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오후4시, 혜민 스님과 박경철 시골 의사의 토크콘서트가 있다는 소식을 듣고 찾아간 곳은 경기대학교 컨벤션센터였다. 이 행사는 로터스월드 창립10주년을 기념하는 자리였다. 솔에스 프레스 멤버의 음악 연주로 메리크리스마스 이브가 울려 퍼는 가운데 막이 올랐다.
'나무메리크리스마스' 혜민스님과 시골의사 박경철의 토크콘서트 _1
500여 관중석을 가득 메운 가운데 함께 박수치며 크리스마스이브의 열기가 가득 넘치고 있었다. 연주와 노래가 끝나자 사회자는 따끈한 커피 한잔을 마신 기분이라고 했다. 올 한해를 달려오느라 앞도 안 보고 여기까지 왔다며 오늘 이 자리를 맞이하여 잠시 뒤돌아보며 쉬어가자고 말했다.
그리고 오늘 이 자리에는 지금 바쁘신 가운데도 여기까지 찾아주셨다며, 반가운 한분을 소개하겠다며 염태영 수원시장님께서 오셨다고 하자 관중석에서는 큰 박수가 쏟아졌다. 그리고 김진표, 정미경, 김용남, 박광원, 전 현직 국회의원들과 혜조, 지율, 선제, 지원, 지성, 정명 스님 등 그 밖의 내 외빈 소개에 이어서 로터스월드 이사장인 성관 스님을 소개했다.
성관스님은 인사말을 통해 참석해주신 내 외빈 들게 감사한다며 말했다. 그리고 지금 들은 크리스마스이브 노래처럼 진흙 속에서 작은 연꽃세상을 만들어보자는 의미에서 오늘의 로터스월드를 설립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나무메리크리스마스' 혜민스님과 시골의사 박경철의 토크콘서트 _2 이어서 내빈 인사가 있었는데 염태영 시장은 이 자리에서 로터스월드 캄보디아 현장을 가보았다며 이제는 그분들 의식이 자립을 위한 노력으로 바뀌었다고 했다. 그리고 내년에는 학교를 지어줄 수 있는 수원시 예산을 세웠다고도 했다. 올해는 여러 가지 우울한 일도 많았다며, 그러나 우리 모두 잊고 짜릿한 마음으로 새해를 맞이하자고 했다. 로터스월드는 지구촌의 빈곤을 퇴치하기 위해 설립된 국제개발기구 NGO단체로 캄보디아뿐만 아니라 미얀마, 라오스에서도 건강한 지역사회 개발을 위한 교육 지원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했다. 모두에게 기회가 주어지고, 그런 따뜻한 세상을 만들어 가는데 우리 서로 관심을 갖고 협력해 나가자고 했다.
내빈 인사에 이어 사회자는 오늘의 멘토 중 한사람인 박경철 의사를 소개 했다. 훤칠한 키에 잘 생긴 외모와 함께 행복을 주제로 한 토크쇼는 관중석의 웃음을 자아내며 모두가 행복을 느끼게 해주었다. 그의 나이는 올해 쉰한 살, 이제야 행복과 불행을 좀 알겠다는 그는 외국여행 중 한 식당에서 만난 주인을 통해 우리와 다른 그의 행복 관을 알게 되었다고 소개했다.
직장에서 해고를 당하면 그것은 불운일 수는 있지만 불행은 아니라고 했다. 직장에서 해고 되어 식당을 하며 그는 열다섯 명의 친구가 생겼다는 것이며, 아들이 학교에서 돌아오면 밥을 차려주기 위해 기다리는 행복이 있다고 했다. 그리고 부모님께서 너는 우리 부부의 기적이라 부르며 소중히 여겼다며, 그래서 존재감만으로도 행복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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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철 의사에 이어서 이번에는 혜민스님이 소개되었다. 혜민스님은 남에 의해 행복할 수 있다고 생각했단다. 그러나 남이 나를 위해 무언가를 해 줘야만 이룰 수 있고, 거기서 행복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나를 스스로가 불행하게 만든다고 했다. 행복은 따뜻한 만남에서 찾자. 그리고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정다운 사람과 마음을 나눌 때 행복한 것이라고 했다.
또 SNS를 통해 부부관계를 물어보더라. 왜 결혼도 안한 스님에게 그런 걸 물어보는지 모르겠더라. 이 말에 관중석에서는 또 웃음이 터져 나왔다. 그러나 이 말의 대답은 아내가 남편에게서 하루 빨리 포기하라는 것이다. 그리고 남편을 원망하지 말라고 했다. 큰 누나의 마음을 일으켜서 남편을 측은하게 여기라고 했다. 여동생의 마음으로 살면 안 된다는 것이다.
또 남편이 아내에게 해줄 것은 무조건 아내의 말이라면 분석하려고 하지 말고, 공감해주라는 것이다. '와~ 정말', '헐~' 하고서. 또 아내와 놀아주라고 했다. 그렇지 않으면 남편 없이 잘 노는 터득이 쌓이게 된다는 것이다.
이날 마지막으로는 두 멘토가 출연하여 관중들의 질문을 받아 답변을 해주는 자리였다. 첫 질문자는 초등학생으로 엄마가 원하는 일을 할까요. 내가 원하는 일을 할까요? 였다. 이에 혜민스님은 아이를 안 키워봐서 모른다했고, 대신 박경철 의사에게 넘겼다. 그러자 "네 생각은 앞으로 계속 바뀐다. 그러니 네 생각이 엄마 생각과 같을 때가 있을 거야! 그때 결정하라"고 했다.
또 25세 대학교 2학년생의 질문은 하고 싶은 일을 해야 하나요. 아니면 잘하는 일을 해야 하나요?였다. 그는 영화 일을 하고 싶다했고, 잘하는 일은 관광업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혜민스님은 둘 다 해보라, 잘하는 일로 풀칠하고, 다음 하고 싶은 일을 하라!
또 다른 질문은 진짜 싫은 사람을 계속 보아야 하나요? 였다. 이에 박경철 멘토는 익숙한 것에 이별하고 익숙지 않은 것에 신의를 가지라고 했다.
이에 혜민스님은 스님들이 모두 법정스님 같을 거라는 생각을 갖고 스님이 되었는데 선배 은사 스님은 성미 급하고 그렇지 않더라. 처음에는 고민했는데 어느 순간 외국생활을 하며 그도 외롭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나와 같은 점을 찾을 수 있었다. 인간적인 모습을 들여다보면 편해지더라. 노력해서 얘기하다 보면 좋아 지더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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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멘토의 우열을 가릴 수 없는 멋과 맛의 대결을 보는 것 같았고, 천주교 신자라는 박경철 시골의사와 혜민스님의 만남은 마치 두 종교 간의 화합을 보는 것과도 같았다. 크리스마스이브 날을 맞아 로터스월드라는 또 하나의 사랑을 알게 된 자리, 모두 함께 두 손을 들어 "나무 메리크리스마스"를 외치며 뜨거운 박수소리와 함께 막이 내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