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는 전형적인 영국 신사로 묘사되는 ‘필리어스 포그’가 80일 동안 세계일주를 하는 내용이다. 엄격하고 기계같은 사람인 필리어스 포그는 자신이 다니는 혁신 클럽의 멤버들과 게임을 하다가 신문에 실린 글 중 80일간의 세계일주가 가능하다는 내용과 경유지와 날짜가 계산되어있는 글을 보고내기를 하게 된다. 필리어스 포그는 80일간의 세계일주는 가능한 일이라며 자신이 그것을 증명해내 보인다고 말한다. 엄청난 부자인 포그는 이 내기에 현재 한화 가치로 약 40억인 20,000파운드를 건다.
혁신클럽과 내기를 하고 집으로 돌아온 필리어스 포그는 그 날 막 처음으로 포그 저택에서 일을 하게된 집사 파스파르투에게 여행짐을 챙기라고 통보하고 그와 함께 세계일주를 하게된다.
영문도 모른 채 주인과 80일간의 세계일주를 하게된 파스파르투는 자유로운 프랑스인이다. 그는 존경할만한 주인을 찾아 다니고 있었고 그러던 중 만난 기계같이 정확하고 자기관리에 엄격한 필리어스 포그는 제 주인으로 딱 맞을거라고 생각하였다. 하지만 첫날부터 주인의 요상한 여행에 함께하게 되었다.
그 둘은 신문에 실린 계산대로 세계일주를 시작했다. 그들은 철도와 기선부터 코끼리까지 상황에 맞춰 다양한 탈 것을 이용해 세계여행을 한다. 그러던 중 생매장 당할뻔한 여인도 구하고 인디언에게 습격도 당하고 범죄자로 몰리기도 하는 등 갖가지 수난을 겪는다. 그러는 사이 주어진 80일은 계속해서 줄었고 결국 그들은 80일이 넘어서 약속장소에 도착한다. 그대로 내기에서 졌다고 믿고 있었으나 그들이 간과한 사실이 있었다. 바로 시차였다. 둘은 서쪽에서 동쪽으로 돌았기 때문에 그들도 모르는 새에 하루를 벌었던 것이었다. 그렇게 내기는 포그씨가 이겼고 내깃돈 20,000파운드 역시 안전하게 포그씨의 것이 되었다. 그리고 그는 여행 중 만난 여인과 결혼을 하고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남자가 되었다. 당시 신문에서 연재된 소설이라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챕터가 많았고, 한 챕터가 끝날 때 마다 다음이 궁금해 지게끔 되어있었다. 마치 드라마를 보는 느낌이었다.
세계를 여행하며 각 나라에서 일어나는 에피소드와 그 속에 이성적이고 기계같은 필리어스포그와 감정적이고 즉흥적인 파스파르투의 조합이 재미있었다. 이렇게 두 사람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진행되는 것을 버디 무비라고 한다. 이번에 독서모임을 하며 알게된 사실이다.
여행이 진행될수록 나는 포그의 주머니가 걱정되기 시작했다. 아마 많은 독자들도 이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싶다. 왜냐하면 포그가 시간 맞춰 목적지에 도달하기 위해 돈을 말 그대로 펑펑 쓰고 다녔기 때문이다. 80일 이내로 런던으로 돌아가기만 한다면 상관없다는 듯이 돈을 썼다. 하지만 중간중간 차갑고 엄격할 것만 같았던 그에게서 다정함과 인간적인 모습들도 볼 수 있었다. 가령 하인 파스파르투가 인디언에게 납치되었을 때나 인도의 한 여인이 부족의 악습으로 인해 생매장 당할 뻔 했을 때에 그것들을 무시하지 않고 전부 해결하고 가는 모습들에서 그가 정이 많은 사람이란 것을 알 수 있다.
그리고 이 책의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은 바로 결말 부분이다. 처음 두 일행은 80일을 하루 넘겨서 도착했고 내기에서 졌다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시차로 하루를 넘겨서가 아닌 하루 일찍 런던에 도착했다는 것을 알았을때다. 파스파르투가 주인 포그를 데리고 급하게 약속장소로 가는 장면은 마치 영화를 보는 듯 했다.
이 책은 고전인 만큼 현재와 다른 모습들이 많았다. 그리고 이 소설이 발표될 당시 또한 나는 전혀 알지 못했다. 하지만 독서모임을 하며 선생님께서 이 책이 신문에 연재되던 소설이었다거나 작가는 프랑스인인데 주인공은 영국사람인 이유 등 책 밖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알려주셨다. 고전읽기 독서모임이 많다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그런 비하인드 스토리를 알고보니까 더 재미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