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도 폭염 속 대낮
밭에 가려는데
집사람이 죽을 지도 모른다고 가지 말란다.
더웠지만
이 속 안에 안락한 그늘쉼터가 숨어있다.
이 안에 앉아서 열린 수박들 쳐다보며
더위를 식힌다.
그늘집을 얻은 대신
고추가 희생했다.
그늘 속이라 성장은 늦고
약 한 번 안쳐서
벌레먹은 고추도 있고
그늘 속에 시들어 떨어지는 열매도 있다.
미인풋고추는 최고의 맛
판매용 상품의 기준과는 달리
이렇게 가장 단단해져서
껍질에 각질이 일어날 때가 제일 맛있다.
첫 수확인데 요게 다다.
작년엔 26주 심었지만 지금은 3주.
호박에 어린 열매 하나 없다.
3개 열리고는 그 후로 불임 중이다.
잎도 호박잎 쌈에 적합하지 않게 질긴데
열매까지 안열리니
호박을 제거할까 고민했다.
당귀잎 그늘에
방울토마토가 더디게 익는다.
할 수 없이 수확한 일당귀
집사람이 요즘은 그닥이란다.
옆지기 누님께 많이 따드시라 했는데
너무 무성하다.
깻잎도 아랫잎들이 병에 들었다.
다다기 오이
주당 묵은 잎 3장씩 제거
폭염 속이라 멍석망을 덮어줄까
고민하다가
아직 괜찮아 보인다
햇빛이 귀한 장마철이니 놔두고
비닐 치맛자락을 조금 걷어 통풍을 도와줬다.
지난 주 이식한 새싹은 반타작
부추 따줘야 하는데
잘 안먹게 된다.
여기에도 작은 상추 비닐터널
여긴 젊은이들만 모여있다.
옆지기 누님네 밭
농장 베테랑님들의 밭
해수욕장 가고 싶은 날씨다.