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상 정모 후 용평, 그리고 숲체원으로~

[Roosevelt]

우찌우찌 날이 밝았건만 아무도 기척이 없다. [아직도 캄캄한데 눈이 떠졌다. 등이 너무 뜨거워 더 잠을 잘 수가 없다. 시계를 보니 새벽 3시 30분. 늙어서 잠이 없어지나부다… ㅠㅠ 마침 화장실 가려고 뒤척이는 영섭에게 팔을 당기게 해 옆으로 누웠다. 휴.. 살 것 같다. 경추장애인들은 자다가 뒤척이기가 힘들어 똑바로 누운 자세로 자다 보면 등이 너무 뜨거워져 잠을 설치곤 한다. 그래서 내 집에서 혼자 방을 쓰는 내 경우에는 침대 옆에 항상 TV 리모콘과 휴대폰, 그리고 에어컨 리모콘도 있어야 한다. 한겨울에도 보일러가 너무 뜨겁게 들어오면 에어컨을 켤 때가 있다. 곤히 자고 있는 식구들 누구라도 깨우지 않아서 좋다. ]

7시에 일세오빠는 전화가 왔지만 또 다시 적막간산[적막강산.. ㅎㅎ].. [어제 다른 숙소로 옮겨간 세란, 용구, 뚱, 태정, 송씨는 잘 자고 있겠지? 밤, 낮 뒤바뀌어 사는 뚱이는 휠체어로 오긴 먼 거리이니 올 수도 없겠지… ㅎㅎㅎ 뚱에게 전화했다. “오빠, 나 피 나”… 이 녀석이 결국 일을 저지르네… 엉덩이가 살짝 까져 피가 난단다. 휠체어 앉아 있는 동안은 전혀 움직이지 못하는 정언, 병일도 멀쩡한데 제일 몸도 자유롭게 움직이고 차 타고 내릴 때는 일어서서도 움직였는데… 한동안 고생하겠군… 에고… 우짜노]

아이참네.. 아침밥 해야 하는데.. 9시가 다 되어서 하나 둘 잠을 깬다. 피곤했으리라. [7시 반까지 말똥말똥 깨어 있다가 억지로 30분 동안 눈을 붙이고 8시에 영섭을 깨워 휠체어에 앉았다.]

그린피아로 돌아가니 병일이 정언오빠 일세오빠가 이구동성으로 한마디 한다.

“데니야 고맙다” 왜? 뭔소리야? 했드만 내가 밤세 없어서 편히 잤단다.

8시에 일어나서 제일 먼저 생각난게 나란다.. 우아.. 사랑받았다

우찌 되었건 젤 먼저 생각난 사람이지 않은가.

귀찬게 안할라고 조용히 마루에 투옥되었던건 잘한짓이다.

간만에 칭찬?을 받고 수기가 끓여논 시원한 무국을 먹었다.

오호 왕초님네 언냐와는 또 다른 이 시원한 맛. 왕초님댁 언냐는 걸쭉한 맛이 일품이라면 수기의 무국은 시원하다. 정언오빠가 살이 포동포동 올라오는 이유를 알았다. [한 그릇 들이마셨다. 맛있다. 기대 이상이었다. 하긴 주부 11년차인데 본인이 요리실력 없다 해서 그런가 했지 역시 짬밥수는 무시 못하지… ㅎㅎㅎ 가끔 밥 얻어 먹으러 가야쥐… ㅎㅎ 동네 사는데… ㅋㅋㅋ 농담이야요. ^^”]

배도 많이 고팠지만 국이 너무나 시원하여 보통때 보다도 세배나 많은 양의 밥을 먹고, (나중에 사건이 터져서 배가 무지 고플때에 아침을 많이 먹은 것이 고마웠다~)

조금의 늦은 아침을 먹고 후다닥 정리를 하고 어제 못타본 곤도라를 탈라고 밖으로 나갔다.

어제는 태워줄것 같이 이야기를 했는데..에이 휠체어채로 들어가기에는 싸이즈가 너무 작았다.

그냥 우릴 양지바른곳에 세워두고 보호자들 즐기시라고 했는데..싫단다.

우리랑 같이 안가면 싫단다.쩝. 다행이다. 산에 버리고 올까봐 우린 안간다고 한건데. [에이… 말은 똑바로 해야지. 우리가 아니라 신랑이 안 가면 색시들도 안 간다고 했던거지. 사랑하는 남편과 가지 못하면 뭣하러 가냐는 말… 에휴… 부러워라~ ^^ 착하고 이쁜것들(이게 가장 적절한 표현인 것 아닌가?)… ㅋㅋㅋ]

스키 곤도라가 원래 산정상에서 내려 주는거 아닌가? 내려올때는 스키타고 내려오고.. ㅋㅋㅋ[정상에는 분위기 좋은 카페테리아가 있단다. 용구는 전망 좋은 그곳에서 같이 점심 먹고, 차도 마시며 시간을 보내자는 것이었다. 올라갈 수 없다니 어쩔 도리가 없다. 빨리 다음 행선지로 옮겨야한다. ]

[25년 전 이 용평에 왔을 땐 건강한 두 다리로 대지를 밟고서였다. 그리고 지금은 휠체어에 의지하여 이 곳에 왔다. 참 오랜 시간이 지났다. 이 곳 용평도 많이 변했다. 이 곳에 다시 온 것에 대해 큰 의미부여는 않겠다. “그때 조금 조심했더라면…” 하는 아쉬움도 오래전에 잊었다. 불행한 곳으로 기억하지 않겠다. 그래서 다음에 웃으며 또 올 것이다.]

숲체원으로 향하기로 했다.

왕초오라버니 내외가 입은 티셔츠가 한몫을 했으리라.

두분이 나란히 숲체원에서 서로 만들어준 커플티를 입고 망상에 오셔서 우리의 부러움을 사셨는데.. 센스있는 왕초오빠의 티셔츠도 귀엽다. 언냐의 뒤태를 생각해서 스마일도 그려놓으시고. 신세대처럼 하트를 남발? 하신 센스쟁이.

차량 6대가 줄줄이 숲체원으로 가는데 우리차가 뒤쳐졌다.

송씨 아저씨가 앞 차량을 놓치신 후에 네비를 안켜고 그냥 달리셨나 보다.

내가 알아차렸을 무렵에는 벌써 늦었다. 한참을 지나쳐서 횡성이였던 것이다.

기름도 떨어졌고 주유소로 들어갔는데.. 헉.. 차량 밧데리가 갑자기 사망을 하셨다.

시동이 안걸린다. 시골에서..견인을 부르고 공업사로 가고..헌데 문제가 생겼다.

시골이라 밧데리가 없단다. 횡성읍내에서 없단다. 조금 기다리시면 사오겠단다.

허는 수없이 난 숲체원을 포기했다. [영동고속도를 달리다 면온 톨게이트를 빠져 나와 숲체원으로 향했다. 정언의 차가 가장 앞섰고, 다음 내 차, 그리고 네 대가 더 뒤를 따랐다. 네비게이션이 없어도 워낙 표지판이 잘 되어 있어서 숲체원을 쉽게 찾았다. 입구에 도착하여 주차장에 줄줄이 주차를 했다. 한 대가 모자란다. 크… 뚱이 없다. 전화를 하니 고속도로에서 송씨 아저씨가 우리 일행을 놓쳤단다. 이런~ 네비게이션도 있으면서… 다음 톨게이트에서 돌려올 테니 먼저 들어가라고 한다. 조금 있다 다시 전화벨이 울린다. 자동차 배터리에 문제가 생겨서 정비소에 들어갔는데 배터리가 없어 다른 곳에서 가지고 오는 중이란다. 심술이 머리 끝까지 올라 코 평수가 넓어진 목소리다. 허긴 짜증날 만도 허지… 자기 신경쓰지말고 할 일 하란다. 차 고치면 전화 하겠다며…]

다들 땀 뻘뻘 흘리면서 정상을 가고 있을 무렵 난 차안에서 사우나 하면서 잠을 자는수 밖에는..

20분이면 된다는 것이 한시간 반을 기다려서 겨우 되었다.

짜증 게이지가 만땅이지만 뭐 어쩔수 없는 일..

[최근에 뉴스나 각종여행관련 프로그램에서 앞다투어 숲체원에 대해 방송을 내 보내서 관심이 높았던 곳이다. 왕초님도 1주일 전 가셨다가 인터뷰까지 하시고 TV 뉴스에까지 나온 바로 그 곳이다. 아울러 산 아래부터 정상까지 나무로 만든 데크로드가 있어 휠체어 장애인, 유모차, 노약자들이 쉽게 정상까지 올라갈 수 있다 하여 언젠가는 꼭 한번 정상에 올라가 보리라는 마음을 갖고 있었다.

병일부부는 얼마 전 숲체원에 온 적이 있었지만 등산로를 오를 엄두도 낼 수 없었다고 한다. 하긴 몸무게가 90kg이 넘고 거기에 수동휠체어 무게까지 합하면 120kg이 넘는데 보통의 여자가 그 무게를 밀고 정상까지 오르기는 아마도 불가능한 일일 것이다.(앗! 키도 얘기해야지. 몸무게만 알면 과도비만으로 알테니까… 190cm. ㅎㅎㅎ. 균형잡힌 몸매다. 허리 사이즈만은 비공개다.. ㅎㅎ) 하지만 오늘은 정상정복을 시도해 보려 한다. 경사가 가파르지 않아 전동휠체어를 탄 나는 아무 문제가 없지만 황정언, 김태정, 김병일은 수동휠체어를 타고 있고 용구와 영섭 두 남자와 세란, 수기씨, 미애씨 세 명의 여자가 있다. 처음에는 정상까지는 못 올라간다 해도 중간 어느 지점까지라도 올라가 보자고 했다. 덩치에 맞게 병일을 용구가 밀고 정언을 영섭이가, 그리고 태정씨를 세 여자가 교대하여 미는 형식으로 밀며 한걸음 한걸음 올라갔다. 폭 1.2M의 나무데크로드는 경사도 가파르지 않고 양쪽으로 난간이 있어 위험하지도 않았다. 우거진 나무 사이를 이리저리 틀어 휠체어를 타고는 느껴보지 못했던 새로운 기분을 느끼게 한다. 가끔씩은 휠체어에 앉아서도 머리를 숙이거나 좌우로 머리를 돌려야 할 정도로 나뭇가지가 낮게 드리워져 있기도 하다. 짧게 짧게 구간을 나눠 쉬며 쉬며 오를 수 있다. 나무냄새, 풀냄새가 사방에 진동한다. 사람을 무서워 하지 않는 다람쥐들이 발가락 바로 앞까지 겁 없이 다가오고 도망 갈 생각도 하지 않는다. 데크로드 위에도 여치나 메뚜기가 여러 마리 폴짝폴짝(ㅎㅎ) 뛰어다닌다.

아무리 경사가 완만하다 해도 휠체어를 미는 사람들은 거친 숨을 몰아쉬며 얼굴에 땀 줄기가 흐른다. 휠체어에 앉아있는 우리 휠세 식구들은 미안한 마음에 그만 가자 한다. 태정씨는 자기는 더 올라가기 싫다며 우리끼리만 올라갔다가 오라고까지 한다. 모두 그 마음들을 모를 리 없다. 서로서로 응원하며 조금만 더, 조금만 더 올라가 보자고 한다. 꽤 많이 올라갔다. 나뭇잎에 가리워 정상이 보이질 않는다. 많이들 지쳐있다. 이때 전동휠체어에 포스를 보여줄 때이다. ㅋㅋㅋ 모두들 잠시 쉬게 하고 나 혼자 정상까지의 거리를 확인하기 위해 전속력으로 데크로드를 오른다. 불과 2, 3분이 되지 않아 정상이다. 두, 세 평 규모의 나무바닥으로 더 이상 오를 곳이 없다. 미리 확인하지 않고 바로 정상 아래서 포기했다면 얼마나 아쉬움이 컸을 것인가! 빨리 내려가 지쳐 바닥에 앉아있는 모두에게 그 사실을 알렸다. 정상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말에 다시 힘이 솟는 모양이다. 반은 뛰다시피 빠른 속도로 정상에 올랐다.

드디어 정상이다. 휠체어 민 사람들이 쓰러지듯 바닥에 털퍼덕 주저 앉는다. 너무 기분이 좋다. 이 순간 모든 것을 얻은 것 같은 기분이다. 우리 일행 말고는 아무도 없다. 안내판에는 920m정상이라는 표지판이 보인다. 우리가 오른 나무데크로드의 총 길이는 1km정도였다. 잠시 편한 자세로 땀을 식혔다. 서울의 남산이 높이가 해발 300m가 안 되고 관악산이 600m 남짓 할텐데 900m가 넘는 이곳 정상에 있으니 감회가 새롭다. 서로서로 또 다른 정보를 주기 바쁘다. 경기도 양평에 경기 도지사가 이런 나무데크로드를 또다시 설치 할 것이라고…전국의 산에 열 몇 개의 나무데크가 생길 계획이라는 등등… ㅎㅎㅎ

아침을 조금 늦게 먹고 점심 시간이 애매하여 산부터 올랐더니 2시가 훨씬 넘었다. 정상까지 오를 생각은 애당초 하지 않았기에 아무도 음료수나 물을 준비하지 않아 목도 마르고 배도 출출해 지기 시작한다.

하산합시다.  

오를 때보다는 조금 수월하게 산을 내려올 수 있었다. 내려오며 생각한 것은 나무로 만든 데크를 설치한 등산로가 사람의 발로 자연 위에 그대로 풀을 밟고 나뭇가지를 쳐내 만든 등산로보다 훨씬 자연친화적이라는 것을 느꼈고 환경보호 차원에서도, 노약자나 휠체어 장애인의 등산기회를 제공한다는 차원으로도 이런 나무데크로드가 곳곳에 설치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올라갈 때와 달리 빠른 속도로 내려왔다. 다들 목이 말라 헐떡인다. 땀범벅이다.. 용구와 내가 음료수를 사러 매점으로 갔다. 이런~ 매점 문은 굳게 닫혀있고 ‘임시휴업’이란 표식이 매달려있다. 우띠~ 음료수 자판기가 있는데 동전이 없다. 용구와 내 지갑을 뒤져도 1,000원짜리 지폐 한 장도 없다. 가진게 만원짜리 이상 지폐밖에 없다. 부티난다. ㅎㅎ 하지만 지금은 우짜노… bb 바로 옆의 식당에 잔돈을 바꾸러 갔더니 점심장사 끝난지 오래고 하얀 가운 입은 영양사인 듯 한 젊은 여자가 앉아있다. 잔돈을 바꿀 수 없냐고 물었더니 이 식당은 단체 예약손님만 받고 잔돈은 없다고 한다. 그러면서 냉장고에서 종이팩에 들어있는 차가운 음료 두 개를 준다. 고맙게 받으면서 저쪽에 목마른 장애인 여럿 더 있다 하니 서슴없이 음료수 열 개 쯤을 챙겨준다. “다음에 또 놀러오세요” 쫌팽이 같은 세상의 많은 속 좁은 남자들보다 훨씬 크고 따뜻한 마음을 가진 여자다. 개선장군처럼 일행이 있는 곳으로 달려가 음료수를 나눠 마셨다.

대니에게서 전화가 왔다.

“나 좀 데리러 와”

싫다고 했다간 폭발할 기세다.

정언이 대니를 데리러 떠나고 우리는 봉평의 막국수를 먹으러 가기로 했다. 3년 전 횡성에 가족과 여행왔을 때 맛있게 먹었던 막국수집을 찾아서다. 식당 상호는 잊어버렸지만 ‘메밀꽃 필 무렵’의 작가 이효석 생가에서 가까운 곳이고 식당의 외형이나 뒷배경이 생생히 기억나 쉽게 찾을 것 같았다.

생각대로 한번에 쉽게 찾았다.

‘고향 막국수’

차에서 내리니 조잡하지만 콘크리트로 전에는 있었던 계단 한 개에 경사로가 만들어져 있다. 당시 우리 가족은 너무 맛있게 막국수를 먹고 나오면서 식당 사장에게 맛있게 잘 먹었다는 인사와 함께 휠체어 장애인 오기 편하게 경사로 만들어 줄 것을 무심코 말했는데 이렇게나마 잊지않고 만들어 주니 고맙다.

뚱에게서 전화오길 차는 다 고쳤고 정언도 만났지만 다시 돌아오기는 시간이 너무 걸리니 가까운 식당에서 간단히 먹고 문막휴게소에서 만나잔다. o.k…]

메밀전병, 메밀부치개, 메밀묵사발과 순메밀국수를 먹었다. 이미 시간은 3시를 훌쩍 넘어 있었다. 시간이 늦어 더욱 맛있게 식사를 했다. 식사를 마치니 언제인지도 모르게 병일네가 식사값을 다 냈단다. 값이 쌀 때 미리 막는다며 너스레를 떨지만 먹기도 많이 먹었는데… 그 마음 고맙고… 두고 두고 챙기마… ㅎㅎㅎ]

다들 이효석 생가로 가서 봉평에서 막국수를 먹는다 하는데 아이쓍 짜증이 다시 난다.

하는수 없이 정언오빠한테 SOS를 쳤다.

동서남북이 헛갈려서 잠시 착각을 해버리는 바람에 정언오빠네도 봉평으로 못가고 뚱이한테 왔다.

횡성에 왔으니 고기를 먹을까 했지만 귀찬다.

유일하게 휠체어로 갈수 있다는 식당에 갔다. 고기집이였지만 식사도 있어서 차돌된장과 육회비빔밥으로 허기진 곱창을 채운다. [여성답지 몬하게시리 곱창이라니… 쯧쯧… 대니도, 정언이도 나 못지않게 메밀 막국수에 환장하는데… ㅠㅠ] 3시가 지나가고 있다. 시장도 했지만 음식이 맛있다.

일세오빠가 전화가 왔다. 마구 놀린다.

메밀전병에 막국수를 먹는다고. 아쉽지만, 여기 음식도 맛있었기에 별로 부럽지는 않았다.

다만 나 때문에 정언오빠네는 이효석 생가를 못가봤으니 미안허기도 하다.

우린 달려달려 문막휴게소에서 마지막 인사를 하기로 하고 떠났다.

문막에 모였다.. 두런 두런 또 둘러 앉아서 마지막 순간의 아쉬움을 수다로 달랠려고 하는데 용구오빠의 끈임없는 음식배달에 먹기에 또 정신이 팔린다. [용구의 취미생활이다. 특히 간식, 디저트에 강하다…. ㅎㅎㅎ 우리 가족이 외식을 하러 가면 누구도 주문하지 못한다. 주문은 100% 이용구의 권한이다. ]

옥수수, 핫도그, 핫바, 호떡~ 각종 음료 허이구 그래도 맛있다 또 먹는다.

한손에 옥수수 들고 한손에 호떡들고 무릎에 음료수 놓고.

6시.. 해가 뉘역뉘역[뉘엿뉘엿]. 토요일 차량체증을 생각해서 서둘러 떠난다.

호두 과자 하나를 손에 넣은 뚱이는 헤벌레 해서 잠이 든다. [언제 호도과자는 챙겼대? 나 호도과자 좋아하는데… ㅎㅎㅎ]

자다 깨도 그자리다. 많이 밀리네..

어찌어찌 집에 도착하여 전화들을 하니 하나둘 집에 도착들 하셨단다.

다행이다. 큰 사고 없이 무사히들 여행을 마쳤다. 고맙고 감사할 따름이다.

작은 사고야 뭐.. 뚱이를 데리고 다니면 일어나니 그정도는 감안을 하시기 바란다 ㅋㅋ

우여곡절로 세번째날도 지나갔다.

마음따뜻한 여럿과 함께 보낸 꿈과 같은 여행.

집에 들어오니 편안함과 동시에 귓가에 들리는 듯한 목소리들.

외롭게 자란 뚱이는 일어나서 혼자 있음에 사람들의 소중함을 더욱 느낀다.

잠들때도 일어났을때도 밥먹을때도 북적거리던 우리네 여행.

고맙고 감사하고 더 잘해주지 못함에 미안하고 더 배려해 주지 못함에 가슴이 먹먹하게 후회되고, 더 잘해야 하는데 라는 생각만 든다.

나는 힘들거나 아프면 짜증을 낸다. 그래서 피해를 주지 않으려고 자꾸 없어진다.

힘들면 말투에 짜증이 섞여있으니 누가 좋아하리요.

헌데 자꾸 없어진다고 일세오빠는 구박을 한다. [오라비의 구박은 쭈~욱 계속되어야한다… 푸하하하… 나 너무 못돼 보이나?]

삼일 내내 들은 구박이 이제는 인이 박힐때도 되었고, 농담도 이제는 그냥 넘길때도 되었건만, 가끔 진짜 가끔, 진담인가 싶어서 움찔 할때가 있다. [그래~ 생각해보니 가끔은 진담일수도 있을거야~ 그지? ㅎㅎㅎ]

농담속에 진담이라더니 진짜인가? 하고 말이다. 아휴. 이것도 자격지심이지 싶다..

분명 이글을 보고 또 한마디 하실꺼다. ‘이누마 그건 농담이 아니고 진담이야!’ 난 그것도 농담으로 알고 그냥 넘어갈꺼다. 우짤끼야 흥~ [오호! 제법인girl… ㅎㅎㅎ]

아침에 태정언냐가 확인한 결과 뚱이 뒷태에 문제가 생겼다.

진물이 난단다. 에휴 며칠 엎어져 있어야 겠네.

뭐 생긴 것과는 달리 워낙 엑스레이 놀이를 잘허니 괜찬겠죠~

영동고속도로는 주말 저녁이 되어서인지 체증이 심했다. 여주휴게소 무렵부터 꽉 막혀있다. 양지톨게이트에서 빠져 나와 국도로 집에 돌아왔다. 큰 사고 없이 휠세 정모를 마쳤다. 생전에 이런 형태의 여행을 가본 게 처음이다. 가족말고는 한 방에서 낯선 사람(?)과 잠을 같이 잔 것도 처음인 것 같다. 수학여행 빼고… ㅎㅎㅎ 그런데 정말 즐겁고 재미있었다. 이 좋은 사람들과 함께 해서 행복하다. 벌써부터 다음 정모, 다음 번개가 기다려진다. 어디로 떠날까?

이번 여행의 특별한 인연

l  왕초님과 jung 안지기 수기씨: 쥐띠 띠동갑

l  루즈벨트와 병일: 소띠 띠동갑

l  용구와 병일 색시 미애씨: 양띠 띠동갑

l  데니와 루즈벨트 도우미 영섭: 개띠 띠동갑

l  왕초 안지기님 경옥여사님과 데니 도우미 송씨: 호랑이띠 띠동갑

[Roosevelt]

이제야 마무리하네요... ㅠㅠ 용서를~ 끝내니 후련하다... ㅎㅎㅎ

[뚱이(Dannie)]

이거 하니라 잠수 탔으?? 고생했넹.. 우하하 앞으론 후기를 간단히 써야 겠당 그래야 오빠가 또 하징/참고로 밤낮이 바뀐게 아냣! 흥 초저녁잠이 많은거지 쳇..

[Roosevelt]

낮잠도 많던데...

[해오름]

지기님 수고 했어요...신선한 산소로 실내 공기 교체한 다음 또 잠수하시려나요? ^&^

[Roosevelt]

^^ 며칠만 더요~ ^^;; 죄송...

[김병일]

고마워요 형~ 허리 사이즈 공개하지 않아서... 요즘 복대차서 날씬해 보여요~ㅋㅋㅋ

[뚱이(Dannie)]

그게 그거지 ㅋㅋ 괜찬아 그래도 균형 잡혀 보여.. 거기서 더 잘나면 여럿 여자 운다.. 걍 살아라..

[Roosevelt]

병일이 허리 사이즈 32인치 될 때까지는 top secret. ㅋㅋㅋ

[요크]

정상에 오른 의지의 휠세가족들의 환한 미소가 정말 아름답습니다. 잠수하신 분이 이렇게 나와도 되나요?

[Roosevelt]

마무리는 해야겠기에... 요크님이 나 미워하니까 아예 길게 잠수해야지... ㅠㅠ

[뚱이(Dannie)]

오빠 잠수하지마... 나 심심해..

[요크]

길게 잠수하면 지기 자리 누가 넘보는데...ㅋㅋㅋ 무슨 일로 그리 길게 잠수하는지 자수하여 광명찾자!

[고흐처럼]

기.길다. 선리플 후감상; 근데 햄 잠수는 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