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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화
4기째, 최후의 태양의 뱀(시우코아틀)은 학예도시로 돌입했다.
위성궤도상에서 공격 범위는 대략 직경 10km 전후, 거대한 인공섬인 학예도시 전역을 날려버리기 위해서는 학예도시의 딱 중심점에서 안테나를 전개시켜야만 하는 것이다.
해상에서 운해의 뱀(믹스코아틀)을 조종하던 소치틀은 하늘을 나는 태양의 뱀(시우코아틀)이 가는 것을 바라보며, 그러고는 천천히 학예도시에서 멀어지려 하였다. 이대로 말려들 생각은 없다.
'……이걸로 목적은 달성했나.'
소치틀은 생각한다.
『날개 있는 자의 귀환』의 기술정보를 멋대로 조사, 연구하고 많은 비극을 낳아 온 시설, 그 말로에 소치틀은 특별히 깊은 감상은 없었다. 그녀가 생각하는 것은, 『조직』으로서의 성공과는, 좀 더 다른 곳에 있는 것이었다.
결국 여기에 있던 관광객은 어떻게 될까.
소치틀은 잠시 생각했지만, 이윽고 머리를 옆으로 흔들었다.
'……모든 것은 말하지 않았다. 하지만, 필요한 힌트는 주었을 터이다.'
이 이상할 수 있는 것은 없다.
그녀는 한 번만 숨을 내뱉고, 이번에야 말로 운해의 뱀(믹스코아틀)의 기수를 크게 움직이고 최종병기의 공격범위에서 멀어지려고 한다.
그 때였다.
기이이이이이익!! 엄청난 소리가 작렬했다. 소치틀이 그쪽으로 눈을 돌리자 빛나는 여섯 장의 날개를 단 소녀가, 태양의 뱀(시우코아틀)을 쫓듯 바다에서 학예도시로 돌입하는 참이었다.
소녀는 한 번 가까운 빌딩의 옥상으로 착지하고는 양 손으로 안고 있던 다른 한 명의 소녀를 내려놓는 듯하였다. 그리고 재차 6장의 날개를 펼쳐 태양의 뱀(시우코아틀)으로 돌진한다.
"저 녀석……!!"
한 번 바다 위에서 발목을 잡았을 터인 소녀였다.
어떤 법칙의 힘을 조종하고 있는지, 맨 몸으로 3기나 되는 태양의 뱀(시우코아틀)을 격추한 괴물. 소치틀은 이를 깨물고, 망설이고, 그러고 나서 학예도시 내부로 돌입해 간다. 최악의 경우, 같은 편의 폭격에 말려들 염려가 있지만, 여기까지 와서 최후의 태양의 뱀(시우코아틀)까지 격추시킬 수는 없다.
6장의 날개를 펼친 소녀도 학예도시 내부를 달리는 운하를 건너 고속 접근해 오는 소치틀을 눈치 챈 듯하다. 소녀는 태양의 뱀(시우코아틀)을 쫓으면서도 곁눈질로 흘끔 소치틀을 본다. 그녀는 새로운 적을 보고 웃고 있다.
소녀는 무언가를 말했지만 소치틀은 듣질 못했다.
하지만 소녀의 손에 있던 물건을 확인하는 것은 가능하였다.
오른손의 엄지손가락에 놓여있는 것.
그것은 오락실의 동전.
이제는 경고도 뭣도 없었다.
혼란이 계속되는 학예도시는 기밀 구획의 출입구에도 딱히 대단한 시큐리티는 걸려있지 않았다. 우이하루 카자리와 사텐 루이코 두 사람은 락이 걸려있지 않은 문을 당당히 열어 젖히고 출입금지 에리어에서 다시 태양 빛이 내리쬐는 해상이 거리로 뛰쳐나왔다.
그녀들에게 선도되듯 우르르 따라 오는 사람들이 있다.
학예도시의 기밀 구획에 갇혀있던 사람들이다. 2, 30명 정도나 되는 사람들은 남자도 여자도 어른도 아이들도 섞여 있어서 통일감은 전혀 없다. 그들도 그들 나름대로 서두르는 모양이었지만, 몸이 녹초가 된 모양인지 전력 질주는 할 수 없는 모양이다. 사텐의 이야기에 따르면 학예도시에서 어떤 트러블을 일으킨 『범인』인 듯하지만……
우이하루는 푸른 하늘을 올려다보며,
"지금이라면, 아직 괜찮을까나…… 어쨌든 대형 구명정 독으로 가요. 『직원』 사람들도 있겠지만 어차피 거기 외에는 도망칠 곳이 없어요!!"
해변에서 보이는 수평선 쪽에서는 지금도 복수의 전투기와 날치가 전투를 펼치고 있다. 저것들이 언제 이쪽으로 닥쳐올지 모르는데다, 유탄 미사일 등이 갑자기 날아올 가능성도 부정할 수 없다.
어쨌든 서두르지 않으면.
그들은 『오염주의』라는 라벨을 덕지덕지 붙인 구획에 있었지만 실제로는 특별히 대단한 이상은 보이지 않았다. 아무래도 학예도시의 사람들은 '자신들도 잘 모르는 것'을 조사한 탓에 '구체적으로 어떤 트러블에 말려든 것인지도 예측할 수 없었'기 때문에 생각할 수 있는 최악의 사태를 상정하여 대처한 듯하다. 사텐은 올리브로부터 『오염』은 『경영진』의 오판이었다, 라는 말도 들었다.
'독 쪽은 당하지 않은 것 같네. 으응, 지금은 대형 구명정이 있는 곳까지 서두르지 않으면!! 그 만큼 커다란 배라면 이 정도 추가인원이 있어도 문제가 없을 터!!'
그 때였다.
2, 30명의 집단을 몸짓 손짓으로 유도하던 사텐이 갑자기 딱 움직임을 멈췄다. 우이하루가 그 쪽을 보니 거리 안에서도 전투가 일어나고 있었다.
풍경은 엉만진창이었다. 빌딩은 무너지고, 기울고, 찌부러진 제트코스터의 레일이 크게 길을 막고 있다. 커다란 원형의 관람차는 거대한 손으로 누르듯, 그대로 쓰러져 복수의 건물을 무너뜨리고 있었다.
그런 와중에 전투를 계속하는 자가 있다.
다른 한쪽은 미사카 미코토일까. 어떤 원리인지 6장의 빛나는 날개를 사용해 하늘을 날고 있다. 그리고 다른 한쪽은 지금까지 본 날치. 그녀들은 하늘을 떠다니는 전체길이 100m 정도의 거대한 비행체를 부술 것인지, 지킬 것인지로 싸우고 있는 모양이다.
그 날치를 보고 사텐은 불쑥 중얼거렸다.
"소치틀……?"
"네?"
"안 돼, 그 사람과 싸우지 마!! 소치틀!!"
정신을 차렸을 때에는 벌써 사텐은 달려가고 있었다.
소형 미사일과 초전자포(레일건)가 난무하는 전장으로 그냥 수영복을 입기만 한 소녀가 달려가 버린다. 유탄이 무인 사람이 없는 건물을 크게 무너뜨리고 도로를 통째로 날려버리는 격전지 한 가운데로 돌진해 버린다.
"사텐 씨!!"
우이하루는 외쳤지만 사텐은 딱 한 번 뒤돌아 봤을 뿐이었다.
가야만 해, 라며 사텐의 입술이 움직인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우이하루가 그 말을 알아차리는 일은 없었다. 사텐은 다시 미코토와 날치가 싸우는 최전선으로 향해 간다.
미코토와 소치틀의 싸움은 계속된다.
하지만 이 상황에서는 미코토 쪽이 단연코 유리했다. 무엇보다 원래 운해의 뱀(믹스코아틀) 은 해상 이동용 병기이다. 호버의 출력을 일시적으로 증가함으로써 하늘을 날아오르는 것도 가능하지만, 기본적으로 그것은 옵션적인 기능이다. 하늘을 자유롭게 나는 적에게서 같이 하늘을 나아가는 호위 대상을 계속 지키는 것은 맞지 않다.
'아니……'
운하에서 뛰어올라 나란히 이어지는 다른 운하로 착지하며 소치틀은 자신의 생각을 솔직히 부정했다.
'그런 잔꾀 같은 게 아냐. 이 녀석, 실력이 너무 세……!!'
어떻게 특수한 힘을 사용하여 하늘을 날고 있다고는 해도, 적은 살아 있는 인간일 터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운해의 뱀(믹스코아틀)이라는 병기에 탑승하는 소치틀과 호각 이상의 싸움을 펼친다. 앞머리에서 번개 같은 것이 날아오고, 모래사장의 사철을 사용해 거대한 검 같은 것을 휘두르고, 끝에는 작은 코인을 음속의 3배나 되는 속도로 발사한다.
어쨌든 공격의 종류가 풍부하고, 그것도 한 발 한 발이 매우 강력하다. 공격 방향도 한 방향뿐만이 아니다. 적 소녀의 정면에서 도망치면 어떻게 되는 것도 아니다. 몇 번인가 등 뒤로 숨어 들 기회는 있었지만, 그 때마다 사철의 검이 채찍 같이 휘둘러져, 소치틀에게 결정적인 공격을 허락하지 않는다.
소치틀은 운하에서 운하로 뛰어 이동하면서 호버 기능을 풀로 사용하여 몇 십m의 고도로 한 번에 날아오른다.
그리고 여러 개의 미사일을 동시에 발사한다.
미코토는 회피 행동을 취하지 않았다.
미사일이 그리는 호보다도 아득하니 뾰족하게, 직선적으로, 그녀는 한 번에 소치틀의 품으로 파고든다. 그 등에 있는 분사하는 날개가 아슬아슬한 곳에서 스친 미사일을 소녀의 등 뒤에서 폭발시켜 간다.
바로 정면에서 닥쳐오는 소녀의 머리카락에서 창백한 불꽃이 튀긴다.
번개 같은 일격이 올 전조.
소치틀은 재빨리 새로운 미사일을 발사하려고 하지만, 상대 쪽이 명백히 빠르다.
하지만,
쿠웅!! 하는 둔탁한 소리가 들렸다.
아직 학예도시의 중심점에 도달하지 못함에도 불구하고 최후의 태양의 뱀(시우코아틀)의 우산이 힘차게 펼쳐지려 하고 있었다. 아스텍 천문학의 정수를 모아 만들어진 초대형 파라볼라 안테나. 아무래도 원격 조작하는 녀석은 학예도시 전역을 일격에 파괴할 수 없더라도, 이대로 격추되는 것보다는 낫다고 판단한 듯하다.
태양의 뱀(시우코아틀)을 지키려고 하는 소치틀과 통째로, 학예도시의 대부분을 날려버릴 생각이다.
'상관할 것이 못 된다……!!'
소치틀은 어금니를 깨물며 눈앞의 적에 집중하려 한다.
하지만 그쪽은 다르다.
정면에서 격추할 찬스를 얻음에도 불구하고 소녀의 주의는 완전히 태양의 뱀(시우코아틀) 쪽으로 옮겨져 있었다. 직후, 소치틀이 타는 운해의 뱀(믹스코아틀)이 미코토의 품으로 파고든다. 소녀는 날개를 움직여 옆으로 회피하려고 했지만 운해의 뱀(믹스코아틀)의 날개 끝이 살짝 몸을 스쳐 나선을 그리며 날려간다. 그쪽도 무엇이 일어났는지 6장의 날개 중 반 정도가 소실하고, 속도를 떨어뜨리며 낙하해 간다.
'이걸로……'
소치틀은 이제는 완전히 펼쳐진 파라볼라를 거들떠보지도 않고, 잠깐 생각한다.
지금부터 전속력으로 탈출하려고 한들, 이젠 늦다.
'이걸로, 끝인가.'
기체의 조작조차 방치하고, 소치틀은 두 눈을 감았다.
위성 궤도상에서 닥쳐오는 일격을 상상하는 소치틀이었지만,
"웃기지, 마!!"
그 때,
확실히 소치틀은 소녀의 목소리를 들었다.
놀라서 눈을 뜨자 날려져 간 것이 분명한 소녀가 자신의 몸조차 제대로 제어하지 못하는 상태로, 그럼에도 오른손을 태양의 뱀(시우코아틀)에 들이대고 있었다. 거의 낙하하는 듯한 모습이었지만, 그녀가 노리는 것만은 딱 맞출 수 있었다.
그 엄지손가락에 놓여 있는 것은 하나의 코인.
그것을 튕기는 것은 최후까지 포기하지 않았던 자의 신념.
소치틀은 다시 키를 잡아 소녀의 격추에 들어가려고 했지만, 맞지 않았다. 포기한 자와 포기하지 않았던 자, 양쪽의 차를 크게 벌이듯 소녀의 손에서 최후의 공격이 발해진다.
드쾅!! 폭음이 작렬했다.
음속의 3배로 사출된 코인은 한 순간에 오렌지색의 선으로 변했다.
그 일격은 크게 펼쳐진 파라볼라 안테나의 마루 근처로 직격했다. 한 점으로 집중한 파괴의 힘은 그 점에서 한 번에 전체로 퍼져간다. 마치 종이를 뚫으면 주름이 퍼지듯이, 원형 파라볼라 전체에 큰 균열이 퍼지고, 전체 3분의 1정도가 크게 날려간다.
그럼에도 산산조각 난 것은 아니다.
직격한 충격으로 파라볼라 전체가 크게 방향을 바꾸었다.
태양의 뱀(시우코아틀)이라는 원형 그 자체는 아직 하늘을 떠다니고 있다.
'어떻게 되는 거지……?'
소치틀은 급격히 방향을 전환하여 미코토를 조준하려고 노력하면서도 의식의 대부분을 태양의 뱀(시우코아틀)쪽으로 향해 있었다.
'어떻게 되는 거지……?'
성공하여, 자신과 통째로 학예도시를 날려버리기를 바라는 것인지.
실패하여, 일단은 이대로 무사히 살아남고 싶은 것인지.
어느 쪽을 바라는 것인지 알지 못한 채, 소치틀은 상황을 단지 지켜본다.
그리고,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은 채 몇 초의 시간이 경과했다.
그 기다리는 시간이 거꾸로 소치틀의 온 몸에 강한 긴장감을 안겨준다.
하지만 아무것도 없다.
태양의 뱀(시우코아틀)의 거대한 파라볼라가 파괴의 충격에 흘러가는 채 낙하해 간다. 낙하산 같은 효과도 있는지 지표로 향하는 속도는 의외로 느긋하였다. 그렇기에 소치틀은 깨닫는 것이 가능했던 것일까.
파라볼라의 잔해의 예상 낙하지점에.
소치틀이 잘 아는, 사텐 루이코가 꼼짝 않고 서있던 것을.
"……!!"
그 순간, 소치틀의 배 밑에서 울컥 정체를 알 수 없는 감각이 올라왔다. 그것은 긴장 같은, 분노 같은, 다양한 감정이 섞인 기괴한 격류였다. 이런 곳까지 도대체 무엇을 하러 온 것인지, 일반인 소녀는 바보처럼 소영복을 입은 채 우두커니 서있다.
"…그녀가 올려다보는 것은 머리 위로 닥치는 대량의 구조물이 아니다.
픽, 하는 소리가 들렸다.
그것은 소치틀이 자신의 입술을 무는 소리였다.
'저 자식……!!'
잡아서 부술 정도의 기세로 키를 잡고 소치틀은 즉석으로 급강하. 운해의 뱀(믹스코아틀)에 남아 있던 미사일을 확인해 간다. 어떻게 생각해도 이 기체를 사용해 사텐의 몸을 감싸는 것은 불가능. 그녀를 구하기 위해서라면 떨어지는 잔해를 날려버려 장해물을 치울 수밖에 없다.
태양의 뱀(시우코아틀).
반파됐다고는 해도 그것은 그녀들의 힘의 상징.
그리고 아직 완전히 기능을 잃었다고는 단언할 수 없지만……,
"지금은……"
소치틀의 입술이 움직였다.
부들부들 떨리는 손이 키에 붙어 있는 버튼에 닿는다.
"지금은, 단순한 잡동사니다……!!"
외침과 동시에 여러 개의 미사일이 한 번에 날았다.
호를 그리며 사출되는 미사일이 태양의 뱀(시우코아틀) 의 거대한 잔해로 직격했다. 몇 개인가의 폭발이 연속된다. 거대한 나무 구조물이 부숴지고, 튕기고, 꺾여 뿔뿔이 흩어졌다. 하지만 부족하다. 잔해 일부분이 파괴되기만 해서는 수십m 클래스의 거대한 덩어리는 그대로 사텐의 머리 위로 향해간다.
그 때, 아까 전의 적이 날개의 대부분을 잃은 소녀가 코인을 음속의 3배로 사출했다. 쾅!! 하는 대단한 소리와 함께 잔해의 측면이 크게 날아간다. 기체는 두 동강이 났지만, 아직 덩어리는 산산조각나지 않았다. 하지만 거대한 덩어리의 궤도 그 자체가 살짝 빗나갔다. 지금이라면 사텐에게 부딪힐까, 부딪히지 않을까, 아슬아슬한 선이다.
부딪히면 끝.
혹은 태양의 뱀(시우코아틀)의 잔해가 표면에 격돌할 때 튕겨지는 대량의 나무 파편에 말려들까.
"!!"
소치틀은 망설이지 않았다.
더욱이 운해의 뱀(믹스코아틀)의 고도를 내린다. 거의 지면을 향해 똑바로 돌진하는 듯한 자세로 급강하하여 사텐 루이코 눈앞으로 급격하게 기수를 올렸다. 가까스로 기체의 배로 호버한다.
그 때 태양의 뱀(시우코아틀)의 잔해가 거침없이 낙하했다.
대량의 모래연기가 일었다. 맹수의 이빨 같은 단면을 보이는 나무 파편이 사방팔방으로 흩어졌다. 하지만 사텐 루이코에게는 상처 하나 없었다. 태양의 뱀(시우코아틀)의 잔해와 사텐 루이코 사이를 끼어들 듯 운해의 뱀(믹스코아틀)이 방패가 되었기 때문이다.
나무 파편의 비는 거의 창이었다.
집의 기둥으로 사용될 듯한 목재가 몇 개나 운해의 뱀(믹스코아틀)의 측면에 꽂혔다.
그것을 본 사텐이 비명 같은 소리를 질렀다.
"소, 소치……소치틀!! 우아아, 소치틀!!"
이성을 잃은 사텐의 앞에서 운해의 뱀(믹스코아틀)은 움직이지 않았다.
달려오지도 못하고 그 장소에서 털썩 주저앉은 사텐. 이윽고 그 눈꺼풀에서 주룩주룩 눈물이 흘러넘칠 듯한 참에 카누를 두 개 붙인 듯한 몸체가 낮게 진동했다. 딱 윗 부분이 뒤로 슬라이드하듯 천천히 열려진다.
"젠장……"
내뱉은 그녀는 눈에 띄는 상처는 없었다.
그럼에도, 소치틀의 얼굴에는 깊은 주름이 새겨져있었다.
"얼마나 얼간이인거지. 나는."
"소치, 틀?"
비틀비틀 가까이 오던 사텐에게 소치틀은 무심코 나이프를 뽑았다.
흑요석이라는 광물을 재료로 만들어진 기괴한 칼. 그것을 사텐에게 들이대어 그 이상 접근을 거부하며 소치틀은 진심으로 외친다.
"대파됐다고 한들, 손을 쓰면 최저한의 기능 정도는 회복시킬 수 있었을지도 모르는데!! 태양의 뱀(시우코아틀)을 한 번 더 움직여 볼 가치 정도는 있었는데!! 어째서 난 이런 걸 구해버린 거지!!"
언뜻 보면 뿌리치는 듯한 말.
하지만 사텐은 눈치 챈다.
지금 것은 일본어였다. 소치틀은 자신의 동료와 이야기할 때는 어딘가 다른 외국어를 사용했을 텐데. 일부러 익숙하지 않은 일본어로 외친 것이다.
그 의미는.
"정말, 알고 있는 주제에."
들린 목소리에 소치틀은 헛, 그쪽을 봤다.
어느 새 지상으로 내려온 미사카 미코토가 소치틀의 얼굴을 응시하고 있다. 날개 중 몇 개를 일어버리고 속도를 잃은 것에서도 알수있듯, 역시 상처가 없이 끝나지는 않았으리라. 여기저기에 상처가 있는 미코토의 눈을 보고 소치틀은 약간 말을 머뭇거린다.
"난……"
"사실은 당신도 이런 방식이 제대로 된 게 아니란 것 정도, 깨달았기 때문이잖아."
말을 얼버무리려는 소치틀을 막듯 미코토는 입을 열었다.
"그러니까 사텐 씨에게 대형 구명정 이야기를 했어. 으응, 그 이전에 이곳의 『직원』에게 살해될뻔한 참에 구하러 왔어. 당신들의 『조직』의 원래 임무와는 아무런 관련도 없는 일을 위해서 일부러 몸을 바쳐 싸웠어."
"……,"
"학예 도시 녀석들이 썩은 것 정도, 우리도 알고 있어. 당신들의 동료도 꽤나 심한 일을 당했겠지. 하지만 우리는 그걸 숙청하려고 하는 당신들의 『조직』이 절대적으로 올바르다고는 생각 안해. 당신들이 이 이상 멋대로 날뛰어 학예도시에서 밖으로 나가는 것도 할 수 없는 보통 사람들까지 말살하려고 한다면 난 당신들과 싸우지 않으면 안 돼."
푸쉭, 하는 소리가 들렸다.
미코토의 등에 남아있던 날개가 전부 사라져간다.
데미지는 제로가 아니다.
그래도 미코토는 뒤로 물러가는 것을 모른다.
"우리는 사텐 씨를 구해 준 당신이라면 이야기가 통한다고 생각했어. 폭력 같은 웃기지도 않은 방법 이외로 해결의 길이 있다고. ……어떻게 할래? 당신이 구한 사텐 씨 앞에서 이 이상 시답잖은 싸움을 계속할 생각이 있어?"
"소치틀……"
사텐은 천천히 갈색 소녀의 이름을 불렀다.
소치틀은 대답하지 않았다.
숙인 채로 있는 소녀는 운해의 뱀(믹스코아틀) 의 키를 꽉 쥐고 부들부들 떠는 채, 그럼에도 움직이지 않는다. 그것은 단적으로 소치틀의 심정을 보이고 있었다. 싸우지 않으면 안 되는데, 싸우고 싶지는 않다. 소치틀은 마지막에 무슨 나라의 것인지 모른 말로 크게 매도하고는 마치 자신의 마음을 스스로 꺾듯 운해의 뱀(믹스코아틀)의 키를 마음껏 주먹으로 두들겼다.
소치틀은 기체 윗면이 열린 운해의 뱀(믹스코아틀) 안에 몸을 잠기게 한 채, 주욱 힘을 빼고 있었다. 넓은 하늘에서 내리쬐는 태양의 빛에 느긋하게 웃음을 짓는다.
바로 근처에 있던 사텐 루이코와 미사카 미코토가 무슨 이야기를 했지만 소치틀은 듣지도 않았다. 그녀는 단지 여기서 일어난 일을 멍하니 생각하고 있었다.
학예도시는 여기까지일 것이다.
연일에 걸쳐 이어진 습격 작전에 의해 많은 건물은 파괴됐다. 복수의 폭발에 의해 지면이 파내지고, 괴멸한 운하에서 대량의 해수가 넘친 에리어도 있다.
근간 이 되는 인공섬의 기반자체는 분쇄하지 않았지만, 이 만큼 소동이 커져버리면 이제 지금까지처럼 활동은 할 수 없겠지. 아직 몇 개의 기밀 에리어가 기능하고 있을 가능성도 있지만, 이 혼란 속이라면 소치틀만이라도 간단하게 침입하여 파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게 하면 그들의 연구 성과도 전부 잿더미로 돌려버릴 수 있다.
그래도 좋지 아니한가.
일부러 많은 민간인까지 말려들게 하여 인공섬 통째로 붕괴시킬 필요는 없지 아니한가.
"……,"
그까지 생각하고 소치틀은 숨을 내뱉었다.
그 때였다.
지직지직, 노이즈 같은 작은 소리.
운해의 뱀(믹스코아틀)에 탑재된 통신용 영장에서 『날개 있는 자의 귀한』의 남자에게서 메시지가 들어왔다. 동료는 아니고 상사에 해당하는 남자의 목소리이다.
『들리는가, 소치틀. 작전 우선순위 변경이다.』
"……?"
『녀석들, 마을 외곽부에 몇 개인가 대형 구명정을 숨겨두었다. 상당한 사이즈이다. 학예도시에서 기른 샘플을 한꺼번에 수송할 생각일지도 모른다.』
소치틀은 전신에 사악하는 오한이 일었다.
지금부터 동료가 하려는 것이 순에 잡히듯 알 수 있었다.
『너, 지금, 어디 있는가? 지금부터 3·5에서 3·7에 걸쳐 작은 구멍을 뚫는다. 여기를 뚫으면 뒤는 연쇄적으로 학예도시 동부 방면으로 방어 라인은 괴멸하겠지. 우리들은 녀석들의 전투기를 뿌리치면 그대로 한 숨에 대형 구명적의 독을 친다. 너도 움직일 수 있으면 참가해라.』
"기다려……"
소치틀은 무심코 통신용 영장에 몸을 내민다. 사텐와 미코토가 이쪽을 보지만 사용하는 말 탓인지 그녀들은 상황이 파악되지 않는 모양이다.
"대형 구명정에 타고 있는 것은 학예도시로 온 관광객과 기밀 정보를 모르는 일반 종업원이다. 그 구명정에 샘플을 보관할만한 설비는 탑재돼 있지 않아!!"
『어떻게 단언하지? 실제로 확인했나?』
"그건……"
『주로 네가 아는 정보는 데이터의 도면뿐이겠지. 그런 것이 무슨 근거가 되지? 이만큼 터무니없는 시설을 만들어 올린 녀석들이 구명정에는 아무것도 숨기지 않았다고 어떻게 말하지? 애초에 우리들이 리니어 모터카용의 해저터널이나 헬리포트를 가장 먼저 파괴한 것은 왜지. ……필요한 것을, 필요한 만큼 파괴하기 때문이지 않은가.』
"하지만 거기에는 마을 안의 보통 사람들까지 모여 있다! 알고는 있는가. 우리들에 대해선 아무것도 모르는 운해의 뱀(믹스코아틀)을 직접 보고도 어떻게 움직이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그런 사람들이 넘치고 넘친다고!! 그걸――――――!!"
『알 바 아니군.』
남자 동료는 간단하게 잘라냈다.
『우리들은 그런 시시한 것을 위해서 싸우는 것이 아니다.』
실망을 의미하는 것이리라, 통신은 갑자기 끊겼다.
따라오지 않을 거면 불만을 하지 마.
우리는 우리 마음대로 할 것이다.
말투 하나에 그런 오만함조차 엿보였다. 대화할 수 없는 상대의 전형이다. 어떻게든 하여 막고 싶은 마음이 산더미지만 『날개 있는 자의 귀환』 안에서는 그들 쪽의 입장이 위. 그리고 일단은 정식으로 받은 작전의 범주에도 들어간다. 이 상황에서 무리하게 제지에 나서면 재판을 받는 것은 소치틀 쪽인 것이다.
"젠장!!"
소치틀은 무심코 내뱉었다.
사텐이 걱정스런 얼굴로 무엇이 일어났는지 물어온다.
대답할 기분이 들지 않았다.
그렇다고 해서 입을 다물고 있어도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
소치틀은 일부러 일본어를 사용해 말을 한다.
"……우리 조직의 사람이 이제 곧 포위망을 돌파한다. 녀석은 바다를 나서려는 대형 구명정에 학예도시의 연구 데이터가 보존되어 있다고 판단하여 지금부터 가라앉힐 생각인 것 같다."
"잠……"
"거짓말이지!?"
미코토와 사텐 두 사람이 절규한다.
그것도 소치틀에게 자세한 이야기를 듣자면 아무래도 운해의 뱀(믹스코아틀)이나 대형 구명정 서몬 레드의 위치 관계상 가장 먼저 노려지는 것은 우이하루가 타고 있는 함체인 것 같다.
미코토는 소치틀의 어깨를 잡고 큰 소리로 묻는다.
"당신과 같은 조직 사람이잖아! 어떻게든 막을 수는 없어?"
"같은 조직이라고 해도 계급은 그쪽이 위다! 말로 멈출 수 있으면 벌써 했어!!"
상당히 초조한 모양인지 소치틀은 그 손을 뿌리치고는 깨물 듯 소리쳤다.
"연구 데이터가 있든 없든, 진짜로는 어찌 되든 상관없겠지. 어쨌든 죽이면 그걸로 만족스러운 거다. 그런 녀석을 설득할 방법 따위 존재하지 않아!!"
사텐은 아마추어 나름대로 당황해 하면서도 머리를 써서,
"어, 어, 어쩌지!? 맞아, 『직원』 사람들에게 사정을 말해서 전투기를 몇 개 돌리면―――"
"그런 여력이 있으면 벌써 투입됐어!! 학예도시는 동부 해상에서 현 상황에서 방어 라인을 지키는 것이 고작이다. 거기다 녀석들은 '구멍을 뚫는다'고 말했어!!"
"미, 미사카 씨……!?"
매달릴 것 같은 눈으로 사텐은 미코토쪽을 보았지만 그녀는 그녀대로 머리를 옆으로 흔들었다.
"안 돼. 어떻게 날개를 만들려면 공기 중에 떠다니는 물분자를 사용해야 하는데, 그쪽이 한계에 이르렀어. 일정 비율로 분포하는 게 중요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물분자가 모여서 그냥 『물방울』이 돼버렸어. 단순하게 말하자면 날 수 없어. 쿠로코도 다운했으니 공간이동(텔레포트)도 못 쓸 것 같고."
"그럴 수가……"
"그렇다곤 해도 딱히 나 자신의 능력을 쓸 수 없게 된 건 아냐. 향해오는 녀석을 해안선까지 기다리는 것 자체는 할 수 있는데……"
"해상을 돌진하는 운해의 뱀(믹스코아틀)의 순간 최고 속도는 마하 2배에 달한다. 복수 동시에 닥쳐오는 기체 하나라도 놓치면 뒤는 대형 구명정까지 일직선이다."
소치틀은 이를 갈면서 그런 말을 했다.
"당연히 너에게도 협력을 받지. 태양의 뱀(시우코아틀)을 떨어뜨릴 정도로 귀중한 전력이니, 말이야. 그것만으론 부족하다. 네가 해안선까지 요격 태세에 들어가고 거기에 더해 해상의 움직임을 제지하고, 어느 정도 운해의 뱀(믹스코아틀)의 수를 줄인 필요가 있어 보인다."
"하지만, 그런 거……"
사텐은 말을 얼버무렸다.
"그런 형편에 딱딱 맞는 전력 따위 없어. 그야, 전투기는 없잖아. 시라이 씨의 공간이동(텔레포트)도 못쓰잖아? 나나 우이하루에게는 그런 대단한 능력 같은 거 없는 걸. 누군가 어떻게 해서 해상에서 녀석들 과 싸―――"
그까지 말하고 사텐의 말이 완전히 멈추었다.
눈치 챈 것이다.
소치틀이 반파된 운해의 뱀(믹스코아틀)에 올라탄 것에.
"그런 것이다."
"기다려!!"
깔끔하게 말한 소치틀에게 사텐은 무심코 외쳤다.
"하지만 이쪽도 그쪽도 같은 날치잖아? 소치틀만 특별히 엄청난 기체에 탄 것도 아니잖아!? 그러면 그런 거 수로 승부하는 게 당연하잖아!!"
아니, 오히려 소치틀의 운해의 뱀(믹스코아틀)은 사텐을 감싸기 위해 집의 기둥 같은 굵은 나무 파편이 몇 개나 박혀 있었다. 이 상태로는 완전 무장으로 닥쳐오는 여러 대의 운해의 뱀(믹스코아틀)과 싸우면 어떻게 될 것인가. 사텐은 최악의 상상을 머리에 띄우고 황급히 그것을 부정한다.
미코토는 소치틀의 눈을 보고 물었다.
"내가, 당신의 운해의 뱀(믹스코아틀)에 타는 방법도 있지 않아?"
"거절한다."
소치틀은 즉답했다.
"난 너의 옆에서 동행하던 파트너와는 다르다. 즉석에서 팀을 짠다고 한들 두 명이 급조한 전술이 갑자기 성공할 리가 없다. 어느 쪽이나 서로의 발목을 잡고 격파될 것이 뻔하다. 그렇다면, 혼자서 싸운 쪽이 낫다."
그것은 본심이 아닐 것이다.
소치틀은 자신의 싸움에 미코토를 말려들 생각이 없는 것이리라. 직접 말로 물은 것은 아니지만 눈을 보면 그 정도는 알 수 있다.
미코토는 무심코 숨을 뱉었다.
여기서 싸운다고 한들 소용없다. 어쨌든 운해의 뱀(믹스코아틀)을 조종할 수 있는 것은 소치틀 뿐이다. 힘으로 어떻게 하려고 한 들 소치틀이 머리를 끄덕일 것이라고는 생각지 않는다.
)로 원호할 수 있으니까."
"미사카 씨!! 소치틀도!?"
사텐이 당황하여 미코토에게 매달린다. 이대로라면 정말로 소치틀이 가버린다. 그런 식으로 생각한 것이리라.
소치틀은 잠깐 입을 다물고 이윽고 운해의 뱀(믹스코아틀)의 키를 노려본 채로 미코토를 향해 이렇게 말했다.
"부탁할 수 있을까."
"뭘."
"거기 바보천지자식을 네 전기로 기절시켜 줘."
"소치……!?"
사텐은 무언가를 말하려 했지만 그 때, 미코토가 사텐의 어깨에 가볍게 손을 올렸다.
뒤에서 어깨를 두드리고 뒤돌아볼 듯한, 자연스러운 행동.
하지만 직후에 빠직!! 하는 불꽃이 튀기는 소리가 작렬했다. 섬세하게 조절하여 인체에 이상한 영향을 남기지 않도록 한 고압전류. 그것을 그대로 먹은 사텐의 몸이 그대로 바로 밑의 돌로 무너져간다.
미코토와 소치틀은 약간 슬픈 듯이 사텐의 얼굴을 내려다보았다.
의식을 잃은 사텐은 아마도 우연이겠지만, 마치 무언가를 잡으려는 듯이 그 손을 앞으로 뻗고 있었다.
소치틀은 뿌리치듯 사텐에서 눈을 떼고, 그리고 말했다.
"간다."
"……정말로 괜찮은 거야?"
"너도 기절시킬까."
"……단지 전력의 문제가 아냐. 지금부터 싸우는 상대는 당신의 동료들이라구."
"같은 말을 두 번이나 시킬 생각인가."
짧고, 그리고 각오를 다진 목소리에 미코토는 한숨을 쉰다.
이쪽이야 말로 이녀석을 기절시킬까 하고도 생각했지만 그것은 이뤄지지 않았다. 소치틀은 운해의 뱀(믹스코아틀)의 상부 커버를 조작하고는 너덜너덜하게 된 기체를 완전히 밀폐시켜 바로 근처에 있던 운하의 수면으로 떠오른다.
『먼저 가 있겠다. 전부 격추할 있다는 보증은 없다. 너를 신용할 의리는 없지만 우리들의 최종병기를 격추시킨 실력은 인정해 주지.』
미코토가 불만을 말할 틈도 없었다.
파앗!! 굉음이 작렬하고는, 운해의 뱀(믹스코아틀)은 엄청난 속도로 운하를 빠져 나갔다. 눈 깜짝할 사이에 시야에서 사라져 가는 소치틀의 기체는 운하를 빠져 바다로 달려든다.
"……,"
미코토는 딱 한번, 쓰러진 사텐을 되돌아보았다.
하지만 이쪽도 가만히 있을 수는 없다.
그녀 자신도 방어 라인을 쌓기 위해, 그리고 마지막 최후의 한 순간까지 소치틀을 지킬 등대를 만들기 위해서 미코토는 해안선으로 달려간다.
소치틀은 너덜너덜하게 된 운해의 뱀(믹스코아틀)을 조종하며 해안선에서 급속도로 떨어지고 동쪽 바다를 돌진한다. 조금 있으면 원래 동료였던 『날개 있는 자의 귀환』과 부딪힐 것을 알면서도 소치틀의 마음은 날뛰거나 하지는 않았다.
『날개 있는 자의 귀환』을 적으로 인식한 것은 아니다.
지금까기도 앞으로도 소치틀은 『날개 있는 자의 귀환』에 뼈를 묻는다는 결의는 변함없다.
하지만 그렇기에 소치틀은 여기서 저항한다.
뼈를 묻는다는 결의가 있기에 이런 곳 정도에선 어리광을 부린다.
결과로 조직의 법에 따라 제재를 받는 다면, 그것은 개의치 않는다.
조직의 법조차 없이 단지 분노에 몸을 맡겨 불합리한 폭력을 받는다면, 그 때야 말로 처음으로 『날개 있는 자의 귀환』에 실망해야 할 것이다.
'고작 개인이 조직을 가늠하리라곤. 나도 꽤나 거만하게 됐군……'
소치틀이 살짝 미소를 지었을 때, 문득 한 기의 운해의 뱀(믹스코아틀)이 접근해 오는 것을 소치틀은 깨달았다. 키를 잡는 소치틀에게 긴장이 일었지만 그 때 눈치 챘다. 저것은 적이 아니다. 동료인 소녀, 토치틀리이다.
"뭘하러 왔나?"
『역겨운 상사한테 명령을 받아서 적의 방어 라인의 구멍을 먼저 뚫고 온 참. 라고는 해도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생각하는 건 나도 마찬가지야.』
토치틀리의 운해의 뱀(믹스코아틀)은 한 번 소치틀의 기체 옆을 스쳐 지나고는 곧바로 U턴을 하여 소치틀과 방향을 맞추었다. 거기다 그대로 소치틀 옆에서 나란히 달리기 시작했다.
"목적지를 틀린 것 아닌가."
『아니이. 내 길은 이쪽이야.』
토치틀리는 통신용 영장 너머서 입에 머금은 미소를 흘린다.
그렇게 말한 이상, 그녀도 그녀 나름대로의 각오를 다진 것이리라.
『썩은 인연이니까. 이런 때 정도는 어울려 주지.』
"정말. 바보천지자식이란 건 어디든 있는 법이군."
부웅!! 2개의 폭음이 바다를 찢었다.
수평선 저편에는 빌어먹을 자식들이 타는 운해의 뱀(믹스코아틀)이 흘끔흘끔 보였다.
갑작스런 행동에 놀라는 녀석들의 앞에서 소치틀은 미사일의 안전장치를 해제했다.
『……과연. 그거라면 염려할 필요는 없겠군!!』
"물론이다. 나도 진심으로 가는 거니까!!"
마지막 싸움이 시작되었다.
여러 대의 운해의 뱀(믹스코아틀)이 교차하고, 폭발음이 연속된다.
짧은 기절에서 눈을 뜬 사텐은 바다를 보는 것밖에 할 수 없었지만, 해안선에서 대기하던 미사키 미코토는 단 한 번도 운해의 뱀(믹스코아틀)과 싸우지 않았다. 전부를 격추할 수 잇다는 보증은 없다고 입으로는 말하고는, 소치틀은 정말로 한 기의 운해의 뱀(믹스코아틀)도 침입을 용서하지 않았던 것이다.
싸움을 마친 소치틀은 함께 싸웠던 동료 운해의 뱀(믹스코아틀)과 함게 그대로 수평선 너머로 사라져버렸다.
학예도시의 경영은 파탄났다.
겉으 로는 염가의 구식 전투기를 축으로 싸우는 특수한 게릴 리가 학예도시를 습격한 것으로 처리된 모양이다. 게릴라 본부는 벌써 특수부대가 강습했다는 것으로 대중은 납득한 모양이지만, 아마도 그것은 거짓말 일 것이다, 라고 사텐은 생각하고 있다. 강습했다, 라는 것이 거짓말이 아니라 게릴라 본부가 존재한 곳에서 거짓말일 것이다, 고.
당연하지만 몇 개의 목격 정보와는 일치하지 않지만 그런 의견은 UFO 목격담과 동일시되거나, 집단망상의 일종으로 판단되거나 하는 듯하다.
떠날 때 대형 구명정 서몬 레드 안에서 영화감독 비바리 시슬은 아무래도 여러 가지 생각한 모양이지만, 최종적으로는 '역시 연애 영화 쪽이 좋지'라는 말을 흘렸다. 아무래도 헐리우드 쪽에서는 돌아오고 향후는 유렵에서 활동하는 듯하다.
광역 사회 견학은 예정보다도 빨리 끝나 사텐 일행은 지금 돌아가는 비행기를 타고 있다. 창문 밖에 보이는 것은 한 면이 태평양의 푸른 바다. 그 한 점에 스며든 것처럼 보이는 것은 일본의 학원도시의 협력을 받아 본격적으로 해체작업을 개시한 학예도시의 인공섬일까?
미코토의 이야기에 따르면 아무래도 해체작업에 일본의 학원도시가 합력하거나 추자하거나 하는 배경에는 학예도시에서 행해지던 연구 성과를 완전히 파기하는 것을 지켜보고 싶다, 그런 목적이 있는 듯하다.
하지만 지금의 사텐에게는 어찌되든 상관없었다.
소치 틀 일행을 쓸데없는 싸움으로 몰고 간 것이 부서져 가는 것은 원래라면 기뻐해야 할 일일 것이다. 하지만 사텐은 싸움 그 자체에는 흥미가 없었다. 소치틀이 어디로 가 버린지 알지 못한 채로는, 도저히 순수하게 기뻐할 수 없다. 같은 조직의 인간에 이를 드러낸 그녀는 지금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
"소치틀……"
사텐은 창밖을 바라보며, 불쑥 중얼거렸다.
그녀 는 어째서 마지막 최후의 순간에 자신을 기절시키도록 미코토에게 부탁한 것일까. 생초보로 전력이 되지 않는 자신의 말 따위, 듣는 것도 쓸모없다고 판단한 것일까. 소치틀에게 있어서 자신의 말 같은 것은 그 정도의 가치 밖에 되지 않은 것일까.
그런 마음을 옆자리에 있던 미코토에게 말해버린 것은 아마도 거의 엉뚱한 화풀이리라. 실제로 사텐을 기절시킨 것은 그녀였으니까.
"아냐."
하지만 미코토는 사텐의 말에 고개를 옆으로 흔들었다.
"그 애는 제대로 사텐 씨의 말을 들어 줬어."
"그래도, 하지만, 결국 소치틀은 내 말 따위 듣지도 않고 가버렸잖아요. 미사키 씨에게 부탁해서 억지로 대화를 끊어버렸잖아요."
"그런 거 간단하잖아. 소치틀은, 그 이상 사텐 씨의 말을 들을 수 없던 거야. 싸우러 가는 걸 망설일 정도로 말야. 실제로는 엄청나게 기뻤던 거야."
"……,"
그 말을 듣고 사텐은 잠시 입을 다물었다.
딱히 미코토도 소치틀에게 의지를 확인한 것은 아니다. 단순히 적당한 거짓말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사텐은 그것을 진실이라고 생각했다. 아마도 미코토와 소치틀은 사텐과는 다른 형태로 이어진 것을 느꼈다. 그러니까 사텐이 모르는 것을 알고 있는데다 사텐만이 알고 잇는 것을 모른다.
"덧붙여서 혹시 기절하지 않았다면 거기서 무슨 말을 하려고 했어?"
미코토에게 그런 것을 질문 받아서, 사텐은 솔직하게 대답했다.
그러자, 미코토는 왜인지 킥킥 웃기 시작했다.
"잠, 왜요."
"아니아니아니아니! 미안 미안. 그래도 말야, 사텐 씨, 역시 소치틀은 옳았다고 생각해. 그런 대사를 들었다간, 소치틀이 거기서 멈췄어도 난 불만하지 않았을 거야."
"……그렇게 이상한 말일까요."
뺨을 부풀리며 사텐은 계속 웃는 미코토에게서 얼굴을 돌린다.
다시 창 쪽을 보며, 다시 한 번, 머릿속에서 중얼거렸다.
방금 전, 미코토에게 대답했던 말을.
언제라고 알려지지 않은 시간, 어디라고 알려지지 않은 장소.
두 명의 소녀는 적당한 빛으로 채워진 긴 통로를 단지 걷고 있었다. 몸 앞에 겹쳐진 양손에는 나무 판에 구멍을 뚫은 듯한 수갑이 채워져 있다.
나란히 걷는 그녀들은 작은 목소리로 두, 세 번 이야기를 나눈다. 아무래도 가벼운 농담인 듯하여 한쪽은 어깨를 떨며 웃고 있지만, 다른 한쪽은 전혀 반응이 없다.
이윽고 그녀들은 멈춰 섰다.
딱히 넓은 공간이 나온 것은 아니다. 눈앞에 거대한 문이 있는 것도 아니다. 곁눈질하여 보면 길고 긴 직선 통로 도중에서 밖에 보이지 않는 장소. 하지만 이곳은 그녀들, 아니 그녀들이 소속된 조직에 있어서 큰 의미를 지닌 포인트였다.
어디서부터인가 소리가 울린다.
메아리칠 듯한, 음원이 없는 듯한 불가사의한 목소리가.
『시작하겠다. 상관없겠는가.』
물어보는 주제에 소녀들의 회답을 기다릴 시간은 준비되지 않았다.
직선 통로를 만들던 좌우의 벽 그 자체가 크게 안으로 이동해간다. 단순한 통로였던 장소가 커다란 공간으로 변해간다. 벽은 일률적으로 이동하는 것이 아니다. 안으로 나아가는 거리가 단계적으로 조절되어 마치 거대한 계단처럼 전개되어 간다.
좌우로 펼쳐지는 끝없는 돌계단.
혹은 그것은 대학의 강의실에 있는 좌석을 방불케한다.
이윽고 『게단』의 아득히 윗부분에서 줄줄 사람 그림자가 나타났다. 독특한 민속복장을 입은 남녀노소. 그들은 한 명 한 명이 정해진 위치까지 가고는 천천히 단에 허리를 내린다.
두 명의 소녀는 재차 등을 뻗었다.
하지만 한 쪽은 무언가를 중얼거리고, 다른 한 쪽은 질렸다는 듯이 숨을 뱉었다.
『여유가 있군.』
그런 목소리가 들렸지만, 두 명의 소녀는 대답하지 않았다.
단지 소녀들은 바로 옆에 있는 썩은 인연끼리 이런 말을 나눴다.
"자 과연. 어떤 제재를 먹는 꼴이 될까나. 소치틀."
"토치틀리. 지루한 건 알지만, 조금은 진지한 표정을 지어."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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