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국민을 위한 사법입니다.
11월 1일까지 구절리행 열차가 운행되는 것으로 알고 마음을 놓고 있다가, 갑작스레 일정을 변경하여 오늘 정선선 답사를 다녀왔습니다.
제가 카메라 휴대폰과 디지털 카메라를 가지고 있지 않아서, 아무런 여행도구도 없이 손에 휴대폰 하나만 달랑 들고 나가 승차권을 제외한 아무런 여행의 추억을 남기지 못할 상황이었는데, 다행히 전날 카페 채팅방에서 #1 서울-부산 새마을호님과 이야기가 되어 함께 여행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인물사진을 제외한 전 사진들은 모두 #1 서울-부산 새마을호님이 찍으신 것입니다. 그러므로 사실 이 시승기는 저의 것이 아닌 #1 서울-부산 새마을호님의 것인데, 제가 사진을 전송받으면서 어찌하여 대신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원칙적으로 사진을 촬영한 순서대로 사진과 글을 올리되, 일부 부분에서는 사진의 배열을 바꾸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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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망히 아침을 먹고 신림동을 출발, 9시 20분경 청량리역에 도착하였다. 최대한 여행 비용을 아낄 생각으로 '청량리-증산-구절리' 환승 승차권을 발급할 생각이었기 때문에 예약이 되어 있지 않아, 역에 도착하자마자 승차권 창구에 가서 왕복 승차권을 샀다.
내가 청량리->증산->구절리를 이동하며 시승한 열차의 승차권. 원래 여행 시작 전에 찍은 것이 아니라 꼬마열차 안에서 차장님께 기념 사인을 받은 뒤 찍은 것이다.
돌아올 때의 승차권. 이 승차권에는 구절리역 도착 뒤에 기관사님으로부터 받은 사인이 있는데 아직 사인을 받기 전에 찍은 것이라 여기에는 나타나 있지 않다.
열차가 청량리역을 출발하고 있다. 참고로 나는 6호차를, #1 서울-부산 새마을호님은 3호차를 탔다. 채팅방에서 합류하기로 했을 때 이미 새마을호님이 표를 예약해 두었기 때문이다.
열차가 팔당호 옆을 달리고 있다.
내가 잠시 3호차에 놀러 갔을 때 새마을호님이 찍어 주신 사진.
양평역
열차가 제천역에 들어서고 있다.
행선판이 승차홈의 구석을 지키고 있다.
강릉발 청량리행 새마을호와의 교행
쌍용역 근처의 쌍용시멘트
열차가 증산역에 접근할 때. 아래로 정선선이 보인다.
청량리를 10시에 출발한(정확히는 1분 지연 출발했지만) 우리 열차는 제시간보다 11분 지연된 14시 1분에 증산역에 도착하였다. 원래 꼬마열차의 증산역 출발 시각은 14시 정각이지만 접속 열차의 성격상 우리 열차를 기다려야 했기 때문에 출발을 하지 않고 반대편 홈에서 우리의 도착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렇게 환승 승객을 태운 꼬마 열차는 5분 지연된 14시 5분 증산역을 출발하였다.
꼬마열차의 실내 모습-1
실내 모습-2
객차의 전망창과 좌석 배치는 바깥 풍경을 감상하는 데 아주 적합했다.
이런 풍경을 끼고 달리는 정선선이 사라질지 모른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내 모습. 새마을호님의 사진도 몇 장 찍었지만 본인의 얼굴을 올리고 싶지 않아 하셨다.
구절리역 도착. 구절리역에서는 풍경사진보다는 주로 인물사진을 많이 찍었다. 풍경 사진에 대해서는 다른 회원님들이 올려 주실 좋은 사진을 많이 기대해 본다.^^
장폐단으로 열차를 끌고 왔던 기관차가 몇 번 왔다갔다를 반복한 끝에 증산 방향으로 머리를 돌리고 객차에 연결되자 사람들이 몰려들어 열차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평소 막연히 특대형기관차의 코 옆에 걸터앉아 사진을 찍어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던 나는 이보다 더 좋은 기회는 없다고 생각하고 기관사님께 다가가 승차권에의 사인을 부탁드린 다음, 기관차에 올라가 사진을 찍어도 될 것인지를 여쭈어 보았다. 기관사님께서도 오늘 운행의 의미를 알고 계신 듯 흔쾌히 허락해 주셨다.
소원 성취.
저렇게 앉아 사진을 찍는 내 모습을 상상해 본 적은 많았지만 실제로 이렇게 이루어질 것이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개인적으로 나에게는 오늘 여행의 베스트 포토제닉이라 할 수 있겠다.^^
새마을호님과 찍은 사진 두 장. 새마을호님도 이 사진들에 대해서만은 게재를 허락하셨다. 우리 카메라에만 찍힌 것이 아니고, 위 세 장의 기관차 사진을 찍을 때 다른 사람들도 몰려와 우리 사진을 여러 장 찍었다. 허헛, 이걸 좋아해야 하나? 뭐 내 모습이 다른 사람의 사진에 실려 그 사람의 추억을 되새기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면 그것도 나름대로 괜찮다는 생각이 든다.
하여튼 내가 보여 준 솔선수범(?)으로 몇 사람이 용기를 내어 저 곳에 올라가 사진 촬영을 했다.
구절리역 내부에 붙어 있는 옛 시각표와 운임표
아우라지 방면의 선로 위에 앉아서 한 컷
출발 시각이 되어 왠지 아쉬운 마음으로 열차에 올라탔다. 새마을호님과 여러 이야기들을 나누며 정선선의 경치를 감상하는데, 우리 나라에도 이런 곳이 있었구나 하는 생각에 새삼 일종의 경외감 같은 감정이 들었다. 부디 이 곳이 한국의 관광 자원으로 뜻깊게 활용될 수 있었으면 한다..
나는 증산역을 17시 5분에 출발하는 열차를, 새마을호님은 그 다음 열차를 타기로 했기 때문에 증산역에서 새마을호님과 인사를 하고 청량리행 열차에 몸을 실었다. 올 때는 여섯 량의 객차 중 유일한 신조열차인 디자인리미트 03년식 12744호를 타서 기분이 무척 좋았는데, 청량리에 갈 때 걸린 칸은 불운하게도 대우 91년식 11541(모델명 DPG-06) 폭탄 차량이었다.
인체공학이란 것을 완전히 무시한 듯 등을 사정없이 짓누르는 시트가 안그래도 왠수같이 느껴졌는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리클마저 전혀 되지 않아, 청량리에 오기까지의 4시간여 동안 말 그대로 '의자에 끼어' 갈 수밖에 없었다. 개인적으로 고속철의 좌석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이지만, 그 순간만은 고속철 좌석이 정말 양반으로 느껴졌다.
불행중 다행으로 내가 탄 열차는 청량리역에 21시 12분 정확히 정시 도착하여 그나마 이 지옥같은 의자와 함께하는 시간을 늘리지 않을 수 있었다. 습관적으로 지연되는 줄 알았던 중앙선 열차가 1분도 늦지 않고 정시 도착을 하였다는 데 감탄하면서, 아마도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구절리에의 기차 여행을 떠올리며 전철에 몸을 실었다.
첫댓글 이야..멋집니다^^ 근데 왜 꼬마열차라 부는건지 모르겠네요^^
저 탔을적에랑 차장님이 같은 분이셨군요... 오석주 차장님...
잘봤습니다^^91년산 무궁화... 저도 지난번에 구절리갔다올때 증산에서 청량리까지 91년산 걸렸었는데, 리클이 안되더군요.. 짜증나는 상태로 영월까지 왔는데 어떤분이 의자를 붙잡고 이리저리 흔드니깐 넘어가더군요. 저도 그렇게 해봤더니 넘어가던...;; 암튼 91년산 좌석은 교체가 절실합니다
환승권이나 따로 끊으나 비용은 그게 그거 아닌가요?
마지막 사진의 압권이네요..ㅋㅋ 선로위에서
여행기 잘 봤습니다. 제 허접 사진을 가지고 이렇게 멋진 여행기를 써 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는 사법님보다 1시간30분 정도 뒤에 무궁화를 증산에서 이용했는데 정말 운 좋게도 리미트가 걸려서 잘 왔습니다. 근데 이 열차가 원래 22:50 도착인데 무려 8분을 조착(?)했습니다. 22:42분에 청량리에 도착하였습니다.
아 그리고 다음에는 가본지 정말로 오래된 태백과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역인 추전역을 가보고 싶네요. 하루에 2편밖에 정차 안하고 그나마 해 뜨는때에는 아침에 있으니...계획을 좀 세워봐야 겠습니다.
ㅋㅋㅋ 사진을 좀 웃으시면서 찍으셨더라면 더 좋았겠다는..
흠 날 잡아서 추전 방랑도 해야겠군요. #1님 감사 ^^
..... 저는 학생의 특성상 못갈네요 ㅠ.ㅠ....... 구절리........ 아우라지로 만족해야 겠군요...
아.. 거기 계셨던 분이 국민을 위한 사법님과 #1새마을호님이었군요. 저는 반대편에서 혼자 사진찍고 있었거든요.(갈색 모자 썼던 사람입니다..^^;) 저번에 잠깐 채팅할 때 이야기 나누었었는데, 알았으면 인사라도 드릴 걸 그랬습니다. 저는 그날 저녁에 마지막 차 타고 증산-제천으로 가서 새벽에 청량리로 왔습니다.
국민을...님 잘생기셨습니다!
shinzino님 누군지 알겠네요. 정선선 탈때부터 님이 철동 회원이 분명하다고 저랑 사법님이 예상을 했는데 말 걸어볼려고 보니 구절리에서 갑자기 사라지셨더군요. 저녁차 타고 오셨군요. 헉 그 험란한 루트를 선택하시다니^^; 저도 시도하려다 포기했습니다.
감사합니다.^^; ☆:*:.. 시베리아의 눈 ..:*:★님, 환승권을 끊으면 접속열차의 운임 계산이 기본운임으로 시작되지 않고 바로 킬로미터당 운임으로 계산하기 때문에, 환승여정 여행시에는 환승 승차권을 구입하시는 것이 저렴합니다. 예를 들어 용산에서 군산선 임피역으로 환승 여행을 할 경우,
익산-임피 구간의 통근열차 운임은 200원입니다. 이는 고속철 환승 때문이 아니라 기본 운임 계산을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 계산 방식은 일반열차끼리의 환승에서도 적용됩니다.^^
정선선 철로는 상태가 약간 뷸량해 보이는군요
아하~
아우라지라도 가봐야 겠네요. 올 겨울에 한번 시도 해봐야 겠습니다.
꼬마열차..라고도 부르져. 통근열차입니다.
[조치사항] 본 게시물은 2004/10/05 21:20 에 사진링크게시판에서 여행기게시판으로 이동되었습니다. - 사유 : 여행기 카테고리에 더욱 부합된다고 판단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