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黑風令 제3권 제23장 뜻밖의 再會
갑자기 무심히 밑을 내려다 보던 환우령이 돌연 한소리 외침성을 "어마, 왜 이래요?" 모용설은 깜짝 놀라 재빨리 등 뒤로부터 휘감아 온 환우령의 양 허나, 결사적으로 끌어 안는 환우령의 힘을 감당해 낼 수 없었다 "다…… 당신……" 모용설은 이 느닷없는 사태에 놀랍다 못해 어처구니가 없었다. 환우령은 심하게 떨리는 음성으로 말했다. "소저…… 나는…… 무섭소." "그게 무슨 말이죠?" "무심코 밑을 내려다 봤더니…… 사람들은 아예 보이지도 않고, "그…… 그런데요?" "그 순간 떨어지면 내 육신은 형체도 없이 산산조각으로 분해될 떠듬거리며 흘리는 환우령의 음성은 마치 난생 처음 흉측한 늑대 허나, 모용설은 그의 말이 아예 귀에도 들어오지 않았다. "흥, 전신이 도검으로도 벨 수 없는 금강불괴를 이루었을 뿐만 아 "사실은…… 그때도 무서워서 그랬던거요." "거짓말 하지 말아요!" 차가운 음성을 발하던 그녀는 문득 깨달은 것이 있었다. (옛날로 돌아가면 후회할거라더니…… 세상에……) 모용설은 돌연 품 안에서 한자 길이의 단검(短劍)을 뽑아 들었다. "당신이 계속 본녀를 모독한다면 더 이상 참지 않겠어요. 그리고 정말 화가 난 듯 그녀의 기다란 속눈썹이 눈에 띠게 경련을 일으 헌데, 자신의 청백지신에 손을 댄 정도가 아니라 허리가 으스러지 "정말 이 손 치우지 못하겠어요?" 번쩍! 한줄기 차가운 광망과 함께 옥천단검이 검집을 벗어나 그녀의 어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환우령은 아예 상체를 그녀의 등에 바 모용설의 얼굴에 핏기가 싹 가셨다. "정말 이러시긴가요?" 순간 환우령의 부드러운 음성이 그녀의 귓가를 간지럽혔다. "소저……" "말씀하세요." 모용설의 어조는 사뭇 싸늘했다. 허나, 다음에 들려오는 환우령의 말은 정녕 예기치 못했던 날벼락 "나…… 아무래도 그대를 사랑하게 될 것 같소." "……!" 순간, 감당키 어려운 전율이 그녀의 발바닥부터 머리 끝까지 전신 이게 무슨 말인가? 사랑할 것 같다고…… 천하에 어느 여인이 있어 사랑의 고백을 듣고도 무심할 수 있단 모용설은 갑자기 전신에 힘이 쭉 빠지는 듯한 느낌이었다. 허나, 그녀는 내심의 떨림을 감추며 콧방귀를 뀌었다. "흥! 그따위 유치한 감언이설에 속아 넘어갈 본녀가 아니예요." "진심이오." "환대협과 나는 삼 년 전에 잠시 만나고 오늘이 두 번째예요. 그 "그건 내 마음을 모르고 하는 소리요." 휘이이이잉…… 설우신학은 거대한 날개를 휘저어 까마득한 창공(蒼空)을 날고 바 "소저는 어떨지 모르지만 나는 마치 오래 전부터 함께 지내온 사 "……" "그것은 내가 세상에서 가장 좋아하던 한 여인의 체취를 그대에게 "그 여인이 누구죠?" 모용설은 애써 무심하려 했으나 자신도 모르게 튀어나온 질문이었 "나는 본래 어머니의 얼굴도 모른 채 황보와 둘이서만 살아왔소." "……" "어린 시절 때때로 내 어머니는 누구일까 하는 슬픔에 젖어들기도 모용설은 문득 단검을 들고 있는 자신의 손이 어색하게 느껴졌다. 그러는 동안 환우령의 침울한 음성은 이어진다. "헌데, 수란누이는 삼 년 전에 이승을 떠났고, 지금은 그 자리를 "어린아이 같은 소리 그만하고 어서 이 손 놓으세요." 거짓말인 줄 알면서도 속고 싶어하는 것이 여인의 마음이라고 했 환우령의 침울한 음성은 그녀의 모성애(母性愛)를 자극하기에 충 모용설의 음성은 훨씬 누그러져 있었다. 그녀는 용기를 내어 단검을 쥐고 있는 손을 늘어뜨렸다. "좋아요. 환대협의 말이 모두 진심이라는 것은 인정하겠어요. 하 이쯤 되면 어느 사내고 한 발짝 물러서는 것이 예의다. 허나, 환우령은 도무지 그녀의 허리를 풀어주지 않았다. 두 사람을 태운 설우신학은 이때 상승 기류를 타고 유연하게 날개 환우령은 아예 그녀의 머릿결에 얼굴을 묻고 상큼한 동백향(桐柏 모용설은 고개를 흔들며 나직이 한숨을 내쉬었다. "정말 알 수가 없어요…… 삼 년 전에도 조금은 느꼈지만 당신과 항상 틀에 박힌 듯 극도로 절제된 생활을 해온 모용설이 아니던 헌데, 서리 속에 도도하게 피어나는 국화처럼 굳은 절개(絶介)와 "그것은 소저가 나를 좋아하고 있다는 증거요." "아니예요. 본녀는 아무도 좋아하지 않아요. 그리고 누군가를 사 무엇 때문인지 촉촉하게 우수(憂愁)에 젖은 그녀의 눈망울이 이유 "모용소저, 한사코 자신을 숨기려하지 마시오. 나는 이미 다 알고 "대체 당신이 본녀에 대해서 알고 있는 게 뭐가 있죠?" 그렇다. 사실 환우령은 그녀에 대해서 눈꼽 만큼도 아는 게 없었다. "글쎄, 알고 있다니까." "……?" "보시오. 설매(雪妹)의 가슴도 나처럼 뛰고 있지 않소." 능청스런 음성과 함께 그는 모용설의 왼쪽 가슴에 털퍼덕 손을 얹 그녀의 옥용(玉容)이 홍당무처럼 붉어졌다. "당신…… 정말……!" 어찌해 볼 사이도 없이 모용설의 오른 쪽 팔꿈치가 빙글 회전하며 퍽! "우욱……" 다급히 토해지는 신음성과 더불어 환우령의 신형은 허공으로 붕 "저……" 모용설은 기겁하며 설우신학을 타고 밑으로 하강했다. 어느새 환 (난 그저 위협만 주려고 했었는데…… 저렇게 맥없이 날아가다니 모용설은 손에 땀을 쥐며 설우신학과 함께 쏜살처럼 구름을 뚫고 구름 속은 짙은 안개가 깔린 것 같았다.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고 바로 그때였다. 스슥…… 미세한 기척이 바로 그녀 등 뒤로부터 밀려왔다. "환대협?" 그녀는 기척이 이는 곳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바로 그 순간 그녀는 자신의 몸이 굳강한 사내의 팔에 의해 잡혀 "안돼…… 읍!" 짙은 안개가 낀 듯 한 치 앞도 분간할 수 없는 뭉게구름 속에서 입술! 환우령의 입술이 놀라 입을 벌린 모용설의 붉은 입술을 점령해 버 (읍…… 우웁……) 그녀는 발버둥치며 환우령의 품 안에서 빠져나오려고 했다. 그러나 그것은 그녀의 생각일 뿐이다. 머리 꼭지에서부터 발가락까지 짜릿하게 관통하는 알 수 없는 전 (아……) 뭔가 알 수 없는 야릇함…… 모용설은 지그시 눈을 감으며 환우령의 혀를 깊숙이 받아들였다. 잠시 후, 설우신학이 끼룩거리며 구름 속을 헤쳐 나올 때 모용설 헌데, 환우령은 뻔뻔스럽게 흡족한 미소까지 띄우고 있지 않은가. "아구구…… 웬놈의 여자가 그리 억세오? 나는 아까 맞은 옆구리 고통을 못참겠다는 듯이 얼굴을 찡그리더니 그는 고개를 못들고 문득, 섬섬옥수로 환우령의 흩어진 머리카락을 쓸어 올려주는 그 "당신이 아무리 그래도 소용없어요. 저는 이미 오래 전에 어느 누 "그게 무슨 말이오?" "나중에 알게 될 거예요…… 당신이 제게 마음을 주면 줄 수록 깊 암울하게 젖어드는 그녀의 음성에서 뭔가 환우령이 모르는 그 어 허나, 환우령은 짐짓 피곤한 표정을 지으며 휘휘 손을 내저었다. "무슨 뜻인지는 모르겠지만 지금은 아무 생각도 하지 맙시다. 먼 그러고는 그녀의 섬섬옥수를 끌어당겨 부드럽게 어루만진다. "……" 모용설은 하늘로 망연한 시선을 던졌다. 계란처럼 단단한 껍질 속에 마음의 문(門)을 폐쇄하고 어느 누구 모용설의 방심(芳心)은 뿌리째 흔들리고 있었다. ■ 黑風令 제3권 제23장 뜻밖의 再會 -2
태행산맥(太行山脈)- 장장 이천 오백 리에 걸쳐 자리한 중원 최대의 산악군(山嶽群). 험준고봉(險峻高峯)의 바다라고 일컬어지는 이곳은 나는 새조차 태행산맥의 남단(南端), 주변에 깎아지른 듯한 백 팔 개의 첨예고봉(尖銳高峯)들이 한 치 태극무원청(太極武元廳)! 깊이를 알 수 없는 무저(無低)의 공간, 외부로 통하는 곳은 오직 끼이룩! 설우신학은 긴 울부짖음을 토해내며 거대한 분지 속으로 급격히 "이곳이 바로 정도무림의 정보수집과 분석, 그리고 기밀유지를 담 "으음…… 이토록 완벽한 천험의 오지(奧地)에 자리하고 있으니 "그래요. 태극무원청이 지난 삼십 년 동안 완벽하게 비밀을 유지 그러다가 문득 모용설은 그를 돌아보며 다짐하듯 말했다. "누구를 막론하고 이곳에 들어 올 때는 눈(目)을 가려야 하지만 "여부가 있겠소. 누구의 엄명인데……" 환우령은 호쾌하게 대답하며 빙긋이 웃었다. 파라라락…… 설우신학이 구름같이 짙게 덮인 안개층을 벗어나는 순간, 환우령 "오오……! 세상에 이런 곳이 있었다니……" 눈 밑에 펼쳐지는 이 비경(秘境)을 보라! 무릉도원(武陵桃源)이 이러할까? 갖가지 기화이초(奇花異草)들의 꽃 향기가 꿈결처럼 흐르고 광활 선외별경(仙外別景)! 거대한 산 봉우리들에 둘러 싸인 태극무원청은 그야말로 눈부시게 푸르게 우거진 나무 숲이 그렇고 평야 위에 세워진 것처럼 줄지어 설우신학이 날개를 접은 곳은 중앙에 위치한 드넓은 초지(草地)였 사방을 둘러 보다가 문득 환우령의 짙은 눈썹이 무겁게 꿈틀거리 "모용소저, 저들은 대체 누구요?" "……" 모용설이 느릿하게 시선을 돌리는 곳엔 실로 가슴 떨릴 정도로 엄 드넓은 초지에는 지금 근 일만 명에 달하는 무인(武人)들이 혼잡 콰르르르르릉! 슈슈슈슈…… 츠아앗-! 굉음과 더불어 잡초들이 뿌리째 뽑혀 연신 흩날렸다. 그들은 피아(彼我)의 구분도 없이 치열한 사투(死鬪)를 벌이고 있 그럼에도 불구하기 기이하게도 비명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그들은 모두 근육질로 완벽하게 균형 잡힌 체격에 은은히 백광(白 그들이 난투를 벌이는 모습은 마치 수천 마리의 맹호(猛虎)가 좁 모용설이 나직이 설명했다. "저들이 바로 태극무원청에서 삼십 년 전부터 비밀리에 훈련시키 환우령은 무겁게 고개를 끄덕였다. "실로 대단한 위용이군." "정파무림은 나날이 강맹해지는 백혈군마성의 세력을 견제하기 위 "……" "팔황혈로군은 지난 삼십 년 간 냉혹하리만큼 처절한 지옥무련으 환우령의 입술이 무겁게 벌어졌다. "아무리 무림정의도 좋지만 열 살도 안된 어린아이 때부터 외부세 모용설의 표정이 결연하게 굳어졌다. "그래도 우리는 참아 내야만 해요. 세상에서 가장 가치있는 일을 "가장 가치있는 일……?" "그래요. 평화수호, 이보다 가치있는 일이 또 어디 있겠어요?" 이때 팔황혈로군을 주시하고 있던 환우령은 한 가지 섬뜩한 그 무 (이상하군. 생사무벌의 백포흑풍사들을 상대할 때보다 더욱 가공 모용설이 화사하게 웃으며 말을 건네왔다. "뭘 그리 골똘히 생각하고 계신가요?" "……" 허나, 환우령은 듣지 못한 듯 계속 상념에만 잠겨 있었다. (저들은 마치 우리를 뛰쳐나가는 즉시 아무 사람이나 닥치는 대로 그러다가 문득 연무장의 맞은 편 삼 장 높이의 누대(樓臺) 위에 "모용소저, 저 사람은 누구요?" 듬성듬성 살이 빠진 낡은 죽립을 지그시 눌러 쓰고 뒹구는 낙엽 "팔황혈로군의 훈련감찰(訓練監察)을 맡고 있는 무정마객(無情魔 "그렇소. 삼 년 전에 백혈군마성의 대연회에서 잠깐 봤을 뿐이지 -무정마객(無情魔客) 도위강(道威剛). 환우령이 금강신묘정을 훔치기 위해 백혈군마성에 만등여래종을 당시 그는 자신의 존재를 다른 사람들에게 알리기 싫어 구석진 자 바로 그 자리 옆에 앉아 무심하면서도 날카로운 시선으로 자신을 당시의 눈빛이 너무 무정하여 인상에 깊이 남았었는데, 그가 이곳 무림평화니 하는 따위와는 전혀 거리가 먼 폐쇄적인 기질을 갖고 (무정마객 도위강…… 뭔가 커다란 비밀을 지니고 있는 듯한 사람 환우령이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 무정마객의 시체처럼 초점이 "……!" 그와 시선이 마주치자 모용설은 못볼 것을 본 듯 황급히 고개를 "그만 가요." "어디를 말이오?" "환대협을 애타게 만나고 싶어하는 분이 있다고 했잖아요." 환우령은 그녀가 이끄는 대로 광활한 초지를 가로질러 태극무원청 그런데 무정마객 도위강은 모용설과 자신의 뒷모습을 계속해서 뚫 "모용소저는 그와 무슨 관계가 있기에 이토록 황급히 자리를 피하 그녀는 탄식하듯이 말했다. "같은 태극무원청의 일원일 뿐이예요. 다만…… 무정마객의 퇴폐 그런데 그녀의 입가에 지어진 미소가 슬프게 느껴지는 까닭은 무 뭔가 말못할 비밀을 숨기고 있는 것 같았다. ■ 黑風令 제3권 제23장 뜻밖의 再會 -3
휘이이잉…… 협곡(峽谷). 한 줄기 처량한 바람이 스칠 때마다 바람에 밀려 꿈틀대는 안개가 잠시 후 두 사람이 당도한 곳은 험하고 가파른 절곡의 입구였다. "이건…… 허허환미진(虛虛幻迷陣)이 아닌가?" 그의 얼굴에는 놀라움과 감탄의 표정이 역력히 드러나고 있었다. 협곡의 입구에 두서없이 널려 있는 크고 작은 암석(岩石)들과 사 "허허환미진을 첫눈에 알아보시다니…… 환대협의 진도진학(陣道 환우령은 그녀를 보며 빙긋이 웃었다. "도행(道行)을 업(業)으로 삼는 자에게는 필수조건이 아니겠소." 허허환미진(虛虛幻迷陣)- 일종의 복잡기묘한 미로(迷路)였다. 겉으로 보기에는 그저 평범한 더군다나 허허환미진은 천 년 전 진법(陣法)의 대가인 귀곡자(鬼 "이토록 심오한 묘진(妙陣)을 설치한 사람이 누구요?" "파라총감(破羅總監) 사도천광(司徒天光)이예요. 현 중원에서 지 (파라총감……) 환우령은 입 안으로 되뇌이며 느릿하게 허허환미진 속으로 들어갔 이미 열 두 살 때 각종 기관진식의 원리와 복잡난해한 진식들의 그는 진세를 읽어 내며 거침없이 들어간다. "건(乾), 태(太), 중(中), 무곡(無曲)이니…… 우(右)로 삼보(三 그의 신형이 암석을 지나 우측으로 세 걸음 이동했다. "태(太), 이(理), 상(象), 염정(廉正)이니…… 전(前) 이보(二 방향을 바꾸어 두 걸음을 옮기는 그를 모용설은 의미모를 미소를 "손(損), 감(坎), 하(下), 녹존(綠尊)이니…… 좌(左)로 오보(五 과감하게 내딛다가 문득 환우령은 갑자기 머릿털이 쭈뼛해졌다. "음?" 삽시간에 주위 환경이 돌변하여 깎아지른 협곡의 모습은 간 데 없 다급히 헛바람을 삼키며 물러서서 뒤를 돌아보니 느닷없이 산더미 (진세에 갇혔구나.) 바로 그때 모용설의 차분한 음성이 환우령의 귓등을 두드렸다. "정신 똑바로 차리고 제 말대로 하세요." "현재 위치에서 좌로 이보, 다시 방향을 바꾸어 뒤로 이보 걸으세 그녀가 말해주는 대로 걷고 나서야 환우령은 협곡의 입구 부근으 그는 모용설을 쳐다보며 어색하게 웃었다. "이상하군. 진세를 면밀히 검토한 후에 생문(生門)을 따라 걸어 "본래의 진세만 염두에 두고 덤벙대니까 당연하지요." (덤벙? 후후…… 망신이다!) 모용설은 고소하다는 듯이 눈을 흘기며 말했다. "이 진세가 허허환미진인 것은 분명하지만…… 하루에 열 두 번, 일순 환우령의 눈썹이 무겁게 꿈틀거렸다. "그런 사실이 있으면 진작 말해줘야 될게 아니오." "제가 설명할 사이도 없이 자신있게 앞서 갔잖아요. 뿐만 아니라 "이 안에 대체 무엇이 있길래 이토록 귀신도 통과 못할 신묘한 진 환우령은 내심 이 진세를 설치한 인물의 뛰어난 두뇌에 진심으로 모용설은 그의 손목을 잡아끌며 말했다. "이제부터는 얌전히 본녀의 뒤를 따라 오세요." "알겠소." "상당히 불만스러운 표정이신데…… 만약 다시 한 번 마음대로 행 지난 번 입술을 뺏긴 데 대한 설욕을 하려는 듯 모용설은 싸늘한 "알았다니까." 알아 듣기 힘든 목소리로 연신 투덜거리면서도 환우령은 엄마의 4 거대한 절벽 밑에 뚫린 동혈(洞穴)의 지하계단을 내려가 무수한 이윽고 환우령과 그녀가 당도한 곳은 하나의 정갈한 석실이었다. 대단히 바쁜 듯 분주하게 움직이는 십여 명의 인물들이 석실 안을 "이곳은 대체 뭐하는 곳이오?" 환우령은 주변을 둘러보며 물었다. 허허환미진은 물론 철저하게 장치된 무수한 기관매복과 이토록 신 모용설이 한 사람을 가리키며 말했다. "환대협, 저 사람이 누구인지 알아 보겠어요?" "……?" 환우령의 눈에 등을 돌린 채 탁자에 앉아 뭔가를 열심히 쓰고 있 누구인가? 환우령은 왠지 그 인물의 뒷모습이 무척 낯익다고 생각했다. 모용설이 단아한 음성을 흘렸다. "집비령관(集秘令官), 잠시 이리 좀 와주시겠어요." 느릿하게 신형을 일으켜 돌아서는 인물의 얼굴을 보는 순간, 환우 "막성이 아닌가? 금문세가의 소가주 전막성!" 숱이 짙은 눈썹과 기름진 턱이 이중으로 늘어진 비대한 몸집. 실처럼 가늘게 쭉 찢어진 두 눈, 이십 세를 갓 넘어 보이는 금포 "여어…… 우령이 왔구나!"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두 사나이는 서로를 거칠게 끌어 안았다. "와하하하하…… 막성, 너 살아 있었구나!" "그래. 어제 우령, 네가 이리로 오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내가 얼 -전막성(全莫星)! 금문세가의 소가주. 바로 그가 이곳에 있었다. 기뻤다. 과거에 소중했던 사람들, 특히 죽은 줄로만 알았던 절친 더군다나 환우령은 황보를 잃고 전막성은 일가친척과 금문세가의 "막성, 너의 할아버님과 아버님은?" 돌연 전막성의 작은 눈빛이 암울하게 굳어졌다. "모두 타계하셨다. 유일하게 나만 파라총감 사도천광의 도움으로 "……" "처음 얼마동안 나는 미칠 것만 같았다. 복수(復讐)를 결심했지. 씹어뱉듯 한 마디 한 마디 힘주어 말하는 전막성의 음성에는 뼈를 "결국 나는 파라총감의 현명한 충고를 받아들여 금문세가의 모든 "그랬었군." 환우령은 무겁게 고개를 끄덕였다. 모용설이 곁에 다가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전대협께서 본 청에 희사하신 금문세가의 재산은 재정난으로 허 환우령은 전막성의 전신을 훑어보며 빙긋이 웃었다. "막성, 그 뚱뚱한 몸집으로 어떻게 무공을 익혔기에 벌써 반박귀 "후훗…… 녀석. 우령, 너에 비하면 이제 걸음마를 배우는 단계에 "아니야. 최소한 강호 서열 이십 위 안에는 들겠는걸." 모용설이 덧붙였다. "그래요. 무공을 수련하는 전대협의 열의는 초막노태야께서도 감 환우령은 전막성의 두 손을 굳게 움켜쥐며 말했다. "그래, 너의 그 편협하고 집착력 강한 성격이라면 능히 가능한 일 "녀석, 어렸을 때는 늘 내 몸의 살 좀 빼라고 핀잔만 주던 녀석이 뭔가 할 말이 많은 것 같았는데 막상 몇 마디 나누고 보니 더 이 그러다가 문득 전막성이 느릿하게 입을 열었다. "우령, 네가 이곳으로 오고 있다는 것을 어떻게 미리 알고 있었는 환우령을 처음 봤을 때 분명 전막성은 기다리고 있었노라고 말하 자신은 모용설과 설우신학을 타고 하루만에 이곳에 당도했다. 그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들은 오직 소림사의 몇몇 사람들 뿐이 "설우신학보다 더 빨리 날 수 있는 전령구(傳令鷗)가 있었겠지." "아니야. 천지간에 설우신학보다 더 빨리 날 수 있는 새(鳥)는 존 환우령의 미간이 가볍게 좁혀졌다. (알 수 없군……) 전막성은 빙긋이 웃으며 말을 이었다. "우리 태극무원청은 정보 연락의 수단으로는 전령구를 사용하지 "……?" 환우령이 궁금하게 생각하고 있을 때 전막성이 빙그레 웃었다. "자네의 이해를 돕기 위해서 보름 전에 들어온 한 가지 연락 사항 나직한 음성과 함께 전막성은 좌측 벽면을 가득 메우고 무수하게 "이게 바로 자네의 행동사항을 추적하며 수집해 놓은 기록이네." 작은 책자에는 깨알 만한 글씨가 빽빽하게 적혀 있었다. 삼월(三月) 삼일(三日) 잠령백이십삼호(潛令百二十三號) 보고. 진시(辰時:오전 여덟시) 무렵 생사무벌에 한 정체불명의 백포청년 전신은 금강불괴. 무도천제의 백룡거궐도를 사용하며 그 외에 근 삼월(三月) 구일(九日) 잠령칠십이호 보고. 집비통령 탁반천이 백혈태무존 앞으로 올린 경과 보고서에 의하면 삼 년 전, 생사무벌은 금강신묘정을 되찾기 위해 연경지방에 출정 본 잠령이 추측컨대 천세야황은 그날의 혈채를 갚기 위해 생사무 그의 손에 죽은 생사무벌의 사람들은 당시 연경참사 때 죽은 사람 환우령의 안색이 침중하게 굳어지고 있었다. (으음…… 나의 행동 일거수 일투족은 물론 백혈군마성에서 비밀 또 한 장을 넘기자 거기에는 더욱 놀라운 사실이 적혀 있었다. 삼월(三月) 이십 팔일(二十八日) 잠령육백이십사호 보고. 천세야황 이십 오일 정오 무렵에 소림사에 도착. 저녁 늦은 시각 이십 팔일 미시 무렵, 정체를 알 수 없는 신비의 여인과 거대한 보고서의 내용으로 보아 환우령이 소림사를 떠난 바로 직후에 쓰 그렇다면 이것이 어떻게 설우신학을 타고온 자신보다 먼저 이곳에 모용설이 잔잔히 미소지으며 말했다. "이 전령내용이 어떻게 우리보다 앞서 이곳에 도착해 있는지 궁금 "……" "그것이 바로 본 태극무원청 최대의 비밀이며…… 그 비밀보안을 "그 비밀이란 게 대체 무엇이오?" "가보시면 알게 돼요." 모용설의 안내를 받으며 환우령은 전막성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그리고 또 한 가지, 환대협께서 반드시 기억해 두어야할 일이 있 "……" "백혈군마성에 침투해 있는 잠령칠십이호의 보고에 의하면 백혈태 예상은 하고 있었으나 이 시대 최고의 거인(巨人)인 백혈태무존이 대륙의 절반을 장악하고 있는 백만마도인(百萬魔道人). 그들이 환우령을 찾기 위해 혈안(血眼)이 돼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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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감 감사합니다.
즐독 감사함.//
즐감입니다감사합니당
즐독
ㅈㄷ ㄳ.
잘 보고 갑니다 감사 합니다 ~~~~~~~~~~~~~~^^
감사합니다
잘봤습니다
즐독했습니다. 감사~~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
즐독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