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 허실(虛實) 한열(寒熱)을 변(辨)하다
一. 두(痘)를 살피는 요(要)는 오직 허실(虛實)의 두 글자에 있다.
실(實)은 사기(邪氣)의 실(實)이다. 사기(邪)가 실(實)하면 마땅히 청(淸)하고 사(瀉)하여야 한다.
허(虛)는 혈기(血氣)의 허(虛)이다. 혈기(血氣)가 허(虛)하면 마땅히 온(溫)하고 보(補)하여야 한다.
또 두(痘)는 본래 태독(胎毒)이니, 원기(元氣)를 빌리지(:藉) 않으면 달(達)할 수 없고 원기(元氣)를 빌리지(:藉) 않으면 수(收)할 수 없다. 따라서 해독(解毒) 청화(淸火)하려면 또한 반드시 원기(元氣)를 빌려야(:憑藉) 한다. 원기(元氣)가 무력(無力)하면 청(淸)하여도 청(淸)할 수 없고 해(解)하여도 해(解)할 수 없다. 만약 이에 부지(不支)하면서도 이러한 청(淸)이나 해(解)를 감당(堪)할 수 있겠는가?
이처럼 두창(痘瘡)의 종시(終始)는 모두 당연히 원기(元氣)의 짐작(斟酌)을 위주로 하여야 한다.
一. 두창(痘瘡)에 표실(表實) 리허(裏虛)하면 반드시 쉽게 출(出)하고 어렵게 엽(靨)하며, 표허(表虛) 리실(裏實)하면 반드시 어렵게 출(出)하고 쉽게 엽(靨)한다. 만약 표리(表裏)의 기(氣)가 모두 충실(充實)하면 그 창(瘡)은 반드시 쉽게 출(出)하고 쉽게 엽(靨)한다.
따라서 출(出)이 시(始)하고 10일 이상 이르기까지 외(外)로 혼신(渾身)이 장열(壯熱)하고 내(內)로 음식(飮食) 이변(二便)이 모두 여상(如常)하면 이는 곧 표리(表裏)가 모두 실(實)한 것이다. 그 창(瘡)은 반드시 광택(光澤)하게 기발(起發)하고 또한 쉽게 수(收)하며, 쉽게 엽(靨)한다.
一. 표리(表裏)에는 각 허실(虛實)이 있다.
표허(表虛)하면 오한(惡寒)하거나, 신(身)이 대열(大熱)하지 않거나, 한열(寒熱)이 왕래(往來)하고 사지(四肢)가 궐냉(厥冷)하거나, 면청(面靑) 색백(色白)하고 다한(多汗) 오풍(惡風)하거나, 태타(怠惰) 기와(嗜臥)하거나, 두색(痘色)이 회백(灰白)하고 정(頂)이 함(陷)하여 불기(不起)하며 발(發)이 광택(光澤)하지 않거나, 색(色)이 눈(嫩)하고 피(皮)가 박(薄)하며 양탑(癢塌)하거나, 수포(水疱)아 같아 만져도(:摸) 손에 걸리지(:碍) 않거나, 근과(根窠)가 홍(紅)하지 않거나, 도엽(倒靨)하여 결가(結痂)하지 않고, 맥(脈)이 반드시 부세(浮細)하면서 약(弱)한다. 이는 모두 표허(表虛)의 증(證)이다.
그 치(治)는 마땅히 양분(陽分)을 온보(溫補)하여야 한다.
리허(裏虛)하면 두창(痘瘡)이 이미 출(出)하였거나, 출(出)하지 않았을 때 토사(吐瀉) 구오(嘔惡)하거나, 열(熱)한 음식(飮食)을 좋아하거나, 소식(少食)하고 불사음식(不思飮食)하거나, 식(食)하여도 불화(不化)하거나, 이변(二便)이 청리(淸利)하고 당사(溏瀉)하며 불갈(不渴)하고 기촉(氣促) 성미(聲微)하며 신혼(神昏) 다수(多睡)하고 복팽(腹膨) 애기(噯氣)하며 탄산(呑酸)하고, 맥(脈)은 약(弱)하고 무력(無力)한다. 이는 모두 리허(裏虛)의 증(證)이다.
그 치(治)는 마땅히 음분(陰分)을 온보(溫補)하여야 한다.
표실(表實)하면 신체(身體)가 장열(壯熱) 무한(無寒)하고 면적(面赤) 순자(脣紫)하며 두동(頭疼) 신통(身痛)하고 안홍(眼紅) 비색(鼻塞)하며 피초(皮焦) 부적(膚赤)하고 수족(手足)에 열(熱)이 심(甚)하며 두색(痘色)이 홍자(紅紫)하고 흔종(焮腫) 동통(疼痛)하며 피(皮)가 후(厚)하면서 경(硬)하고 옹종(癰腫) 반정(斑疔)하며, 맥(脈)은 부홍(浮洪) 활대(滑大)한다. 이는 모두 표실(表實)의 증(證)이다.
그 치(治)는 마땅히 표사(表邪)를 청해(淸解)하여야 한다.
리실(裏實)하면 이변(二便)이 비결(秘結)하고 흉격(胸膈)이 창만(脹滿)하며 순조(脣燥) 인건(咽乾)하고 구창(口瘡) 설흑(舌黑)하며 대갈(大渴) 해수(咳嗽)하고 담연(痰涎)으로 천조(喘粗)하며 번조(煩躁) 경광(驚狂)하고 성고(聲高) 섬어(譫語)하며, 맥(脈)은 침삭(沈數) 홍활(洪滑)한다. 이는 모두 리실(裏實)의 증(證)이다.
그 치(治)는 마땅히 리사(裏邪)를 청해(淸解)하여야 한다.
장익지(張翼之)가 이르기를 "토사(吐瀉) 소식(少食)하면 리허(裏虛)이고, 함복(陷伏) 도엽(倒靨) 회백(灰白)하면 표허(表虛)이다. 두 가지가 같이 나타나면 표리(表裏)가 모두 허(虛)한 것이니, 이공산(異功散)으로 구(救)하고 심(甚)하면 육계(肉桂) 부자(附子) 영사(靈砂)도 쓸 수 있다.
능식(能食) 변비(便秘)하면서 함복(陷伏) 도엽(倒靨)하면 리실(裏實)이니, 경(輕)하면 사간서점자탕(射干鼠粘子湯)으로 하여야 하고, 중(重)하면 전호지각탕(前胡枳殼湯)으로 하여야 한다. 하리(下痢) 다혈(多血) 능식(能食)하면 리실(裏實)이니, 만약 그 리(裏)를 실(實)하게 하면 옹독(癰毒)을 결(結)하게 한다. 홍활(紅活) 탄돌(綻突: 불룩하여 터지다)하면 표실(表實)이니, 만약 그 표(表)를 보(補)하면 궤란(潰爛)하여 결가(結痂)하지 않는다." 하였다.
一. 두창(痘瘡)의 표리(表裏)에는 모두 한열(寒熱)이 있다.
열(熱)하면 양증(陽證)이고, 한(寒)하면 음증(陰證)이다.
한(寒)하면 혈기(血氣)가 응삽(凝澁)하여 장(章)하지 못하고, 열(熱)하면 혈기(血氣)가 요택(淖澤)하여 염(斂)하지 못한다.
열증(熱證)은 대부분 실(實)하니, 가장 기(忌)할 것은 황기(黃芪) 백출(白朮) 육계(肉桂) 부자(附子) 및 여러 열조(熱燥)한 물(物)이다. 만약 원기(元氣)가 허약(虛弱)하여도 곧 열증(熱證)이 있다고 절대 실열(實熱)로 고집(:執)하면 안 된다.
한증(寒證)은 대부분 허(虛)하니, 가장 기(忌)할 것은 황금(黃芩) 황련(黃連) 치자(梔子) 황백(黃栢) 및 여러 고한(苦寒)한 물(物)이다. 비록 형체(形體)가 강성(强盛)하다고 단지 허맥(虛脈) 허증(虛證)이 나타나면 절대 유여(有餘)로 알면 안 된다.
표(表)가 한(寒)하면 기발(起發)하지 않고 홍활(紅活)하지 않으며, 근과(根窠)가 담백(淡白)하고 신량(身凉) 양탑(癢塌) 도함(倒陷) 건고(乾枯)한다. 모두 기표(肌表)에 양(陽)이 없는 증(證)이니, 그 치(治)는 마땅히 보양(補養) 온표(溫表)하여야 한다.
리(裏)가 한(寒)하면 토사(吐瀉) 구오(嘔惡)하고 복창(腹脹) 복통(腹痛)하며 탄산(呑酸) 불욕식(不欲食)하고 한전(寒戰)으로 교아(咬牙)하며 기한(氣寒) 희난(喜煖)하고 이변(二便)이 청리(淸利)하며 완곡(完穀)이 불화(不化)한다. 모두 장부(臟腑)에 양(陽)이 없는 증(證)이니, 그 치(治)는 마땅히 온중(溫中) 보양(補陽)하여야 한다.
표(表)가 열(熱)하면 기부(肌膚)가 대열(大熱)하고 근과(根窠)가 홍자(紅紫)하며 정적(頂赤) 발반(發斑)하고 두면(頭面)이 홍종(紅腫)하며 자흑(紫黑) 초고(焦枯)하고 옹종(癰腫) 정독(疔毒)으로 통심(痛甚)한다. 모두 화(火)가 기표(肌表)에 있는 증(證)이니, 그 치(治)는 마땅히 산사(散邪) 해독(解毒)하여야 한다.
리(裏)가 열(熱)하면 번조(煩躁) 광언(狂言)하고 구건(口乾) 대갈(大渴)하며 인종(咽腫) 후통(喉痛)하고 내열(內熱) 자한(自汗)하며 소변(小便)이 적삽(赤澁)하고 대변(大便)이 비결(秘結)하며 뉵혈(衄血) 뇨혈(溺血)한다. 모두 화(火)가 장부(臟腑)에 있는 증(證)이니, 그 치(治)는 마땅히 청열(淸熱) 해독(解毒)하여야 한다.
허실(虛實) 한열(寒熱) 등의 증(證)에서 표리(表裏)의 분(分)은 각각 이와 같으니라.
그런데 표(表)의 허실(虛實), 표(表)의 한열(寒熱)은 중기(中氣)의 사(使)로 말미암지 않은 것이 어찌 있겠는가? 따라서 오직 중기(中氣)를 잘 치(治)하면 표(表)가 화조(和調)되지 않는 경우가 없다. 이는 곧 반드시 그 본(本)을 구하는 도(道)이다.
一. 순음(純陰) 무양(無陽)의 증(證)
두창(痘瘡)의 발열(發熱)은 수족(手足)이 화난(和暖)하여야 마땅하다.
만약 수족(手足)이 궐냉(厥冷)하면 반드시 그 사람이 일찍이 토사(吐瀉)가 있어서 비장(脾臟)이 기허(氣虛)한 것이다. 비(脾)는 사지(四肢)를 주(主)하니, 냉(冷)하면 악(惡)한 후(候)이다.
곧 외증(外證)이 있어도 또한 발산(發散)을 단용(單用)하면 안 되니, 도리어 비위(脾胃)의 기(氣)를 손(損)한다. 이는 당연히 온중(溫中)하면서 표(表)를 겸하여야 하니, 마땅히 황기건중탕(黃芪建中湯)이나 육기전(六氣煎) 오물전(五物煎)에 방풍(防風) 강활(羌活) 생강(生薑) 형개(荊芥)를 가한 종류(類)로 하여 비위(脾胃)의 혈기(血氣)를 보양(補養)하면서 두진(痘疹)의 성취(成就)를 조(助)하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