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呈洪右尹錫余 重徵 棣軒」 三首 / 『星湖全集』 第五卷
「정홍우윤석여 중징 체헌」
우윤 홍석여 중징 형제분에게 드리다.
* 출처 : 한국고전번역원.
一首
네 노인장 나란히 백발이 성성했고 四老聯翩鬢髮明(사로연편빈발명)
더구나 자리에 계신 분들 당대의 영재셨지 當筵况復一時英(당연황부일시영)
향산 낙사에 사람이 적지 않았건만 香山洛社人非少(향산락사인비소)
마주 앉은 사람 중에 형제가 있었던가 對坐何曾弟侍兄(대좌하증제시형)
二首
성대한 일이라 앞 다투어 귀 기울여 듣는데 盛事人爭側耳聽(성사인쟁측이청)
한 방 가득 모인 분들 모두가 칠순 노인이네 滿隅渾是古稀齡(만우혼시고희령)
태평 세상에 큰 복을 하늘이 응당 빌려주리니 昌辰景福天應借(창신경복천응차)
나라에서〈수성도〉그려 하사함을 보겠구나 會見邦家畫壽星(회견방가화수성)
三首
산중에서 초의를 만드는 이를 누가 알아주랴 誰識山中草作衣(수식산중초작의)
물가 언덕에서 지팡이 짚고 홀로 배회하노라 亭臯拄杖獨徘徊(정고주장독배회)
새벽이면잦은 재채기에 그대를 그리워할지니 曉來頻嚔君應念(효래빈체군응념)
행여 남쪽 구름을 본다면 술이라도 권해 주게나 儻向南雲勸酒杯(당향남운권주배)
[주-D001] 홍석여(洪錫余) : 홍중징(洪重徵, 1682~1761)으로, 본관은 풍산(豐山), 자는 석여, 호는 오천(梧泉)이다. 판돈녕부사(判敦寧府事) 홍만조(洪萬朝)의 아들이고, 홍이상(洪履祥)의 후손이다. 1713년(숙종39) 문과에 합격하고, 승지, 한성 우윤, 호조 참판, 공조 판서를 거쳐 기로소(耆老所)에 들어갔다. 시호는 양효(良孝)이다. 《星湖全集 卷65 工曹判書致仕奉朝賀梧泉洪公墓誌銘》
[주-D002] 향산 낙사(香山洛社) : 당나라 때에 백거이(白居易)가 벼슬에서 물러나 낙양(洛陽)의 향산에 결성한 구로상치지회(九老尙齒之會)를 가리킨다. 백거이(白居易)를 비롯하여 향산의 원로인 호고(胡杲), 길교(吉皎), 유진(劉眞), 정거(鄭據), 노정(盧貞), 장혼(張渾), 이원상(李元爽), 여만(如滿) 등 아홉 사람이 소속되어 있다. 향산은 중국 하남(河南) 낙양(洛陽) 용문산(龍門山)의 동쪽에 있는 산이다.
[주-D003] 수성도(壽星圖) : 〈수성도〉는 원래 수성(壽星)의 신선(神仙)을 그린 그림으로 축수(祝壽)에 사용하였다. 조선 시대에는 기로소에 든 중신(重臣)의 초상을 그려서 보관하는 제도가 있었는데, 여기서 말한 것이 아마도 이것인 듯하다. 실제로 1756년(영조32)에 영조가 홍중징을 비롯한 기로소의 중신에게 음식을 내리고, 초상을 그려 기로소에 보관하게 하였다.
[주-D004] 새벽이면 …… 그리워할지니 : 《시경》 〈종풍(終風)〉에 “잠 깨어 잠 못 이루며, 그리워하면 재채기가 나오네.[寤言不寐 願言則嚔]”라고 한 데서 온 말로, 서로 마음이 통하여 그리워할 것이라는 말이다. 또한 소식(蘇軾)의 〈원일에 단양을 지나고 다음 날 입춘에 노원한에게 부치다[元日過丹陽明日立春寄魯元翰]〉 시에 “백발 늙은 얼굴을 누가 기억해 주랴, 새벽에 자주 재채기함은 누구 때문인가.[白髮蒼顔誰肯記 曉來頻嚔爲何人]”라는 구절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