 자동차"라고 칭송하는 이도 있다. 실제로 메르세데스 벤츠는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악화된 경영난에서 벗어나기 위해 1954년 뉴욕 모터쇼에 최고의 스포츠카 중 하나로 평가되는 300SL 걸윙(Gullwing)을 발표한다.
벤츠 300SL은 루돌프 울렌하우트가 개발해 1952년 데뷔했다. 사실 300SL은 레이싱을 목적으로 태어났으나 당시 벤츠는 경영란으로 로드버전 양산형을 출시했다. 즉, 경주용차를 시판용으로 개발해 공도용으로 판매한 최초의 차량이 300SL인 것이다.
이 차는 레이싱카의 본질을 물려받은 외관과 성능을 갖고 있기 때문에 데뷔 자체가 큰 이슈가 됐다.
[여기서 잠깐 ①] 'SL'이란? 수퍼라이트(Super Light)를 의미.
300SL은 경량의 알루미늄 바디와 항공기술에 이용되던 튜브스페이스 프레임 섀시를 채택해 단단하고 가벼운 구조로 만들어졌다. 특히 300SL 걸윙(Gullwing)은 여러 레이싱경주에서 우승을 차지한 자체 차량을 양산차로 발표하기 위해 개조했다.
오랜 세월을 명품 스포츠카로 인정받아온 300SL 걸윙은 1954년 출시 이후 1957년까지 1400여 대가 제작되었다. 앞서 설명한 대로 '미국인'들에게 큰 사랑을 받은 300SL 걸윙은 제작된 양의 반 정도가 미국에서 판매되었다. 주 고객층 으로는 사교계의 유명인사나 요르단의 후세인 국왕 및 영화배우 등이 오너였다. 당시 2만9000마르크라는 가격은 서민이 구입할만한 차값이 아니었다고 한다.
[여기서 잠깐 ②] 걸윙(Gullwing) 도어란? 보통 알고 있는 정상적인 개폐식 도어가 아니라 상하 위아래로 열리고 닫히는 도어. 양쪽 문을 모두 열어 두면 마치 갈매기가 날개를 펴고 비상하는 듯한 모습을 풍긴다.
특히 300SL은 섀시 구조상 정상적인 도어를 장착하기 힘들었다. 무게를 줄이고 바디의 비틀림 강성을 보완하기 위해 적용된 스페이스 프레임을 적용했다. 하지만 문의 문턱이 높아져 일반도어의 사용이 어렵다는 문제에 직면했고, 결국 엔지니어들의 고심 끝에 지붕에 경첩을 달아 위아래로 열고 닫는 도어를 장착했다. 이처럼 어쩔 수 없이 장착한 걸윙 도어는 300SL의 가장 주목받는 특징으로 찬사를 받게 된다.
나아가 '가장 아름다운 차'로 추앙받기도 한다. 그래서인지 이후 많은 스포츠카들이 걸윙도어 채택하고 있다.
한편, 300SL은 양산차로는 최초로 '연료분사시스템'을 적용. 벤츠 300시리즈로부터 나오기 시작한 이 연료분사 시스템은 이후 자동차의 필수부품으로 자리잡게 된다.
<사진 출처 : 메르세데스 벤츠 홈페이지>
차량 소개 : 벤츠 300SL 걸윙
생산연도 : 1954~1957년 / 생산지 : 독일 슈투트가르트
엔진 : 2995cc 6기통 엔진을 수직에서 50도 기울여 장착.
특징 : 차 앞부분의 높이를 낮춤. 0.25라는 공기저항계수.
연료장치 : 보쉬 인젝션방식 연료분사장치 적용
힘·속도 : 220마력/5800rpm에 최고 249km/h 속력
밸브장치 : 단독 오버해드 캠축
변속기 : 4단
차체 : 튜브식스페이스 프레임
서스펜션 : 전륜-위시본과코일 스트링, 후륜-코일 스프링을 단 스윙차축
메르세데스 벤츠 멕라렌. 300SL 걸윙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는 벤츠의 명차. (사진 출처 ⓒ 메르세데스 홈페이지)
['비운의 '차' 벤츠 300SL 이야기]
혹시 '르망24시간 레이스'라고 들어보셨는가. 이 대회는 프랑스 파리 남서쪽의 작은 마을 르망에서 매년 6월에 열리는 자동차 레이스다. 13,629km를 24시간 동안 쉬지 않고 달리며 차의 내구성과 운전자의 지구력을 겨루는 트랙 경기로 평균 속도 200km/h로 달린다.
1955년 6월 11일. 이날은 자동차 레이싱 역사에 '르망의 비극'으로 기록된 날이다. 바로 벤츠의 '실버에로우' 300SLR이 출전했고, 레이스 도중에 다른 차량과 충돌한 실버에로우가 공중으로 치솟아 올랐다. 불행히도 실버에로우는 관중석을 덮쳤고, 이로 인해 85명이 사망하고 200명이 부상당했다. 자동차 레이스 역사상 가장 끔찍하고 참혹했던 사고였다.
결국, 이 사건으로 메르세데스는 충격을 받았고, 르망 23를 비롯한 각종 대회에서 완전히 철수했다. 이후 더이상 레이싱 모델을 내놓지 않고 있다. '비운의 차'가 된 경주용 300SLR은 단 두 대의 프로토타입만을 남긴 채 단명했다. 이중 한 대를 당시 수석 엔지니어였던 울렌하우트가 소유하면서 울렌하우트쿠페라고 불리게 된다.
한편, 1956년 레이싱 시즌을 위해 개발했던 300SLR은 하드탑 버전이며, 300SLR은 1957년까지 1371대를 생산했다. 경주용은 29대만 생산했고, 이후 300SL로드스터만 생산하다가 1964년 완전히 단종시켰다.
(- <드라이빙월드>에서 내용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