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번째 이야기 - 흙의 구조
'나는야~~~ 흙에 살리라~~'가 아니라도 어차피 우리 생명은 흙에서 살고 있습니다. 흙에서 태어나서 흙으로 돌아간다던가요? 그러면 인간도 흙이나 마찬가진가 봅니다. 사실 몸의 구조를 보면 고기덩어리가 가장 많지요? 거의가 육질로 이뤄져 있습니다. 만약에 로켓이 우주를 방황하다가 은하계 저쪽으로 흘러 갔다면, 그 별에 사는 생명체체가 음양관이 있다면 '로켓을 타고 온 생명체는 토가 많은 별에서 살고 있구나.'하고 알아 볼 것입니다. 왜냐면 선현 말씀에 '한 티끌속에 우주가 있다'고 했으니, 우리 몸속에도 지구 전체의 형상이 들어있을 거라는 이야기도 성립이 됩니다. 유전인자를 들먹거리면 더욱 선명하게 떠오르는 무엇이 있을 겁니다만...... 우선 글자부터 봅시다.
土
전원일기의 가족들이 모였습니다.
최불암 :이것이 무엇인고?
수남이 :흙이라는 한자입니다. 읽기는 토라고 읽지요.
최불암 :땡, 10점 낙제,고두심 :오행에서 토의 성질을 나타냅니다.중간이라고도 하지요.
최불암 :쯧쯧 40점, 너는 어째 맨날 그 모양이냐....
유인촌 :플러스(+)와 마이너스(-)의 혼합체입니다. (+ + - = 土)최불암 :너는 수학자구나 그만하면 80점은 주겠다.
일용이 :........
최불암 :너는 왜 아무 말이 없냐? 0점이 좋으냐?
일용이 :꼭 말을 해야 하나요?
최불암 :그럼 어떻게 알아? 말을 해야지.
일용이 :굳이 말을 하라 시면, 그것은 전체라고나 하지요.....
최불암 :!!!! 녀석 고생 좀 하더니 기어이 그소식을 알았구나 100점일용엄니:아니 이 좋은 날에 여기서 뭣들 햐??
최불암 :잘 오셨어요. 어디 이야기 해봐요. 土 <- 요게 뭐요?일용엄니:아니 그걸 가지고 시끄럽게 야단들이슈?
일용이 :엄니는 뭘 안다고 그랴? 가만 계시지 않고...
일용엄니:왜 몰라, 내가 나이가 몇인디, 야가 나를 우습게 보네요...
최불암 :그러니까 한번 이야기나 해 봐요 어디....
일용엄니:신랑각시가 사이좋게 서로 끌어 안고 좋아하고 있는 거지 뭘, 아무것도 아닌걸 가지고 하였튼 할일들 없어 시구먼.
최불암 :???????
유인촌 :몇점이예요 아버님?
최불암 :나는 이제 그만 할까 보다. 오늘에야 내가 바보라는걸 알았 다. 이제 그것을 알고 나니 더 말하기도 싫구나. 여보! 자 리나 깔아요!!!!
하도 이런 유사한 이야기들을 하기에 한번 생각해 봤습니다.
앞에서 어느 벗님이 토의 성질을 잘 말씀해 주시기도 했는데.... 정말 알다가도 모를 것이 토가 아닌가 싶을 때가 많습니다.
어느 고인도 목화금수와는 달리 특별대우를 했는지도 모를 일입니다.
그래서 저도 토에 대해서 만큼은 특별대우를 하렵니다.
벗님들 각자가 힘대로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그렇습니다. 어차피 토는 흙입니다.
흙은 정직하다고 말들 하지만 그렇지 않을 때도 있습니다. 흙은 비밀이 많기 때문입니다. 벗님들은 물과 흙 중에서 누가 더 솔직해 보입니까? 물은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지만, 흙은 그렇지가 않지요? 그래서 비밀이 많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비밀스런 것은 흙속에다가 묻어 버립니다. 그러면 흙은 아무 말이 없이 그 비밀을 간직합니다. 이것이 가장 흙다운 성질입니다.
쓰레기를 묻습니다.
핵 폐기물을 묻습니다.
시체를 묻습니다. 모든 지저분한 것은 흙에다 묻어버립니다.
그래도 흙은 아무 말이 없습니다.
흙은 입이 무겁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흙이 중용을 지킨다고 말들 합니다. 우선 개성파들 처럼 자기의 주장을 내세우고 시끄럽게 떠들지를 않으니 모두가 좋아합니다. 조용 조용히 순응을 해주기 때문에 다들 좋아합니다.
나무는 토를 특별히 좋아합니다. 사실 토가 없으면 뿌리를 내리고 살수가 없는 일이거든요. 기본적으로야 나무는 물만 있으면 사는 걸로 되어 있습니다만, 사실 토가 없으면 위로 올라가는 나무의 뿌리를 누가 잡아주나요???? 눈에 보이는 나무가 위로 올라 가는 것만큼 뿌리는 땅속으로 깊이 파고 드는 것인데..... 흙이 없다면....... 아무것도 되는 것이 없지요.
그런데 세상은 참 희한한 세상입니다.
흙이 없이도 농사를 지을 수 있는 세상이 되었으니까요.
수경재배라는 것을 두고 하는 말입니다. 이 말을 듣고 혼자 생각에 잠겼습니다. 그렇다면 목이 토를 의지해야 한다는 것은 틀린 말일까........??? 그런데 후에 테레비를 보니까, 역시 진리는 변하지 않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른바 토의 역할을 대신해서 쇠파이프가 해주고 있더라는 이야기입니다. 즉 토의 역할은 그대로 유지되고 있더라는 이야기입니다. 재료가 잠시 바뀌었다고 해서 진리를 수정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우리 왕초보 벗님들, 명상은 이런 식으로 하시면 됩니다. 무슨 이야기를 보고 들으면 그 말이 음양오행의 이치에 적합하냐 아니냐? 이것을 생각하다 보면 자연히 두루두루 통하는 자연의 법칙에 눈을 뜰 날이 가까이 다가 옵니다. 저는 항상 이런 식입니다. 고기를 먹고 사는 나라도 있고 밥을 먹고 사는 나라도 있는데..... 사람도 지역에 따라서 섭취하는 오행이 다르단 말인가??....... 하고 궁리를 하다가 보면. '곡식도 토요 고기도 토'라는 위대한(?) 진리를 발견하게 됩니다.
"아니 박선생! 고기가 토라는 말은 그런 데로 이해가 됩니다만, 곡식이 토라니... 이거 무엇을 근거로 하는 소리요? 헛소리를 마구 해대면 우리가 어떻게 공부를 한단 말이요?"
그렇죠? 나무에서 나왔으면 나무지 어째서 토라는 헛소리를 하는지.... 그러면 다시 '나무 나무 나무'를 읽고 오시는 것이 상책입니다. 그리고는 궁리를 하십시요. 왜? 왜? 왜?
다시, 토는 개성이 없습니다. 그래서 무엇으로도 변신을 합니다. 한번 해병은 영원한 해병이라고 하는 말을 들어보셨습니까?그야말로 개성의 덩어리 그 자체라고 생각이 됩니다. 멋있기도 하고.... 그런데 명리학도는 그 말만 믿을 것도 아닙니다. 항상 관찰자가 되어야 합니다. 그래야 속지 않습니다. 한번 해병이 된 후로 영원히 변치 않았다면 그것은 한 군데 밖에 쓸 수가 없습니다. 이미 생명력이 아닙니다. 아시다시피 생명력은 시시각각으로 살아서 숨을 쉬는 것인데 말이지요.
그런데 육군 보병은 어떻습니까? 개성이 있습니까? 없지요 뭐.... 흔해 빠진 것이 육군 보병인데...... 그런데 육군보병은 쓸 곳이 무지무지 많습니다. 어느 곳이든지 투입을 하면 변신을 합니다. 만능입니다. 흙을 닮았습니다. 지구에는 흙이 제일 많듯이 군대는 육군보병이 가장 많습니다. 이것이 지구의 소식입니다. 해병대는 특별한 약품입니다. 가장 필요로 할 적에 사용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보병은 밥입니다. 아무때 아무 장소에서도 있어야 됩니다. 이것이 오행의 소식입니다. 흙은 아무때라도 있어야 합니다.
옛이야기 한 도막
장자라는 백수와 혜자라는 선비가 이웃하고 살았습니다.
혜자는 언제나 하는 이야기가 분명하고 선악이 뚜렷해서 똑똑 소리가 났습니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그를 뵙기 위해서 먼 길을 찾아 왔습니다. 그리고는 여러 가지 도움을 받고 갔습니다.
그런데, 장자라는 백수는 명예에 관심도 없고 재물에 관심도 없이 그저 누가 백수라고 하거나 말거나 마음만 편한, 정말 구제할 수 없는 선천성 백수였습니다.
하루는 혜자선비가 장자백수를 찾아 왔습니다. 원래 찾아 가지 않으면 찾아오는 것이 자연의 법칙입니다. 다른 수많은 사람들은 혜자선비를 찾아 왔는데 바로 이웃에 사는 백수 한 놈이 감히 선생을 존경할 줄 모르니 괘씸하기도 하고 도대체 무슨 놈인가..... 싶어서지요.
그날도 할일없는 백수는 컴퓨터 앞에 앉아서 여기저기 동우회를 기웃거리며 아까운 시간을 허비하고 있었습니다.
혜자 : 장선생 계쇼?
장자 : 오시구랴 선비어른.
혜자 : 놀러 왔소이다. 잠시 들어가도 되겠소?
장자 : 오고 싶어 오고 가고싶어 가니 이것이 자연의 법이라......
혜자 : (요노옴 봐라 감히 나를 희롱하다니..... 어디 오늘 맛을)혜자 : 그대는 허구헌날 일도 않고 놀기만 하니 국가에 빚지는 줄을 알아야 할 것이외다.
장자 : 원래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 있으면 노는 사람이 있는 것이 자 연의 법이라오 그 문제로 고민하실 일이 뭐 있겠소? 혜자 : 그대 말은 얼핏 들으면 말이 되는 것도 같지만 전혀 도움이 않되니 어쩌겠소.... 마치 쓸모 없는 땅처럼 말이요(바로 이 겁니다)
장자 : 쓸모 없는 것은 이 세상에 아무것도 없는 법이라오.
가령 지금 선비께서 쓸모 없는 땅이라고 말했지만, 그대가 가 서 마당에 서 보시요.
혜자 : (이눔이 무슨 꼼수를 쓸려고....) 그럽시다.
장자 : 지금 당신이 서있는 발아래의 흙은 쓸모가 있소이까?혜자 : 그렇지, 나를 받치고 있으니 쓸모가 있지.
장자 : 그러면 그 발이 있는 한자 앞의 흙은 쓸모가 있소?혜자 : 아니 전혀 필요 없지. 바로 당신처럼.
장자 : 어디 그러면 두고 봅시다.
장자는 어디로 전화를 했다. 그러자 잠시후 포크레인(우리말로는 굴삭기라나 뭐라나)이 나타났다.
장자 : 여보쇼 기사양반, 저 사람이 서있는 둘레를 한 자씩만 두고 뺑뺑 돌려서 200 미터만 파버리시요.
포크레인 기사는 별일도 많다는 듯이 대답을 하고는 푹 푹 파 들어 갔다. 얼마를 지나자 이미 혜자의 주변은 낭떠러지가 되어버렸다.
혜자는 처음에는 백수가 헛지랄 하나보다 하고 보고만 있다가, 하는 일이 결코 작난이 아니란 것을 알고는 하얗게 질려서 항의 했다.
혜자 : 이보쇼 누구 떨어져 죽는 꼴이 보고 싶어서 이러쇼?장자 : 아니 공부를 많이 하신 선비도 한입에 두말 합니까?혜자 : 아까는 내가 서 있었기에 주변의 흙을 필요 없다고 했지, 이제 내가 길을 가려면 다시 그 흙은 필요 해지는 것이 아니겠소?
장자 : 아, 그렇습니까? 그러면 다시 메우지요.
그래서 장자는 다시 처음처럼 메우게 하고는 포크레인 기사에게 15만원을 주어서 돌려 보냈다.
장자 : 모든 이치는 이와 같소이다. 지금은 필요가 없더라도 언젠가 는 다시 필요해 지는 것이기 때문에 그렇게 막말을 하는것이 아니라오. 내가 비록 백수지만, 취업전선에 고생하는 사람들 을 도와주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할 거외다.
혜자 : 이제 보니 쓸모 없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말이 몸으로 느껴 집니다. 장선생, 종종 놀러와도 되겠습니까.
장자 : 오고 싶으면 오고 가고 싶으면 가는 것이 자연의 법이라....
혜자 : ...... 알겠습니다.
그리고는 절을 하고 떠나는 혜자를 장자는 모른척 했다.
흙이 어디나 지천으로 널려 있기에
우리는 차라리 자세히 생각을 하지 않고 사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제 다시 흙을 생각해 봐야 겠습니다.
흙은 변신의 귀재 입니다. 로보캅인가 하는 영화를 보면 상대의 로보트가 포탄을 맞으면 다시 변신을 해서 원형으로 돌아오더군요. 이것을 보고서 저는 '토를 닮았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무지한(?) 미국 사람들이 뭘 몰라서(토의 이치를) 주인공이 이겼다고 하고 끝을 내지만 사실 제가 보기에는 그 상대역이 더욱 강합니다. 변신을 하는 것은 영원히 죽지를 않습니다. 고령토가 무엇인지 아시죠?바로 도자기를 만드는 흙 말입니다. 이 흙은 참으로 부드럽습니다.
물로 반죽하고 떡메로 치고 맨발로 밟고 하니 더욱 부드럽습니다. 완전히 개성이 없습니다. 그래서 더욱 가치가 있습니다. 이 흙으로는 무엇이든지 만들 수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미 한번 가마에 들어 갔다 나온 흙은 흙이 아닙니다. 아무 것도 만들 수가 없습니다. 죽어버린 것입니다. 영원히 도자기 파편일 뿐입니다. 이것이 자연입니다.
땅은 어머니입니다.
대지는 우리 모두의 어머니입니다.
모든 것을 감싸 주시고 포용하는 어머니
학교 다닐 적에 헛돈이 필요하면 공책 산다고 해도 그냥 속고 30원을 주시는 어머니, 고무신이 찢어 지면 바늘로 꼭꼭 꾀매 주시던 어머니.
지금 생각해 보니 어머니는 토를 닮았습니다.
너무나 소중하기에 차라리 소중한 줄을 모르는 어머니.....
이제 생각해 보니 어머니는 토를 닮았습니다.
그래서 석가모니도 여자는 경시했어도 어머니는 존중했습니다.
심지어는 부모은중경이라는 경까지 설할 정도로.......
토는 전체이고 음양혼합이고 오행의 결합체입니다. 그리고 개성이 없습니다. 목의 성장이나, 화의 폭발력에 비한다면 토는 뚜렷한 개성이 없습니다. 언제 봐도 항상 그 모양 입니다. 우리는 말합니다. 십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이 말은 강산은 잘 변하지 않는다는 말도 됩니다. 그렇게 토는 변함이 없어 보입니다.
그래서 억지로 개성을 붙여서 '토는 중용이다'라고 이름 합니다. 중용은 개성이라고 보기에 어울리지 않습니다.
요즘이 개성시대라고 하면서 정작 중용이 없는 것을 보면......
벗님들, 이렇게 토를 이야기 합니다.
그런데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가 되십니까?
만약 이해가 되었다면 아직도 완전한 토를 설명하지 못했나 봅니다.
..........
왜냐 하면,저도 아직 토가 무엇인지 잘 모르겠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